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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대화의 기술

Author: 라율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4-14 20:43:46

33화. 대화의 기술 (Defense OFF)

재원과의 연애는 ‘번역’이 필요했다.

희수는 그동안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나의 ‘서운함’ 표현이 그에게는 ‘비난’으로 들린다는 것.

나의 ‘이유 확인(왜?)’이 그에게는 ‘심문’으로 느껴진다는 것.

그래서 그가 입을 닫고(회피), 방어막을 치는(통제)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그의 방어막이 켜지기 전에, 내가 먼저 ‘안전한 신호’를 보내는 것.

희수는 비장한 마음으로 휴대폰 메모장에 [대화의 기술 v.3.0]을 띄워두고, 실전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왔다.

금요일 저녁. 평소라면 데이트 약속을 잡거나, 최소한 저녁 식사 여부라도 공유해야 할 시간.

[19:00]

연락이 없다.

[20:00]

여전히 없다.

[21:00]

희수의 인내심 게이지가 빨간불을 켰다.

평소의 희수라면 이렇게 보냈을 것이다.

[자기야, 왜 연락이 없어? 바빠? 기분 안 좋아? 나 기다리는데 너무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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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화. 재원 시점 – 시스템 오류 보고서 (System Error)재원은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아니, 원래 이런 사람이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낯설게 느껴졌다.***[06:11] 기상[06:12] 출근 준비그의 하루는 분 단위로 설계되어 있다.눈을 뜨면 이불을 개고, 물을 마시고, 정해진 순서대로 씻는다.이 루틴을 지키는 이유는 단순히 성실해서가 아니다.그렇게 해야만 ‘잡생각(감정)’이 끼어들 틈이 없기 때문이다.재원에게 감정은 불필요한 데이터였다.쌓이면 불안해지고, 불안해지면 통제가 안 된다.그래서 그는 ‘정보’와 ‘규칙’으로 하루를 꽉 채운다.그렇게 평생을 안전하게 살아왔다.‘희수’라는 버그가 침입하기 전까지는.***[오류 1: 보고 누락에 대한 과잉 반응]희수는 자주 물었다.“왜 연락 안 된다고 화를 내? 내가 어린애야?”화를 내는 게 아니었다. 공포를 느끼는 거였다.재원에게 9시 이후의 연락 두절은 단순한 ‘무응답’이 아니다.‘사고가 났나?’ (안전 확인)‘아니면... 나에게 질렸나?’ (관계 종료의 공포)이 두 가지 가설이 머릿속을 지배하면, 심박수가 올라가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하지만 그는 “걱정돼서 미치겠다”고 말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그래서 손가락 끝에서 나가는 문자는 고작 이런 비꼬는 말이었다.[버스를 3시간이나 기다리나 보네?]‘연락이 없네? 걱정되게.’라는 말 대신, ‘아직도 버스 타령이냐’며 비꼬는 그 텍스트 뒤에.식은땀을 흘리며 휴대폰을 꽉 쥐고 있는 자신이 있다는 걸, 희수는 모를 것이다.***[오류 2: 감정 대화의 회피]희수가 입을 삐죽이며 “왜?”라고 물을 때, 재원은 숨이 막혔다.그녀의 감정적인 질문은 그에게 ‘공격’ 신호로 감지되었다.“왜 표현 안 해?” = “넌 자격 미달이야.”“서운해.” = “넌 나를 아프게 했어.”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던져주고 답을 내놓으라니.뇌 회로가 하얗게 타버릴 것 같았다.그래서 그는 도망쳤다.“예예.”“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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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화. 대화의 기술 (Defense OFF)재원과의 연애는 ‘번역’이 필요했다.희수는 그동안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나의 ‘서운함’ 표현이 그에게는 ‘비난’으로 들린다는 것.