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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면 새로운 계절이 온다

꽃이 지면 새로운 계절이 온다

서유리가 임신 4개월쯤 되었을 때였다. 남편 주영훈이 갑자기 자신의 비서 소지윤을 집으로 데려왔다. “여보, 지윤이가 집에 일이 좀 생겼는데 혼자 두기가 마음에 걸려서 며칠 우리 집에서 지내라고 했어.” “당신은 임신 4개월이고, 지윤이는 7개월이니까, 둘이 같이 있으면 서로 의지할 수도 있고 좋잖아.” 20살 남짓해 보이는 여자는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을 머금은 채 겁먹은 시선으로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서유리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 후 두 달 동안 서유리는 소지윤을 친동생처럼 챙겼고, 소지윤은 매번 어쩔 줄 몰라 하며 감동했다. “유리 언니, 정말 고마워요. 이렇게 비싼 수분 크림을 제게 다 주시고...” “당연하지. 우린 자매나 다름없잖아. 좋은 건 서로 나눠 써야지!” 하지만 서유리는 몰랐다. 소지윤이 말한 ‘나눔’에 자신의 남편 주영훈까지 포함되어 있을 줄은. 어느 날, 서유리는 자신의 집 주차장에서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반쯤 열린 차창 너머. 한 여자가 영훈의 허벅지 위에 올라탄 채 격렬하게 몸을 들썩이고 있었다. 쾌락에 젖은 주영훈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서유리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 주영훈이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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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했던 터널을 지나 내 인생 리부팅

아득했던 터널을 지나 내 인생 리부팅

임신 5개월에 접어들 때까지 송경태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첫사랑을 만나러 다니느라 넉 달째 산부인과에 함께 가지 않았다.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였지만, 송경태는 또다시 약속을 어겼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는 짜증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어쩌라고? 네 뱃속에 있는 애, 나 혼자 만든 줄 알아? 엄마인 네가 좀 더 신경 쓰는 게 그렇게 힘들어? 산부인과 한 번 같이 못 갔다고 애가 잘못되기라도 해?” 나는 아무 말 없이 병원 대기실에 걸린 TV를 바라봤다. 마침 화면에서는 재계 인사들의 자선 행사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화면 속 윤라희를 바라보는 송경태의 얼굴에는 한없이 다정한 미소가 번져 있었다. “알았어...” 평소와 다른 내 반응을 눈치챈 송경태가 무언가 더 말하려 했지만, 나는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내 순번이 되었다. 송경태가 첫사랑을 위해 거액을 들여 불꽃 이벤트를 열어 줬다는 뉴스를 보고 수군거리던 간호사들 중 한 명이 내게로 다가왔다. “임소이 님, 산전 검진은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검진 예약은 취소해 주세요.” 잠깐의 침묵 끝에,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대신 일주일 뒤로 임신중절 수술 예약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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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의 계약, 당신을 모른채 사랑에 빠지다.

3년의 계약, 당신을 모른채 사랑에 빠지다.

붉게 물든 단풍 사이를 걸으며 스케치북을 펼쳤다. 겨울. 새하얀 눈이 캠퍼스를 덮었다. 그리고 다시 봄. 다시 여름. 계절은 그렇게 두 번이나 바뀌었다. --- 대한민국. 재혁 역시 쉬지 않았다. 뉴럴링크는 빠르게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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