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틴
단옷날, 나와 혼인신고를 하기로 약속했던 남자 친구가 갑자기 잠적했다.
밤이 되어서야 나는 SNS에서 남자 친구가 실수로 올린 듯한 게시물을 발견했다.
[스무 살부터 스물여덟 살까지. 우리의 청춘도 이제는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네.]
그 글과 함께 혼인신고서와 두 사람이 같이 찍은 사진이 게시되어 있었다.
사진 속 낯선 여자는 송지욱의 어깨에 다정하게 기댄 채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분노에 휩싸인 채 댓글 창을 눌러 따져 물으려던 순간, 내 절친 정채린이 남긴 댓글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결혼하는 거야? 정말 축하해. 드디어 온갖 난관을 이겨내고 결혼하는구나!]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는 덜덜 떨면서 정채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침묵하던 정채린이 마침내 진실을 얘기해 주었다.
“맞아. 사실 두 사람은 8년 전부터 사귀고 있었어. 나 말고도 다들 알고 있던 사실이야.”
“일부러 숨긴 건 아니야. 속이 좁은 네가 그 사실을 알게 되면 난리 칠까 봐 그랬어.”
“솔직히 민하랑 지욱이가 더 잘 어울려. 그리고 두 사람이 여기까지 오는 것도 쉽지 않았어. 같은 여자로서 굳이 민하를 힘들게 하지는 마. 좀 착하게 살아.”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차갑게 식은 눈물이 오히려 뜨거운 불길처럼 가슴을 파고들었다.
나는 그제야 비로소 진실을 알게 되었다. 나와 송지욱이 12년을 함께하는 동안, 송지욱은 무려 8년을 다른 여자와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주변의 모든 사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한패가 되어 나를 속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