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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Penulis: 이야기보따리
소예지는 자기가 떠난 뒤 인터뷰 자리에 안채린이 대신 나섰다는 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아이들과 마당에서 공놀이하기 전에 그 인터뷰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챙겨봤다.

잠시 후 그들은 이안과 함께 저녁을 먹었고 여덟 시 반쯤 윤하준이 와서 아이를 데려갔다. 윤하준은 선물을 들고 왔고 두 아이는 선물을 하나씩 들고 기분 좋게 헤어졌다.

그리고 소예지는 고하슬을 목욕시킨 후 침대에 눕혀 동화책을 읽어줬고 열 시도 되기 전에 둘 다 곯아떨어졌다. 몸도 마음도 지쳐서 눈을 감는 순간 깊은 잠이 쏟아졌다.

...

한편 병원에서 심유빈이 안채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채린아, 인터뷰 봤어. 그 특효약이 너희 실험실 작품이었구나? 대단하더라.”

전화기 너머 안채린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난 딱히 뭘 한 게 없고 다 강 박사님 덕이야.”

심유빈은 잽싸게 화제를 돌렸다.

“아, 나 그 얘기 하려고 전화한 거야. 강 박사님 사람 진짜 괜찮더라. 너 기회 잘 잡아.”

“응, 좋은 분이신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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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636화

    한밤중이었다.잠결에 어렴풋이 차가 나가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지만 소예지는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지 못한 채 다시 잠이 들었다.다음 날 아침.세수를 하고 옷까지 갈아입은 고하슬이 먼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뒤이어 준비를 마치고 내려오던 소예지는 고하슬과 양희순이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다.“할머니. 아빠 어디 가셨어요? 왜 집에 안 계세요?”“아빠가 일이 있어서 아침 일찍 나가셨어.”소예지가 아래층으로 내려오며 물었다.“아침 일찍 나간 거예요?”양희순이 뒤를 돌아봤다.“아니에요. 대표님은 어젯밤 한밤중에 나가셨어요. 아마 두 시쯤이었을 거예요. 제가 잠깐 깼을 때 시간을 봤거든요.”소예지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그럼 어젯밤에 들은 게 꿈이 아니었어? 정말 한밤중에 나간 거야?’“하슬아. 오늘은 엄마가 학교 데려다줄게. 가자.”고하슬은 고개를 끄덕이고 엄마를 따라 집을 나섰다.집에서 학교까지는 차로 불과 오 분 거리였다.소예지는 고하슬을 학교에 데려다준 뒤 그대로 연구소로 향하려 했다.그때 휴대폰이 울렸다.고이한에게 걸려 온 전화였다.소예지는 차를 출발시키기 전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하슬이 데려다줬어?”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고이한의 목소리에는 짙은 피로가 묻어 있었다.“방금 데려다줬어. 그런데 당신 어젯밤에 무슨 급한 일 있었어?”고이한의 목소리가 한층 무거워졌다.“할머니가 어젯밤에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끼셨어. 지금 병원에 모셔 와서 검사받고 있어.”순간 소예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어느 병원이야? 나 지금 바로 갈게.”“조은병원이야. 너무 서두르지 말고 운전 조심해.”“알았어.”전화를 끊은 소예지는 곧바로 차를 몰아 병원으로 향했다.가는 내내 어제 최현숙이 했던 말이 자꾸만 떠올랐다.‘설마 할머니가 정말 마지막을 준비하고 계셨던 건가?’불길한 생각을 떨쳐 내려 해도 마음속 불안감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소예지가 병원 VIP 병동에 도착했을 때 고이한은 복도에서 담당 의사와 낮은 목소리로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635화

    소예지는 한동안 뭐라고 거절해야 할지 몰랐다.괜히 최현숙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 걱정됐다.“할머니. 이제 식사하실 시간이에요. 제가 모시고 나갈게요.”소예지가 말했다.최현숙은 숨을 한번 크게 내쉬더니 조금 지친 듯 소파에 앉았다.“너 먼저 가거라. 나는 조금 더 있다가 갈게.”소예지는 곁에 더 있어 드리고 싶었지만 최현숙은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가봐. 나는 내 보물들 조금만 더 보고 갈 테니.”소예지는 더 머물지 않고 수장고를 나왔다.두꺼운 나무문을 살며시 닫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묘한 불안감이 남았다.‘아까 할머니 말씀... 왜 꼭 유언처럼 들렸지?’‘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식당으로 가보니 고이한과 진가영이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고하슬은 옆에서 놀고 있었다.고이한이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할머니는 아직 안 오셔?”“수장고에 조금 더 있고 싶다고 하셔서 나 먼저 나왔어.”소예지가 대답했다.그러다 문득 방금 전 최현숙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잠시 후 진가영이 자리를 비우자 소예지는 고이한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까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 좀 마음에 걸려.”“무슨 말씀?”고이한이 그녀를 바라봤다.소예지는 그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며 밖에 나가서 이야기하자는 눈짓을 보냈다.두 사람은 정원으로 나갔다.소예지가 최현숙과 나눈 이야기를 그대로 전하자 고이한의 표정도 무거워졌다.“내가 가서 볼게.”소예지도 그를 따라 다시 수장고로 향했다.최현숙은 여전히 오래된 소파에 앉아 있었다.고개를 살짝 젖힌 채 부드러운 눈빛으로 방 안 가득한 소장품을 바라보고 있었다.기척을 느낀 최현숙이 고개를 돌렸다.“밥 먹을 시간이냐? 지금 갈게.”최현숙이 몸을 일으키려 했다.그런데 평소보다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렸다.일어서던 순간 몸이 살짝 휘청이기까지 했다.고이한이 얼른 다가가 그녀를 부축했다.“할머니. 천천히 일어나세요.”“괜찮다. 오래 앉아 있었더니 다리가 좀 저린 것뿐이야.”최현숙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634화