나의 ‘이유 확인(왜?)’이 그에게는 ‘심문’으로 느껴진다는 것.그래서 그가 입을 닫고(회피), 방어막을 치는(통제) 것이다.‘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그의 방어막이 켜지기 전에, 내가 먼저 ‘안전한 신호’를 보내는 것.희수는 비장한 마음으로 휴대폰 메모장에 [대화의 기술 v.3.0]을 띄워두고, 실전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왔다.금요일 저녁. 평소라면 데이트 약속을 잡거나, 최소한 저녁 식사 여부라도 공유해야 할 시간.[19:00]연락이 없다.[20:00]여전히 없다.[21:00]희수의 인내심 게이지가 빨간불을 켰다.평소의 희수라면 이렇게 보냈을 것이다.[자기야, 왜 연락이 없어? 바빠? 기분 안 좋아? 나 기다리는데 너무한 거 아냐?]하지만 희수는 멈췄다.이 문장은 재원의 뇌에서 다음과 같이 번역된다.‘너는 나를 방치했다(비난) + 이유를 대라(심문) + 넌 나쁜 놈이다(확정).’결과는 뻔했다.[일했다.] [피곤하다.] (방어 및 회피)희수는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메모장에 적어둔 ‘방어 OFF 대화법’을 적용해 문장을 조립하기 시작했다.Step 1. 선언 (비난 아님)“자기야, 이건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내 상황을 설명하는 거야.”Step 2. 정보 (나의 관점)“자기가 평소엔 연락을 잘하다가 갑자기 없으니까, 내가 상황을 잘 몰라서 오해할 뻔했어.”Step 3. 감정 (짧게 1줄)“그래서 혼자 기다리다가 조금 불안했어.”Step 4. 요청 (명확한 해결책)“다음엔 바쁘면 ‘바쁨’이라고 두 글자만 보내줘. 그럼 나도 편하게 내 할 일 할 수 있을 것 같아.”전송.희수는 떨리는 마음으로 화면을 바라봤다.‘과연... 통할까?’1분 뒤.숫자 1이 사라졌다.그리고 ‘입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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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원은 ‘서울말’을 쓴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완벽하게 세팅된 표준어’를 구사한다.회사에서는 물론이고, 희수와 연애를 시작한 후로도 그는 늘 단정하고 딱딱한 말투를 유지했다. 그것은 재원에게 단순한 언어가 아니었다. 자신의 감정을 들키지 않고,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입는 단단한 ‘갑옷’이었다.그런데.언제부턴가 그 견고한 갑옷에, 자꾸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주말 오후, 재원의 집.희수는 소파에 누워 재원의 허벅지를 베고 넷플릭스를 보고 있었다.영화가 지루해진 희수가 장난기가 발동해 재원의 볼을 콕콕 찔렀다.“자기야.”“어.”“나 심심해. 놀아줘.”재원은 보던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대답했다.“영화 봐라. 결제해 줬잖아.”“아, 재미없어. 자기가 더 재밌어.”희수가 재원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파고들었다. 평소라면 “하지 마라”, “가만히 있어라”라고 표준어로 통제했을 타이밍이었다.그런데 재원은 책장을 넘기며, 무심코 한숨처럼 툭 내뱉었다.“아, 마… 고마해라.”“......”희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재원을 올려다보았다.‘고마해라.’저 짧고 굵은 사투리 억양.사실 처음은 아니었다.요즘 들어 재원은 당황하거나, 졸리거나, 혹은 이렇게 희수가 귀찮게 굴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사투리가 튀어나오곤 했다.희수는 그게 묘하게 좋았다.그래서 더 보채기 시작했다.“아이~ 자기야아~ 한번만 봐줘~ 이거 몰라? 응?”희수가 재원의 책을 뺏어 들고 눈앞에서 흔들었다.재원은 그제야 희수를 내려다보았다.난감함, 귀찮음, 그리고 숨길 수 없는 귀여워함이 뒤섞인 표정.그의 입꼬리가 씰룩거리더니, 또다시 필터 없는 본체가 튀어나왔다.“하… 진짜 우예압니까, 이걸.”“......!”희수는 입을 틀어막고 킥킥거렸다.‘우예압니까’라니. ‘어떻게 합니까’의 저 무방비한 사투리 버전.그건 마치 “네가 너무 좋아서 내가 이길 수가 없다”는 항복 선언처럼 들렸다.희수는 벌떡 일어나 앉아 재원의 목을 끌어안았다.“자기야. 방금 또

