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칼릭스는 돌아오라고 말하지 않았다.“변화가 있으면 의료진과 현지 지휘자에게 먼저 알리십시오.”그 말은 걱정을 숨긴 명령처럼 들리지 않았다.그 자신도 통증을 숨긴 전력이 있었기에, 엘리시아에게만 보고를 요구할 수 없었다.엘리시아가 물었다.“폐하의 오른손 상태는 보고하셨습니까?”짧은 침묵이 있었다.“오늘 오전 감각 검사를 받았습니다. 저림은 남아 있으나 악화되지 않았습니다.”지나치게 완전한 설명은 붙지 않았다.“왕핵 사용 제한도 지키고 계십니까?”“예. 로스테 임시 연결 이후 직접 출력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알겠습니다.”그것으로 대화는 끝났다.서로의 건강을 확인했지만, 위로와 용서로 넘어가지 않았다.장부실의 마지막 선반은 회색 분말이 가장 짙었다.지역명이 적힌 일곱 권 뒤에 얇은 빈 장부 한 권이 숨겨져 있었다. 표지에는 아무 글자도 없었지만, 왕핵 차단등을 비추자 안쪽에서 문장이 떠올랐다.‘지역 명령 대행 실패 시 외부 개체를 사용한다.’오스카가 첫 장을 넘겼다.사람 이름은 없었다.북부 숲과 설원에서 채집한 비인간 파장 목록이었다.지맥을 감지하는 마수.왕핵 분말에 반응하는 뿔짐승.성녀의 정화가 닿지 않는 혼탁 생명체.각 개체 옆에는 포획 가능성과 지휘 적합도가 적혀 있었다.대부분 실패나 폐기 표시가 붙었다.마지막 항목만 비어 있었다.‘북부 최심부 관측체.’‘고대 지맥 명령에 반응.’‘왕핵을 황제의 신체가 아니라 영토 침입 신호로 인식.’‘인간 결속망 편입 불가.’하단에는 회색 잉크로 새로운 분류명이 덧붙여져 있었다.흰 뿔의 왕.테사가 측정판을 가까이 가져갔다.장부의 잉크가 아주 미세하게 떨렸다.“이 문서는 과거 기록이 아닙니다.”“언제 작성됐습니까?”엘리시아가 묻자 테사는 잉크층을 확인했다.“대부분 오래됐지만 마지막 세 줄은 오늘 새벽입니다.”누군가 광산에 들어와 적은 흔적은 없었다.회색 잉크 장부는 멀리 연결된 관측망에서 새로운 정보를 받아 스스로 갱신되고 있었다.마지막 페이지에는
세 사람의 거부가 장부 옆에 놓였다.과거 서명을 지우지 않았다.현재의 거부를 그 위에 덮지도 않았다.서로 다른 시점의 선택으로 함께 남겼다.회색 잉크 장부의 법적 효력을 정지하는 문서는 로스테 현장에서 먼저 작성됐다.도시평의회는 과거 직무 서명과 지역 명령 대행을 분리했다.경비·관측·치료 계약은 유지된다.해당 계약을 왕핵 대행, 결속, 성녀 후보 연결, 신체 강제 사용의 근거로 해석할 수 없다.새로운 고위험 사용에는 목적과 위험, 부담 상한, 중단 조건,철회 절차를 별도로 제시해야 한다.거부해도 직위와 급여, 치료소 지원, 거주권을 박탈할 수 없다.최종적인 제국법이 아니었다.로스테 안에서만 효력을 갖는 긴급 결정이었다.황실과 대신전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었다.엘리시아는 그 한계를 결정문에 적게 했다.수도 통신석이 열리자 칼릭스는 법무청 공개회의실에서 장부 사본을 받았다.그는 하겐의 이름보다 직무 계약 문장부터 확인했다.“제국 군무법의 비상신체조항과 문장이 같습니다.”법무청 법률관이 군무법 원본을 가져왔다.전쟁 또는 대규모 지맥 붕괴 시, 현장 지휘관은 제국 방어를 위해 신체와 왕핵 감각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적용 범위는 명시돼 있지 않았다.칼릭스가 황제가 된 뒤 갱신된 군무법이었다.그의 직접 서명이 마지막 장에 있었다.