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돌아온 열넷째 날.송유지는 거울 앞에 앉아 자기 머리를 한참 바라봤다.오늘은 미뤄뒀던 미용실에 가는 날이었다.해외에 있는 동안에는 머리를 묶는 게 전부였다.회사.숙소.회의.출장 준비.다시 회사.정신없이 지내다 보니.자기 모습을 오래 들여다볼 일이 거의 없었다.채도하가 출근 준비를 하다 물었다.“오늘 미용실?”“응.”“얼마나 자르게.”유지가 손으로 어깨 아래를 가리켰다.“아직 몰라요.”“많이?”“가서 정하려고.”도하가 웃었다.“그것도 안 정해?”유지가 거울 너머로 그를 봤다.“요즘 제 특기잖아요.”“좋네.”“근데.”유지가 몸을 돌렸다.“많이 자르면 싫어요?”“네 머린데 내가 왜 싫어.”“그래도 남편 의견.”도하는 잠깐 유지 머리를 봤다.“얼굴 보이면 돼.”“뭐야.”“진짜.”유지가 웃었다.“도움 하나도 안 되네.”미용실에 도착해서도.유지는 바로 스타일을 정하지 않았다.상담을 받고.지금 머리 상태를 보고.결국 길이는 크게 줄이지 않되.층을 조금 내고 분위기만 바꾸기로 했다.거울 속에서 머리가 조금씩 달라지는 동안.유지는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그냥 자기 마음에 들고 싶어서 하는 일이었다.시술이 끝난 뒤.유지는 거울을 한동안 봤다.“괜찮다.”혼잣말이 나왔다.미용실을 나온 뒤.도하에게 사진을 보낼까 하다가 멈췄다.‘아니.’오늘은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대신 메시지만 보냈다.—끝났어요.곧 답이 왔다.—어때.—비밀.—왜.—집에서 봐요.잠시 뒤.—궁금한데.유지 입꼬리가 올라갔다.—참아요.오후에는 회사 자료도 보지 않았다.근처를 조금 걷다가.혼자 늦은 점심을 먹었다.그러다 문득.유리창에 비친 자기 모습을 봤다.머리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조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유지는 한동안 그 모습을 바라봤다.해외 프로젝트를 끝낸 송유지도 맞고.곧 새 자문을 시작할 송유지도 맞지만.오늘은 그냥.머리를 하고.혼자 밥을 먹
다음 날 아침.송유지는 식탁에 앉자마자 채도하를 빤히 바라봤다.도하가 커피를 마시다 물었다.“왜.”“어제 사람들.”“응.”“다 괜찮던데요.”“그랬어?”“응.”유지는 빵을 한입 먹었다.“특히 기획 쪽.”도하가 눈썹을 올렸다.“누군지 알아?”“어제 여보랑 제일 많이 얘기했다던 사람.”“아.”“말 진짜 많더라.”도하가 웃었다.“그랬지.”유지는 잠깐 멈췄다가 말했다.“이제 여보가 회사에서 누구 얘기하면 좀 알 것 같아요.”“얼굴?”“응.”“좋아?”“생각보다.”도하가 컵을 내려놓았다.“나도 네 현지 팀 만났을 때 그랬어.”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네.”예전에는.도하가 회사 이야기를 하면.직책과 이름만 들었다.이제는 달랐다.누가 말을 많이 하는지.누가 조용한지.누가 도하에게 먼저 질문하는지.조금씩 그림이 생겼다.*도하가 출근한 뒤.유지는 본사에서 보내온 사전 미팅 자료를 확인했다.토요일에 참석하지 않았던 미팅.회의록과 핵심 내용이 간단하게 정리돼 있었다.유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10분도 걸리지 않았다.“이거면 됐네.”굳이 토요일을 반납하지 않아도.필요한 내용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첫 번째 지역은 승인 과정이 지나치게 길었다.두 번째 지역은 담당자마다 기준이 달랐다.유지는 메모했다.**같은 문제처럼 보여도 원인은 다름.**그리고 바로 파일을 닫았다.*오전 11시쯤.본사 담당자에게 메시지가 왔다.—사전 자료 확인하셨을까요?유지는 답했다.—네. 확인했습니다. 정식 첫 회의에서는 개선안을 먼저 제시하기보다 각 지역 담당자 의견부터 듣겠습니다.잠시 뒤.—좋습니다. 그 방향으로 진행하겠습니다.끝.유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예전 같으면.미팅에 참석하지 않은 만큼 더 많이 준비했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지금은.안 간 시간을 죄책감으로 메우지 않았다.*점심을 먹고 있을 때.도하에게 메시지가 왔다.—어제 봤던 사람 기억나?유지가 바로 답했다.—누구요.—
