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골타르는 자드키엘의 옷을 거칠게 모조리 벗겨놓은 채 침대에 엎드리게 했다. 그리고 짐승처럼 본능만 남아 뒤에서 남성을 삽입하며 난폭한 관계를 이어갔다.
“이런, 망할! 오늘 아쳐 그 자식은 대체 왜 안 나타난 거야!”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한 골타르는 애먼 자드키엘의 하얀 엉덩이를 손바닥이 부르터라 때려대며, 사정없이 아랫도리를 휘둘렀다.
찰싹, 찰싹거리는 파열음과 함께 옅은 신음이 침실 가득 울려 퍼졌으나 황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직 제 할 말만 내뱉으며, 광기 어린 화풀이를 침대 위에서 잔혹하게 벌일 뿐이었다.
골타르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제국의 후계자라는 아
잠시 정적 속에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스틸은 지니와 함께 지나온 과거 이야기를 아득하게 나누게 되었다.현재의 삶에 만족한다는 것은, 결국 뼈아팠던 과거에 비해 지금이 눈부시게 좋기 때문이리라. 스틸은 문득 지니의 고향인 요정계에 대해 호기심이 생겨 나지막하게 물어보게 되었다.“네가 언젠가 돌아가고 싶어 하는 부모님이 계신 요정계는 어떤 곳이야? 내 상상 속에는 거대한 숲속 같은 느낌인데.”아름다운 엘프들이 거주하며, 맑은 이슬만 머금은 채 느리게 흐르는 시간 속을 살아가는 그들의 세상은 과연 어떤 곳일까.“그곳은 초록빛과 환한 빛으로 가득한 곳이야. 밤도 존재하지 않아. 아름다운 곳이지.”지니가 그토록 갈망하는 그곳.천년을 사는 엘프들에게조차 극락이라 불리는 차원 너머의 신성한 공간.지니는 인간계로 내려온 뒤 가혹한 세월을 견디며 영혼이 희미해진 탓에, 이제는 부모님의 얼굴조차 아득해질 만큼 기억이 옅어졌다고 했다.이토록 위험하고 잔혹한 인간계에서 고통만 겪느니, 어서 그 눈부신 낙원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아련하게 그립고 행복한 곳이라며 지니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네가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내가 더 분발할게.”“내가 플로럴스피릿의 가호를 받으며 주인님과 이렇게 잘 지내다 보면······ 몇십 년 뒤에는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스틸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같은 거침없는 성장세라면, 자신을 짓밟았던 이들에게 완벽한 복수를 감행하고 영지를 개간하여 레투카 황가에게도 매서운 한 방을 먹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기꺼이 지니의 평온을 위해서라면 세상 가장 잔혹한 빌런이라도 되겠다는 각
마지션은 아쳐와의 숨 막히도록 격정적인 관계를 마친 뒤, 어지러워진 옷매무새를 수줍게 가다듬으며 소파 깊숙이 몸을 묻었다.방금 전까지 몸을 탐하며 짙은 열기를 피워 올렸던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무심하고 단정한 태도였다.비록 저주 탓에 어지간히도 몸이 낫지 않고 그 고귀하던 외모마저 빛을 잃어 안타까움을 자아냈지만, 더럽고 흉터진 피부 아래 흐르는 마력만큼은 기적처럼 밀도 높게 채워져 있었다.지금 마지션의 가슴속은 아쳐를 향한 미움으로 가득했다. 자신을 이용해 교묘히 저주를 퍼뜨리고 무고한 이들에게 상처를 남긴 채 지니만 집착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이율배반적이게도, 그와 가진 잠자리에서 느낀 극도의 쾌락은 부정할 수가 없어 스스로가 한심해 미칠 지경이었다.“몸이란 참으로 정직한 법입니다, 교수님. 자······ 이제 우리를 위협하는 그자를 어떻게 요리하면 좋을지 의논해 볼까요?”참으로 나쁜 남자지만, 마지션은 그의 서늘한 음성에 동조할 수밖에 없었다.“······일단, 그자에게서는 진동할 만큼 짙은 진흙 냄새가 풍겼습니다. 