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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ผู้เขียน: 글쓰는 여우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7-05 09:30:10

심 팀장은 김 대리를 쏘아보다가, 다시 서린을 돌아보며 주먹을 쥐었다.

그때였다.

“그만.”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대표실 쪽에서 들려왔다.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다.

서린도 고개를 돌려 차수혁을 바라보았다.

대표실 문이 열려 있었다.

차수혁이 문가에 기대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언제부터 지켜보고 있었을까.

그의 표정은 무표정해서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상황이 그의 뜻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어젯밤에도 저 얼굴이었다.

겁먹기는커녕 제 할 일을 하던 여자.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무표정한 얼굴 뒤로 스쳐 지나가는 기대감만큼은 서린의 눈을 속이지 못했다.

차수혁을 발견한 심 팀장이 놀란 듯 당황하며 손을 내렸다.

“대, 대표님.”

그는 억울하다는 듯 표정을 바꾸며 수혁에게 다가갔다.

“아니, 대표님. 저 신입 과장이 말입니다. 현장 상황은 무시하고 규정 타령만 하니 지금 업무가 마비됐습니다. 제가 교육 좀 시키려고….”

수혁은 심 팀장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천천히 걸어왔다.

구두 소리가 뚜벅뚜벅 사무실을 울렸다.

서린의 책상 앞에 멈춰 선 그의 시선이 난장판이 된 서류 더미와 모니터에 떠 있는 횡령 리스트를 훑었다.

수혁의 시선이 서린에게 닿았다.

그녀는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그를 마주 보고 있었다.

보통은 이쯤에서 변명하거나,

대표 뒤로 숨으려 한다.

아니면 겨우 한 번 이겼다는 기세에 취해 얼굴부터 달라진다.

하지만 서린은 달랐다.

이긴 사람의 표정도,

구원받은 사람의 표정도 아니었다.

해야 할 일을 마친 사람처럼 담담했다.

수혁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합격’

이 정도면 칼로 써먹어도 되겠네.

생각보다 더 잘하는데.

“심 팀장.”

“예, 대표님.”

“당신, 착각하고 있는 게 하나 있는데.”

수혁은 책상 위에 놓인 서린의 파일(심 팀장의 비리 내역)을 집어 들었다. 쓱 훑어보더니 심 팀장의 가슴팍에 툭 던졌다.

“이 회사가 굴러가는 건, 너희들이 차를 잘 팔아서가 아니야. 내가 너희들 뒤를 봐주고 있어서지.”

“……예?”

“사고 차를 무사고로 속여 팔고, 수리비 삥땅 치고. 내가 모를 줄 알았나? 증거가 없어서 놔둔 거지. 내가 우습게 보였어?”

수혁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 서늘한 살기가 사무실을 채웠다.

“내가 공 과장을 왜 데려왔을 것 같나.”

수혁은 서린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

그것은 명백한 선언이었다.

“오늘부로 공 과장은 내 직속이다. 공 과장이 결재 안 하면, 나도 안 해. 공 과장이 자르라면, 자른다.”

사무실 안의 딜러들이 숨을 죽였다.

흡-

놀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걱정스럽게 서린을 보던 김다은 대리만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얼굴에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사무실 사람들은 달랐다.

지금 대표이사의 한 마디가 그들에게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업무 혼선? 그건 공 과장이 만든 게 아니라, 너희들이 싼 똥이지. 치우는 건 너희들 몫이고.”

수혁은 서린을 보며 말했다.

“공 과장.”

“네.”

“원칙대로 해. 서류 미비한 건들, 전부 반려시켜. 10원 하나라도 안 맞으면 지급하지 마.”

“알겠습니다.”

“그리고 심 팀장.”

수혁이 다시 심 팀장을 보았다.

그는 이미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있었다.

“그 2억 4천. 이번 달 말까지 채워 놔. 못 채우면 퇴직금에서 까고, 모자라면 콩밥 먹을 준비 하고.”

수혁은 그 말을 끝으로 돌아섰다.

상황은 정리되었다.

심 팀장은 주먹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딜러들은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며 흩어졌다.

서린은 자리에 앉았다.

심 팀장이 노려보고 있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고 마우스를 잡았다.

“서류 다시 정리해서 오세요. 10분 드립니다.”

서린의 건조한 목소리에 심 팀장은 욕설을 삼키며 돌아섰다.

점심시간.

직원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에 서린은 가져온 샌드위치로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바람이 시원했다.

후―읍

가슴 깊숙이 바람을 들이켰다.

그때였다.

끼익.

옥상 문이 열리고 수혁이 올라왔다.

손에는 자판기 커피 두 캔이 들려 있었다.

아무 말 없이 하나를 던졌다.

서린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었다.

감사 인사도,

어색한 인사도 없었다.

둘 다 그런 종류의 사람이 아니었다.

“공 과장님, 생각보다 잘 하던데요. 쫄지도 않고.”

수혁이 난간에 기대며 말했다.

“대표님도 예상하고 계셨군요.”

“뭘.”

“심 팀장이 저렇게 나올 거라는 거요.”

“했지, 그래서 지켜봤지. 칼을 쥐여줬는데, 쓸 줄 아는 놈인지 베이는 놈인지 봐야 하니까.”

수혁은 담배를 꺼내 물었다.

“여긴 버려진 회사에요. 그룹 본사 놈들은 여기를 쓰레기 하치장 취급하지. 직원들도 마찬가지고. 다들 한탕 하고 튈 생각뿐인 회사.”

연기가 허공으로 흩어졌다.

“그래서 더 정확해야 해요. 버려진 자리에서 버티려면, 틈을 보이면 안 되거든.”

서린은 캔커피의 따개를 땄다. 치익, 하는 소리가 났다.

버려진 자리에서 버티는 자.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감사합니다.”

“뭐가요?”

“힘을 실어주신 거요.”

“착각하지 마세요. 공 과장을 도와준 게 아니고, 내 회사를 청소한 겁니다.”

수혁은 짓궂게 웃으며 담배를 비벼 껐다.

“더 깊게 파 봐요. 심 팀장 뒤에 누가 있는지,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더 할 말은 없다는 듯 등을 돌린 수혁은 비상계단 문을 열고 내려갔다.

서린은 닫히는 문을 잠시 바라보다가 천천히 시선을 거두었다.

그녀는 난간을 잡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수많은 차들이 개미 떼처럼 보였다.

오늘은 겨우 첫 번째 조각이었다.

하나의 균열은,

반드시 다른 균열을 만든다.

한도오토링크의 균열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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