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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처럼 스러지는 사랑

안개처럼 스러지는 사랑

유겸과 루나의 친구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두 사람은 뜨겁게 키스했다. 문 밖에 서 있던 채이는 그 길로 도망쳤다. [여보세요, 채이 씨, 아직 통화 중이신가요? 신부 이름 정말 변경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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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피어난 꽃

어둠 속에 피어난 꽃

어릴 적 기억이 생기기 시작한 무렵부터, 어머니는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언니는 황후가 될 운명을 타고났으니 세상의 모든 귀하고 좋은 것은 마땅히 언니의 몫이어야 한다고. 도성의 사람들 역시 언니보다 명석하지 못하다며 나를 피하고 은근히 멸시했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내가 언니보다 못해서가 아니라, 단지 꽃을 피울 시기가 오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을. 궁중 연회가 열리기 전, 어머니는 내게 일부러 칙칙한 초록색 치마를 보내오시며 언니의 기를 죽이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언니는 이미 미래의 태자비로 여겨지는 몸이었으니까. 그러나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 옛날 도사가 우리 가문에 황후가 될 운명을 타고난 여성이 있다고 했을 때, 그게 꼭 언니 한 사람뿐이라고 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지난 세월의 인내는 그저 때를 기다린 것뿐이다. 모두가 나에게 물러서라고 한다면, 나는 오히려 빼앗을 것이다. 황후의 운명이라고 해서 어찌 꼭 태자비에 머물러야 한단 말인가. 중궁전의 주인이 되어 황제의 곁을 지키는 것 역시, 비할 데 없이 고귀한 운명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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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삼킨 소녀

신을 삼킨 소녀

희끄무레하게 공기에도 질감을 불어넣는 그들, 존재하고 있으나 무어라 말하기 힘든 유령의 소굴이 그때 열렸다. “와...” 아무래도 병원에 오래있던 탓에 현실감각이 떨어져 그런가보다고 저도 모르게 긴장하는 속에 약을 쳐보려 했다. 그래도 여전히 떨리는 것은 눈앞에 보이는 망자의 수가 병원에서는 비교도 안되기 때문이다. 호수를 둘러싼 연무인줄 알았던 것이 실은 망자의 수였다. 빵집을 오는 동안 보았던 사람들이 산 자일지 � ��은 자일지, 마리타는 알지 못한다. 그녀는 바닥만을 보고 걸었다. 그들이 제 몸을 통과하는 순간에도 의식하지 않으려 애쓰며 귀도 눈도 감각이 없는 것처럼 다리로 땅을 꾹꾹 누르듯이 신중한 걸음으로 나아갔다. 거의 호수의 반을 돌았을 무렵이다. 뒤도 돌지 않은 채 이대로 저쪽 사거리만 넘어가면 수는 훨씬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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