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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공개 보호

ผู้เขียน: 6jay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8-15 09:45:36

황실 미식회 본선 등록소는 아침부터 소란스러웠다.

귀족 가문들이 보낸 요리사와 보조들이 줄을 서 있었고, 황실 감찰관들은 이름표와 반입 재료를 하나씩 확인했다. 겉으로는 질서정연했지만, 엘리제는 문턱을 넘는 순간 알았다.

오늘의 검수는 평범하지 않다.

시선이 너무 많았다.

엘리제 폰 라벤느라는 이름이 등록서 위에 적히자, 주변의 펜이 잠시 멈췄다. 누군가는 대놓고 수군거렸고, 누군가는 손수건으로 입가를 가렸다. 독초 영애. 처형장에서 살아 돌아온 여자. 블레이크 공작의 미각을 깨웠다는 이상한 셰프.

그 모든 이름이 그녀의 어깨 위로 내려앉았다.

엘리제는 고개를 들었다.

"저는 여기 정식으로 등록하러 왔습니다. 표정 관리가 어려우신 분들은 물부터 드세요."

마리가 뒤에서 숨을 삼켰다. 베른은 조용히 입꼬리를 누르고 있었고, 칼릭스는 아무 말 없이 엘리제의 왼쪽에 섰다. 그 한 걸음이 오늘의 첫 보호막이었다.

등록관이 헛기침을 했다.

"라벤느 영애의 본선 등록에는 추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확인하실 겁니까?"

"독살 혐의가 완전히 종결되지 않았습니다. 황실 미식회는 제국의 품격을 다루는 자리입니다. 참가자에게 의혹이 남아 있다면……"

"그 의혹 때문에 오늘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겁니다."

엘리제는 등록서 위에 손을 올렸다.

"독살범이라 불린 사람이 진짜 독을 구분할 줄 안다는 걸, 황실 식탁 위에서 증명해야 하니까요."

주변이 조용해졌다.

그때 카르텐 백작이 안쪽 문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법무 대신실의 검은 예복을 입고 있었고, 얼굴에는 정중한 피로가 얹혀 있었다. 늘 그랬듯 절차라는 칼집을 들고 나타난 사람의 얼굴이었다.

"엘리제 폰 라벤느 영애. 말은 흥미롭지만 황실 미식회는 개인 명예 회복장이 아닙니다."

"그럼 무엇입니까?"

"제국의 식탁입니다."

"좋네요. 그럼 더더욱 제가 필요하겠군요. 제국의 식탁에 이상한 향이 섞이는 걸 막아야 하니까."

카르텐의 눈빛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

칼릭스가 낮게 말했다.

"등록을 막을 근거가 있나."

카르텐은 칼릭스를 향해 예를 갖추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공작 전하. 블레이크 공작가가 이 영애를 대표 셰프로 내세우겠다는 뜻은 존중합니다. 다만, 황실 감찰은 영애가 직접 조리한 모든 음식에 대해 사전 시식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엘리제의 손끝이 굳었다.

사전 시식.

그 말은 너무 익숙했다.

네가 먼저 먹어라.

처형장 위에서 들었던 말. 살아남기 위해 삼켜야 했던 방식. 그리고 칼릭스와 약속한 금지선.

칼릭스의 손이 검집 가까이 내려갔다.

엘리제는 먼저 말했다.

"그 조항은 거부합니다."

카르텐의 미소가 얇아졌다.

"자기 요리를 믿지 못한다는 뜻입니까?"

"아니요. 제 몸을 검수 도구로 쓰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조용한 파문이 퍼졌다.

엘리제는 마리를 돌아보았다.

"검수 기록."

마리는 숨을 고르고 기록판을 펼쳤다.

"네. 블레이크 공작가 측 검수 방식. 첫째, 제공 재료의 냄새와 열 반응 확인. 둘째, 물 반응 확인. 셋째, 신전 검수자와 공동 시식자 지정. 넷째, 셰프 단독 선시식 금지."

마리의 목소리는 처음엔 작았지만, 끝으로 갈수록 또렷해졌다.

카르텐이 그녀를 보았다.

"하녀의 기록을 공식 검수로 인정하라는 겁니까?"

마리의 입술이 굳었다.

엘리제가 나서려는 순간, 칼릭스가 말했다.

"견습 기록 담당이다."

짧은 말이었다.

하지만 그 말이 떨어지자 등록소의 공기가 달라졌다. 공작이 인정한 직함. 누군가의 입에서 하녀라는 낮은 말로 지워질 수 없는 이름.

마리는 입술을 꾹 눌렀다.

