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연애 신고서 제4항. 교제 시작일을 기재하시오.(인사팀 양식. 칸 크기는 날짜 하나가 들어갈 만큼이다. 딱 하나.)연휴가 끝난 첫 출근일, 12층은 조용했다. 너무 조용했다.서윤이 자리에 앉자 사방에서 키보드 소리가 동시에 멈췄다. 그리고 동시에 다시 시작됐다. 아무도 서윤을 보지 않았다. 모두가 서윤을 보고 있었다."선배." 민지가 의자를 굴려 왔다. "고 과장님 열 시에 오신대요.""알아.""긴장되세요?""신고서잖아. 기획서도 아니고.""선배, 기획서는 반려돼도 다시 쓰면 되지만요." 민지가 목소리를 낮췄다. "연애 신고서가 반려되면, 씨름 방이 일주일은 떠들어요."서윤은 모니터를 켰다. 메신저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차이현: 출근했습니다. 커피 책상에 뒀어요.]서윤은 책상을 봤다. 아이스 바닐라라떼가 있었다. 뚜껑 옆에 반듯한 글씨. '시럽 1/2, 얼음 조금'. 그리고 그 아래 작은 글씨가 한 줄 더 있었다.'신고서는 제가 먼저 냅니다.'서윤은 매직을 꺼냈다. 컵 옆면 빈 곳에 적었다. '안 돼요.' 그리고 컵 사진을 찍어 보냈다.[차이현: 커피에 답장하지 마세요. 증거 남아요.][정서윤: 증거 남기려고 한 거예요.]열 시 정각에 인사팀 고 과장이 12층에 나타났다. 워크숍에서 마이크를 잡고 사진첩을 만들던 그 과장이었다. 손에는 서류 봉투 두 개가 들려 있었다. 씨름 방의 속보는 틀리지 않았다.고 과장은 서윤의 자리에 먼저 왔다."정 선임님. 축하드립니다.""……감사합니다.""이건 인사팀 권고 양식이에요. 강제는 아니고요. 같은 팀에서 교제하시는 분들 평가 공정성 확인용입니다. 연애를 막는 게 아니라, 나중에 서로 곤란하지 않게 하려는 거예요."봉투에서 종이 한 장이 나왔다. 제목은 '사내 교제 신고서(권고)'. 항목은 다섯 개였다. 성명, 소속, 상대방, 교제 시작일, 비고."두 분 각자 따로 쓰시고, 금요일까지 인사팀으로 주세요. 따로요. 상의하지 마시고요.""상의하면 안 돼요?""상의하면 날짜가
آخر تحديث : 2026-10-15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