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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Autor: 꽃미소
이서영의 말대로 성서 쪽 한 민가 대문 앞에는 두 그루의 팽나무가 서 있었는데, 그중 한 그루의 나무줄기에는 커다란 상처가 나 있었다.

한편 이언은 바람 속에서 장검이 휘둘리는 소리를 듣게 됐다. 하지만 그저 침가에 조용히 앉은 채, 밖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다.

한 사람의 삶과 죽음은 그 운명에 달렸을 뿐, 그는 단지 자신이 당시 지켜야 할 사람을 지키지 못한 사실만이 한스러울 뿐이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십여 년간 갇혀 있었던 탓에 무공은 진작에 약해져 버렸다.

지금 다시 폐하를 만난다고 한들, 더 이상 지킬 능력조차 없었다.

밖에서 들려오는 격전의 소리는 점점 가까워져 왔다. 얼핏 들어도 상대의 무공은 매우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언은 그저 창밖을 흘깃 바라볼 뿐, 이내 시선을 거두어 다시 자신의 손만을 바라보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단전에 진기를 모아보려 했지만, 진작에 봉인된 그의 혈도는 여전히 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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Último capítulo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592화

    “됐거든.”하지만 이경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세현은 그녀를 품 안으로 꼭 끌어당겼다.“됐다니까.”이경은 자신이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어린애가 아니라는 듯 투정을 부렸다.평생 살아오면서 이렇게까지 나약해진 적은 없었다.“네가 감기라도 걸렸다가 나까지 귀찮게 할까 봐 이러는 거야.”윤세현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내가 널 좋아해서 이러는 줄 알아?”“…”말을 좀 예쁘게 하면 안 되나?“감기 안 걸려… 에취!”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경은 재채기를 했다.이쯤 되니 그녀 스스로도 자신의 몸이 한심해질 지경이었다. 망가진 몸뚱이가 너무 창피했다.“뭐가 웃겨?”그녀는 윤세현을 노려보았다. 입가에 번진 그의 미소를 당장이라도 찢어버리고 싶었다.내가 그렇게 우스워?“에취!”또 한 번 재채기가 터지자, 윤세현은 더 이상 웃지 않고 살짝 허리를 숙여 이경을 와락 안아 올렸다.“뭐 하는 거야? 내려놔!”윤세현이 자신을 진영으로 데려가려는 걸 알아차린 이경은 당황했다.전투부 최고 지휘관인 자신이, 어찌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나약한 모습을 보이며 한 남자에게 안겨 갈 수 있겠는가.하지만 요 며칠 동안 그녀는 거의 매일 이런 식으로 굴었었기에, 더욱 창피했다.“밖에 바람이 세. 얼른 진영으로 돌아가야 해. 안 그러면 정말 감기 걸려.”윤세현의 표정은 진지했고, 방금 전까지의 비웃는 듯한 태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이경은 내상이 아직 낫지 않은 데다 먼 길을 오며 풍상까지 겪은 상태였다. 여기에 감기까지 걸리면 정말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었다.절대 농담이 아니었다.“나 걸어갈 수 있어.”그녀는 자꾸 남에게 안겨 다니는 이 상황이 지난 20여 년간 쌓아 올린 이미지를 완전히 무너지게 만드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이렇게 약한 사람이 아니었다.“발 더러워지는 거 싫어하지 않아?”그때 윤세현은 문득 떠올렸다. 여름밤, 이경이 자신의 청운원으로 가기를 거부했던 이유.그 이유는 바로 발이 더러워지는 게 싫어서였다.엊그제 같은 일인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591화

