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그들의 입과 코는 모두 사약감에서 나눠 준 흰색 삼베 천으로 가려져 있었다.그들은 그대로 성 밖을 향해 말을 몰아 나갔다. 은보는 그들 가운데 보병영의 지휘관을 한번에 알아보았다.예전에 함께 왕야 휘하에서 일한 적이 있는 사람이기에 은보는 그를 향해 소리쳤다.“장군께서는 어디로 가시는 길입니까?”그 사람은 은보를 알아본 뒤 마차를 한 번 바라보았다.호국부인의 마차라는 것도 알아보았지만, 은보가 지금 호국부인 곁에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굳이 묻지 않았다.“섭정왕께서 명하셨다. 보병영은 장안으로 드나드는 모든 길목과 관문을 지키라고.”신수빈은 마차 휘장을 걷고 물었다.“장군께 여쭙겠습니다. 이번 역병이 그리 심각한 상황입니까?”섭정왕의 명은 철저히 비밀로 지켜야 했다. 설령 호국부인이 묻는다 해도 함부로 대답할 수는 없었다.“부인께 아룁니다. 말단 장수인 저희로서는 알지 못합니다.”신수빈과 이도현 사이의 사정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그렇다고 해서 지금은 둘 사이의 관계를 드러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은보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장군께서는 성 안 사정을 알고 계십니까? 왕야께서는 괜찮으신지요? 혹시 왕야께 전갈을 전할 수는 없겠습니까?”은보가 묻고 있는 것은 곧 신수빈이 가장 궁금해하는 일이었다.아들은 지금 왕부 안에 있었다.성 안에는 역병이 번지고 있는데 그녀는 들어갈 수조차 없었다.애가 타는 마음을 어찌 감출 수 있으랴.“왕야께서는 무탈하시고 왕부 역시 별일 없다. 지금 성 안 백성들은 모두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관청에서는 약을 나눠 주고 성문은 순방영이 지키고 있는데, 전갈을 보내려면 우선 예왕께 전달하고, 예왕께서 다시 왕야께 전해 주어야 한다.”그는 신수빈을 한 번 바라본 뒤 덧붙였다.“부인께서는 차라리 호국사로 돌아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성 밖에는 떠도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혹여 역병에 감염되시면 큰일입니다.”그 말을 끝으로 그는 예를 갖춰 인사한 뒤 곧장 말을 몰아 떠났다.조금도 지체하지 않았다.
우연일까, 아니면 누군가 꾸민 일일까?그렇다고 세상에 그토록 많은 우연이 존재할 수 있을까?“지금 성 안 상황은 어떠느냐?”“성문을 지키는 수비병 중 한 명이 마님의 마차를 알아보았습니다. 다만 지금은 성 안으로 들어오지 말라고 전하더군요. 이번 역병은 전염성이 강합니다. 성문을 봉쇄한 것도 성 안팎의 왕래를 끊어 더 많은 사람이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전염이라는 말을 듣자 신수빈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이준우도, 신씨 가문 사람들도 모두 성 안에 있었다.전생에는 없었던 역병이 느닷없이 닥쳐왔다.무슨 변고가 생길지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는가.“은보, 어떻게든 소식을 전하거라. 우선 신씨 가문에 전갈을 넣어. 오라버니라면 왕야께도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성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전해.”은보는 곧바로 사람을 보내 소식을 전했다.그러나 신수빈은 성 밖에서 밤이 깊어질 때까지 기다렸지만 성문은 열리지 않았고, 답신조차 돌아오지 않았다.한편, 그 시각 이도현은 신수빈이 성 밖에서 입성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그는 여전히 근정전에서 정무를 논의하고 있었다.갑작스럽게 번진 역병은 봄날의 장안성 전체를 짙은 먹구름으로 뒤덮고 있었다.며칠 전부터 사약감의 관리들이 상소를 올려, 장안성 안에 병을 앓는 백성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었다.하지만 계절이 바뀌는 봄철, 따뜻해졌다 추워지기를 반복하는 시기였기에 대부분은 흔한 계절병 정도로 여겼다.그런데 병세는 호전되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병에 걸린 사람은 점점 늘어났고, 가장 먼저 병든 이들의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갔다.전염이 빠르게 번지는 것을 본 사약감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곧바로 조정에 보고했다.그때 이미 조정 내부에서는 대책이 논의되었다.사약감은 성문을 봉쇄하고 병자들을 외성에 격리하여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조정 대신들 대부분이 반대했다.내각은 성을 봉쇄하라는 요청이 담긴 상주문을 눌러
