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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탑의 수학자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21 - チャプター 30

86 チャプター

21화. 세정

“허락이 아닙니다. 한도입니다.”루엔이 말했다. 복도에서, 사제를 올려다보며.사제는 쉰쯤 되어 보였다. 키가 작고 말랐다. 흰 사제복 소매 끝이 잿빛이었다. 목소리가 부드러웠다. 루엔이 한 살 여름, 이마에 기름 한 방울을 찍어 준 사람이었다. 이름은 앨드릭. 노르벡 교회를 스무 해 넘게 맡아 왔다.“한도라.” 앨드릭이 말했다. “열에 하나까지는 벌하지 않는다. 그렇지요?”“예.”“그럼 열에 하나 아래는 해도 되는 일이 됩니다. 도련님. 벌하지 않는 것과 허락하는 것이, 광장에 선 사람한테 어떻게 다릅니까.”루엔은 대답하지 못했다.틀린 말이 아니었다. 선을 그으면 선 아래는 안쪽이 된다. 셈으로 따져도 그랬다.그때 가렛 방 문이 열렸다.“들어오시오, 사제.”*가렛은 앉으라고 하지 않았다. 앨드릭도 앉지 않았다. 루엔은 문간에 남았다. 나가라는 말이 없었다.“교단 법은 이자를 받지 말라는 것이오.” 가렛이 말했다. “그 법이 서른 해 동안 몰튼을 막았소?”앨드릭이 입을 다물었다.“몰튼은 교회에 빠진 적이 없었지. 맨 앞자리에 앉았소. 그리고 달마다 곱했소.” 가렛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나는 교단 법을 고치지 않소. 받지 말라는 설교는 계속하시오. 나는 넘는 자를 벌할 뿐이오.”“그럼 열에 하나를 받는 자는 교회에선 죄인이고, 광장에선 죄인이 아니겠군요.”“그렇소.”앨드릭은 한참 가렛을 보았다.“법이 둘이면, 영주님. 사람은 가벼운 쪽을 따릅니다.”“무거운 쪽 하나만 있을 때는 아무도 따르지 않았소.”이번엔 앨드릭이 대답하지 못했다.그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문간을 지나며 루엔을 내려다보았다.“도련님은 셈을 잘하신다지요.” 앨드릭이 말했다.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사람의 영혼은 셈판에 안 올라갑니다.”루엔은 그 말을 수첩에 적지 않았다. 원래 그렇다는 말이 아니었다. 모르는 것이라는 말도 아니었다. 어디에 적어야 할지 몰랐다.*첫눈이 오기 전, 개울 빨래터에 살얼음이 끼기 시작했다.아낙들이 돌 위에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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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잿빛열

“빨간 덧문 집 옆에 옆집이요. 아니, 옆에 옆에 옆집.”아이가 울면서 말했다. 성문 앞이었다. 동생이 열이 난다고 했다. 설사를 하고 얼굴이 잿빛이라고.눈이 녹기 시작한 지 이레째였다. 루엔은 아홉 살 생일을 나흘 앞두고 있었다.마르타가 아이를 따라 내려갔다. 한참 뒤에 혼자 돌아왔다.“빨간 덧문 집이 둘이더라고요. 개울 아래쪽에 하나, 방앗간 쪽에 하나.” 마르타가 숨을 몰아쉬었다. “엉뚱한 데 가서 문을 두드렸어요.”잿빛열은 해마다 왔다. 원래 그랬다. 그리고 올해는 그 원래가 어디서 시작했는지부터 헷갈렸다.*그날 저녁 가렛 방에 셋이 모였다. 