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호는 지난 며칠 동안 지독한 고열과 오한에 시달리며, 완전히 탈진 상태에 빠져 있었다.상견례 장소에서 폭발했던 부모 세대의 추악한 진실과 유진에게 완벽하게 버림받았다는 절망감이,그의 육체를 안에서부터 무자비하게 갉아먹은 탓이었다.윤정은 그런 그를 위해 단 한숨도 자지 않고,밤낮으로 그의 곁을 지키며 온 정성을 다해 간호했다.차가운 물수건으로 그의 타오르는 이마를 닦아내고,오한으로 떨 때마다 이불을 덮어주며 밤을 지새웠다.그리고 지옥 같은 고열이 지배하던 4일째 되던 날 아침,선호는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겨우 이성의 정신을 차렸다.시야가 서서히 트이자,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침대 곁에 엎드린 채 지쳐 잠이 들어 있는 윤정의 초췌한 모습이었다.선호는 빳빳하게 굳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흔들어 깨웠다.“너… 언제부터 여기에 계속 있었던 거야?”갈라지고 튼 입술 사이로... 쳇소리 같은 저음이 흘러나왔다.선호의 목소리에,깜짝 놀라 눈을 뜬 윤정은 조금 괜찮아진 그의 눈동자를 확인하자마자, 눈가에 눈물이 가득 고여 들었다.“오빠……! 정신이 좀 들어요? 흐윽, 오빠 자그마치 4일이나 정신 못 차리고 엄청 아팠어……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데.”“난… 이제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말고 네 집으로 돌아가서 좀 쉬어.”선호는 자신을 걱정하며 울먹이는 윤정의 그 맑은 시선을 똑바로 마주할 수 없었다.가슴 깊은 곳에서, 정체 모를 불쾌함과 죄책감이 뒤섞여 올라왔다.선호는 그녀의 시선을 피하듯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허겁지겁 욕실 안으로 도망쳐 버렸다.철제 수전을 거칠게 돌리자, 샤워기 헤드에서 차가운 물줄기가 사방으로 쏟아져 내렸다.선호는 옷을 대충 벗어 던진 채,쏟아지는 물줄기 아래로 온몸을 내맡겼다.차가운 물이 머리를 타고 흘러내렸지만,그의 뇌리에 박힌 지독한 환각은 쉽게 씻겨 내려가지 않았다.수증기 속에서,조금 전 침대 맡에 가냘프게 엎드려 잠들어 있던 윤정의 잔상이 아른거렸다.그리고 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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