이도현은 순간 마음이 흔들려, 당장이라도 장풍에게 그 대야를 치우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친자식인지 아닌지를, 꼭 혈통으로만 가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그러나 끝내 마음속 의심을 떨쳐 내지 못한 그는 이준우를 안고 책상 앞으로 가 앉았다.먼저 단검으로 자신의 손가락을 그어 피를 그릇 안에 떨어뜨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숙여 품 안의 아이를 바라보았다. 곁에 놓인 송곳을 집어 들고 작은 손을 붙잡은 채 잠시 망설이다가, 마음을 굳게 먹고 손끝을 콕 찔렀다.곧 붉은 핏방울이 맺혔다.이준우는 몸을 움찔 떨더니 이내 와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하지만 이도현은 아이를 달랠 겨를도 없이 대야만 뚫어져라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피는 물에 떨어지자마자 모두 흩어져 버렸다.그는 그것이 섞인 것인지, 서로 밀어낸 것인지 도무지 분간할 수 없었다.결국 장풍을 불렀다.“이거... 섞인 것이냐?”장풍도 대야 안을 들여다보았다.어느 것이 이도현의 피고 어느 것이 이준우의 피인지조차 구별할 수 없는 상태였다.“아마... 섞인 것 같습니다만...”이도현은 심장이 꽉 조여 오는 듯했다.그때 장풍이 송곳을 집어 들더니 자신의 손을 찔렀다.“왕야께서 확신이 서지 않으신다면 제 피도 넣어 보면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잠시 후 장풍의 피가 물속에 떨어졌다.결과는 마찬가지였다.그 피 역시 흩어지더니 앞서 섞여 있던 두 사람의 피와 함께 물속으로 스며들어 하나가 되었다.이도현은 말이 없었다.장풍 역시 침묵했다.잠시 후, 장풍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뭐... 소인은 왕야의 아들이 되어도 딱히 상관은 없습니다만.”“꺼지거라!”이도현은 이를 악물다시피 하며 말을 내뱉었다.두 사람 모두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한편, 이준우는 여전히 울음을 그치지 못한 채 연신 그의 품으로 몸을 파고들었다.평소 졸릴 때면 늘 이러곤 했다.이도현은 답답함에 가슴이 미어질 것만 같았다.결국 길게 한숨을 내쉰 뒤 손을 내저어 장풍에게 눈엣가시 같은 그 대야를
이도현은 그녀의 표정이 사뭇 진지한 것을 보고, 중요한 이야기가 있음을 알아차렸다.그는 침상 옆에 앉아 다소 담담한 얼굴로 신수빈을 바라보았다.“말해 보거라.”신수빈은 다시 한참 말이 없었다. 어디서부터 털어놓아야 할지 몰라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예전에는 왕야가 외간 사내의 자식이라 여기고 아이를 강제로 지우게 할까 봐 두려워 그 사실을 철저히 숨겨 왔기 때문이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신수빈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왕야, 저는... 왕야 외에 다른 사내를 받아들인 적이 없습니다.”이도현은 순간 멈칫했다가, 그제야 그녀의 뜻을 깨달았다.그의 미간이 가볍게 좁혀졌다.아이까지 낳은 마당에, 이제 와서 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빈아, 나는 그런 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바라는 건 네 미래이지, 과거가 아니거든.”“제 말은, 준우는 왕야의 아들이라는 뜻입니다. 제가 아이를 낳던 날에도 이미 말씀드렸지만 왕야께서는 믿지 않으셨어요. 며칠 동안 계속 이 일을 생각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준우의 일만큼은 저를 믿어 주세요. 