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일주
나는 장생자지만, 찐빵 하나로 소연후에게 인과의 빚을 졌다.
그 빚을 갚고 집으로 돌아가려면 그의 소원 백 가지를 모두 들어줘야 했다.
소연후가 처음으로 빈 소원은 내가 그의 여인이 되는 것이었다.
빚을 갚기 위해 나는 이름도 지위도 없이 그의 곁에 머물며, 그가 진정한 사내가 되도록 이끌었다.
그 뒤 삼 년 동안 그가 빈 소원은 하나같이 내가 조금 더 웃는 것이었다.
후야가 된 소연후는 온 성에 등불을 밝히고, 반짝이는 눈으로 우리 둘이 영원히 헤어지지 않게 해 달라며 아흔여섯 번째 소원을 빌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후부에서 내 흔적을 모조리 지우고 나를 내쫓았다.
나는 망연히 눈 속에 서 있었다.
그때 소연후는 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벗들에게 태연히 말했다.
"절대 화정이에게 내가 다른 여인에게 고백한 적 있다는 걸 알리지 말게. 자네들도 알다시피 나는 어릴 적부터 화정이를 마음에 품어 왔네."
"내가 아직 어렸을 적 그 애가 화친길에 오르지만 않았어도, 그 애 대신 곁에 둘 여인을 찾을 일은 없었을 걸세."
"이제 이웃 나라 황제도 세상을 떠났고, 내가 그 애가 죽음을 가장하고 돌아오도록 도왔으니 이번에는 반드시 부인으로 맞아 여한을 남기지 않을 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