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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last update Veröffentlichungsdatum: 04.04.2026 15:43:49
고급 아파트에 넓은 거실.

커튼은 반쯤 쳐져 있었고,

빛은 바닥에만 희미하게 떨어져 있었다.

주홍민은 소파에 기대 앉아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열리지 않은 서류들과 꺼진 노트북

그 상황을 이어간듯 나뒹굴고 있는 술병을과 쇼파에 기대어 누워있는 홍민의 손에 들려 있는 잔.

“…하.”

"씨발!!!!!!!!!!!!!!!!!"

짧게 웃었다.

웃음이라기보다는—

비웃음에 가까운 소리였다.

그럼에도 화가 안 풀린다는 듯 들고 있던 술잔을 바닥에 던지며 욕설을 뱉었다.

챙-!

온 사방에 유리조각들이 튀었고 홍민의 발목에도 조각이 스치며 피가 났지만

그런건 개의치 않다는 듯 화가난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간 잘 숨기면서 진행했던 상황들이다.

자잘하게 있던 리베이트도 노출되지않고 잘 진행했었다.

아무렴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멍청하게 들키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드러났고, 프로젝트가 무너지는건 한순간이라는 사실에 허탈하며

쌓아 올린 것도, 준비한 것도— 경영권 경쟁에 큰 리스크가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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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부터 화/목/토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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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조각배   15화

    홍민과의 사건 이후, 쉴 틈 없이 빠르게 시간이 흘렀다.늦은 시간 본사에는 불이 꺼질 생각을 안하고 있다.“이거 라인 다시 잡아야 합니다.”“소재 바꾸면 실루엣 무너져요.”“팀장님 이 컨셉보드 좀 확인해주세요 그리고—”말이 끊기지 않았다.서류가 쌓이고,샘플이 바뀌고,결정은 뒤집혔다가—다시 세워졌다.주서현은 거의 사무실에서 살다시피 했다.셔츠 소매를 걷은 채,펜을 쥐고,수정안을 계속해서 밀어붙였다.“…이건 버립니다.”“이 부분 리뉴얼 의상 컨셉에 약해요, 과거 디자인들 한 번 더 검수하고 진행하세요.”짧고 단정한 말.“다시.”팀원들은 그 말에 울상을 짓고 있지만 서류를 보고 있던 서현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병원.서나는 전혀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한 간호사! 여기 좀—!”“네, 지금 갑니다!”호출음.발걸음.짧은 숨.쉬는 시간은 있었지만—쉬는 느낌은 아니었다.의자에 앉으면,바로 다시 일어나야 했다.정신 없는 와중에 그들은 간간히 문자정도 주고 받고 있었다.[오늘 늦어져서 못 만날 것 같습니다.][저도 굉장히 바쁘네요.][식사는 하셨습니까.][컵라면으로 때웠어요][그건 식사가 아닙니다.][그럼 사주세요][시간 나면.]짧고 건조한 대답이었지만 서나는 이 문자를 치는 서현의 얼굴과 그날 뛰쳐나올 때 보았던 서현의 미소가 떠오르니 괜시리 웃음이 났다.“간호사 선생님 좋은 일 있어요?”“아 아니야~ 수액 갈아줄게!”그 모습을 보고 있던 환자 아이가 묻자, 아차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그 사이.본사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적막감이 감도는 회의실, 서현의 팀원들은 너무 몰아붙인 탓에 다들 지친 행색과 얼굴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프로젝트의 가장 핵심이 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이다.“과거 라인 소유자—”“생각보다 찾기 어렵습니다.”“데이터도 오래돼서… 연락처 대부분 변경됐습니다