가렛, 루엔, 그리고 숲에서 내려온 오스윈. 오스윈이 성에 내려온 것은 처음이었다.루엔은 밀랍판을 폈다. 지난봄에 적어 둔 것이었다. 어느 집에서 앓았는지. 그때는 번호가 없어서 이렇게 적혀 있었다. 대장간 아래 셋째 집. 토빈네 앞집. 굴뚝 없는 집 중 개울 쪽.“열아홉 집이 앓았습니다. 그중 열넷이 아래 우물 물을 먹는 집입니다.”노르벡에는 우물이 둘이었다. 광장 우물과 아래 우물. 아래 우물은 마을 아래쪽 집들 한가운데, 길옆 도랑 곁에 있었다.“도랑에는 요강을 비웁니다.” 루엔이 말했다. “눈이 녹으면 도랑물이 넘칩니다. 아래 우물은 돌 테두리가 무릎 높이도 안 됩니다.”가렛이 오스윈을 보았다.오스윈은 한참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다.“고인 물은 썩네. 썩은 물이 스민 우물은 탑에서도 안 쓰네.” 오스윈이 말했다. “나는 해안에서 둑 일을 오래 했네. 큰물 지나간 마을엔 꼭 병이 돌았어. 까닭은 몰랐지만.”“까닭을 모르셔도 막을 수는 있습니다.” 루엔이 말했다. “물이 섞이는 길을 끊으면 됩니다.”가렛은 밀랍판을 오래 보았다. 그러고는 짧게 말했다.“몇 가지냐.”“다섯 가지입니다.”*첫째. 아래 우물 둘레에 돌을 허리 높이까지 쌓는다. 뚜껑을 덮는다. 도랑은 우물에서 떼어 돌린다.브란과 석공 벤노가 이틀 만에 쌓았다. 벤노는 루엔이 말한 높이보다 한 켜를 더 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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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세어 적은 봄

스물, 열여덟, 스물셋, 열다섯, 스물하나.그리고 여섯.루엔은 그 여섯 줄을 한참 보았다. 앞의 다섯 줄은 지난 다섯 해 봄이었다. 마지막 줄이 올봄이었다.*숫자는 교회에 있었다.사제는 묻힌 사람을 적었다. 이름, 날짜, 누구의 자식인지. 노르벡 교회 묘지에 묻힌 사람은 전부 앨드릭의 장부에 있었다. 그 전 사제의 장부도 궤짝에 있었다.보리 싹이 한 뼘쯤 올라왔을 때 루엔은 교회 문을 두드렸다.“묻힌 사람 장부를 보고 싶습니다.”앨드릭이 루엔을 내려다보았다. 새벽 우물가 일은 둘 다 입에 올리지 않았다.“무엇에 쓰시려고.”“봄마다 몇 사람이 죽었는지 세려고 합니다.”“죽은 사람을 세서 무엇을 하십니까.”“올봄이 다른 봄과 달랐는지 알고 싶습니다.” 루엔이 말했다. “달랐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센 사람은 없습니다.”앨드릭은 한참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다 몸을 돌려 제의실로 들어갔다. 나올 때 두꺼운 장부 두 권을 안고 있었다.“죽은 이의 이름은 누구나 읽을 수 있습니다. 교회 문 앞에 붙이는 것이니까요.” 앨드릭이 장부를 탁자에 놓았다. “다만 여기서 읽으십시오. 성으로는 못 가져갑니다.”장부를 누르고 있는 앨드릭의 손톱 밑이 깨끗했다. 루엔은 보지 않은 척했다.“예.”*루엔은 교회 뒷줄 의자에 앉아 이틀 동안 장부를 넘겼다.앨드릭의 글씨는 작고 반듯했다. 옛 글자였다. 날짜, 이름, 나이를 아는 사람은 나이, 모르는 사람은 「어린아이」 「늙은이」.봄을 어디부터 어디까지로 할지 먼저 정했다. 눈이 녹는 달부터 보리가 이삭을 팰 때까지. 해마다 날짜가 조금 달랐다. 앨드릭이 장부 여백에 첫 종 치는 날, 파종 미사 날을 적어 두어서 맞출 수 있었다.