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당 문이 열리면서 비 냄새가 들어와 등잔불이 한 번 누웠다가 섰다.눅은 방에 화로를 들였는데도 한경은 발끝이 시려서 버선 신은 발을 치마 밑으로 접어 넣었다.상 위에 종이가 세 몫으로 놓여 있었다.하나는 밟혀서 귀가 찢어진 낱장이었고, 하나는 굵은 실로 꿰맨 묶음이었으며, 나머지 하나는 칸만 그려지고 이름이 하나도 안 적힌 종이와 그것을 쌌던 봉함이었다.류가가 등잔을 상 가운데로 옮겼다.옮기는 손등이 차서 종이가 손에 붙지 않고 자꾸 미끄러졌다."이 셋이 다 같은 것입니까.""열두 해 전 한 장에서 나온 거예요.하나는 내가 열 해를 갖고 있었고, 하나는 뒤채에서 나왔고, 하나는 심가 문서고에서 나왔어요."류가가 빈 칸만 그려진 장 쪽으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칸을 나눈 줄이 붓으로 그은 것이 아니라 판에 새겨 눌러 찍은 것이었다."저. 이 종이는 사삿집 것이 아닙니다.칸을 이렇게 박아 찍은 종이는 광록시에서만 냅니다.사삿집에서 적으면 칸을 손으로 긋는데, 손으로 그으면 아래로 갈수록 줄이 좁아집니다."* * *소하가 문을 밀고 들어오다가 문지방에 기름병을 부딪쳤다.병이 굴러가면서 기름이 손가락 두 마디쯤 쏟아졌고, 소하가 그것을 제 치맛자락으로 눌렀다."아이고, 아이고. 제가 닦을게요.닦는데요, 근데 이거 냄새가 아까 부엌에서 나던 거랑 똑같아요.오어멈이 참기름 시렁하고 등잔 기름 시렁을 같이 쓰지 말라고 그렇게 일렀는데 오늘 아침에 분이어멈이—""소하야.""예!""어. 그거 참기름이야."소하가 병을 들어 코에 대 보더니 귀뿌리까지 붉어졌고, 류가가 먼저 웃음을 터뜨리자 소하가 억울한 얼굴로 따라 웃다가 병을 안고 나갔다.* * *한경이 꿰맨 묶음을 펴서 맨 위 장을 찾았다.열두 해 전 것이 맨 위에 있었다.낱장을 그 아래에 대고 둘을 함께 들어 등불에 비추자 칸과 줄이 어긋나지 않고 겹쳤다.위 칸의 이름 몇에 붉은 줄이 그어져 있었고, 겹쳐 놓아도 붉은 줄이 같은 자리에 있었다."이 붉은 것이 무엇입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9-09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