  • 우리는 STJ커플입니다만?   31화. 평행우주의 남자들

    주말 오후.희수는 재원의 무릎을 베고 누워 틱톡을 보고 있었다.화면 속에는 ‘남자가 여자를 찐사랑할 때 나오는 신호’라는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영상 속 남자]카톡 텀? 1분도 안 걸림.하루 종일 “뭐해?”, “밥 먹었어?”, “보고 싶어”를 입에 달고 산다.여자가 “심심해” 하면 바로 영상 통화 건다.희수는 폰을 재원 쪽으로 쓱 돌렸다.“자기야. 이거 봐. 사랑하면 원래 이렇게 연락이 끊기질 않는대. 궁금해서 미쳐야 정상이라는데?”재원은 보던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건조하게 대꾸했다.“할 일 없나 보네.”“뭐? 야! 관심이자 사랑이잖아!”“업무 시간에 폰만 붙들고 있는 건 무능한 거다. 그리고 계속 물어보면 스토커지 그게 사랑인가.”“...아오, 낭만이라곤 없는 인간.”희수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그래, 너한테 뭘 바라냐.하지만 희수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상상 극장’이 펼쳐지고 있었다.***[SCENE 1. 편의점 재회]겨울 편의점 앞. 희수가 차가운 딸기우유를 들고 서 있다.저 멀리서 남친이 달려온다.도착하자마자 희수를 와락 끌어안는다.“많이 기다렸어? 미안해,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네.”“아냐, 나도 방금 왔어.”“손 차가운 거 봐. 이리 줘.”그는 희수의 얼음장 같은 손을 잡아, 자신의 따뜻한 코트 주머니 속에 쑥 넣는다. 그리고 주머니 속에서 손을 깍지 낀다.(희수 상상: 하... 그래, 이게 연애지. 녹는다 녹아.)겨울 편의점 앞. 희수가 차가운 딸기우유를 들고 서 있다.저 멀리서 재원이 패딩 주머니에 손을 꽂고 터벅터벅 걸어온다.희수 앞에 딱 멈춰 서서 한마디.“왔나.”끝. 포옹? 없다.재원의 시선이 희수의 손에 들린 딸기우유에 꽂힌다.“이거 뭐냐.”“어? 딸기우유.”“손 시리게 찬 걸 왜 들고 있나.”재원은 희수의 손에서 차가운 우유를 휙 뺏어간다.그러고는 자기 패딩 주머니에 우유를 넣어버린다. (희수 손 말고, 우유를.)“어?

  • 우리는 STJ커플입니다만?   30화. 상처의 불균형

    재원과의 연애는 늘 ‘방패’와 ‘창’의 싸움 같았다.문제는, 누가 방패고 누가 창인지가 매번 헷갈린다는 점이었다.주말 저녁, 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라디오에서 결혼에 관한 사연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희수는 무심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자기야. 우리 내년 여름휴가는 어디로 갈까? 미리 적금이라도 들까?”가벼운 제안이었다. 미래를 함께 그리자는 은유적인 표현.하지만 핸들을 잡은 재원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어졌다. 회피형 특유의 ‘미래에 대한 불안’ 스위치가 켜진 것이다.그는 앞만 보며 건조하게 내뱉었다.“내년 일은 내년에 생각하자.”“아니, 미리 계획하면 좋잖아.”“사람 일 모르는 거다. 그때 우리가 만나고 있을지 아닐지 어떻게 아나.”희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또 시작이다. 저 놈의 ‘방어 기제’.좋으면 좋다고 하면 될 걸, 꼭 저렇게 찬물을 끼얹는다.“말을 왜 그렇게 해? 헤어질 수도 있다는 전제를 왜 깔아?”재원은 덤덤하게, 마치 남의 일을 분석하듯 팩트를 나열했다.“현실적으로 생각해 봐라. 연애가 영원할 거라고 생각하니?”“......”“모든 연애엔 유효기간이 있다. 난 인지를 하는 것뿐이고.”[재원의 속마음]‘네가 너무 좋아서 불안하다. 영원을 기대했다가 실망하기 싫다. 그러니 미리 기대치를 낮춰놔야 한다. 그래야 내가 상처받지 않는다.’하지만 희수에게 그 말은 ‘방어’가 아니라 ‘공격’으로 들렸다.특별하지 않다니. 유효기간이라니.희수는 울컥했다. 서운함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그래서, 그녀는 재원의 논리를 그대로 돌려주기로 했다.“그래요? 우리가 특별할 게 없고, 유효기간이 있는 거라면.”희수는 차갑게 식은 눈으로 재원을 쏘아봤다.“그럼 유효기간 끝나기 전에 다른 여자 찾으시면 되겠네요!”그 순간.끼이익-!차가 거칠게 멈춰 섰다. 신호는 아직 바뀌지 않았는데도.재원의 손이 핸들을 으스러져라 쥐고 있었다.손등에 핏줄이 섰다.차 안에는 숨 막히는 정적만이 감돌았다.재원은 아무