그 사이에 묻힌 사람을 셌다. 다섯 해 치.스물. 열여덟. 스물셋. 열다섯. 스물하나.올봄은 여섯.루엔은 밀랍판에 두 번 셌다. 두 번 다 여섯이었다.여섯 가운데 넷은 눈 녹고 열흘 안에 묻혔다. 아래 우물에 돌을 쌓기 전이었다. 명부를 보니 넷 다 아래 우물 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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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삼각형 다리

“제가 졌습니다.”루엔이 눈금 막대를 내려놓았다.재단사가 매듭 끈을 감으며 웃었다. 로센 쪽 고을을 도는 늙은 재단사였다. 해마다 여름이면 성에 와서 아이들 옷을 새로 지었다. 아이들은 해마다 자랐다.재단사는 루엔 어깨부터 손목까지를 매듭 끈으로 쟀다. 끈에는 매듭이 줄지어 있었다. 루엔은 그걸 보고 제 눈금 막대로 한 번 더 쟀다. 손가락 마디마다 금을 그은 막대였다.차이는 보리알 한 톨 너비였다.루엔은 매듭 끈을 빌려 매듭 사이를 하나씩 막대에 대 보았다. 고르지 않을 줄 알았다. 손으로 맨 매듭이었으니까.고랐다. 스무 매듭이 전부. 제 막대의 금보다 고른 곳도 있었다.“어떻게 이렇게 매셨습니까.”“삼십 년 했습니다.” 재단사가 끈을 주머니에 넣었다. “도련님 막대는 몇 해 되셨소.”“이태 되었습니다.”“그럼 스물여덟 해 뒤에 다시 겨뤄 봅시다.”루엔은 수첩에 재단사 이름을 적었다. 원래 그렇다 쪽이 아니었다. 새로 만든 쪽에 적었다. 제가 진 사람들.*개울 다리는 해마다 봄에 떠내려갔다.통나무 둘을 걸치고 널을 깐 다리였다. 눈 녹은 물이 불면 통나무가 들려 떠내려갔다. 여름이면 다시 걸었다. 원래 그랬다.그 다리가 로센으로 가는 길이었다. 다리가 없는 달에는 수레가 개울을 건너지 못했다. 사람은 여울 돌을 밟고 건넜다. 해마다 누군가 빠졌다.“돌다리를 놓으려면 황색탑을 불러야 한다.” 가렛이 말했다. “한 번 물어본 적이 있다. 네가 태어나기 전에. 금화 열두 닢이라더군. 마법사 둘에 이레.”금화 열두 닢이면 기사 여섯의 한 해 삯이었다. 가렛은 그 값을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루엔은 성의 목수를 찾아갔다. 두 살 때 나무 블록 열두 개를 깎아 준 사람이었다. 그 뒤로 머리가 희끗해졌다.루엔이 막대기 넷을 끈으로 묶어 네모를 만들었다. 한쪽 모서리를 손가락으로 눌렀다. 네모가 옆으로 기울며 납작해졌다.막대기 셋으로 세모를 만들었다. 모서리를 눌렀다. 세모는 그대로였다.“세모는 안 찌그러집니다. 막대 길이가 그대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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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첫 싸움