결계를 비틀고 들어올 만큼 대단한 마법사임은 분명해 보였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 오라버니의 피부에 남아 있던 특유의 솔잎 향이 함께 느껴져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그자가 또다시 나타난다면 어찌할 생각입니까?”마지션은 당연히 그자를 추적해 봉인하고, 오라버니를 어떻게 해한 것인지 그 끔찍한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자신의 실력은 그 괴물 같은 자에 비하면
첫 번째 주인이 대체 얼마나 지독한 놈이었기에 이토록 상처를 입은 걸까.하긴, 이리도 곱고 어여쁜 생명체니 나쁜 마음을 품은 사내라면 흉한 짓을 저지르고도 남을 일이었다.그런 그녀가 제 눈앞에 나타나 이렇게 인연이 닿다니. 아무래도 자신과 이 엘프는 보통 인연이 아닌 게 분명했다.현생에 그 어떤 기대도 품지 않던 스틸이었지만, 주춤거리며 기죽어 있는 그녀를 보니 타인에게 정체를 드러내는 걸 극도로 꺼린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눈치채게 되었다.“너, 사람들 앞에서는 차라리 그냥 인간인 척해야 하는 거 맞지?”“……응. 마탑에 끌려가면…… 내 마력을 강제로 뽑아갈 거야. 첫 번째 주인님처럼……. 끔찍한 실험만 당할 것 같아서 그건 정말 싫어…….”그녀의 미려하고 맑은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스틸의 팔을 잡은 작은 손에 미세한 떨림이 일었다.과거에 지독하게 아픈 기억이 있는 게 분명했다. 비록 램프에서 나온 요정이라 해도 인간처럼 따스한 온기를 품고 있었고, 감정도 풍부하며 물리적으로 실체가 존재하는 생명체였다.스틸에게 거짓말을 해서 얻을 이득도 없어 보였지만, 문득 호기심이 생겨 목에 걸린 목걸이를 내려다보았다.“아라비안나이트라는 이야기 들어봤어? 거기 나오는 램프의 요정은 덩치 큰 파란색 남자에, 거처하는 램프도 이 펜던트보다 훨씬 크던데.”“램프의 형태는 제각각이야. 요정들도 외형이나 성향이 전부 다르고.”소원을 들어주고 주인을 온전히 따르는 이런 강력한 존재가 내 편이라면.어쩌면 이번 생의 가장 강력한 치트키는 이 엘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스틸의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고동쳤다.“너, 이름은…… 지니라고 하자.”그 순간 엘프의 투명한 갈색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이름을 지어준 게 그렇게나 놀랄 일이었을까.이게 그리 깜짝 놀랄 일인가 싶었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었다.이번 생에는 자신도 아쳐에게 깔끔하게 복수를 완성하여 원한을 풀고, 제 곁에 선 이 불쌍하고 어여쁜 엘프도 구원해 주겠노라고 스틸은 마음속 깊이 다짐했다.“이름
큰 키에 흐트러짐 없는 체구, 활력이 넘치는 젊은 20대 후반의 겉모습을 한 마르바스를 마주하자 자드키엘은 저도 모르게 깊이 고개를 숙였다.그의 미형 얼굴 뒤에 감춰진 마력은 10년 전보다 얼마나 더 지독하고 강해졌을까.제논 폐하가 마르바스만큼은 가문의 가주이자 최고의 마탑주로서 제 오른팔이라 존중하며 막강한 권력을 내어준 이유를 자드키엘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도른 제국 전체를 뒤흔드는 그의 오만한 영향력은 숨이 막힐 정도였다.“얼마만큼의 정보를 모았습니까?”8월의 한여름이었지만, 그가 닿은 공간에는 서늘하고 자극적인 냉기가 자드키엘의 폐부 깊숙이 밀려들었다.“일단······ 스틸 대공이 8월 15일에 제국의 귀족들을 전부 가르나르로 초청했습니다.”그녀는 가쁘게 심호흡을 했다. 겹겹이 둘러쳐진 결계 안이었지만, 누군가 제 목덜미를 노려보는 듯한 기묘한 감각에 저도 모르게 마르바스의 앞으로 한 발짝 다가섰다.“그건 이미 온 제국이 다 아는 사실입니다. 상단 발족과 함께 길드 설립을 알리는 화려한 공개 행사를 연다는 것 말입니다.”“······참고로 아쳐 황태자가 비약적으로 마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그건 제법 흥미롭군요. 내가 모르는 마법사가 이 제국에 존재하다니.”자드키엘은 온몸의 살가죽이 따끔거릴 정도로 생소하고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지독한 정신 지배라도 걸려는 것일까. 아니, 그보다 더 위험한 기운이었다. 대단한 아우라를 풍겨 대는 마