"저는 본 것을 적겠습니다. 그리고 틀렸다면, 다시 확인하겠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엘리제는 마리를 보며 작게 웃었다.

"잘했어."

카르텐은 불쾌한 듯 시선을 돌렸다.

그때 또 다른 사람이 나타났다.

황실 의관 라온 페르딘.

나이가 든 의관이었다. 얼굴은 온화했고, 손에는 깨끗한 장갑이 끼워져 있었다. 하지만 엘리제는 그가 가까이 오는 순간 코끝에 닿는 향을 놓치지 않았다.

약초와 깨끗한 천, 그리고 아주 희미한 달그늘꽃.

칼릭스의 눈빛이 굳었다.

라온은 고개를 숙였다.

"공작 전하. 오랜만입니다."

"나는 너를 기억하지 못한다."

"어릴 적 일이니까요. 전하께서는 그때도 조용하셨습니다."

엘리제의 손이 굳었다.

그 말은 칼릭스를 찔렀다.

그러나 칼릭스는 이번에 침묵하지 않았다.

"지금은 아니다."

라온의 미소가 아주 조금 멈췄다.

엘리제는 그 짧은 대답이 얼마나 큰 변화인지 알았다. 조용하다는 말에 다시 묶이지 않는 사람. 자신의 입으로 지금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라온은 곧 평정을 되찾았다.

"본선 재료의 의학 검수는 제가 총괄합니다. 참가자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입니다."

"안전이라는 말도 참 자주 쓰이네요."

엘리제가 말했다.

"평온, 은혜, 안정, 안전. 좋은 단어만 골라 쓰면 나쁜 맛이 가려진다고 생각하십니까?"

라온의 눈이 가늘어졌다.

"영애는 말이 날카롭군요."

"칼보다 낫죠. 잘못 쓰면 베이지만, 제대로 쓰면 재료를 살립니다."

등록소에 있던 몇몇 요리사가 작게 숨을 삼켰다.

아델라인 황녀가 그때 들어왔다.

그녀는 붉은 망토를 걸치고 있었고, 뒤에는 신전 사제와 귀족 의회 기록관이 따랐다. 황실의 안쪽 사람이지만 황태후의 그늘에 완전히 속하지 않는 사람. 엘리제는 그녀를 보는 순간 조금 숨이 놓였다.

아델라인은 등록관에게 문서를 내밀었다.

"블레이크 공작가 대표 셰프 엘리제 폰 라벤느의 본선 등록을 승인합니다. 단, 모든 검수는 황실 단독이 아니라 신전과 귀족 의회가 공동 참관합니다."

카르텐이 굳었다.

"황녀 전하, 절차상……"

"그래서 절차를 가져왔습니다."

아델라인은 미소를 지었다.

"백작이 좋아하는 절차요."

등록관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그는 엘리제의 이름 옆에 도장을 찍었다.

쿵.

작은 소리였지만, 엘리제에게는 칼날이 목에서 한 뼘 더 멀어지는 소리처럼 들렸다.

그러나 카르텐은 마지막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그렇다면 적어도 본선장 안에서 엘리제 영애의 행동을 제한해야 합니다. 독살 혐의가 남은 자가 마음대로 재료를 만지고, 황실의 전통 향료를 의심하는 것은……"

칼릭스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등록소 전체가 들을 만큼 선명했다.

"엘리제 폰 라벤느는 블레이크 공작가의 보호 아래 있다."

정적.

그 한마디가 등록소의 모든 수군거림을 끊었다.

칼릭스는 계속 말했다.

"그녀의 손을 묶고 싶다면 내 허가를 받아라. 그녀의 혀를 검수 도구로 쓰고 싶다면 먼저 내게 설명해라. 그리고 그녀의 접시를 독이라 부르고 싶다면, 증거를 가져와라."

카르텐의 얼굴이 굳었다.

라온의 미소도 사라졌다.

엘리제는 칼릭스를 보았다.

그는 앞을 보고 있었지만, 오른손은 아주 가깝게 그녀 곁에 있었다. 잡으라는 뜻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가 흔들리면 바로 닿을 수 있는 거리.

그 반걸음이 이상하게 가슴을 울렸다.

엘리제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공작님."

"말해라."

"지금은 본선장 앞입니다."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렇게 말씀하신 거죠?"

칼릭스는 그녀를 보지 않고 대답했다.

"그래야 모두가 듣는다."

엘리제는 잠시 웃지 못했다.

그 말이 너무 서툴게 다정했다.

아델라인은 부드럽게 부채를 접었다.

"좋아요. 등록은 끝났습니다. 이제 본선장으로 가죠."