번개가 휘었다.기사들 한가운데로 곧게 오던 흰빛이, 성문 앞 열 걸음에서 꺾였다. 쇠막대 끝으로. 쇠막대를 타고 땅으로.소리는 그다음에 왔다. 셀 틈이 없었다.*해가 뜨자 하늘이 맑았다. 구름 한 점 없었다.루엔은 성문 누대 위에 섰다. 발밑에 물 두 동이. 옆에 오스윈. 오스윈은 새벽에 숲에서 내려왔다. 가렛과 한 약속에는 없는 일이었다. 아무도 묻지 않았다.“그릇은 얼마나 남겨 둘 건가.” 오스윈이 물었다.“안 남깁니다. 오늘은 다 씁니다.”“다 쓰면 쓰러지네.”“압니다. 끝나고 쓰러지겠습니다.”성문 밖에는 가렛과 기사 여덟이 말 위에 있었다. 갑옷이 햇빛에 번쩍였다. 성문 양옆에 쇠막대 둘이 서 있었다. 기사들은 막대에서 다섯 걸음 넘게 떨어져 섰다. 어젯밤 루엔이 말한 대로.성벽 위에는 활 든 병사들. 그 끝에 코넬이 있었다. 가렛이 그 자리에 세웠다. 코넬은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마을 사람들은 성 안마당에 모여 있었다. 핌이 손자를 안고 있었다. 앨드릭이 사람들 사이를 돌며 무어라 속삭였다.해가 동쪽 벽을 다 넘었을 때, 세모 다리 너머에 그림자들이 나타났다.*서른넷. 루엔은 두 번 셌다.말 탄 자가 여섯. 나머지는 걸었다. 창, 도끼, 활. 그리고 수레 하나. 섶을 산처럼 싣고 젖은 가죽을 덮었다. 그 뒤에 몸을 숨기고 밀면서 오는 자들.그리고 맨 뒤에 한 사람. 말도 없이 걸었다.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산적들이 세모 다리를 건넜다. 다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루엔은 그게 조금 분했다.수레가 성문 쪽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했다. 섶 수레를 성문에 대고 불을 지를 셈이었다. 화살이 수레 가죽에 박혔다. 뚫지 못했다.루엔은 물 한 동이 앞에 손을 내렸다.두 고리가 열렸다. 물이 동이에서 일어났다. 누대 앞 허공에 얇게 펴졌다. 방패만 한 넓이, 손톱 두 개 두께. 가운데가 조금 두꺼웠다.수레까지 아흔 걸음 남짓. 해 모으는 점을 아흔 걸음 밖에 두려면 물을 아주 얇게 펴야 했다. 가운데를 조금만 부풀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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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작은 잔을 싸다

“대충 싸라.”코넬이 문틀에 기대 말했다. 열여섯이 된 형은 문틀을 거의 다 채웠다. 아버지를 닮아 가는 중이었다.“모자라면 가서 사면 돼. 왕도야. 없는 게 없대.”루엔은 바닥에 펼친 종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가서 사면 생활비에서 나갑니다.”“생활비 넉넉하잖아.”“한 해 금화 두 닢입니다. 은화로 마흔 닢. 동화로 사백여든 닢입니다. 하루에 한 닢 하고 삼분의 일이 조금 안 됩니다.”코넬이 입을 다물었다. 잠깐 뒤 다시 열었다.“… 조금?”“끝자리는 그해 날수에 따라 다릅니다.”형은 한숨을 쉬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바닥에 늘어놓은 것들을 내려다보았다.옷 여섯 벌. 겨울 망토. 모포 두 장. 장화와 여름 신. 밀랍판 여섯. 컴퍼스와 곧은 자. 분필 한 상자. 세 칸 계량 숟가락. 1동화 영수증 묶음. 볼록 유리 조각을 싼 천 주머니. 비누와 잿물 병. 셈을 적은 종이 묶음 열한 개. 책 네 권. 그리고 베르타가 싼 말린 고기와 꿀과자 자루.종이 맨 위에 한 줄이 적혀 있었다.짐말 한 마리가 하루 지고 가는 짐: 백이십 근. — 마부의 말.그 아래로 물건마다 무게를 적을 빈칸이 있었다.“이걸 다 달겠다고?”“답니다.”*집 안 저울로는 모자랐다. 아버지 방 놋쇠 저울은 작은 것만 달았다.