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ผู้เขียน: 슈퍼라이온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5-08 10:24:05

“박소희! 멍청하게 서 있을 거야? 내가 공간 보라고 했지!”

터치라인에 선 강도욱의 고함이 경기장을 울렸다. 박소희는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서윤은 필사적으로 뛰었다. 강도욱이 준 새 축구화 덕분인지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팀의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지니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전반전이 끝났을 때 스코어는 0-3이었다. 선수들은 벤치로 돌아와 주저앉았다. 강도욱은 물병 하나 건네지 않고 그들 앞에 섰다. 그의 얼굴은 분노를 넘어 차가운 멸시로 가득했다.

“이게 너희의 수준이다. 투 터치? 공간? 개뿔. 너희는 공을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눈빛조차 무서워하고 있어. 특히 한서윤.”

서윤이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넌 주장이랍시고 뭘 했지? 동료들이 무너질 때 소리 한 번 제대로 질렀나? 네가 제일 많이 뛰면 뭐 해, 팀을 하나로 묶지 못하는데. 넌 여전히 자격 미달이다.”

서윤의 가슴에 칼날이 박히는 기분이었다. 민아름이 참다못해 일어났다.

“감독님,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서윤 언니 진짜 죽을 힘을 다해 뛰었어요! 저희가 부족한 건 맞지만, 이렇게까지 무시당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요!”

“무시당하기 싫으면 실력으로 보여줘. 질질 짜면서 감정에 호소하지 말고. 여긴 유치원이 아니라 프로 구단이다.”

강도욱은 전술판을 거칠게 두드렸다.

“후반전엔 포메이션 바꾼다. 서윤, 넌 미드필더로 올라가. 수비만 하지 말고 네가 직접 경기를 조율해. 만약 한 골이라도 못 넣으면 오늘 저녁 훈련은 두 배다.”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서윤은 입술을 깨물고 미드필더 라인으로 전진했다. 그녀의 눈에 비친 강도욱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독설이 힘이 되었다. ‘자격 미달’이라는 말이 그녀를 더 독하게 만들었다.

공이 서윤에게 왔다. 상대 수비수 두 명이 압박해 들어왔다. 예전 같으면 뒤로 패스했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서윤은 강도욱의 조언을 떠올렸다. ‘중심을 낮추고 흐름을 읽어.’

서윤은 어깨로 상대를 밀쳐내며 턴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비어 있는 민아름을 향해 자로 잰 듯한 전진 패스를 찔러 넣었다.

“아름아, 뛰어!”

서윤의 외침에 민아름이 반응했다. 수비 라인을 깨고 들어간 민아름은 골키퍼와 1대 1 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슛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레이븐스 선수들의 눈빛에 처음으로 생기가 돌았다.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 것이다.

경기는 결국 0-4 대패로 끝났다. 그리핀스 선수들은 이기고도 찝찝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후반전의 레이븐스는 분명 전반전과는 다른 팀이었기 때문이다.

그리핀스 선수들이 가고 난 뒤, 훈련장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강도욱은 선수들을 다시 중앙으로 모았다.

“오늘 한 골도 못 넣었으니 약속대로 저녁 훈련은 두 배다. 하지만….”

그가 잠시 말을 멈췄다.

“후반전의 움직임은 봐줄 만했다. 특히 마지막 패스 전개는 내가 원하던 그림에 10% 정도는 근접했어.”

강도욱의 입에서 나온 아주 작은 인정. 그것만으로도 선수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옥 같은 일주일 동안 처음 들어본 긍정적인 신호였다.

“한서윤, 남아서 뒷정리해라. 나머지는 해산.”

선수들이 떠나고 어두워진 운동장에 서윤과 강도욱만 남았다. 서윤은 묵묵히 흩어진 축구공을 주워 담았다. 발목이 욱신거려 걸음걸이가 조금 절뚝거렸다. 그때, 강도욱이 다가와 그녀의 손에 있던 공 가방을 뺏어 들었다.

“앉아.”

“네?”

“앉으라고 했다.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서윤은 벤치에 걸터앉았다. 강도욱은 그녀의 발 앞에 한쪽 무릎을 굽히고 앉더니, 거친 손길로 그녀의 축구화 끈을 풀었다.

“가, 감독님! 제가 할게요.”

“가만히 있어. 부기 안 빠지면 내일 훈련 지장 생기니까.”

그는 미리 준비해온 얼음 주머니를 서윤의 부어오른 발목에 갖다 댔다. 차가운 감각에 서윤이 움찔했다. 강도욱의 큰 손이 그녀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었다. 낮게 깔린 조명 아래로 보이는 그의 옆얼굴은 낮의 악마 같은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아까 하신 말씀… 진짜 제가 자격 미달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서윤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강도욱은 얼음 찜질을 멈추지 않은 채 무심하게 대답했다.

“내 눈은 거짓말 안 해. 넌 아직 리더로서 무르다. 착한 것과 좋은 리더인 건 다른 거야.”

그는 고개를 들어 서윤을 쳐다보았다. 너무 가까운 거리였다. 그의 검은 눈동자 속에 서윤의 모습이 비쳤다.

“하지만 넌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빨리 흡수하고 있어. 아까 그 턴 동작, 가르쳐준 적 없는데 스스로 해냈더군.”

“그건… 감독님이 무게 중심 낮추라고 하셔서….”

“그래. 넌 몸이 기억하고 있어.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건 천부적인 감각이다. 그걸 썩히지 마라.”

그의 칭찬 아닌 칭찬에 서윤의 가슴이 요동쳤다. 심장 박동 소리가 고요한 운동장에 울려 퍼질 것만 같아 그녀는 숨을 참았다. 강도욱은 서윤의 발목을 잠시 더 주무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힘들 거다. 그리핀스한테 무시당한 거, 리그 개막전에서 갚아줘야지.”

“네! 반드시 갚아줄 거예요.”

서윤의 대답에 강도욱은 아주 짧게, 하지만 분명하게 미소를 지었다. 비릿한 독종의 미소가 아니라, 동료를 바라보는 듯한 따스함이 섞인 미소였다.

“가봐. 늦었다.”

서윤은 절뚝거리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뒤를 돌아보자 강도욱은 다시 전술판 앞에 서서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그의 넓은 어깨가 유난히 든든해 보였다.

그날 밤, 서윤은 일기장에 짧게 적었다.

‘독종 감독님은 생각보다 더 뜨거운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가 만드는 지옥이라면, 끝까지 견뎌보고 싶다.’

레이븐스의 상처는 여전히 덧나고 아팠지만, 그 밑에서는 조금씩 새살이 돋아나고 있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꼴찌 팀의 반란은 그렇게 조금씩, 아주 조금씩 영글어 가고 있었다.

다음 날 새벽, 훈련장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선수들이 일찍 도착해 있었다. 서윤의 진심이, 그리고 강도욱의 집요함이 드디어 팀의 심장을 뛰게 만든 것이었다. 강도욱은 만족스러운 듯 호루라기를 입에 물었다.

“좋아, 오늘 훈련은 공포의 1대 1 돌파다. 다들 각오해.”

그의 목소리와 함께 레이븐스의 함성이 새벽 공기를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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