지니는 스틸의 짙어진 눈빛과 그 속에 감도는 진득한 분위기에 숨을 들이켜며, 그가 무엇을 전하려는지 기대와 호기심이 얽힌 눈으로 그를 가만히 올려다보았다.뜨거운 달콤함이 남은 숨결이 어지럽게 섞이는 짧은 찰나.스틸은 지니의 보드라운 손을 가져와 그 안에 가만히 무언가를 쥐여 주며 나직하게 읊조렸다.“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아직도 서툴지만, 너를 두고 더 이상 가만히 기다릴 수만은 없어서 말이지.”“주인님······.”그는 지니의 입술 끝에 시선을 고정한 채, 짙은 숨을 한 번 고르고는 말을 덧붙였다.“복수도 해야 하고, 대공으로서 헤쳐 나갈 길도 아득히 멀어. 하지만 네가 내 곁에서 사라졌던 그 시간 동안······ 나는 너 없는 내 삶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똑똑히 깨달았어.”자신이 일궈낸 아름다운 가르나르의 영지도 소중했다. 그러나 그 어떤 찬란한 풍경보다도 스틸의 시선을 가득 채우는 것은 오직 제 품 안의 지니였다.앞으로 나아갈 길이 비록 피로 물든 험난한 가시밭길이라 해도, 이 여자만큼은 영원히 내 품에서 웃게 만들고 싶었다.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툰 스틸은 고개를 숙여 지니에게 우선 입부터 맞추었다.진득하게 이어진 입맞춤의 여운이 가라앉기도 전에, 스틸은 지니의 손바닥을 부드럽게 지그시 누르며 자신의 가장 깊은 속내를 내보였다.“지니, 네가 살던 세상에 이런 보석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있던 곳에서는 이게 그 어떤 마정석보다 가치 있는 것이라 네게 주
제논은 스스로를 돌이켜보아도 정말 꼴사납고 어이없다고 생각했다.황족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부끄러움을 느껴서는 안 되는 법이건만, 빛의 요정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에 차오르는 것은 제 손으로 버려놓고 이제 와 다시 얽매이려는 한심하고 질척이는 아욕뿐이었다.버려버린 엘프 따위, 아무런 능력이 없더라도 다시 손에 쥐고 탐하는 것이 제 욕심이었고, 이제는 그 빛의 요정을 곁에 둔 스틸이라는 남자에게로 온 관심이 옮겨가고 있었다.그 남자는 도대체 어떤 대단한 천운을 타고났기에, 빛의 요정을 낚아채 간 것일까.제논의 눈앞으로 투명한 상태창이 자욱하게 떠올랐다. 테라스를 시꺼멓게 채우는 검은 연기 속에서, 요술 램프의 팔찌가 마치 해탈한 현자처럼 묵묵히 답을 일러주고 있었다. *************************★스틸 반 가드 캔도르는 차원을 넘나든 초월자임.* 기타 능력 : 580,000 * 4개월 전이 당시 레벨 5 / 현재 레벨 : 88★ 빛의 요정(Ljósálfr)을 소유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짐. ★ 물, 바람, 흙, 불 마법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됨. ★ 봉인, 마법 탐지, 연금술, 순간이동, 인벤토리 보유, 치유, 정화, 소환, 건축, 결계, 투명화, 흑마법이 사용자. ★ 플로럴스피릿 (Floralspirit), 다른 이형의 존재에게 가호를 받게 됨. ★ 남은 수명이 45년임.************************* 제논은 시야에 허공처럼 떠오른 그 경이로운 수치들을 내려다보며, 천천히 깊은 숨을 집어삼켰다.스틸이 보통이 아닐 거라 예상은 했지만, 상상 이상으로 독보적인 능력을 품고 있어 결코 간과할 수가 없었다.“기타 능력치에······ 플로럴스피릿과 이름 모를 이형의 존재가 수호해 준다고?”