마리는 기록판 위에 마지막 줄을 적었다.

[엘리제 폰 라벤느. 블레이크 공작가 대표 셰프. 본선 등록 완료.]

그 글자를 보자 엘리제는 조금 숨이 트였다.

아직 누명은 끝나지 않았다.

황실의 향은 여전히 복도 아래에 깔려 있었다.

라온 페르딘은 본선장 안에서 다시 만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오늘, 그녀는 누군가의 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이름으로 등록되었다.

칼릭스가 낮게 물었다.

"손은."

"안 떨려요."

"거짓말인가."

"조금은요."

"좋다. 말했으니 됐다."

엘리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본선장으로 향하는 복도에 섰다. 문 안쪽에서는 이미 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구운 고기, 꽃, 꿀, 포도주. 그리고 그 아래에 숨은 아주 희미한 차가움.

엘리제는 품 안의 검은 손수건을 한 번 눌렀다.

돌아와라.

그 말은 이제 그녀를 붙잡는 명령이 아니라, 돌아갈 곳의 냄새처럼 남아 있었다.

문이 열렸다.

황실 미식회 본선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본선장 앞에서 엘리제는 잠시 멈췄다.

등록 도장이 찍힌 종이는 품 안에 있었고, 검은 손수건은 손끝에 닿아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이제 더 이상 사형수도, 임시 요리사도 아니라는 사실을 천천히 받아들였다.

블레이크 공작가 대표 셰프.

그 이름은 무거웠지만, 처음으로 빌린 이름이 아니라 자신이 잡은 이름처럼 느껴졌다.

마리가 옆에서 속삭였다.

"셰프님, 기록 시작하겠습니다."

"응. 오늘부터는 눈치 보지 말고 적어."

"틀리면요?"

"틀렸다는 사실도 남겨. 그게 다음 검수의 시작이니까."

베른은 칼집을 확인하고 조용히 말했다.

"본선장 안의 화구는 황실식입니다. 불이 고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알아요. 보여주기 위한 불일수록 속이 변덕스럽죠."

칼릭스가 그녀를 보았다.

"너는 불도 사람처럼 말하는군."

"가끔 사람보다 솔직하니까요."

문틈 아래로 향이 더 진해졌다.

엘리제는 숨을 얕게 나누어 들이마셨다. 달콤한 장식 냄새 아래, 아주 미세한 둔한 잔향이 있었다. 이 미식회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공간을 조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웃었다.

"첫 라운드가 뭔지 알 것 같네요."

"향인가."

칼릭스가 물었다.

"아마도요."

엘리제는 손목의 천을 한 번 눌렀다.

"좋아요. 향으로 속이겠다면, 향으로 들춰내야죠."

그리고 본선장의 문이 완전히 열렸다.

***

등록소를 나선 뒤에도 엘리제는 도장이 찍힌 등록서를 몇 번이나 확인했다.

종이 한 장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종이는 적어도 그녀에게 조리대 앞에 설 자격을 돌려주었다.

마리는 등록서 사본을 접어 기록 가방 안쪽에 넣었다.

"셰프님, 이건 제가 따로 보관하겠습니다."

"응. 잃어버리면 안 돼."

"잃어버리지 않겠습니다."

베른은 본선장 문틈에서 흘러나오는 향을 맡고 미간을 좁혔다.

"첫 라운드는 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맞아요. 그리고 황실은 분명 좋은 향과 나쁜 향을 섞어둘 거예요."

엘리제는 품 안의 검은 손수건을 눌렀다.

칼릭스가 낮게 말했다.

"돌아와라."

"본선 끝나고요?"

"매 라운드마다."

엘리제는 잠시 웃었다.

그 말은 부담이 아니라 기준처럼 들렸다. 맛이 흔들릴 때 돌아와 확인할 수 있는 기준.