    윤세현은 굳은 표정으로 이경의 곁에 다가가 자신의 외투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그의 얼굴빛은 어두웠으며, 목소리마저 얼음장처럼 차갑게 느껴졌다.“다 봤어?”“나 할 말 있는데, 들을래?”이경은 지금 그와 다툴 힘이 없었고, 윤세현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사실 그의 차가운 시선은 그녀가 아니라 남백훈에게 향해 있었다.그는 두 사람 사이에 우뚝 서서 남백훈을 이경의 시야 밖으로 완전히 밀어냈고,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다.“억지로라면 들어줄 생각은 있어.”“억지로 들을 거면 듣지 마. 남백훈한테 얘기할 거야.”이경이 입을 삐죽 내밀자 윤세현의 얼굴이 더 험악해졌다.“미친년.”이렇게 허약해진 와중에도 끝까지 자신을 도발할 기운은 남아 있다니, 정말 내가 아무것도 못 할 거라고 믿는 건가?“됐어, 농담이야. 치사하게 굴긴.”“지금… 누가 치사하다는 거야.”“들을 거야, 말 거야? 듣기 싫으면 말고!”이경은 어느새 인내심이 다 떨어진 듯한 기색을 보였다. 윤세현은 못마땅했지만, 결국 가슴속 울화를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내일은 안개가 끼고, 그다음 날에는 큰 모래바람이 불 거야. 그래서 우리 대오는 적어도 이틀, 길면 사흘은 여기 머물러야 할 것 같아.”이경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고는 머리 위 흐릿한 하늘을 가리켰다.“저걸 봐. 매월이라고 해. 달 주위에 후광이 세 겹이나 있잖아.”“세 겹?”윤세현은 고개를 들어 흐릿한 달을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계속 말해봐.”“첫 번째는 풍매야. 한 겹만 나타나면 영향이 크진 않아. 두 번째는 무매고. 풍매와 함께 나타나면 큰 바람이 지나간 뒤 짙은 안개가 몰려오게 돼.”“그럼 세 번째는 사매야?”사실 윤세현은 이런 것들을 잘 몰랐지만, 무매 뒤에 큰 모래바람이 올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세 번째는 사매일 거라고 짐작한 것뿐이었다.그러자 이경이 살짝 웃었다.“꽤 똑똑하네. 비슷하긴 한데 세 번째는 토매라고 해. 모래바람과 먼지를 뜻하지.”“그럼 사매라고 해도 되는 거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590화

    다른 남자를 생각하지 않았다는 말에 남백훈은 순간 멍해졌다.이경은 아마 뒤에 나타난 사람이 자신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곧 뒤를 돌아본 그녀는 깜짝 놀랐다.남백훈을 생각한 것도 아닌데, 뜻밖에도 그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었다.이 사실을 윤세현에게 들키면 또 한소리 들을 게 뻔했다.“웃고 있네?”남백훈이 이내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자, 이경은 다소 당황했다.웃고 있다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데, 내가 웃을 기분이겠냐고.“그나저나 당신은 왜 대군을 따라온 거야? 남경이 당신을 곁에 둔 거야?”“누가 명을 내렸든 결과는 같았을 거야.”이경은 고개를 돌려 그를 흘깃 보더니 씁쓸하게 웃었다.“화풀이를 당했나 보네?”하지만 남백훈은 이경이 이서영을 언급할 때, 더는 비꼬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렸다.“당신… 그 여자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 같은데?”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이서영을 싫어하고 무시했지만,오직 이경만은 이서영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 있었다.“그 여자가 남성의 딸인지 아닌지가, 당신한테 그렇게 중요한 일이야?”“중요해.”남백훈을 속일 생각이 없었던 이경은 솔직히 인정했다.“이유는 묻지 마. 물어봐도 대답 안 할 거야.”남백훈은 말없이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한때는 거만하고 자신감 넘치던 사람이었는데,단 한 번의 친자 확인 결과만으로 이경의 눈빛에는 생기가 거의 사라져 있었다.무기력한 그녀를 바라보는 남백훈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아니면… 검측 기계에 문제가 있었을지도 몰라.”그는 강가로 다가서며 이경처럼 강물 위에 비친 그림자를 바라보았다.이경이 보고 있던 것은 달의 그림자였고, 남백훈이 바라보는 것은 그녀의 그림자였다.“내 검측 기계는 절대 틀릴 일 없어.”이것이야말로 이경다운 자신감이었다.다만 그 자신감은 그녀를 깊은 절망에 빠뜨리고 있었다.“그럼 혹시… 용기가 제대로 세척되지 않았거나, 다른 사람의 피가 남아 있었을 수도 있잖아.”“난 매번 내가 특제한 약수로 용기를 세척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589화

