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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ผู้เขียน: 네입클로버
강지연은 참지 못하고 목이 메었다.

“온하준...”

“응, 왜?”

온하준이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왜 그래? 울고 싶어? 울 거면 울어. 참지 마.”

온하준의 목소리는 정말이지 물처럼 부드러웠다.

수술실에서 나와 간호사와 함께 병실로 돌아오던 그날도, 그는 침대 곁을 지키며 물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지연아, 아파? 아프면 울어도 돼, 참지 마...”

그때의 강지연은 믿었다. 이렇게 물살 같은 다정함은 최고의 진통제라고.

하지만 오래 걸려서야 알게 됐다. 한 남자의 다정과 배려는 끝내 사랑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온하준, 우리 이혼하자.”

그녀는 낮게 말했다. 손을 빼내며 따끔거림이 번져 시야가 흐려졌다.

온하준이 미간을 좁혔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했다.

짧은 침묵 끝에 그는 직원을 불러 깨끗한 그릇을 가져오게 하고, 생선 한 점을 집어 고개를 숙인 채 가시를 발라냈다.

그리고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연아, 네가 아직 화난 건 알아. 근데 이혼을 입에 올리는 건 이성적이지 않아. 나랑 이혼하면 너는 어떻게 살 건데? 혼자서 괜찮겠어?”

강지연의 숨이 거칠어졌다.

5년 동안, 모든 이들 눈에 그녀는 그의 부속물이었다. 그를 떠나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불쌍한 사람. 그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나 할 수 있어!”

처음으로 온하준의 앞에서 강하게 말했다.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기어이 한마디 했다.

그는 짧게 웃었다. 여전히 그녀의 심정을 질투쯤으로 여기는 듯 잘 발라낸 생선을 그녀의 앞에 놓으며 말했다.

“먹어. 오늘까지는 화내도 돼. 근데 밥 먹고 나서 더는 화내면 안 돼.”

“나 화 안 났어. 정말 이혼하고 싶어!”

어떻게 말해야 이 말이 단순한 심통이 아니라는 걸 그가 이해할까.

“강지연.”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됐고, 오늘 회의 두 개랑 미팅 하나까지 다 미뤘어. 너랑 놀아 주려고 온 거야. 내일이랑 모레는 이렇게 못 해. 다시 말하지만 하나는 우리 친구야. 내 친구들이랑 같은 무리라고. 내가 하나를 대하는 건 김도윤 대하는 거랑 다르지 않아. 걔도 너 좋아해. 계속 친구하고 싶다더라. 네가 이러면... 내가 어떻게 너희를 한 자리에 앉힐 수 있겠어?”

“굳이 데려올 필요 없어.”

그녀는 이하나가 진심으로 친구하고 싶어 한다고 믿지 않았다.

“강지연!”

그가 약간 언성을 높였다.

그녀는 안다. 이하나만 걸리면 그의 인내심은 순식간에 바닥난다.

“빨리 먹자. 먹고 백화점 좀 돌면서 네가 좋아하는 거 사자. 저녁에는 부모님 댁에 들러서 밥 먹을 거야. 너 부모님 뵌 지 얼마나 됐어?”

그는 끊임없이 반찬을 그녀의 그릇에 덜었다.

그녀는 자신을 굶기지 않기로 하고 일단 젓가락을 들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먼저 몸을 챙겨야 한다. 분노에 자신의 위장을 상하게 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 이게 맞지.”

온하준의 목소리가 다시 부드러워졌다.

“이혼 같은 말, 다음부터 꺼내지 마.”

그녀는 잠시 멈췄다가 다시 고개를 숙여 밥을 먹었다.

식사가 끝났다. 그녀는 쇼핑을 원하지 않았지만 온하준이 우겼다. 차를 몰아 그대로 백화점으로 갔다.

결혼 후 5년 동안, 그와 함께 백화점을 돈 시간은 손에 꼽았다. 정확히 말하면 둘이 함께 공개된 공간에 서 있던 시간 자체가 드물었다.

백화점 조명은 대낮에도 눈부시게 밝았다. 그녀는 적응이 되지 않아 가방을 끌어안고 그의 그림자를 따라 조심조심 걸었다.

1층은 명품 가방, 시계, 주얼리 매장이 즐비했다.

“뭐 사고 싶은 거 있어?”

온하준이 돌아서서 물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사고 싶지 않았다. 그냥 집에 가고 싶었다.

대답하기도 전에 멀리서 누군가가 불렀다.

“온 대표님!”