    “고마워.”소예지는 나직하게 말한 뒤 자리에 앉았다.따뜻한 한방차가 담긴 잔을 들어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고이한도 맞은편에 앉았다.아직 돌아갈 생각은 없는 듯했다.그저 말없이 소예지를 바라볼 뿐이었다.그 눈빛은 창밖으로 스며드는 달빛처럼 부드러웠다.따뜻한 차가 목을 타고 내려가자 몸도 한결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아랫배는 아직 아파?”고이한이 걱정스레 물었다.소예지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즘 스트레스가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아프지 않았던 것 같은데.”소예지는 눈을 내리깔았다.“응. 요즘 스트레스가 좀 많았어.”그 뒤로 소예지는 말없이 차를 반쯤 마셨다.자리에서 일어나 조금 더 가져오려던 순간 고이한이 먼저 잔을 집어 들었다.그는 주방으로 가서 차를 더 따라온 뒤 소예지 앞에 내려놓았다.소예지는 원래 이런 한방차를 좋아하는 편이라 어느새 한 잔을 깨끗이 비웠다.그때 맞은편에서 줄곧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그런데 그 시선이 향하는 곳은 얼굴이 아니었다.소예지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그녀는 눈을 흘기며 맞은편의 남자를 바라봤다.“어딜 보는 거야?”그제야 소예지는 씻고 나온 뒤 브래지어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얇은 면 잠옷만 입고 있어 가슴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고이한은 주먹을 입가에 대고 가볍게 헛기침했다.“일부러 본 건 아니야.”그렇게 말하면서도 좀처럼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오히려 그의 눈빛이 조금 더 짙어졌다.소예지는 애써 신경 쓰지 않았다.한때는 누구보다 가까운 부부였다. 그때라면 이런 시선조차 부부 사이의 소소한 장난으로 넘겼을 것이다.하지만 이혼한 지도 벌써 삼 년이었다.한때 아무렇지 않았던 일도 이제는 괜스레 낯설고 민망하게 느껴졌다.소예지는 잔을 내려놓았다.“다 마셨어. 나 올라가서 잘게. 당신도 일찍 가서 자.”어젯밤 고이한은 소파에 기대앉은 채 밤을 꼬박 새웠다.제대로 쉬지도 못했을 터였다.고이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는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633화

    소예지는 정말 몸이 좋지 않았다.아랫배가 묵직하게 당기며 아팠다. 최근 스트레스가 심했던 탓인지 호르몬 균형도 흐트러진 듯했고 생리 주기도 들쭉날쭉했다.차가 출발한 지 몇 분쯤 지났을 때 고이한이 침묵을 깼다.“아까 기자들이 한 말은 신경 쓰지 마.”소예지는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작게 대답했다.“응.”고이한은 운전대를 잡은 손에 살짝 힘을 주었다.잠시 망설이던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먼저 입을 열었다.“심유빈 일에 대해 아직 나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있으면 다 말해 줄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을게.”소예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더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고이한이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미안해. 이유가 뭐였든 그때 내가 한 행동이 당신한테 상처를 줬어. 나 때문에 밖에서 온갖 소리까지 들어야 했고 당신을 힘들게 했지.”“내가 용서해 달라고 할 자격이 없는 것도 알아. 앞으로 평생 갚으면서 살게.”그의 말에는 자신을 변명하려는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과거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온전히 인정하고 있었다.그제야 소예지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앞으로 그 사람 얘기는 하지 마.”고이한의 눈에 짙은 후회가 스쳤다.“그래. 이제 안 할게.”차는 주택 단지 안으로 들어가 소예지의 집 앞에 멈춰 섰다.고이한은 차에서 내려 조수석으로 돌아와 문을 열었다. 이어 손을 내밀어 소예지가 내리는 것을 도왔다.소예지는 몸에 걸치고 있던 재킷을 벗어 그에게 건넸다.“당신도 돌아가서 쉬어. 나 챙길 필요 없어.”고이한은 재킷을 받아 들고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그러고는 고개를 숙여 머리 위에 아주 가볍게 입을 맞췄다.“그래.”집으로 들어온 소예지는 뜨거운 물로 씻은 뒤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그 뒤로는 다시 아래층에 내려가지 않았다.그런데 삼십 분쯤 지났을 무렵 아래층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소예지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아주머니가 다시 왔나?’방을 나온 소예지는 계단 모퉁이에 서서 오픈형 주방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632화