수요일 저녁.송유지는 거울 앞에서 귀걸이를 고르다가 멈췄다.채도하가 뒤에서 재킷을 입으며 물었다.“왜.”“너무 꾸민 것 같아요?”“아니.”“진짜?”“응.”유지는 귀걸이를 다시 내려놓았다.“아니야. 그냥 이거 할래.”도하가 웃었다.“긴장돼?”“제가 왜요.”“내 팀 사람들 처음 보잖아.”유지는 거울로 도하를 봤다.“여보가 제 얘기를 너무 많이 해놨다며.”“많이는 아니고.”“해외 프로젝트.”“응.”“자문.”“응.”“출장 다닌 거.”“응.”“쉬는 법 배운 것도.”도하가 입꼬리를 올렸다.“그건 조금.”유지가 한숨처럼 웃었다.“그 정도면 거의 소개 자료인데.”식당에는 도하의 새 팀 사람 4명이 먼저 와 있었다.유지가 들어가자.한 사람이 바로 일어났다.“아, 안녕하세요.”유지도 웃으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송유지입니다.”“말씀 많이 들었습니다.”유지가 옆에 선 도하를 돌아봤다.“역시.”도하가 태연하게 말했다.“인사해.”“집 가서 봐요.”테이블에서 웃음이 터졌다.자리에 앉고 나니 분위기는 생각보다 편했다.한 사람이 유지에게 물었다.“해외에서 35일 계셨다면서요?”“네.”“원래는 더 길었다고 들었는데.”“42일이었어요.”“그런데 일찍 돌아오신 거예요?”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없어도 현지에서 돌아갈 수 있게 돼서요.”옆에 있던 사람이 감탄했다.“그게 제일 어려운 거 아닌가요?”유지는 잠깐 생각했다.“저도 처음엔 반대로 생각했어요.”“어떻게요?”“계속 제가 필요해야 잘하고 있는 줄 알았거든요.”도하가 옆에서 물을 따르다 슬쩍 유지 쪽을 봤다.유지는 그 시선을 알아챘다.“왜요.”“아니.”“또 제가 성장했다고 생각했죠?”도하가 웃었다.“조금.”“아.”식사가 조금 진행된 뒤.이번에는 도하 이야기가 나왔다.“채 팀장님 새 프로젝트 오고 많이 달라졌어요.”유지가 눈을 크게 떴다.“어떻게요?”도하가 바로 말했다.“굳이 안 들어도 돼.”“아니. 듣고 싶어요
일요일 오후.송유지는 거실 바닥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채도하는 소파에서 휴대전화를 보다가 말했다.“유지야.”“응.”“수요일 저녁 뭐 해?”유지가 책에서 눈을 들었다.“수요일?”“응.”“아무것도 없는데.”“그럼 저녁 같이 갈래?”“어디요?”“우리 팀 사람들 몇 명이 배우자도 같이 저녁 먹자고 해서.”유지는 잠깐 눈을 깜빡였다.“새 프로젝트 팀?”“응.”“몇 명인데요?”“아직 정확히는 모르고.”도하는 자연스럽게 말했다.“너 지금 쉬는 기간이니까 괜찮을 줄 알았어.”그 순간.유지 표정이 아주 조금 멈췄다.“음.”도하가 바로 눈치챘다.“왜.”“아니.”“싫어?”“그건 아닌데.”유지는 책갈피를 끼우고 책을 덮었다.“여보.”“응.”“저 쉬고 있긴 한데.”“응.”“쉬고 있다고 해서 항상 시간이 비어 있는 건 아니잖아요.”도하가 잠깐 조용해졌다.유지가 말을 이었다.“수요일에 약속이 있다는 건 아니에요.”“응.”“근데 방금.”“응.”“제가 쉬니까 당연히 된다고 생각한 것 같아서.”도하는 휴대전화를 내려놨다.“그렇게 들렸어?”“조금.”“그건 미안.”유지가 바로 고개를 저었다.“싸우자는 건 아니고.”“알아.”“저도 해외에 있을 때 여보 일정 물어보고 결정했잖아요.”“응.”“그러니까 저도.”유지는 조금 웃었다.“쉬는 중이어도 먼저 물어봐 줬으면 좋겠어요.”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진짜?”“응.”도하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내가 네 시간을 너무 비어 있다고 생각했네.”유지 표정이 조금 풀렸다.“그 말이 정확해요.”잠깐 뒤.도하가 다시 물었다.“그럼 처음부터 다시.”유지가 웃었다.“뭔데요.”“수요일 저녁.”“응.”“내 팀 사람들이 배우자 같이 밥 먹자는데.”“응.”“네가 괜찮으면 같이 갈래?”이번에는 유지도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몇 시예요?”“7시쯤.”“목요일은?”“너 일정 없어.”유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또 제 일정 다 알고 있