그때 제가 말씀드리지 못했던 건, 왕야께서 자신의 아이가 밖에서 태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거짓말을 했고, 아이의 개월 수도 속였습니다. 원래는 약을 써서 출산 시기를 늦추려 했지만, 왕야께서 선항족을 토벌하러 떠나셨던 그달에 제가 여러 차례 해를 입고 마음고생까지 심해져서 아이가 작게 태어난 것뿐입니다. 헌데 분명 달을 다 채우고 태어난 아이예요.”신수빈은 다급하게 말을 쏟아냈다.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간절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그러나 이도현의 마음은 조금씩 싸늘하게 식어 갔다.며칠 전 정자에서 그녀는 다시는 자신을 속이지 않겠노라 굳게 맹세했었다.그리고 자신은 이미 말하지 않았던가. 그런 일은 중요하지 않다고.이미 준우를 친아들처럼 키우고 있는데, 그녀는 왜 또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인가.신수빈은 누구보다 그를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의 감정이 변하는
불사 문제는 조만간 처리해야 할 일이긴 했지만, 이도현은 굳이 그녀에게까지 자세히 말하지 않기로 했다.“네 오라버니와 형수는 화해한 것이냐?”방금 전 두 사람이 함께 들어오고 함께 나가는 모습을 보니, 더는 서로 토라져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네. 두 사람 다 왕야께 감사 인사를 전해 달라더군요. 왕야께서 몸까지 던져 도와주시지 않았으면, 오라버니는 아직도 봉소야한테 시달리고 있었을 거라고요.”신수빈의 눈빛엔 장난기 어린 웃음이 어려 있었다.이도현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그녀의 엉덩이를 가볍게 한 대 쳤다.“본왕은 전부 네 체면을 봐서 나선 건데, 너는 그런 눈으로 날 놀리는 것이냐?”신수빈은 순간 멍해졌다.한 번도 자신을 이렇게 대한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곧이어 새하얀 뺨이 붉게 달아올랐다.“왕야, 정말...”속으로는 ‘능글맞다’고 말하려 했지만, 막상 생각해 보니 그보다 더 뻔뻔한 짓들도 이미 얼마든지 하지 않았던가.더구나 이제는 몇 번이나 몸을 섞은 사이였다.부부 사이란 원래 이런 것이기도 했다.그렇게 생각하니 차마 입 밖으로 나무랄 수도 없었다.신수빈은 몸을 일으켜 그의 팔을 밀어냈다.“변태...”그녀는 작게 투덜거렸다.마침 그때 시녀들이 음식을 들고 안으로 들어왔고, 신수빈은 재빨리 몸을 일으켜 섰다.이도현은 방금 전 그녀가 얼굴 붉히던 모습을 떠올리며 시선을 슬쩍 아래로 내렸다.얇은 봄옷 아래로 드러나는 가느다란 허리선과 그 아래 둥글게 이어지는 곡선.지금까지는 정작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 있어 미처 몰랐는데, 막상 손에 닿아 보니 감촉이 꽤 좋았다.오늘 밤엔 제대로 괴롭혀 봐야겠다고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저녁상이 차려진 뒤, 신수빈은 그의 손을 끌어 함께 손을 씻게 한 후 마주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이도현은 그녀에게 굳이 채식을 고집하지 말라 일러 두었지만, 몸보신용 약선 요리를 제외하면 신수빈은 여전히 절의 규율을 따르고 있었다.원래도 저녁을 많이 먹지 않는 그녀였기에, 이도현은 그녀가 몇
두 사람은 그날 정자에서 화해한 이후로 며칠동안 마주치지 않았다.신병문과 정 씨, 그리고 시녀들까지 모두 물러나자, 방 안에는 어느새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그러자 신수빈은 이유 모를 긴장감에 괜히 가슴이 조여 오는 것을 느꼈다.“왕야께서 오늘은 어쩐 일로 시간까지 내신 겁니까?”“춘시와 봄 농사 일은 어느 정도 끝났다. 급하지 않은 정무는 내각에서 처리하고 있고.”이도현은 창가 아래 미인탑에 기대앉은 채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천하 일이란 게 원래 끝도 없이 자잘하고 번거로운 법이지. 본왕이 그걸 하나하나 다 직접 처리하다간 과로사라도 하겠다.”신수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그리고 미인탑 옆 낮은 의자에 앉아 조용히 손을 들어 그의 미간을 눌러 주기 시작했다.“이 시간에 오신 걸 보면... 오늘은 여기서 주무시려는 건가요?”“그래.”