  • 나의 조각배   14화

    이른 오전 시간.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고급 아파트에 서나는 택시를 타고 들어간다.잠시 후 어느 집 호수 앞에서 멈춰 섰고, 벨을 울렸다.찰나의 시간 후 남자가 문을 열어준다.“…오셨습니까.”늘 그랬듯 같은 표정과 같은 톤이었지만 사무적인 슈트의 모습이 아닌 베이지색 얇은 니트와 깔끔하지만 편해 보이는 추리닝, 방금 씻어 내린 머리를 하고 있었다. 평소 모습도 그렇지만 보통의 여자들이 봤으면 숨을 삼키고 넋을 놓고 볼 모습이었다.서나는 잠깐 그를 바라봤지만 주홍민을 만나고 온 서나는 지금 서현의 미모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들어가도 돼요?”짧게 물었다.“네.”----------------------------------------------거실.조용한 공간.조명은 은은했고,딱 봐도 고급스러운 소파와 테이블, tv는 없고 독특하게 신문 보관하는 보관함과 그 위에는 턴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그 외에 작은 책꽂이가 다였다.고급스럽고 단정하지만 단출한 거실 분위기가 조명과 다르게 왜 인지 썰렁해 보였다.“집으로 초대해 주실 줄은 몰랐네요. 이렇게 회장님과 따로 사시는 지도 몰랐고요.”“실제로 할아버지 댁에서 사는 건 맞습니다. 여긴 제 개인 쉬거나 업무보는 공간이고 제 일 도움주시는 실장님 외에는 다 모르는 공간입니다. 급히 연락 와 긴밀하게 말할 내용이 있다해서 다른 공간 보다는 여기가 나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실장님 다음으로 서나씨가 처음이네요.”서있던 서나에게 손짓으로 소파에 앉으라고 제스처를 취한 서현은 주방으로 들어가면서 서나에게 이야기했다.“차와 물을 좀 가져오겠습니다.”“네 감사합니다.”서현은 따뜻한 물과 차, 다기를 내왔다.그때 서나는 소파에 앉아 입을 닫고 생각에 빠진 듯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만났어요 주홍민.”차를 우리던 서현의 손이 멈추고 시선이 바로 향했다.짧은 침묵.“…그래서요.”서나는 따뜻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오늘 있었던 대화를 하나씩 꺼냈다.홍민의 태도와 생각보다 날카로웠던 그의

  • 나의 조각배   13화

    고급 아파트에 넓은 거실.커튼은 반쯤 쳐져 있었고, 빛은 바닥에만 희미하게 떨어져 있었다.주홍민은 소파에 기대 앉아 있었다.테이블 위에는 열리지 않은 서류들과 꺼진 노트북 그 상황을 이어간듯 나뒹굴고 있는 술병을과 쇼파에 기대어 누워있는 홍민의 손에 들려 있는 잔.“…하.”"씨발!!!!!!!!!!!!!!!!!"짧게 웃었다.웃음이라기보다는—비웃음에 가까운 소리였다. 그럼에도 화가 안 풀린다는 듯 들고 있던 술잔을 바닥에 던지며 욕설을 뱉었다.챙-!온 사방에 유리조각들이 튀었고 홍민의 발목에도 조각이 스치며 피가 났지만 그런건 개의치 않다는 듯 화가난 숨을 고르고 있었다.그간 잘 숨기면서 진행했던 상황들이다. 자잘하게 있던 리베이트도 노출되지않고 잘 진행했었다. 아무렴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멍청하게 들키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드러났고, 프로젝트가 무너지는건 한순간이라는 사실에 허탈하며 쌓아 올린 것도, 준비한 것도— 경영권 경쟁에 큰 리스크가 생겼다. 철저히 진행했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런 사태가 났고, 서현의 소행이라고 단정지었지만 어떻게 한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답답한 상황에 분노만 나고있었다.전부.바스락-깨진 유리 조각을 누군가가 밟고 오는 소리에 팔로 얼굴을 가리고 분노를 삼키던 홍민은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도련님.”자신의 가까이에 서 있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홍민의 측근, 실장이었다.“…말해.”“주서현 팀장 쪽 프로젝트—”잠깐 멈췄다.“진행 중입니다.”할아버지의 분노로 홍민의 근신이 확정되고 자신을 이렇게 만든게 서현의 짓이라고 생각한 홍민은 이후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과 서현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실장을 붙여놨었고, 보고를 듣는 홍민의 시선이 천천히 올라갔다. 표정이 매우 험악했다.“…그래서?”“방향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프리미엄 라인이 아니라—”실장이 말을 고르듯 이어갔다.“과거 라인 복원과 리뉴얼을 결합한 기획이라고 합니다. 감성과 시간이라는 추억을 매