다음 날 아침.송유지는 평소보다 늦게 눈을 떴다.옆에서 채도하는 이미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유지가 눈을 반쯤 뜬 채 물었다.“몇 시예요.”“9시 조금 넘었어.”“오늘 출근 안 해요?”“일요일.”“아.”유지는 다시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도하가 웃었다.“어제 기다리느라 늦게 잤지.”“안 기다렸다니까.”“11시 넘어서까지 책 읽고 있었잖아.”“읽고 싶어서 읽은 거예요.”“응.”“진짜.”“알겠어.”그 대답이 더 얄미웠다.유지는 결국 몸을 일으켰다.“회식에서 제 얘기 더 했죠?”도하가 잠깐 멈췄다.“조금.”“봐.”“왜.”“어제 다 말 안 했네.”거실로 나온 뒤.유지는 커피를 내리는 도하 뒤를 따라다녔다.“뭐라고 했어요.”“별거 없어.”“구체적으로.”“한 사람이 물어봤어.”“뭘.”도하는 컵을 하나 유지 앞으로 밀었다.“너도 회사 다니냐고.”“그래서.”“일한다고 했고.”“또.”“해외 프로젝트 다녀왔다고.”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다음?”“이번에 원격 자문도 시작한다고.”유지가 눈을 크게 떴다.“그것까지?”“왜.”“제 이력 소개했어요?”도하가 웃었다.“물어보길래.”“여보 원래 이런 사람 아니었는데.”“어떤 사람.”“회사에서 아내 자랑하는 사람.”도하가 잠깐 유지 얼굴을 봤다.“자랑 맞는데.”유지 손이 그대로 멈췄다.“아.”도하는 아무렇지 않게 자기 커피를 마셨다.“왜.”“아침부터 왜 이래.”유지는 괜히 빵을 뜯었다.“그래서 사람들이 뭐래요.”“대단하다고.”“진짜?”“응.”“여보는 뭐라고 했는데.”도하는 잠깐 생각했다.“일 많이 한다고.”유지가 바로 쳐다봤다.“좋은 얘기 하다가 왜.”“사실이잖아.”“또.”“근데 요즘은 좀 덜 한다고.”유지는 입을 다물었다.도하가 이어 말했다.“쉬는 법 배웠다고.”유지가 웃음을 터뜨렸다.“그것까지 말했어요?”“응.”“저 없는 데서 제 성장 보고를 다 했네.”“틀린 거 있어?”“없어서 더 뭐라 못 하겠
채도하가 회식에 간 뒤.송유지는 정말 혼자 남았다.처음 30분은 책을 읽었다.그다음에는 냉장고를 열어봤다.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다.“좀 있다 먹지 뭐.”다시 소파로 돌아왔다.휴대전화는 테이블 위에 뒀다.일부러 손에 들고 있지 않았다.오늘은 도하가 새 팀 사람들과 처음 제대로 섞이는 날이었다.연락이 늦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그걸 알면서도.8시 12분.한 번.8시 46분.또 한 번.유지는 시간을 확인했다.그리고 혼자 웃었다.“그래도 보긴 보네.”9시쯤.메시지가 하나 왔다.—잘 먹고 있어.유지 입꼬리가 올라갔다.—재밌어요?잠시 뒤.—응.그 뒤로는 아무것도 보내지 않았다.누구랑 있는지.몇 명인지.언제 끝나는지.묻지 않았다.대신 냉장고에서 간단한 걸 꺼내 저녁을 먹었다.책도 조금 더 읽고.샤워까지 했다.10시 30분쯤 되자.도하에게서 또 메시지가 왔다.—조금 늦을 것 같아.유지는 바로 답했다.—얼마나?—11시 반 전에는 갈게.유지는 잠깐 생각하다가.—응. 천천히 와요.전송했다.그리고 침실로 들어가지는 않았다.거실 조명만 낮춰두고 소파에 앉았다.기다리는 건 맞았다.하지만 초조하게 현관만 보고 있지는 않았다.11시 17분.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유지는 책에서 눈을 들었다.문이 열리고.도하가 들어왔다.“왔어요?”“응.”유지는 시계를 한번 봤다.“벌점 없음.”도하가 웃었다.“11시 반 전.”“약속 지켰네.”도하는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왔다.유지가 가까이 가서 얼굴을 봤다.“술 마셨어요?”“조금.”“많이?”“두 잔.”유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진짜?”“응.”“확인해볼까.”도하가 웃었다.“어떻게.”유지는 가까이 갔다가 멈췄다.그리고 피식 웃었다.“냄새 별로 안 나네.”“검사 끝?”“응.”도하는 재킷을 벗어 의자에 걸었다.유지가 물었다.“재밌었어요?”“응.”“사람들은?”“괜찮더라.”“누구랑 제일 많이 얘기했어요?”“기획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