그래서 방앗간으로 갔다. 토빈의 곡식 저울은 막대 저울이었다. 긴 참나무 막대 한쪽에 갈고리, 다른 쪽에 쇠추. 추를 밀어 막대가 수평이 되는 눈금을 읽었다. 곡식 자루를 달던 것이었다.토빈은 휜 깎기 막대 일 이후로 루엔 앞에서 저울 눈금을 두 번씩 읽었다. 이번에도 그랬다.“옷 보따리 스물두 근.”“망토 아홉 근 반.”“밀랍판 여섯 개, 열여덟 근.”“종이 묶음 열한 개, 서른세 근.”“책 네 권, 스물여섯 근.”“모포 열여섯 근. 신발 다섯 근. 비누랑 병 넉 근. 자잘한 것 여섯 근 반.”“고기랑 과자… 열한 근.”루엔이 그 자루를 잠깐 보았다. 베르타의 자루는 뺄 수 없었다. 빼면 국자가 올 것이었다.루엔이 빈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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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돛은 아래부터 사라진다

아버지는 나루에서 돌아갔다.배에 짐이 오르는 걸 끝까지 보았다. 말 위에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다였다. 말머리를 돌려 북쪽 길로 올라갔다. 빗발은 그쳐 있었다.루엔은 뱃전에 서서 아버지 등이 고개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보았다.사라지는 데 마르타의 서른 열한 번이 걸렸다. 루엔은 그 수를 수첩에 적지 않았다.*배는 양털 상단의 강배였다. 길고 바닥이 납작했다. 돛대 하나에 네모난 돛 하나. 바람이 없으면 선원 여섯이 긴 장대로 강바닥을 밀었다. 짐은 양털 뭉치와 소금에 절인 생선 통, 그리고 루엔의 백스무 근이었다.선장은 배 삯을 짐 무게로 받았다. 루엔이 방앗간 저울 값을 적은 종이를 내밀자 선장이 한참 보았다.“누가 달았소.”“방앗간 주인이 달고, 제가 적었습니다. 눈금은 두 번씩 읽었습니다.”선장은 종이를 뒤집었다가 다시 보았다. 그러고는 배 저울에 올리지 않고 그 값대로 삯을 받았다.“북쪽에 셈하는 도련님이 있다더니.” 선장이 말했다. “산적을 셈으로 쫓았다고.”“셈으로 쫓은 게 아닙니다. 셈한 대로 쏜 겁니다.”선장이 웃었다. 뒤에서 선원 하나가 따라 웃었다.*배가 남쪽으로 내려가는 동안 루엔은 두 가지를 쟀다.낮에는 배 빠르기.물가 나무를 셌다. 강둑을 따라 버드나무가 줄지어 서 있었다. 한 그루를 지나 다음 그루를 지날 때까지 맥박을 셌다. 나무 사이는 눈대중으로 열 걸음쯤. 쯤이 걸렸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첫날 적은 값이 들쭉날쭉했다. 한 시간에 이 리가 조금 넘었다가, 다음 시간엔 삼 리 가까웠다가, 다시 이 리가 안 됐다. 배는 같은 빠르기로 가는 것 같은데 수가 흔들렸다.이튿날 아침, 늙은 선원 하나가 뱃고물에서 이상한 일을 했다.부채꼴 나무판에 긴 줄을 묶어 물에 던졌다. 나무판이 물에 박혀 제자리에 서자 줄이 풀려 나갔다. 줄에는 일정한 간격마다 매듭이 지어져 있었다. 다른 선원이 작은 모래시계를 뒤집었다. 모래가 다 떨어지자 늙은 선원이 줄을 잡아 멈췄다.“매듭 넷 하고 반.”그는 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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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작은 그릇, 두 개의 고리