“이 조항의 갱신 당시 구체적인 사용 예를 검토하셨습니까?”엘리시아가 물었다.칼릭스는 문서를 내려다보았다.“하지 않았습니다.”“기존 법이어서 유지한 겁니까?”“예.”“폐하의 잘못만으로 기록하지 마세요.”엘리시아는 하겐을 감싸려는 것이 아니었다.“법을 만든 사람, 갱신한 사람, 지역 장치에 확장 적용한 사람은 각각 다릅니다.”칼릭스가 고개를 끄덕였다.“분리하겠습니다.”그는 군무법 전체를 즉시 폐지하지 않았다.전쟁과 재난 중 현장 지휘관의 권한까지 사라지면 병사와 주민에게 위험이 돌아갈 수 있었다.대신 고위험 신체 사용 부분만 긴급 정지했다.황제의 단독 칙령이 아니라 법
“개인을 후보로 고른 것이 아닙니다.”오스카가 말했다.“해당 자리에 앉는 사람을 계속 사용하도록 했습니다.”명단의 목적은 네 번째 심장이 황제의 빈자리를 채울 지역 대행자를 찾는 것이었다.첫 번째 후보는 도시 경비대장.지역의 무력과 경계권을 가진 사람.두 번째는 종탑 관측 책임자.지맥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사람.세 번째는 치료소 책임자.사람의 신체와 표본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한 명으로 부족하면 세 직무를 동시에 연결하도록 돼 있었다.하겐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제가 본 것은 첫 장뿐이었습니다.”“본인의 이름을 확인했습니까?”엘리시아가 물었다.“예.”“어떤 역할로 적혀 있었습니까?”“임시 지역 황체.”황제의 몸을 뜻하는 표현을 지역 지휘관에게 적용한 것이었다.칼릭스가 없으면 하겐의 심장과 신경을 왕핵선에 연결하고, 테사의 지맥 감각과 미하일의 신체 조절 능력을 더한다.세 사람이 합쳐져 임시 황제를 대신한다.성녀 대체에는 셀레스틴과 후보 원본을 사용한다.결속을 강제로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 직전의 상태를 지역에서 계속 유지하기 위한 구조였다.각 사람의 부담 상한은 비어 있었다.중단 조건도 없었다.철회란은 회색 잉크로 지워져 있었다.엘리시아가 다음 장을 넘겼다.후보 등록 근거가 적혀 있었다.하겐은 도시 경비대장 취임식에서 비상시 로스테를 위해 신체를 사용할 수 있다는 문장에 서명했다.테사는 종탑 관측관 계약에서 지맥 사고 때 감각 공유에 동의했다.미하일은 치료소 책임자로서 대규모 재난 때 신성력 치료망에 참여한다고 서명했다.각각 제한된 목적의 동의였다.회색 잉크 장부는 세 문장을 한데 묶었다.‘도시를 위해 신체·감각·신성력을 제공하는 데 동의함.’그 아래에 새로운 해석이 붙었다.‘지역 명령 대행과 임시 결속에 사용 가능.’미하일의 입가가 굳었다.“치료망 참여는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뜻입니다.”“장부는 목적을 지웠습니다.”오스카가 말했다.“제공한다는 동사만 남겼습니다.”하겐은
그는 직접 들어가는 선택을 철회했다.통제선 바깥에서 석탄 조각으로 내부 구조를 그렸다.“첫 번째 방의 오른쪽 벽에 선반 세 개가 있습니다. 가운데 선반 뒤에 장부실이 있습니다. 바닥에 회색 원이 있으니 밟지 마십시오.”네 명이 들어갔다.문이 열리자 회색 먼지가 얇은 안개처럼 밀려 나왔다. 차단천이 입자를 흡수하며 표면에 검은 얼룩을 만들었다.테사의 목소리가 통신석에서 들렸다.“방진 가면 열두 개 확인.”가면은 사용된 상태였다.안쪽 필터에 사람의 호흡 흔적과 회색 분말이 남아 있었다. 