신수빈은 창 너머로 시녀들에게 저녁상을 준비하라 일러 둔 뒤, 다시 그의 머리를 천천히 마사지해 주었다.그녀는 그의 관을 벗겨 내려놓고,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그러고는 부드러운 손끝으로 두피를 천천히 문질렀다.긴장이 풀리도록 살살 눌러 주는 손길에 이도현은 온몸이 나른하게 풀어지는 기분이었다.문득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영웅의 무덤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을 이제야 알 것 같다고.“왕야,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으세요?”“아니.”이도현은 느릿하게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왜 그렇게 묻는 것이냐?”“왕야께서 계속 미간을 펴지 않으셔서요. 무슨 근심이라도 있으신 줄 알았어요.”이도현은 그녀를 한 번 바라봤다.윤서원 이야기를 꺼내면 분명 그녀 마음만 더 복잡해질 터였다.그래서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별일 아니다. 조정의 고집불통 늙은이들 때문에 좀 성가실 뿐이다.”신수빈의 손길은 그의 어깨와 목덜미로 내려갔다.하지만 단단하게 다져진 근육 탓에 아무리 힘을 줘도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오히려 그녀 손끝만 시큰해질 정도였다.이도현은 그녀의 손목을
금자는 주먹을 쥐고 남자에게 다가갔다. 불과 몇 번의 동작만에 남자는 땅에 나가떨어졌고 청하는 재빨리 여자를 부축했다. 신수빈은 다가가 두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키고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주며 얼굴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여인은 신수빈이 분명 어느 대가의 귀한 부인임을 알아차리고 두 아이를 데리고 얼른 무릎을 꿇어 절을 했다. 신수빈은 그녀들을 일으켜 세웠다."어찌하여 그자와 이혼하지 않으시고 이리도 그에게 휘둘리며 고생만 하십니까?"여자는 목이 메어 답하였다. "이혼이 말이 쉽지, 친정에서도 저를 받아주지 않을 터이고 무엇보
그의 손은 왼손 호구 자리에 희미하게 남은 이자국을 천천히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것은 어젯밤, 신수빈이 자해하지 못하도록 막다가 그녀에게 물린 자국이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니 감히 그와 눈을 마주치는 자는 없었고 모두가 저절로 머리를 떨구었다.이제서야 모두는 깨달았다. 소위 고명대신, 삼족정립의 형세는 모두 허상일 뿐, 실로 생사대권을 손에 쥐고 있는 자는 줄곧 이도현 한 사람뿐이었다.검시관이 계속 시신을 살폈고 조정에는 감히 다시 입을 여는 자가 없었다.동각대학사, 내각차보라 할지라도, 그가 죽이라 하면
관사 환관은 머리의 땀을 훔치며 말했다.“윤씨 부인은 죽지 않았사옵니다. 물에 들어간 그 시녀가 구해서 지금 춘진각에 있사옵니다.”태후의 손에 들린 옥빗이 무심결에 떨어져 바닥에 부딪히며 두 동강이 났다.“그 시녀가 물에 들어갔을 때, 호수 바닥은 이미 피로 물들어 있었다! 한데 어째서 아직도 죽지 않았다는 것이냐?”“죽은 것은 자객 환관이랍니다. 이미 섭정왕께서 건져 올려 뼛가루까지 흩뿌리셨사옵니다.”태후는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그녀는 호수 바닥에 사람을 더 배치해두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신수빈 같은 연약한 여자가 물
지난번 책봉을 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궁에 들어가 감사의 예를 올려야 했다.다음 날 이른 새벽, 궁중에서 이미 전갈이 내려왔다. 신수빈은 서둘러 일어나 청하의 시중을 받아 고명복을 단정히 입고 마차에 올라 궁궐로 향했다. 이번에는 청하를 데리고 가지 않고 은보만 동행시켰다. 궁문 안으로 들어서면서 은보의 침착한 얼굴빛과 신중한 거동을 살펴보던 신수빈은 자신의 추측이 점점 더 확신으로 굳어가는 것을 느꼈다. 궁 안으로 들어가자 작은 가마가 준비되어 있었고 그녀는 그 위에 앉아 느릿느릿 영수궁을 향해 나아갔다.그 시각 바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