    "난 전하야. 내가 무엇을 부수든 내 마음이지, 네가 무슨 자격으로 간섭하는 거야?"이서영은 남백훈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신분이 고귀한 전하가 물건 몇 개 부수는 게 무슨 문제란 말인가.그 말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던 장암은 조용히 진영 밖으로 나갔고, 남백훈 역시 이곳에 더 머물 생각이 없는 듯 몸을 돌리려 했다.그런데 그때 이서영이 다시 다급히 소리쳤다."너, 당장 돌아와!""전하,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신분상으로는 남백훈이 이서영보다 낮긴 했지만, 비굴하지도 오만하지도 않은 그의 태도가 오히려 이서영을 더욱 불쾌하게 만들었다.남양도 어쩌지 못한 마당에, 고작 황자 하나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넌 여기 남아서 나를 모셔!"이서영은 윤세현을 얻지 못했으니, 최소한 남백훈이라도 붙잡아 화를 풀 생각이었다.윤세현이 이경 곁을 지키고 있다는 생각만 하면 속이 뒤집혔다.해가 질 무렵 직접 윤세현을 찾아가기도 했지만, 그는 만나주기는커녕 청지에게 자신을 쫓아내게 했다.이서영이 아는 오라버니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게다가 이 진영 안에서는 달리 어찌할 방법도 없었다.대체 언제쯤이면 윤세현이 제 말을 들어주고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까…남백훈은 차갑게 이서영을 흘깃 보고는 다시 몸을 돌렸다.그러자 화가 난 이서영이 물건 하나를 집어 그의 등 뒤로 냅다 던졌다.남백훈이 가볍게 손을 휘두르자, 그 물건은 그대로 날아가서 이서영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아악!"엄청난 아픔에 이서영은 하마터면 바닥에 나뒹굴 뻔했다.남백훈은 문을 활짝 젖힌 채, 머리 한 번 돌리지 않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그 순간 단단히 화가 난 이서영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네가 정말 그 여자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그 한마디에 남백훈의 발걸음이 멈췄고, 문고리를 잡은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그제야 이서영은 깨달았다. 오직 이경만이 남백훈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윤세현도 그렇고, 남백훈도 그렇고,이 남자들은 하나같이 눈이 먼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588화

    “세자 나리!”장암은 윤세현을 힐끗 보기만 하고 바로 이경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애정 표현이 없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기류만 봐도 이미 서로에게 깊이 빠져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한단 말인가.“장암, 대체 무슨 일이야?”윤세현은 남진 사람들에게 그리 인내심을 보이는 편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장암은 어느 정도 지위가 있는 인물이었고 태도 역시 친근한 편이라 그나마 눈에 거슬리진 않았다.한참을 망설이던 장암은 결국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다.“나리, 전하께서 몸이 편찮으시다며… 나리께서 직접 좀 돌봐 주시길 바라십니다.”그 말에 윤세현의 얼굴이 단번에 굳어졌다.“싫어.”몸이 아프다면서 의원도 아닌 사람을 왜 찾는단 말인가.장암은 순간 멍해졌다.거절당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단칼에 잘릴 줄은 몰랐다.“나리…”“남백훈이 곁에 있지 않아? 남백훈을 보내. 나를 귀찮게 하지 말고.”윤세현은 더 이상 이서영에게 신경 쓸 생각이 없었다.장암은 잠시 머뭇거리다 결국 돌아가 명을 전하기로 했다.그런데 이때, 이경이 의아한 듯 물었다.“남백훈도… 여기 있다고?”“왜? 또 다른 남자 생각 하는 거야?”매일 내 곁에 있으면서도 그런 잡생각 할 여유가 있나 보지?이경은 기가 찼다.그저 남백훈이 대오에 함께 있다는 사실이 의아했을 뿐이었다. 사흘 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으니까.그런데 다른 남자 생각이라니? 지금은 병 때문에 밥 먹을 힘도 없는데, 무슨 힘으로 다른 남자를 생각한단 말인가.다른 건 몰라도 질투심 하나만큼은 일류였다.“다른 남자 생각 안 했어.”이경은 입술을 깨물고는 그의 의심에 반박했다.“하루 종일 당신만 생각했어!”“…”윤세현은 거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심장은 또 한 번 세게 욱신거렸다.아픈데, 달았다.이런 기분은 보통 사람이라면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윤세현의 거절에 이서영은 한참을 울먹이다 결국 그대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이내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587화