왕립 마법학교 강당은 돌로 지은 네모난 방이었다. 천장이 높았다. 서까래가 아니라 돌 아치였다. 루엔은 들어서자마자 아치 수부터 셌다. 열한 개.셀 수 있는 건 그뿐이었다. 사람은 너무 많고 너무 움직였다.신입생은 앞쪽 긴 의자에 앉았다. 마흔세 명. 루엔이 두 번 셌다. 두 번 다 마흔셋이었다. 대부분 열한 살에서 열세 살. 옷깃마다 가문 문장이 있었다. 문장이 없는 옷깃은 몇 되지 않았다. 루엔 옷깃엔 하르트 가문의 작은 방패가 있었다. 어머니가 떠나기 전 사흘 밤을 들여 다시 수놓은 것이었다.강당 한가운데 넓고 얕은 나무 대야가 놓여 있었다. 옆에 금을 새긴 막대가 서 있었다.루엔은 그걸 알아보았다. 여섯 살 가을, 오스윈 오두막 앞마당. 같은 것이었다. 대야는 더 크고 막대는 더 길었다.“추천생 등록을 시작한다.”단 위에 늙은 사람이 앉아 있었다. 키가 작았다. 어깨가 넓고 단단했다. 머리는 벗어졌고 흰 눈썹이 짙었다. 회색 옷에 은실로 왕관 무늬 하나. 탑의 색이 아니었다.옆자리 아이가 속삭였다.“교장이야. 마그누스 할베르크. 일곱 고리래. 왕실 사람이라 어느 탑 편도 안 든대.”루엔은 일곱 고리라는 말보다 왕실 사람이라는 말을 먼저 적었다.*등록은 이름 순이 아니었다. 추천서가 들어온 순서였다.한 명씩 대야 앞에 섰다. 교관이 「쏟아서 드는 말」 일곱 마디를 일러 주었다. 아이가 따라 읊고, 대야의 물이 솟아올랐다. 교관이 막대에 대어 마디를 읽었다. 그러고는 아이 등 뒤로 돌아가 두 어깨뼈 사이에 손바닥을 댔다.“열다섯. 고리 하나.”“열여섯. 고리 하나.”“열셋. 고리 하나.”물이 솟을 때마다 번쩍였다. 윙 소리가 났다. 물기둥이 떨려 대야 밖으로 물이 튀었다. 앞줄 아이들 신발이 젖었다.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물을 들면 원래 그랬다.열한 번째 아이가 나섰다.또래보다 머리 하나가 컸다. 붉은 기 도는 금빛 머리를 짧게 잘랐다. 눈썹이 짙었다. 붉은 옷깃에 불꽃 문장.“디트마르 페르난.”강당이 조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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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화살표를 더하다

셋째 고리는 조용히 닫혔다.학교에 온 지 스무하루째 새벽이었다. 테오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쓰고 자고 있었다. 창밖이 막 잿빛으로 밝아 올 때였다.여섯 살 첫 고리 때처럼 원을 떠올렸다. 여덟 살 둘째 때처럼 둘레를 셈했다. 이번 고리는 앞의 둘을 감싸야 했다. 그만큼 둘레가 길고, 매듭 자리를 닫을 때 틀릴 곳도 많았다. 강배에서 밤마다 조금씩 셈해 둔 것이 있었다.끝이 처음을 만났다.번쩍임은 없었다. 가슴 안쪽에서 무언가 딸깍, 하고 제자리에 끼워지는 느낌만 있었다.테오가 돌아누웠다. 깨지 않았다.루엔은 수첩에 적었다. 셋째 고리. 열한 살 가을. 스무하루째 새벽. 그리고 쇠잔을 한 번 쥐었다가 놓았다.*그날 오후 첫 실습이 있었다.실습장은 학교 언덕 서쪽 비탈의 풀밭이었다. 과녁은 짚을 묶어 세운 사람 모양. 쉰 걸음 떨어져 있었다. 언덕 아래 강에서 바람이 올라왔다. 늘 서쪽에서 동쪽으로, 과녁을 옆에서 치는 바람이었다.실습 교관은 뵈르너였다. 서른 후반. 목소리가 쉬었고, 왼쪽 귀가 반쯤 없었다. 