이름표는 없었지만 필터 크기와 끈 길이가 달라, 한 사람이 반복 사용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쓴 것으로 보였다.법무관이 바닥의 회색 원을 피해 선반 쪽으로 이동했다.“두 번째 문이 보입니다.”시설 기술자가 경첩을 확인하던 순간, 벽 안에서 짧은 파열음이 났다.선반 위 금속 상자들이 한꺼번에 앞으로 기울었다.“뒤로!”테사의 외침과 함께 조사 인원들이 퇴로 쪽으로 물러났다.그러나 가장 안쪽에 있던 시설 기술자의 발이 바닥 홈에 걸렸다. 상자 하나가 그의 왼팔을 스치며 떨어졌고, 금속 모서리가 보호복을 찢었다.피가 팔뚝을 타고 흘렀다.법무관은 상자를 붙잡으려 하지 않았다.기술자의 어깨 고리를 당기기 전에 물었다.“끌어도 됩니까?”“예!”그가 동의하자 두 사람이 함께 기술자를 통제선 밖으로 이동시켰다.나머지 상자는 바닥에 떨어지며 깨졌다.안에서 유리병과 회색 잉크 분말이 쏟아졌다. 차단천 한 장이 검게 물들었고, 첫 번째 방의 시야가 거의 사라졌다.테사는 안쪽 장부를 지키려고 남지 않았다.“전원 철수합니다.”네 사람 모두 바깥으로 나왔다.미하일은 부상자의 팔을 확인한 뒤 상처 봉합과 통증 완화에 대한 동의를 각각 받았다. 엘리시아는 신성력 치료를 먼저 권하지 않았다.기술자는 일반 봉합을 선택했다.상처는 깊지 않았지만 오늘 작업에는 다시 들어갈 수 없었다.창고 안쪽 선반 두 개가 파손됐다.회색 잉크 병 다섯 개가 깨
오스카가 시각과 거리를 기록했다.“폐하의 왕핵 권한을 정지한 뒤에도 광산 안쪽 파장은 남아 있습니까?”수도에서 온 왕핵 기술자가 측정석을 기울였다.“남아 있습니다. 현재 황제의 명령이 아니라 저장된 지역 지휘권과 과거 수용 승인으로 움직입니다.”“하겐의 현재 지휘권에 반응합니까?”“확인하려면 가까이 접근해야 합니다.”엘리시아는 하겐을 시험용으로 앞세우지 않았다.“먼저 직무 표식과 장치의 반응을 분리하세요.”하겐이 넘긴 지휘관 봉인은 투명한 절연함에 들어 있었다. 왕핵 기술자는 봉인을 손에 들지 않고 긴 집게 끝에 고정한 뒤 갱도 입구 가까이 가져갔다.안쪽에서 금속이 맞물리는 소리가 났다.사람이 아닌 지휘관 봉인에 반응했다.“경비대장이 누구인지 확인하지 않습니다.”오스카가 말했다.“직무 도구가 있으면 현재 책임자의 의사를 묻지 않고 권한을 실행합니다.”하겐은 그 소리를 듣고도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제가 들어갔을 때도 저 소리가 났습니다.”“봉인을 댔습니까?”법무관이 물었다.“예.”“그 행동으로 안쪽 장치가 활성화됐을 가능성을 알고 있었습니까?”“몰랐습니다.”“봉인을 다시 사용한 이유는요?”“문을 닫기 위해서였습니다.”선의의 봉인이 장치를 깨웠을 수 있었다.하겐은 자신이 속았다고 말하지 않았다.그 행동과 결과를 따로 기록하게 했다.광산 입구의 지휘관식 잠금장치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시설 기술자들은 문 옆의 오래된 경첩을 받침대로 고정한 뒤, 돌벽과 맞물린 축을 물리적으로 분리했다. 문을 파괴하지 않았고, 봉인도 작동시키지 않았다.안쪽에는 군수 물품 상자가 줄지어 놓여 있었다.식량.횃불.방진 가면.갱도 지지대.전시용 보호복.장부상 수량과 실제 수량을 대조하자 부족한 물건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보호복 여섯 벌과 긴급 수액병 스무 개가 기록보다 많았다.“누군가 외부 물품을 들여왔습니다.”테사가 상자 봉인을 확인했다.제조처는 황도 군수공방이었다.운송장에는 로스테로 보냈다는 기록이 없었다.