문이 열리고, 본선장의 향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엘리제는 한 걸음 안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독초 영애가 아니라, 블레이크 공작가의 셰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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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궁 귀빈실의 높은 창문 틈새로 아침 햇살이 가늘고 길게 조각되어 쏟아졌다.수도 위를 수놓은 창백한 새벽안개가 황금빛 태양에 녹아내리는 시간이었지만, 두꺼운 암막 벨벳 커튼이 드리워진 침실 내부만큼은 여전히 어둡고 진득한 밤의 열기가 고스란히 정체되어 있었다. 사방으로 흩어진 순백의 실크 드레스 자락, 바닥에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공작의 제복 훈장들, 그리고 벽난로 안에서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장작의 매캐한 잔향이 방 안의 밀도를 숨이 막힐 정도로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으음…….”엘리제는 얕은 신음을 삼키며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전신을 지독하게 난도질하는 듯한 뻐근한 통증이 척추 마디마디를 타고 밀려왔다. 단 한 치의 자비도 없이 그녀를 몰아붙였던 지난밤의 흔적이었다. 온전한 감각을 되찾은 괴물이 십수 년의 굶주림을 보상받겠다는 듯 탐욕스럽게 탐닉해 온 결과물은 엘리제의 하얀 피부 위로 고스란히 각인되어 있었다.그녀가 몸을 미세하게 뒤틀자마자, 허리를 빈틈없이 옭아매고 있던 거대하고 단단한 팔뚝에 더욱 강한 힘이 들어갔다.“더 누워 있어라.”낮고 잠긴, 짐승의 르누아르 같은 목소리가 엘리제의 귓가를 긁어내렸다.칼릭스는 언제나처럼 소리도 없이 눈을 뜬 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헝클어진 칠흑 같은 머리카락이 그의 이마 위로 흘러내려 야성적인 분위기를 더했고, 실크 이불 밖으로 드러난 그의 넓고 탄탄한 어깨와 흉판에는 엘리제가 쾌감에 겨워 가늘게 긁어내린 손톱자락 자국이 붉게 선을 그리고 있었다.거울처럼 투명해진 그의 보랏빛 눈동자는 오직 엘리제 한 사람만을 담은 채 기묘한 포만감과, 여전히 가시지 않은 지독한 독점욕으로 일렁였다.“칼릭스, 날이 벌써 다 밝았어요. 황실 시종들이나 하녀들이 방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텐데…… 이 팔 좀 놓아주세요.”엘리제가 그의 가슴팍을 밀어내려 손을 올렸으나, 칼릭스는 오히려 그녀의 손가락을 하나씩 붙잡아 자신의 입술 앞으로 가져갔다.검은 장갑을 벗어 던진 그의 맨손 지문이 엘리제의 가느다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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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궁의 온실 유리창 너머로 쏟아지는 창백한 달빛은 두 사람의 엉킨 그림자를 은밀하게 비추고 있었다.온실 안을 가득 채운 진득한 장미 향은 엘리제의 가쁜 숨결과 뒤섞여 기묘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차가운 대리석 돌벽에 등이 밀착된 엘리제는 전면에서 저돌적으로 밀려드는 칼릭스의 거대한 신체를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었다.칼릭스는 그녀의 두 손목을 조리대 벽 위로 거칠게 잡아 내리누른 채, 마치 사냥감을 온전히 가두어둔 맹수처럼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칼릭스…… 하아, 사람들이 언제 이곳으로 들어올지 몰라요. 제발 이 손 좀……”엘리제가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그를 다그치려 했으나, 칼릭스의 투명한 눈동자에 서린 열망은 이미 이성의 끈을 아슬아슬하게 잡아당기고 있었다.그는 대답 대신 고개를 더 깊숙이 숙여, 엘리제의 새하얀 목덜미와 핏빛 루비 초커가 닿아 있는 그 예민한 경계선을 사정없이 입술로 핥아 내렸다. 쪽, 소리와 함께 질척한 점막의 마찰음이 온실의 정적을 집요하게 깨부수었다.“흐읏……! 아, 칼릭스……!”엘리제의 입술 사이로 참지 못한 신음이 튀어 나왔다. 거칠게 살을 파고드는 남자의 맨손 악력과, 전신을 불덩이처럼 달구는 배덕감이 그녀의 척추 뼈마디를 타고 뇌수까지 일직선으로 치솟아 올랐다.모든 미각과 감각을 회복한 칼릭스에게 엘리제라는 존재는 이제 단순히 맛을 느끼게 해주는 도구가 아니었다. 세상의 모든 원색을 뛰어넘어, 자신의 피와 살을 통째로 지배하는 지독한 마약이자 유일한 구원이었다.칼릭스는 엄지손가락으로 엘리제의 붉게 퉁퉁 부어오른 입술 점막을 강하게 비벼대며, 가쁜 숨을 그녀의 목구멍 안으로 밀어 넣었다.“말했을 텐데, 엘리제. 세상이 선명해질수록 내 식욕은 너 하나만을 향해 폭주한다고. 저 연회장에 서 있는 천박한 놈들이 네 어깨와 등을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 동안, 나는 제국 전체를 불태워버리고 싶었다.”그의 목소리는 짐승의 낮은 으르렁거림처럼 뇌리를 긁어내렸다. 칼릭스는 결코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듯, 엘리제의 허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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