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다 좋은데 말이야. 왜 공작부인이 여기에 계시는 걸까.”
짜증을 내며 돌아보는 헤이든에 진은 픽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햇살은 따끔거렸고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했다.
이렇게 늘어지게 정원에서 쉬는 것도 좋구만.
그참, 적당히 봐주면 되는걸 엄청 신경쓰네.
“날씨 한번 진짜 좋네”
“쓸데없이 공작가 사람들이 없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또 짜증 내기는.”
“거기다 아리엘까지 달고 왔잖아. 그게 제일 마음에 안들어.”
“아리엘이랑 화해 한 거 아냐?”
“헛소리 하기는.”
헤이든의 말에 진은 웃으며 쭉 팔을 뻗어 기지개를 폈
“산책하다가 눈에 띄어서. 공작부인과 아이비는 아멜리아 누님께 가 있고.”“그럼 거기에 함께 계시지 왜 오셨습니까?”“그분들은 여인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서 함께하기 그렇고. 아리엘은 그 문 앞을 지키고 있으니, 남은 너에게 와 봐야지.”“그렇게 할 일 없으시면 공작저로 돌아가는 방법도 있습니다만?”헤이든의 말에 다비드는 픽 웃으며 그를 다시 바라보았다.체격도 좋고, 몸 쓰는 것에 익숙해 보이고….하긴, 용병단의 단장이라면 실력은 좋겠지.이런걸 보면 용병단이 생각보다 쓸만한것 같은데.“공작저도 심심한 건 다를 바가 없지.”“그러니까 거기 가셔서 심심하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내가 그래도 이네스의 오라비인데 자네는 자꾸 말을 그렇게 하는군.”“그래서요? 진이 그쪽을 오라비라고 생각 안 하는데.”“이네스, 원래 이렇게 예의 없는 사내를 좋아 하는 건가?”“누구 때문에 예의가 없는 건데….”헤이든의 투덜거림에 진은 킥킥 웃으며 그의 손을 흔들었다.이런 쫌생이 같은 면모도 귀엽단 말이야.“귀엽지 않습니까? 원래 예의는 잘 지키는 녀석이에요. 지금은 뭐, 그럴만하니까.”“아이비에게 듣기로는 너는 공작가로 돌아오지 않을 것 이라던데.”“네. 저는 이네스 파말라가 아니라 진 그릭으로 살 겁니다.”&
“다 좋은데 말이야. 왜 공작부인이 여기에 계시는 걸까.”짜증을 내며 돌아보는 헤이든에 진은 픽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햇살은 따끔거렸고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했다.이렇게 늘어지게 정원에서 쉬는 것도 좋구만.그참, 적당히 봐주면 되는걸 엄청 신경쓰네.“날씨 한번 진짜 좋네”“쓸데없이 공작가 사람들이 없었으면 더 좋았을텐데.”“또 짜증 내기는.”“거기다 아리엘까지 달고 왔잖아. 그게 제일 마음에 안들어.”“아리엘이랑 화해 한 거 아냐?”“헛소리 하기는.”헤이든의 말에 진은 웃으며 쭉 팔을 뻗어 기지개를 폈다.둘이 잘 지내던 거 같은데.물론 헤이든 이 녀석이 온갖 짜증은 다 내고 있었지만.아리엘이 받아주는거면, 화해하는거 아닌가 몰라.“아리엘이랑 좀 풀어”“방금 헛소리 하지 말라고 했어.”“이제 안 볼 사이도 아니고. 쫌생이처럼 그러지 마라?”“평생 안보면 얼마나자 좋으려나.”“헤이든”“이런 멍청한 애를 좋아한 내 업보 겠지.”“이 녀석이 진짜 말하는 것 좀 봐”킥킥 웃던 진은 크게 숨을 들이 마시었다.말 한번 더럽게 안듣는 다니까.벤한테 이런거나 물려받고 말이지.&
“어머니”“그래. 내가 네 어미다.”엘리는 어색하게 웃으며 천천히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그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걱정을 했는데, 이렇게 잘 지내시는 모습을 보니 괜히 마음 한쪽이 편해지는 기분이었다.몸이 좋지 않으셔 늘 걱정이었는데.“건강은 괜찮으시지요?”“물론이란다. 널 잃은 줄 알고, 난….”“괜찮아요. 지금이라도, 어머니께서 아셨잖아요.”마리아의 손을 토닥인 엘리는 천천히 아이비에게 시선을 돌렸다.“아이비”“어, 언니”마른침을 삼키도 입을 떼는 아이비에, 엘리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었다.“잘 지냈어?”“언니, 나는….”쭈뼛거리며 다가오는 그녀에 엘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내가 없는동안, 이아이도 고생이 많았겠지.