엘리시아는 그 말을 사과로 끝내지 않았다.“명단에 오른 사람들이 현재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 확인했습니까?”“일상 근무에서 제외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광산과 종탑, 왕핵 관련 시설 배치를 중단시켰습니다.”“이유를 설명했습니까?”“장비 재점검이라고만 말했습니다.”그는 위험에서 떼어놓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정보는 주지 않았다.이레나가 물었다.“광산 문은 어떻게 처리했습니까?”“안쪽 문을 닫고 제 지휘관 봉인을 붙였습니다. 외부 경비 두 명을 배치했습니다.”“경비들에게 무엇을 지키는지 알렸습니까?”“군수 물품이라고만 했습니다.”하겐이 지킨 것은 도시의 비밀이었다.그러나 그 비밀을 지키도록 명령받은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위험 앞에 서 있는지도 몰랐다.엘리시아는 하겐의 의도를 해석하지 않았다.“광산에서 나온 뒤 누구에게도 상의하지 않았습니까?”“베른하르트 각하께도 말하지 않았습니다.”변경백의 턱이 굳었다.하겐은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내부 누출이 확인될 때까지 혼자 알고 있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그 판단으로 누출을 막았나?”베른하르트가 물었다.“확인하지 못했습니다.”“명단에 오른 사람을 지켰나?”“지금은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그럼 얻은 게 뭐지?”하겐의 손이 무릎 위에서 굽었다가 펴졌다.“제가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뿐이었습니다.”누구도 그 답을 예상하지 못한 듯 회의실이 잠잠해졌다.그는 위험을 혼자 들고 있으면 적어도 자신이 책임지고 있다고 믿었다. 실제로는 정보와 선택을 자신에게 모았고, 누군가 그 침묵을 이용해도 알아챌 사람이 없게 만들었다.엘리시아는 칼릭스를 떠올렸지만, 두 사람을 같은 사람처럼 겹치지 않았다.칼릭스는 황제의 몸으로 제국 전체를 대신하려 했고, 하겐은 도시 경비대장의 지휘권으로 로스테의 불안을 혼자 막으려 했다.위치와 죄의 무게는 달랐다.선택을 빼앗는 방식만 닮아 있었다.로스테 법무관이 물었다.“광산 조사 지휘에서 자진 회피하시겠습니까?”하겐은 투명판 위의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어딘가 힘이 빠져 있었다.밤이 깊어지고, 어둠이 가득한 방, 건우는 숫자를 다시 적었다.9:129:189:37그리고 그 옆에 한 줄을 덧붙였다.‘왜.’-형은 왜 전화했는가.-위험을 알리기 위해?-아니면 누군가의 도착을 확인하기 위해?그는 처음으로 그 가능성을 떠올렸다.형이 전화한 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가 아니라,‘시간을 맞추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다면.그 생각은 섬뜩했다.만약 누군가와 약속이 있었다면.9시 18분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건우는 펜을 내려놓았다.기억은
비는 오지 않았는데도, 저녁 공기가 눅눅했다.건우는 창문을 열어두고도 답답함이 가시지 않는 걸 느꼈다.거실 테이블 위에는 여전히 숫자가 적힌 메모가 놓여 있었다.9:129:189:37그 아래, 어젯밤 그가 덧붙인 한 줄.‘조용했다.’그는 그 문장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짚어보았다.조용했다면, 형은 움직이지 않았다.움직이지 않았다면, 누군가를 맞이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그 생각이 목을 죄었다.하나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물 흐르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이어지는…건우는 문득 물었다.“그날… 진동 느
시신을 실은 차량이 골목을 빠져나갈 때까지,건우는 비를 맞은 채 그대로 서 있었다.경광등 불빛이 젖은 도로 위에 번졌다가 사라졌다.형은 그렇게 떠났다.설명도, 변명도 없이.경찰은 현장을 통제했고, 필요한 절차를 간단히 설명했다.참고인 조사 일정이 잡힐 거라고 했다.말은 또렷했지만, 건우의 귀에는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남은 건 한 문장뿐이었다.저녁 8시 전후.그 시간에 그는 집에 있었다.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하나는 경찰의 안내를 받아 현관을 나왔다.비는 여전히 세게 내리고 있었고,그녀의 코
그날, 건우는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아픈 건 아니었다. 몸은 멀쩡했다.다만, 일어나는 순간 모든 게 진짜가 될 것 같아서.부모님이 돌아가셨다.그 문장을 입 밖으로 내는 순간, 정말로 세상이 굳어버릴 것만 같았다.자신은 살아 있고, 더이상 그의 부모는 없다.-그게 말이 되나.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1년.건우는 병실 침대 위에서 1년을 보냈다.눈을 떴을 때는 이미 모든 게 끝나 있었다. 장례도, 화장도.향 냄새를 맡을 겨를도 없었고, 마지막 인사를 할 기회도 없었다. 울지도 못했다.그건 애초에 건우의 몫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