“최근에 알게 된 협력사야. 인사만 하고 올게.”

온하준은 강지연에게 일렀다.

“너 먼저 좀 보고 있어. 이따 내가 찾아올게.”

온하준의 고객은 그녀에게는 전혀 낯선 얼굴이었다.

그가 멀찍이 한 남자와 악수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자리에 서 있었다.

사방이 번쩍거리는 사치 속에 정작 그녀가 사고 싶은 건 하나도 없었다.

“이제 손님 차례예요.”

판매원이 다가와 말했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이 어느 명품 매장의 대기 줄에 무심코 서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녀는 서둘러 빠져나왔다.

백화점 안을 목표 없이 걷던 그녀는 어느 순간 익숙한 뒷모습을 보았다.

유명 시계 브랜드 매대 앞에 이하나가 있었다.

그 브랜드 로고를 보는 순간 무언가가 가라앉듯 내려앉았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진열대로 걸음을 옮겼다.

이하나 곁에는 김도윤이 있었다. 점점 가까워지자 두 사람의 목소리가 또렷해졌다.

“마음에 들면 그냥 사.”

김도윤의 목소리였다.

이하나가 말했다.

“이건 좀 아니지. 이건 진짜 너무 비싸. 하준이가 카드 주면서 마음껏 긁으라고 했다고 해도, 이렇게 비싼 건 미안해서 못 긁지!”

강지연의 발걸음이 그대로 멈췄다. 더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발만큼이나 무거운 것이 바로 심장이었다.

카드.

온하준의 카드...

“줬으면 쓰라는 뜻이지. 하준이가 언제 말과 속이 다른 적 있었냐? 우리가 몇 년을 같이 굴렀는데 네가 걔 성정 몰라? 네 손에 쥐여 줬으면 진심으로 준 거야.”

김도윤이 보탰다.

“그렇긴 하지...”

이하나는 손목을 이리저리 돌려 시계를 비춰 보이며 김도윤에게 보여 주었다.

강지연도 그 모습을 봤다.

“어때? 도윤아, 나 진짜 이 모델 너무 좋아해. 대학교 때부터 좋아했잖아. 그때 하준이가 졸업하면 사 준다고 약속했는데, 나중에는...”

‘나중에는?’

강지연의 입가에 비웃음과 쓴맛이 동시에 번졌다.

나중에 온하준은 그녀의 생일과 기념일마다 늘 같은 시계를 건넸다.

그녀는 생각했다. 그가 마음이 없더라도 최소한 생일과 두 사람의 기념일을 기억은 한다고. 선택이 성의 없을지라도 값어치는 충분하다고.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온하준은 무심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나 마음을 썼다.

다만 그의 마음에 각인된 약속은 그녀가 아닌 다른 사람을 향해 있었다.

“그럼 이제 약속 지키는 거네. 네가 갖고 싶은 건 뭐든 다 살 수 있어. 네가 좋아하는 건 다 사 줄 수 있는 사람이잖아.”

김도윤이 부추겼다.

“그럼 진짜 긁어도 돼?”

이하나는 눈앞에서 마음이 흔들리는 게 보일 정도였다.

한편 온하준은 협력사와 인사를 마쳤다.

상대는 아내를 마중 나왔다가 쇼핑을 하러 들른 길이라고 했고, 온하준이 아내와 쇼핑 중이라는 말을 듣자 이렇게 제안했다.

“가서 인사라도 드려요.”

강지연은 그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몸을 숨겼다.

큰 기둥 뒤로.

그러나 이하나는 이미 온하준을 발견했다. 그녀는 손을 흔들며 크게 외쳤다.

“하준아, 여기야, 이쪽으로 와!”

기둥 뒤에서 내다보니 온하준은 협력사 직원과 함께 이하나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하나는 그의 팔을 끼고 흔들었다.

“하준아, 나 이 시계 사고 싶어. 괜찮지?”

“그래.”

온하준의 눈빛은 물처럼 부드러웠다. 그 눈 속의 빛이 얼굴 전체를 환하게 살렸다. 집에서 강지연과 마주할 때의 무심함과는 전혀 다른 표정이었다.

“고마워, 하준아. 그럼 나 가서 카드 긁고 올게!”

이하나는 그가 준 카드를 살짝 흔들었다.

함께 온 협력사 직원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온 대표님이랑 사모님 금슬이 참 좋으시네요. 정말 보기 좋습니다.”

‘온 대표님이랑 사모님?’

온하준과 이하나는 동시에 잠깐 굳었다. 그러나 둘 중 누구도 말을 고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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