    그렇게 남백훈은 억지로 원정대에 끌려가게 되었지만, 사실 그도 애초부터 진성을 떠날 생각이었다.오히려 이서영이 이렇게 나와준 덕분에 그럴듯한 핑계가 생겨서 다행이었다.다만 짜증 나는 점이 있다면, 이서영이 자꾸만 자신의 곁에 꼭 붙어 있으라고 집착하는 것이었다.그렇게 대오는 이틀 동안 행군을 이어갔고, 남백훈은 이경과 윤세현이 대열의 맨 앞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번도 얼굴을 볼 기회를 얻지 못했다.사흘째 되는 날, 대열은 심양성을 떠나 산림 속으로 들어갔다.북란관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산림은 길이 험하고 좁은 곳이 많아, 아무리 봐도 마차가 다니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였다.산골짜기를 따라 행군한 지 반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이서영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말 등에 엎드린 채 토하기 시작했다.그러자 장암은 즉시 행군을 멈추게 하고, 그 자리에서 쉬어가기로 했다.“오라버니를 만나고 싶어.”이서영은 병사가 깔아준 양탄자에 앉은 채 힘없이 말했다.“오라버니한테 전해줘. 나… 몸이 안 좋다고. 너무 보고 싶다고.”장암은 난감했지만, 어린 공주가 정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자 어쩔 수 없이 직접 대열 앞쪽으로 달려갔다.한편 윤세현은 여전히 이경과 함께 말을 타고 있었다.이틀 동안 행군을 이어간 이경도 이제는 견디기 힘든 듯, 온몸이 축 늘어진 채 윤세현의 품에 기대어 있었다.대열이 멈추자 윤세현은 그녀를 품에 안은 채 말에서 조심스럽게 내려주었다.“어때?”그의 얼굴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눈빛에는 걱정이 스쳐 지나갔다.“아직도 가슴이 답답해? 내가 좀 주물러 줄까?”“아니…”그 한마디에 이경은 하마터면 그를 그대로 걷어차 버릴 뻔했다.분명 그에게 나쁜 뜻이 전혀 없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그래도 가슴을 주물러 주겠다니?사방에서 병사들이 보고 있는 건 모르는 건가?“아무것도… 아니야.”이경은 그저 입술을 깨물었다. 목소리는 몹시 쉬어 있었다.“그냥 좀… 피곤할 뿐이야.”하지만 윤세현은 이경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148화

    순간 잔뜩 흥분한 윤여화는 펄쩍 뛰기 시작했다.그녀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녀는 남성의 눈동자를 보게 됐다. 차갑고 맑고 투명하지만, 무정하고 아무런 욕심도 없는 그 눈동자!하지만 그 눈빛은 타고난 약간의 오만함을 가지고 있어, 자신이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해 무심하고 차가운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저건 남성의 눈빛… 이 세상을 향한 불복과 실망으로 가득한 남성의 눈빛이다.윤여화는 전혀 진정이 되지 않았다.심지어 손가락까지 떨려났다.그 모습에 공관 부인은 굳어진 안색으로 불쾌한 표정을 보였다.“뭔 소리하는거야?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151화

    순간 공관 부인과 윤이영의 안색이 굳어졌다.이 계집애가 뜻밖에도 먼저 얘기를 꺼내다니!윤여화는 방금까지 이서영의 험담을 하던 이경이 너무나도 불쾌했다.필경 이서영의 어머니인 남성은 그녀와는 아주 가까운 사이였으니까.그러나 오만하기 그지없고 차가운 듯 무심한 이경의 눈빛은, 왠지 윤여화로 하여금 그리움을 불러일으켰다.대체 이 계집애가 왜 이렇게 남성과 비슷한 느낌을 보이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내심 슬픔을 느끼기도 했다.윤이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지, 지금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시피 세자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150화

    윤이영은 그야말로 인정사정 없었다.제대로 공주에게 저격을 딩한 것이다. 게다가 방금 구공주의 불친절한 태도에 그녀는 아직 화가 가시지도 않았다.공관 부인은 천천히 일어나 란 이모가 건넨 따뜻한 차 한 잔을 받아 가볍게 맛보았다.그녀는 냅다 소란을 피우는 자신의 딸은 애써 무시하는 듯 했다.공주가 건방지게 굴었으니 이렇게나마 훈계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이경은 면전에서 비난을 받고도 조금도 불쾌한 기색이 없이 윤이영을 바라보았다.입가에는 여전히 웃음을 머금은 채. “제가 그날 남자들을 밤에 따로 불렀는지 아닌지는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169화

    윤여화는 정작 이경에게 부탁을 하고나니, 자신이 좀 천진난만하다고 느껴졌다.이내 그녀는 잔을 들고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하긴, 자네와 그 계집애 사이는... 역시 자네가 가는 건 아닌 것 같네.”“제가 고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반드시 인정해줄 것도 아니고, 제가 못 고치면 전 재수 없는 꼴이 되는거죠.”그렇기에 이경이 그곳으로 가는건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윤여화는 당연히 그녀를 탓하지 않는다.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했다.단지 본인이 내심 좀 괴로울 뿐이었다.“그나저나 자네랑 세현이는...”“저랑 세자는 아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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