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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사흘

ผู้เขียน: moominkiller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6-10 09:52:25
심월령.

그 이름이 자녕궁 안에 떨어진 순간, 향로의 연기마저 잠시 길을 잃은 듯했다.

궁녀들은 고개를 숙인 채 숨을 낮췄고, 내관은 두루마리를 든 손을 조금도 움직이지 못했다. 붉은 비단 끝에 매달린 금실이 아주 미세하게 떨렸다. 창밖으로 들어오던 봄빛은 바닥의 옥돌 위에서 차갑게 식어, 사람의 얼굴마다 다른 그늘을 얹었다.

자녕태후는 웃지 않았다.

웃지 않는 얼굴이 더 온화해 보일 때가 있다. 그녀는 그런 얼굴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마치 이 모든 일이 누구의 목숨을 조르는 덫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마땅히 놓아야 할 비단끈이라는 듯했다.

월령은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었다.

손끝은 소매 안에서 차가웠으나 떨리지는 않았다. 이상하게도 그랬다. 너무 큰 파도가 오면 사람은 먼저 젖는 대신 굳는다. 숨도, 눈물도, 두려움도 한 박자 늦게 온다.

문밖에서 위지헌의 그림자가 길게 들어왔다.

감송향이 자녕궁의 단 향을 조용히 밀어냈다. 마른 흙과 오래된 나무, 차갑게 말린 약재의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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