너무 많은것을 동생들에게 줘버린것 같은데.“괜찮아. 다 알고 있으니까.”“그러니까….”“그동안 고생 많았어. 고마워, 아이비.”진은 아이비와 마리아를 가만히 바라보다 어깨를 으쓱이며 시선을 돌렸다.이 인간은 왜 온 거야?둘만 온다고 해놓고는.“도련님은 어쩐 일이십니까?”“누님과 여동생을 찾았다는데 와야 하지 않겠어?”“정이 넘치시네요.”짜증섞인 진의 말에 다비드는 픽 웃으며 그들에게 시선을 돌렸다.아이비의 말을 듣고 얼마나 놀랐던지.그 용병이 이네스라는 사실을 들었을땐 어땠더라.기시감이 들정도로 선명한 얼굴이 남아있었는데.왜 그때는 알아보지 못했는지.“알아보지 못해 미안하구나”“제가 숨긴 건데 뭘 그러십니까. 알아보면 또 그것대로 문제이고..”“네 얼굴에 옛날 얼굴이 남아 있었어. 오라비가 되어 알아보지 못했으니. 미안해야지”진은 픽 웃으며 다비드를 올려다보았다.이놈이 원래 이런 성격이었나?원체 무뚝뚝한 놈이었으니, 이런 반응은 예상도 못했는데.“죄송한 건 저입니다. 감히 대공녀님을 숨기고 힘들게 했으니까요.”“네 최선이었다 생각한단다. 그동안 몰라주어서 더 미안하지.”“상황이란 게 어쩔 수 있겠습니까?”다비드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진
“언니 오늘 진짜 이쁘다”얼굴을 붉히며 작게 미소를 짓는 엘리에 진은 무릎을 굽히고 앉아 엘리의 드레스의 모양을 잡아주었다.공작부인이라면 언니의 상태를 보고 놀랄것 같은데.아이비도 놀라면 어떡해야 하려나.미리 이야기를 하긴 했다만, 그래도 막상 보면 또 모를 일이기도 했고.“이네스, 고마워”“고맙기는. 언니의 생각인데 내가 따라주는 거지.”“미안해서 그러지. 네게 너무 많은 짐을 지워 준 것 같아서.”“그런말 하지 않기로 했잖아.”“그래도.”손을 뻗은 엘리는 진의 얼굴을 천천히 쓰다듬었다.이 착한 아이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레이먼드에게 듣기로는, 이 착한 아이에게 어머니께서 모진말을 했다 던데.그것때문에, 우리 이네스가 분명 마음 고생 했을 것이고.“어머니께 그런 소리 듣게 해서 미안해.”“아유, 그런 소리 하지 마. 괜찮아.”“내가 미안해야지. 어머니 대신 내가 사과할게.”“방금 그런말 안하기로 했었는데 말이야.”장난스레 말하는 진에 엘리는 미소를 지으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헤이든과 함께 가서 마음은 놓였어.”“뭐야, 스피나경이 다 말한 거야?”흘끔 레이먼드를 째려보는 진에, 엘리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레이먼드를 너무 싫어 한다니까.잘 지내주다가도 꼭 이러고.“걱정 되서 내가 물어 본거야. 어머니 성격은 내가 더 잘 알고 있으니까.”“빌어먹 공작가! 진!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끝장을 내버려라!”벤의 외침에 벨라는 그의 팔을 잡으며 손사래를 쳤다.분위기 훈훈했는데 이렇게 훼방을 놓으신다니까.그냥 가만히 좀 계시지….“아버지도 뭐하러 이런 일에 참견하고 그러세요. 진이 잘하고 있잖아요.”“진이 뭐가 못나서 그런 소리를 듣고 와?”“그러다 잡혀 간다니까요?”“잡아갈거면 잡아 가라 그래! 자기네들 집안싸움에 당한 애한테, 뭐?”“또, 또그러신다.”벨라의 말에 벤은 씩씩이며 진에게 시선을 돌렸다.그 소리를 듣고 얼마나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오는 기분이었다.빌어먹을 것들이 감히 내 손주 같
“과소평가는 무슨…. 솔직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한 거야. 언니는 아프고, 움직일 수도 없으니까.”비스듬하게 헤이든이 다시 자세를 잡자, 진은 킥킥 웃으며 그의 품에 몸을 누였다.진을 끌어안은채 머리에 볼을 기댄 헤이든은 진의 손을 매만지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할수 있는 만큼이라고 하기에는, 진은 치열하게만 살아왔다.어린 내가 느끼기에도, 진은 늘 바쁘게 살았으니까.그런 와중에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고, 모두를 챙겼는데.나였으면 세상을 욕하기에도 바빴을 것같은 상황에서도.“넌 대단해. 진짜야.”“거참 부끄럽게 한다.”“부끄러워 하지 말고 자랑스러워 해야지. 나의 존경을 네가 다 받는건데.”웃음을 터트린 진은 고개를 들어 헤이든과 눈을 마주쳤다.그러고 보니 이 녀석은 늘 나를 지켜봤다고 했지.생각해보면 어릴 때에는 의뢰에 가면 꼭 따라 오곤 했다.그때는 나한테 지기 싫어서 그런 줄 알았더니.“너도 나를 참 오래도 좋아했구나.”“이제라도 알아주니까 고맙네.”“혼자 싸우는 줄 알았는데. 네가 늘 같이 있었어.”헤이든은 진을 다시 꼭 끌어안으며 진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따듯한 햇살 같은 향.진에게서만 나는 진의 향기.“매일매일 이렇게 하고싶어”“누가보면 안 하는 줄 알겠네”“그래서