    곧이어 안으로 들어오던 기자 몇 명까지 한꺼번에 몰려들었다.이들은 이 회장이 초대한 기자들이었다. 잠시 뒤 이 회장 부부를 인터뷰할 예정이었는데 들어오자마자 재계의 거물인 고이한과 그의 전처 소예지를 마주칠 줄은 몰랐다.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몰려드는 기자들을 본 소예지의 몸이 순간 굳었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어깨에 걸친 고이한의 재킷을 단단히 여몄다.거의 동시에 고이한이 소예지를 자신의 뒤로 끌어당겼다.그는 커다란 체구로 그녀를 완전히 가린 채 거침없이 들이대는 카메라와 기자들을 막아섰다.“죄송하지만 인터뷰는 어렵습니다.”고이한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날카로운 시선이 기자들을 훑었다.평소라면 주변에 늘 경호원들이 있었고 김경환도 곁을 지키고 있었다. 기자들을 막는 일쯤은 고이한이 직접 나설 필요도 없었다.하지만 오늘은 상황이 너무 갑작스러웠다.한 여자 기자가 날카롭게 질문을 던졌다.“소 박사님! 고 대표님과 재결합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다른 기자도 곧바로 질문을 쏟아냈다.“소 박사님의 투자금 대부분을 고 대표님 측에서 지원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두 분이 재결합하신다면 혹시 경제적인 이유도 있는 겁니까?”이번에는 한 남자 기자가 노골적으로 악의가 담긴 질문을 던졌다.“고 대표님! 심유빈 씨와의 과거에 대해서도 답변해 주실 수 있습니까?”쉴 새 없이 터지는 플래시에 소예지는 눈조차 제대로 뜰 수 없었다.그녀가 손을 들어 눈앞을 가렸다.순간 고이한의 서늘한 시선이 마지막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꽂혔다.주변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비켜.”목소리는 크지 않았다.하지만 등골이 서늘해질 만큼 강한 위압감이 실려 있었다.겁도 없이 달려들던 기자들이 저도 모르게 두어 걸음씩 뒤로 물러났다.차는 이미 호텔 직원이 로비 입구까지 가져다 놓은 상태였다.그런데도 포기하지 않은 기자 한 명이 소예지의 뒤쪽으로 돌아가며 끈질기게 질문했다.“소 박사님!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고이한은 긴 팔을 뻗어 소예지를 자신의 품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631화

    고이한은 흐트러짐 없는 미소를 지었다.소예지는 워낙 업계에서 주목받는 인물이라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오는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당장이라도 곁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고이한은 애써 참았다.적어도 소예지의 인간관계와 사교 활동만큼은 존중해 주고 싶었다.발코니에서는 소예지와 장요한이 제법 이야기가 잘 통하는 듯했다.장요한은 머리 회전이 빠른 데다 자기만의 견해도 뚜렷했다. 소예지의 연구 이론도 미리 공부해 온 터라 두 사람의 대화는 막힘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소 박사님, 혹시 시간 되실 때 저희 연구소에 오셔서 학술 교류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 연구팀 모두 소 박사님의 지도를 기대하고 있습니다.”소예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S시 연구소는 관련 분야에서 상당한 실력을 갖춘 곳이었다.잠시 후 그녀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좋아요. 적당한 시간이 나면 저도 기꺼이 참여할게요.”“정말 잘됐네요.”장요한은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얼른 휴대폰을 꺼냈다.“그럼 혹시 연락처를 교환해도 될까요?”소예지도 휴대폰을 꺼내 장요한과 번호를 교환했다.바로 그때 절묘한 타이밍에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예지야.”소예지가 고개를 들었다.어느새 고이한이 바로 곁까지 다가와 있었다.고이한은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미소 지었다.“이분은?”말투는 더없이 정중했지만 행동에서는 은근한 소유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소예지는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을 소개했다.“이쪽은 S시 연구소 연구원인 장요한 씨야.”장요한 역시 고이한을 무척 존경하는 듯했다.“고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이어 곧바로 설명을 덧붙였다.“방금 소 박사님과 전문 분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저희 연구소를 대표해 시간 되실 때 학술 교류를 해 주십사 정식으로 초대드린 참입니다.”말을 마친 장요한은 눈치 빠르게 자리를 비켜 주었다.“그럼 두 분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먼저 실례하겠습니다.”장요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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