  • 우리는 STJ커플입니다만?   29화. 곰의 방어력이 0이 되는 순간

    재원과의 연애는 ‘타이밍 싸움’이다.희수는 그동안의 데이터 수집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다.아무 때나 문제를 던지면, 곰은 기계적인 솔루션만 뱉고 사라진다.하지만 ‘시스템 점검 시간(방어력이 낮아지는 순간)’을 노리면, 의외로 순한 양이 된다.희수는 오늘, 그 ‘골든 타임’을 검증해 보기로 했다.***[실험 1. 최악의 타이밍 (방어력 100%)]오후 2시. 재원의 업무 시간.희수는 일부러 재원이 반응할 만한 ‘문제’를 하나 던졌다. 평소라면 걱정해서 달려올 만한 소재였다.[자기야~ 나 점심 먹은 게 얹혔나 봐 ㅠㅠ 머리도 아프고 속 안 좋아...]보통의 남친이라면 “괜찮아? 약 사다 줄까?”라고 했겠지만, 업무 모드의 재원은 달랐다.답장은 30분 뒤에 왔다.[급하게 먹으면 체한다.][소화제 먹어.][나 일한다~]완벽한 솔루션이었다. 하지만 온도는 영하 20도였다.‘체한 원인(급식)을 지적하고, 해결책(약)을 제시한다. 나는 바쁘다.’감정적인 위로는 1g도 섞이지 않은, 그저 ‘고장 난 기계 수리 매뉴얼’ 같은 대답.'하.. 가끔은 나도 위로 받고 싶다구 이 곰탱아... '예상대로였다.업무 모드일 때의 재원은 감정 수신 차단 상태다. 이때 징징거리는 건, 바쁜 상담원에게 신세 한탄을 하는 것과 같다. ‘종료’당한다.***[실험 2. 애매한 타이밍 (방어력 50%)]저녁 8시. 데이트 중, 운전하는 차 안.재원은 운전에 집중하고 있다.“자기야. 아까 낮에 나 아프다는데 ‘급하게 먹으면 체한다’는 팩폭이 뭐야? 좀 서운하더라.”“...팩트잖아. 너 급하게 먹는 거.”“아니, 1초면 되잖아. 걱정된다 한마디가 어려워?”“말 그만해라.. 운전 중이다.”역시 실패.멀티태스킹이 안 되는 곰에게 ‘운전(미션)’과 ‘감정 처리(서브 미션)’를 동시에 요구하는 건 시스템 과부하를 일으킬 뿐이었다.***[실험 3. 골든 타임 (방어력 0%)]밤 10시 30분.재원의 집.그는 막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젖은 머리카락,

  • 우리는 STJ커플입니다만?   23화. 나쁜놈 인 줄 알았는데 그냥 곰이었다

    그날의 ‘외면 사건’ 이후, 며칠이 지났다.표면적으로는 다시 평화로운 루틴이 돌아왔다.[기상] 06:11[출근 준비] 06:12하지만 희수의 마음속에는 아직 잔여물이 남아 있었다.친구들에게 하소연했을 때, 돌아온 반응은 예상대로였다.“야, 그거 완전 나쁜 놈 아니야?”“지인한테 숨기는 거? 빼박이지. 어장관리 아니야?”“희수야, 너 가스라이팅 당하는 거 같아.”친구들의 말은 논리적이었다.사생활 숨김, 차가운 말투, 감정 회피.전형적인 ‘나쁜 남자’의 체크리스트와 일치했다.희수도 흔들리지 않은 건 아니었다.‘

  • 우리는 STJ커플입니다만?   21화. 투명인간이 된 기분

    무릎 수술 후 회복기.희수는 여전히 두꺼운 보조기를 차고 있었다.집 안에만 갇혀 있는 게 답답해, 재활 겸 아주 천천히 집 앞 편의점을 다녀오는 길이었다.절뚝, 절뚝.걸음은 느렸고, 땅거미가 내려앉은 골목은 조용했다.봉지를 든 손이 조금 시리다고 느꼈을 때였다.저만치 앞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어?’재원이었다.칼퇴근을 하고 집 근처로 온 모양이었다.반가움에 희수가 손을 들어 아는 체를 하려던 순간, 그녀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그는 혼자가 아니었다.옆에는 처음 보는 남자가 나란히 걷고 있었다. 직장

  • 우리는 STJ커플입니다만?   13화. T들의 감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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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STJ커플입니다만?   11화. 몰래 읽기 의혹 1차

    가게 한켠에서 머리를 질끈 묶고 정리하던 희수는재원이 아침부터 보내는 ‘초건조 모드’를 보며슬슬 불쾌함이 쌓여갔다.[회의들어간다] 09:30[끝났다] 10:10[밥먹고 쉰다] 12:31[일하는 중] 13:05평소에도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오늘은 유난히 ‘정보만 던지고 사라지는’ 느낌이었다.심지어 온도도 없음.희수는 메시지를 보낼 때마다나름의 감정을 조금씩 섞었다.[나 지금 밥먹었어!] 13:30[오늘 손님 많아 ㅠㅠ 지쳐어~] 14:25그런데 돌아오는 답은—[네에] 15:40[집이다 쉰다]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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