“그래서 내일 방문 하신다는군”레이먼드의 말에 헤이든이 곧장 욕지기를 입에 담자, 놀란 진은 다급하게 헤이든의 입을 막았다.제정신 아니라니까!아무리그래도 공작부인인데!“야, 진짜 그러다 불경죄로 잡혀가!”“자네가 화난 것도 이해를 한 다만, 원래 성정이 그러신 분이라.”“맞아.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했잖아. 너도 알면서 그러냐.”진을 흘겨본 헤이든은 혀를 차며 자신의 입을 막고 있는 진의 손을 잡았다.또 쓸데없이 그쪽 사람들 편의나 봐주려고 하고.손 많이 간단 말이야.“헛소리 할거면 오지 말라고 하십시오.”“내가 설명 다 드렸네. 그러니 걱정 하지 말게. 엘리에게 알리는 건 내가 할까?”“제가 하겠습니다. 언니도 놀랄텐데요.”진의 대답에 레이먼드는 가만히 그녀를 보다 고개를 저었다.엘리 라면 또 진이 상처를 받았을까 걱정할 것이었다.차라리 내가 말해주고 달래주는 게 낫겠지.“내가 하겠네. 엘리가 놀랄 수도 있으니, 공작부인께서 아이비와 단 둘 만 온다고 했으니 그리 알게.”“그럼 다른 분들은요? 언니가 같이 오라고 했는데….”진의 물음에 레이먼드는 어깨를 으쓱 였다.그런게 궁금하려나.뭐, 공작부인의 판단도 틀린건 없을 거고.“글쎄, 그것까지 물어보진
“너 이 빵 어디서 샀어!”짜증 섞인 벤의 호통에 엘리를 안고 내려오던 진은 머리까지 새빨개진 벤에게 시선을 옮겼다.또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들어서 저러신데.“뭐가?”“빵 말이다. 빵!”“베이커네. 거기 빵이 맛있잖아. 생각나서 기껏 사 왔더니?”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는 벤에, 진은 엘리를 앉혀주곤 옆에 앉아 턱을 괴었다.저 성격에 어떻게 전 용병단 단장인 건지.옛 명성이 하나도 소용이 없단 말이야.“또 뭐가 그리 마음에 안드는건데?”“내가 두 블록 더 가서 쿠퍼네 가서 사라고 했잖아!”벤의 짜증에 진은 깊게 숨
“이제 누나 만나고 좀 쉬어야지.”“아, 너 바로 자지 말고 저녁 먹고 자.”헤이든의 말에 진의 몸이 굳었다.설마. 아니겠지.“뭐..?”“너 사막 가서 고생했잖아. 내가 보양식 만들어 줄게”해맑은 그의 미소에 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춤 뒷걸음질을 쳤다.“거짓말”“튕기기는. 내가 몸에 좋은 거 만들어 줄 테니까 딱 기다려”“나 방금 사막에서 돌아왔잖아! 석 달 동안 개고생을 했는데 내가 왜 그걸 먹어!”자리에 주저앉아 울부짖는 진에 헤이든은 미소를 지으며 진의 손을 잡았다.“해준다고 할 때 먹어. 너 진짜 감동할
진은 떨떠름하게 거울 속의 자신을 지켜보다 얼굴을 잔뜩 구겼다.노란 리본을 짧은 머리에 달고, 단정한 하녀복을 입고있는 모습과 함께 저 껄렁한 자세라니.영락없이 뒤 꿍꿍이를 가진 모양새인데.“사장님, 혹시 삶이 지루하신가요”진의 말에도 여전히 바닥을 구르며 웃는 헤이든에, 진은 혀를 끌끌 차며 깊이 숨을 내뱉었다.용병단의 에이스인 내가 이리도 수모를 당하고 있는데, 단장이라는 놈은 배나 부여잡고 낄낄거리는 꼴이라니.헤이든이 진정할 때까지 기다리던 진은 멈출생각 없는 헤이든에 인상을 찡그리곤 그의 옆구리를 발로 찼다.“
진은 계약서를 앞에 두고 머리를 파묻은 채 나오지도 않는 눈물을 닦았다.내가 미쳤지 진짜.아무리 돈이 좋아도 그 집에 내가 내 발로 들어가야한다니.심지어 뭐? 하녀?“나 진짜 그냥 때려 치고 싶어.”“늘 말했지만, 이래서 계약서를 꼼꼼하게 보라는 거야.”진은 계약서를 보다 다시 울상을 지었다.이씨, 레이먼드인지 그 미친 인간은 하녀 소리 하면 안할거 알고 이런거 같은데.중간에다가 그소리를 박아 넣는게 어딨어!“미친거 아냐 진짜.”“그러게나 말이자. 공녀님 옆으로 가는데 시종으로 갈 수도 없고.”“아니 경비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