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너머에서 마침내 아침의 첫 빛이 피어나고 있었다.작은 옥탑방 창문 너머로, 붉고 일렁이는 태양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었다. 이곳 제주에 내려와 열흘도 넘게 지냈지만, 이 고요한 일출을 눈에 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아득한 검은 바다가 짙은 오렌지빛으로 온통 물들어 가고, 하늘과 물이 맞닿은 경계선에서 태양은 세상을 품어 안듯 천천히 올라서고 있었다.빛이 창가를 넘어 쏟아져 들어오자, 곁에 있던 차준호가 미간을 천천히 찌푸렸다.아침 햇살 아래 드러난 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머리카락은 부드럽게 흐트러져 있었고, 건장하고 묵직한 상체가 이불 바깥으로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내가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남자가 이토록 무심하고 나른하게 내 곁에 있는 현실이 비현실적일 만큼 아득하게 느껴졌다.조만간 거대한 전쟁의 그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았다. 하지만 그렇기에, 남자의 온기가 온전히 남아 있는 이 짧은 평화가 찰나의 꿈처럼 아련하고 소중했다.“······저, 선물 받는 기분이네요.”내 나직한 중얼거림에 차준호가 피식, 작은 웃음을 터뜨렸다.“아직 선물 안 줬는데······.”둘은 동시에 쿡-, 하고 낮은 웃음을 뱉어냈다. 차준호가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가볍게 털어내며 짙은 눈동자로 나를 가만히 응시했다.그리고 커다랗고 뜨거운 손을 뻗어 내 턱 끝을 부드럽게 감싸 쥐더니, 자연스럽게 고개를 자신 쪽으로 돌리게 만들었다.“어디 주스 없어?”나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가 목이 말라서가 아니라, 내게 자연스럽게 입을 맞추기 위한 핑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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