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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외로움

Penulis: moominkiller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5-24 01:48:03

"전하."

월령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위명서는 웃고 있었다.

"황궁은 많이 외로운 곳입니까?"

뜻밖의 물음이었는지, 그의 눈동자에 아주 얇은 파문이 생겼다가 곧 사라졌다.

"높은 담 안에 있으니, 때로는 그렇지요."

"그 외로움을, 사람 하나에게 모두 맡기셔도 되는 것입니까?"

회랑 뒤에서 서윤이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월령은 그쪽을 보지 않았다.

겉으로는 예를 잃지 않은 채, 손끝만 소매 안에서 가만히 접었다.

"소녀는 아직 제 집안의 근심도 다 품지 못합니다. 병중의 어머니가 계시고, 북문을 지켜 온 아버지가 계시고, 어린 식구들도 있어요."

그녀는 고개를 조금 숙였다.

"그들을 두고 누구의 외로움을 달래러 갈 만큼, 제가 넉넉한 사람은 되지 못합니다."

위명서의 미소가 옅어졌다.

예전 같았다면 월령은 이쯤에서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다. 외로운 황자의 마음을 밀어냈다는 생각에 밤새 잠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가슴에 남은 것은 죄책감이 아니었다. 너는 외로워서 나를 원한 것이 아니었지.

심가가 필요했을 뿐이다.

아버지의 군권, 오라비의 충성, 북문관 너머 눈보라와 경안 저잣거리의 잠자리까지 묶어 둔 심가라는 이름. 그리고 황궁이 비워 둔 자리를 가장 아름답게 채워 줄 장군가의 딸.

"그 말씀은."

위명서가 낮게 물었다.

"나를 거절하는 겁니까?"

부드러운 물음이었다 — 가시는 늘 그 부드러움 아래에 숨었다.

"전하께서 소녀에게 무엇을 청하셨습니까?"

월령은 고개를 들었다.

위명서의 눈빛이 멈췄다.

그는 아무것도 청하지 않았다. 다만 운명처럼 들리는 문장을 던졌을 뿐이다.

상대가 스스로 의미를 얹고, 스스로 마음을 내어 주기를 기다리는 방식. 그는 늘 그랬다 — 문을 열어 놓고, 들어온 사람의 발을 탓했다.

한때의 월령은 그 문턱을 제 발로 넘었다.

이번에는 아니었다.

"청하신 것이 없다면, 소녀가 감히 물릴 것도 없겠지요."

바람이 멎었다.

위명서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흥미인지 불쾌인지 더 깊은 계산인지 알 수 없는 것이 그의 눈 안쪽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마침내 그가 웃었다.

"심 아가씨는 생각보다 어렵군요."

"소녀가 전하의 뜻을 잘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아니요."

위명서가 고개를 저었다.

"도리어 지나치게 잘 헤아리는 듯합니다."

그 말이 월령의 등 뒤를 차갑게 스쳤다.

그는 눈치챘을까.

그녀가 그를 어려워하는 것이 단순한 예법 때문이 아님을. 그 두려움 속에 빗물과 독향과 높은 단의 붉은 그림자가 섞여 있음을.

그때 연회장 쪽에서 급한 발소리가 다가왔다. 위명서의 호위가 회랑 아래에 멈춰 예를 올렸다.

"전하. 궁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무슨 일이지."

"섭정왕 전하께서 곧 심가에 드신다고 합니다."

공기가 바뀌었다.

봄빛은 그대로였고 살구꽃도 여전히 떨어졌으나, 사람들의 목소리가 멀어지고 정원의 색이 한 겹 낮아졌다.

섭정왕.

위지헌.

월령의 심장이 느리게 뛰었다. 형장의 비 속에서 자신을 안고 있던 남자.

모두가 그녀를 역적이라 부를 때 끝까지 이름을 놓지 않았던 사람. 그 밤의 위지헌과 지금의 위지헌은 다르다.

아직 그녀를 알지 못할 것이다.

알아서는 안 된다.

그래야 다시 열린 이 봄이 조금은 말이 된다. 그런데 그 밤에는 없던 걸음이, 왜 오늘 심가로 오는가.

"숙부께서?"

위명서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그러나 월령은 그 안에 스친 날카로움을 들었다.

"예. 북경군 군무와 관련해 심 대장군께 전할 말씀이 있다 하셨습니다."

위명서는 잠시 침묵했다.

"알겠다."

그는 다시 월령을 보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겠군요.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지요."

다음.

그 말은 늘 그랬다.

잡지 않는 척하면서 길을 남겼고, 끝내 상대가 그 길을 제 발로 밟게 만들었다. 위명서가 돌아서자, 보이지 않는 실 하나가 정원에 남은 것 같았다.

언젠가 다시 목을 감아 올 실.

월령은 그것을 보았다.

끊어야 했다.

완전히.

회랑 그림자 뒤의 서윤이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방금 대화를 모두 들었을 것이다.

위명서가 월령에게 관심을 보였다는 것, 월령이 그 관심을 그대로 받지 않았다는 것까지. 그 관심은 언젠가 서윤의 마음을 찌를 것이다.

어디로 흐를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월령의 발을 붙드는 이름은 따로 있었다.

위지헌.

그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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