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아의 아버지가 도박으로 진 빚을 갚으러 온 남자들이 집을 뒤집어엎었다.
깨진 접시. 엎어진 식탁. 그리고 이미 어디론가 튀어버린 아버지.
한 남자가 서아의 턱을 거칠게 들어 올렸다. 그 순간.
“손 치워.”
낮고 서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문가에 선 남자 하나. 검은 셔츠. 무표정한 얼굴. 그리고 이곳에 있는 누구도 감히 거역하지 못하는 눈. 강태준이었다.
“애는 건들지 말랬지.”
그 한마디에 남자가 서아에게서 손을 뗐다. 태준은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몸을 돌렸다. 도망친 서아의 아버지를 찾으러 가려는 순간이었다.
“…잠깐만요.”
서아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태준의 시선이 천천히 그녀에게 내려왔다.
“저 좀 데려가세요.”
남자의 눈썹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뭐?”
“납치해 달라고요.”
스무 살 윤서아는 마흔 살의 남자와 사랑 없는 결혼을 했다. 보호라는 이름 아래 그의 세상에 들어간 어린 아내. 하지만 함께한 시간 속에서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가장 행복하다고 믿었던 순간, 그의 사랑은 집착과 통제로 변하기 시작한다. 결국 모든 것을 버리고 사라진 서아. 그제야 남자는 깨닫는다. 자신이 얼마나 미친 듯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는지를. 그리고 도망친 아내를 되찾기 위한 그의 추적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