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야
육 년을 바친 남편이 나를 다른 사내에게 넘겼다. 출세를 위해 아내를 바친 서도윤은 내가 살아 돌아오지 못하도록 살해까지 명했다. 시어머니는 상복을 준비했고, 첩은 내 혼수로 정실의 자리를 꾸몄다.
모든 것을 잃은 밤, 나를 거절했던 정헌대군 이현준이 피투성이가 된 내 앞에 섰다.
“살아남으시오. 복수는 그다음이오.”
그러나 나는 누구의 소유물도 되지 않겠다.
나를 열녀로 죽이려던 가문, 나를 거래한 남편, 여자의 희생 위에 세워진 열녀문까지. 그들의 명예를 태우고 내 이름으로 다시 살 것이다.
그리고 나를 지키려 권력마저 버린 위험한 남자에게, 이번에는 내가 먼저 손을 내민다.
그의 눈빛은 뜨거웠지만 나는 다시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감옥에 갇히지 않으리라. 그가 나를 원한다면 내 자유부터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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