마구간 아래, 공기가 무겁게 감도는 비밀스러운 지하 공간.황태자의 은밀한 아지트인 침대 위에서, 아쳐는 억눌린 짐승 같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리나를 제 육체 아래로 뜨겁게 가두었다. 그는 옷가지가 채 다 벗겨지지도 않아 날것의 살결과 옷감이 뒤엉킨 그녀의 몸을 거칠게 뒤돌려 세웠다. 매끄러운 척추 라인이 쾌락의 예감으로 잘게 떨렸다.질척, 찌걱.밀폐된 정적을 깨는 노골적인 파찰음과 함께 리나의 하얀 둔덕이 아쳐의 손자국대로 붉게 달아올랐다. 아쳐의 뜨거운 손길에, 그녀의 가녀린 신음은 축축한 지하의 공기 중으로 애처롭게 흩어졌
극단의 조치!“지니, 너는 요정이잖아? 소원 같은 거 당장 못 이뤄주나?”이건 사심을 품고 물어 보게 되었다.“당연히 마력이 높으면 주인님 원하는 것을 많이 들어줄 수 있지.”어쨌든 옛날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든 천일야화 판타지든 간에 아주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았다.“지니, 이왕이면 돈이나 외모를 어찌해 봐야겠어.”인간에게 가장 필요한게 아니겠는가.“어머, 드디어 주인님! 욕망이 생긴 거야?”지니는 너무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스틸에게 더욱 바짝 의자를 붙였다. 보통 다들 그렇지 않나? “그래. 너와 힘을
스틸은 죽음과 동시에 이세계로 떨어졌다. 환생을 겪으면서 이렇게 기사들에게 끌려가 본 적은 없었는데 그 대단한 경험을 지금 하게 되었다. 스틸을 체포하러 왔을 때만 해도 살기등등하던 기사들은 그가 순순히 항복하자 머쓱한 듯 거리를 좁히며 따라붙었다.나름 고위 귀족이라 그런지 포박은 안 하고 수 미터 거리만 둔 채 걷는 수준이었다.전생에는 죄짓고 산적이 없어 이런 자들도 만난 기억이 없었다.스틸은 현재 자신이 마구간 방화범으로 몰려 있긴 하지만, 사실 별로 걱정은 되지 않았다. 딱 봐도 건초만 탄 정도지 어디가 무너져 내린
스틸은 군중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아카데미 광장을 둘러싼 대리석 건물들은 마정석의 푸른 빛으로 반짝였고, 학생들은 걸어서 이동하는 반면 귀족들은 마차에 올라탄 채 지나갔다.이곳 건물은 현대 건축 양식처럼 꽤 잘 정비된 데다가 전기라는 개념은 없는 대신 마정석이라는 마력을 이용하여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확실히 자신이 기억하는 전생의 레투카 제국과는 차이가 있었다. 눈앞의 풍경에서 낯선 위화감을 느꼈다.현생의 이 몸이 지닌 기억 따윈 전혀 없었기에 스스로 이 상황을 살펴야 하니 그건 머리가 복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