  • 나의 조각배   12화

    늦은 오후.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읽으며 따뜻함을 받았던 그 카페.창가 자리에는 여전히 햇빛이 부드럽게 내려앉아 있었고,잔잔한 음악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그리고 그 가운데 서나와 서현은 마주 앉아 있었다.테이블 위에는 노트와 펜.노트에는 프로젝트 한 단어만 쓰여져 있었다.아직 정해지지 않은 프로젝트의 방향.“…프리미엄 라인은 안 갑니다.”서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같은 방식으로는 의미 없습니다.”서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완전히 다른 방향이어야겠네요.”정적.둘 다 알고 있었다.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재시작’이 아니라—판을 바꾸는 한 수여야 한다는 걸.서나가 펜을 굴리며 말했다.“사람들이 ‘비싸서’가 아니라—”“‘원해서’ 사게 만들어야 해요.”서현의 시선이 잠깐 움직였다.그때였다.카운터 쪽에서 커피를 내리던중년의 카페 사장이 시야에 들어왔다.그녀가 입고 있는—스웨터 하나.서현의 눈이 멈췄다.“…저거.”서나가 시선을 따라갔다.“왜요?”서현은 잠시 말이 없었다.그리고—짧게 말했다.“우리 거네요.”“…네?”영문 모를 대답에 서현의 시선을 따라 서나가 다시 봤다.니트는 어딘가 단정하고,묘하게 오래된 멋이 느껴졌다.“10년 전 저희 명품 브랜드 레반테(LÉVANTÉ) 브랜드 s/s 라인입니다.”서현이 낮게 덧붙였다.“이미 단종된.”서나는 잠깐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저걸 아직 입는다고요?”베이지색에 얇고 하늘하늘 하지만 라인을 잡아주는 곡선 디자인에 니트는 10년 세월이라는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깨끗해 보였다.서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자연스럽게 카운터로 다가갔다.“사장님.”부드러운 목소리.카페 사장이 고개를 들었다.“네?”서현은 잠시 니트를 가리켰다.“그 옷, 혹시 어디서 구매하신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사장은 잠깐 멈췄다가—웃었다.“아, 이거요?레반테(LÉVANTÉ)예요”손으로 니트를 한 번 쓸어내리며 말했다.“옛날에 산 거예요.”“옷이 너무 이뻐서 마네킹

  • 나의 조각배   11화

    하청 조사가 들어간 다음날홍민은 전날 달린 술때문에 숙취로 잠에 취해있었다연신 시끄럽게 울리는 전화 벨소리에 다른때와 같이 무시하려했지만벨소리가 채 끊기기 전 전화기를 들어올렸다."여보세요"'팀장님, 지금 큰일났어요!!!왜 이렇게 전화가 안되세요!'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다급한 목소리.주홍민은 짜증스럽게 미간을 찌푸렸다.“…뭐.”'어제 품질팀이랑 감사팀이랑 내려왔습니다. 원단 전량 검사 들어간다고—'순간.홍민의 손이 멈췄다.“…뭐라고?”'창고 다 뒤지고 떠났습니다. 샘플이랑 계약서까지 다—'말이 길어질수록상황이 선명해졌다.단순한 점검이 아니다.이건—무언가를 눈치채고 벌어지는 "조사"였다.홍민의 눈이 천천히 식었다.“…누가 지시했대.”“제일 윗 선에서 내려온거라고 하시는데 어떡해요 팀장님...지금 나와있던 원단이고 발주 내역이고 보이는 건 닥치는대로 다 챙겨갔다구요!저희 이제 어떡해요...”하청업체에 우는 소리에 홍민은 혼란스러운 정신과 마음에 전화를 끊어버렸다“하…”짧게 숨을 내쉰 홍민은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의자 다리가 바닥을 긁는 소리가 거칠게 울렸다.이건 말이 안 된다.완벽했다.라인도, 계약도, 흐름도—전부.그런데—왜.순간.3일 전 원단에 불이 난 해프닝에 부서 부하직원과의 대화가 스쳤다.불이 났고 작은 소동으로 마무리했지만 알게모르게 샤르뫼에 불에 탔다라는이야기가 떠도는데,일단 지금 그 부분은 잘못된 거라고 입막음하고 있다는 기억이였다.오전에 그 이야기를 보고받은 홍민은 알아서 잘 마무리하라는 지시를 남기고 혹시 모르니 홍민에게 흘러들어간 자금이나 내역은 정리해 두라고 지시하고나갔다. 술을 마시는 와중에도 하청업체 사장의 전화가 왔지만 항상 감사하며 들려 술이나 먹자는 그들만에 진부한 안부전화일거라는 생각때문에 무시했는데...홍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설마.”다음 순간.그는 이미 문을 나서고 있었다.회장실.문이 거칠게 열렸다.쾅—“할아버지!”공기가 단번에 갈라졌다

