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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도망치려는 자와 쫓아가려는 미친놈들.

ผู้เขียน: 8489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7-07 16:50:13

"예?!"


"전하, 치사하게 혼자 독차지하실 셈입니까! 기사단 전원! 당장 짐을 싼다! 우리는 대공비 마마를 따라 하야한다!!"


……이 미친놈들이 진짜 돌았나?


나는 이제 정말로, 내 머리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의심하기 시작했다.

북부 대공직을 버리고 내 호위 기사가 되겠다는 남편.

대공가를 하야하고 나를 따라 짐을 싸겠다는 기사단.

이 집단 광기의 현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뿐이었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 방으로 도망쳐 들어와 문을 걸어 잠갔다. 심장이 가쁘게 뛰었다.

'이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어.'

나 하나를 빈손으로 쫓아내고 미치광이로 만들려고 대공작 지위까지 버리는 연기를 한다고? 저쯤 되면 연기가 아니라 진짜 단체로 정신병동에 집단 감염된 수준이었다. 대공가가 통째로 망해가는 이 시점에 내가 여기 계속 붙어있다간, 횡령죄 정도가 아니라 '북부 멸망의 원흉'이라는 희대의 대역죄를 뒤집어쓸 게 뻔했다.

"지금 당장 여길 뜬다."

이 성의 인간들이 완전히 미쳐버리기 전에 탈출해야 했다.

나는 침대 밑에서 오래전 백작가에서 올 때 가져왔던 낡은 가방을 꺼냈다. 대공가에서 준 보석이나 드레스는 단 하나도 담지 않았다. 가져갔다가 나중에 '절도죄'로 고소당하면 골치 아프니까. 오직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옷 몇 벌과 약간의 비상금만 챙겼다.

가방 지퍼를 닫는 순간, 문밖에서 조심스러운 노크 소리가 들렸다.

"엘리, 나요. 들어가도 되겠소?"

카이엔이었다. 나는 가방을 등 뒤로 숨기며 차갑게 말했다.

"문 안 열어줄 거니까 돌아가세요."

철컥-!

하지만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고리가 부서져 내리며 문이 열렸다. 힘 조절을 못 해 문고리를 통째로 뽑아버린 카이엔이 당황한 얼굴로 서 있었다.

그리고 그의 차림새를 본 나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무슨 꼴입니까?"

황실 연회에나 입고 갈 법한 화려한 대공 제복은 어디 가고, 카이엔은 가죽으로 된 투박한 기사 훈련복을 입고 있었다. 심지어 그의 등 뒤에는 집채만 한 배낭이 똬리를 틀고 있었고, 양손에는 황금과 보석이 가득 담긴 주머니 수십 개가 줄줄이 엮여 있었다.

"약속대로 대공직을 내려놓고 왔소. 이제 난 그대의 무급 호위 기사라오."

카이엔이 아주 자랑스럽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이 자금들은 내가 대공이 되기 전, 용병 시절에 순수하게 내 피와 땀으로 벌어들인 사유 재산이오. 대공가의 돈은 한 푼도 섞이지 않았으니 안심하고 쓰셔도 되오. 자, 어서 나를 고용해 주시오!"

그가 황금 주머니들을 내 발밑에 무릎을 꿇으며 바쳤다.

나는 이마를 짚었다. 대공 제복을 벗고 가죽 옷을 입어도 감출 수 없는 저 위압적인 피지컬로 '무급 호위 기사'를 자처하다니. 게다가 저 엄청난 양의 황금들이 정말 사유 재산이 맞겠는가? 분명 대공가 비자금을 대충 가죽 주머니에 쑤셔 넣고 '내 피땀 눈물'이라며 사기를 치는 게 분명했다. 내가 저 돈을 받는 순간, 빼도 박도 못하고 장물 취득죄로 체포되겠지.

"필요 없으니까 당장 나가세요! 난 혼자 갈 겁니다!"

내가 숨겨둔 낡은 가방을 낚아채며 외치자, 카이엔의 시선이 내 가방으로 향했다. 초라하기 짝이 없는 내 가방을 본 그의 붉은 눈동자가 순식간에 처절한 슬픔으로 물들었다.

"아아…… 엘리아나. 전생에 그 넓은 대륙을 구하고도 겨우 가방 하나만 들고 떠나더니, 이번에도 정녕 이 더러운 죄인들의 땅에서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겠다는 말이오? 어찌 이토록 고결하단 말인가……!"

"고결은 무슨! 진짜 억지 해석 좀 그만해라, 이 미친 인간아!"

내가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른 바로 그때, 대공성 마당이 발칵 뒤집히는 소리가 들렸다. 나팔 소리와 함께 웅장한 목소리가 성내에 울려 퍼졌다.

"황실의 전령이자, 제국 대마법사 르웰린 공작께서 대공비 마마를 알현하러 오셨습니다!"

황실 전령? 대마법사?

나는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황실에서 이 대공가의 기괴한 소동을 눈치채고, 원흉인 나를 잡아 가두기 위해 제국 최고의 권력자를 파견한 것이 분명했다.

"거봐, 내 이럴 줄 알았어! 당신들이 하도 미친 짓을 하니까 황실에서 조사하러 왔잖아요!"

나는 카이엔을 쏘아붙이며 서둘러 마당으로 내려갔다. 황실 전령에게 '나는 아무 죄도 없고 이들이 단체로 연극을 한 것'이라고 자수하기 위함이었다.

대공성 마당에는 화려한 황실 마차가 서 있었고, 그 앞에는 하얀 마법사 로브를 입은 수려한 외모의 청년, 르웰린 공작이 서 있었다. 전생에 나와 마주칠 때마다 "마력도 없는 미개한 영애"라며 대놓고 무시하던 오만한 천재 마법사였다.

"르웰린 공작님! 잘 오셨습니다. 저는 지금 당장 이 성을……."

내가 반갑게 달려가기도 전에, 내 기척을 느낀 르웰린이 휙 돌아섰다.

그리고 그는 내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제국 최고 마법사로서의 체통은 어디로 국 끓여 먹었는지 바닥에 거꾸러지듯 엎드렸다.

"성녀 마마-!!!"

르웰린이 내 구두 앞코에 머리를 박으며 꺼느꼈다.

"전생에 마마의 마력을 착취하고 신성력을 모독했던 이 어리석은 죄인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마마가 회귀하지 않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황제 폐하와 제가 밤새 피눈물을 흘렸나이다! 황실은 오늘부로 대공가를 폐하고, 제국 영토의 절반을 마마의 독립 영지로 바치기로 결의했습니다! 부디 황실의 사죄를 받아주소서!!"

그의 뒤로 황실 기사들이 황금으로 번쩍이는 거대한 영지 임명장을 조심스럽게 받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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