전쟁터에 다녀온 사람이라고들 했다.“고리 검사부터.”교관이 한 줄로 선 신입생들 등에 차례로 손바닥을 댔다. 하나. 하나. 하나. 디트마르 차례에서 「둘」. 교관이 루엔 등에 손을 댔다.손이 오래 머물렀다.“… 셋?”줄 선 아이들이 돌아보았다. 디트마르가 제일 먼저 돌아보았다.“입학할 땐 둘이었습니다. 오늘 새벽에 셋째를 닫았습니다.”뵈르너가 손을 떼고 루엔 얼굴을 보았다. 한참.“번쩍임은.”“없었습니다.”“같은 방 아이가 깼나.”“안 깼습니다.”교관은 아무 말 없이 줄 끝으로 갔다. 디트마르는 입을 꾹 다물고 앞만 보았다.*매직 미사일. 첫 고리 마법이었다. 입학생 대부분이 집에서 한 번쯤 쏴 보고 온 것.“오늘은 곧게 쏜다. 따라가게 하지 마라. 맞히는 건 손이 아니라 눈이다.”한 명씩 쏘았다. 푸르스름한 마나 화살이 번쩍이며 날아갔다. 날아가는 동안 조금씩 동쪽으로 밀렸다. 과녁 오른쪽 어깨를 스치는 게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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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거북을 따라잡는 법

자연철학 강의실은 계단식이었다. 반원으로 둘러앉은 의자가 일곱 줄. 맨 아래 가운데에 교수가 섰다.오이겐 두르 교수는 앉지 않았다. 강의 내내 걸었다. 왼쪽 벽에서 오른쪽 벽까지 열네 걸음. 루엔은 첫 시간에 셌다. 교수는 한 번도 열세 걸음이나 열다섯 걸음으로 걷지 않았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마흔 중반쯤. 얼굴이 길고 말랐다. 푸른 옷소매 끝이 잉크로 까맸다. 청색탑에서 스무 해를 공부하다 학교로 왔다고 했다. 목소리는 조용했고, 질문으로 끝나는 문장이 많았다.“발 빠른 전령과 거북이 있다고 하세.”교수가 걸음을 멈췄다.“거북이 백 걸음 앞에서 출발한다. 전령은 거북보다 열 배 빠르지. 전령이 백 걸음을 달려 거북이 있던 자리에 닿으면, 거북은 그새 열 걸음을 더 갔네. 전령이 그 열 걸음을 가면, 거북은 한 걸음을 더 갔고. 그 한 걸음을 가면, 거북은 또 조금.”교수가 다시 걸었다.“전령은 거북이 있던 자리에 끝없이 닿네. 닿을 때마다 거북은 조금 앞에 있네. 그러니 전령은 거북을 영영 따라잡지 못한다.”뒷줄에서 누가 웃었다. 「그래도 잡잖아요」라고 누가 중얼거렸다.“그래, 잡지.” 교수가 순순히 인정했다. “눈으로 보면 잡네. 그런데 말로 따라가면 못 잡아. 말이 틀렸나, 눈이 틀렸나. 청색탑은 이천 년째 이 물음을 풀지 못했네.”교수가 칠판에 선을 하나 그었다.“마나도 같네. 그릇의 마나를 반 쓰고, 남은 것의 반을 쓰고, 또 반을 쓰고. 마나는 끝없이 쪼갤 수 있네. 끝없이 쪼갠 조각을 하나하나 셈할 수는 없지. 그러니 마나를 셈으로 끝까지 붙잡겠다는 일은 끝나지 않는 일일세.”교수가 계단식 의자를 올려다보았다. 누군가를 찾는 눈은 아니었다. 그런데 여러 아이가 루엔 쪽을 돌아보았다.한 달 사이 소문이 돌았다. 북부에서 온 아홉짜리가 흘리지 않는 셈을 한다고.“요즘 흘리지 않는 셈을 한다는 말이 들리더군.” 교수가 말했다. “나쁜 말은 아니네. 다만 끝나지 않는 일에 젊음을 쓰지 않았으면 해서.”루엔은 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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