  • 나의 조각배   10화

    병원의 아침은 변함없었다.차트가 쌓이고, 호출음이 울리고,누군가는 뛰고, 누군가는 웃는다.모든 것이—아무 일도 없다는 듯 흘러간다.서나는 스테이션에 서서 펜을 들었다.차트를 넘기는 손끝이 멈춤 없이 움직인다.“한 간호사, 305호 수액 교체했어요?”“네, 방금 하고 왔어요.”담담한 목소리.흔들림 없는 표정.겉으로 보기엔—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서나와 같은 사람이었다.그런 서나를 보던 동료는 회식에서 그냥 그렇게 가버린 그녀가 걱정 되었지만 이내 그 걱정을 넣어두기로 했다서나는 어제 도윤과의 만남으로 전부 쏟아냈다눈물도, 감정도,붙잡고 있던 것들도.그래서 지금 남은 건—차갑게 가라앉은 이성뿐이었다.서나는 마지막 사인을 하고 펜을 내려놓았다.그리고 생각했다.이제—할 차례다.퇴근 후.서나는 병원을 나와 정처없이 걸었다. 배도 고프지않아 저녁도 거르고 발길 닿는 카페에 도착했다어서오세요-카페는 작았지만 곳곳에 페브릭 디자인의 인형이 놓여져 있었고 흔한 그릇이 아닌 사장의 미감이 돋보이는엔틱한 디자인의 작은 그릇들이 여기저기 놓여져 있었다.놓여져있는 그릇이나 인형이 순서나 정갈함은 없었지만 두서없는 그 자리들이 오히려 주광색 조명 밑에서 그것들을 더 빛나게 하였다.주문하시겠어요?단발머리에 나이가 조금 있어보이는 중년의 여성분이 서나에게 따뜻 어투로 질문하였다.따뜻한 분위기에 잠시 미소를 짓던 그녀는 습관처럼 이내 쓸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아메리카노 따뜻한걸로 하나 주세요'그런 그녀를 본 사장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신경쓰였지만 이내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만들러 뒤를 돌았다.뒤 돌은 그녀를 본 서나는 창가자리에 앉아 가방에서 책 하나를 꺼냈다.'몽테크리스토 백작' 그녀가 평소 좋아하는 고전문학 소설들 중 하나였다.한장, 한장 넘기며 읽기 시작했고, 그 무렵 아메리카노와 쿠키를 쟁반에 가지고 온 사장은 테이블에 내려놓으며머쓱하단 투로 이야기했다.'힘들어 보이시길래요 쿠키는 서비스입니다''

  • 나의 조각배   9화

    소독약 냄새. 분주하게 오가는 발걸음. 익숙한 호출음.그리고—아무 일도 없다는 듯 흘러가는 일상. 회장님과의 식사, 정확히는 그와의 계약 후 3일이 지났다. 일상으로 돌아온 서나는 간호사복의 소매를 정리하며 스테이션에 섰다. 차트 위로 시선을 떨구고, 펜을 움직인다. 회귀 후 병가를 내고 한달을 쉬었다 말도 안되는 휴가 기간이였지만 근무하는 5년 동안 휴가 결근 없이 성실히 출근한 서나의 평소 행실과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간호사에게 정상참작 되어 한 달이라는 기간동안 쉴 수 있었다 처음 병원에

  • 나의 조각배   8화

    열흘 뒤.회장님 저택은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 위에 있었다.높은 철문이 천천히 열리고차가 긴 진입로를 따라 올라갔다.차창 밖으로 오래된 나무들이 지나갔다.정돈된 정원, 조용한 분수, 넓은 마당.모든 것이 지나치게 단정했다.마치—흠집 하나 없이 닦여 있는 유리 상자처럼.서나는 무릎 위에 올린 손을 살짝 쥐었다.레스토랑에서 이야기한 회장님과의 식사자리가 오늘이다.그리고회귀 후 처음으로.그를 본다.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차 창문을 살짝 열어 본다. 멈춘 차 밖엔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아카시아 나무 꽃 내음에

  • 나의 조각배   7화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지만 날씨는 들쭉날쭉하다오늘도 갑작스런 소낙비에 황급히 처마 밑으로 뛰어 들어 비에 살짝 젖은 옷과 머리를 털고 들어간다.OO호텔 레스토랑.같은 창가 자리.서나는 물잔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잔 표면에 맺힌 작은 물방울이 손끝에 묻어났다.왔다.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남자를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주서현.그는 이번에도 같은 표정이었다.단정하게 떨어지는 검은 코트, 흐트러짐 없는 걸음.사람들 사이를 지나오는 동안 단 한 번도 주변을 의식하지 않는다. 마치 이 공간 자체가 그의 배경처럼 조용

  • 나의 조각배   6화

    저녁의 도시는 유리처럼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OO호텔 레스토랑.창가 자리에서 한서나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잠시 후 발걸음이 멈췄다.“한서나 씨?”우아하고 낮은 음성에 고개를 들었다.그 남자가 서 있었다.주서현.단정한 정장, 흐트러짐 없는 자세, 누구나 한 번쯤 뒤돌아 볼만 한 기품있고 수려한 얼굴이지만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아 늘 매섭고 차가워 보이는 사람 ----------------------------------------------회귀 전.주서현과의 접점은 거의 없었다.정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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