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이름 신다니엘 (만 28세)]
-태라 디자이너 사무실 2년,
-레드문 스튜디오 1년,
‘보안 팀 근무도 경력에 넣어야 할까. 일 년 공백보다는 경력을 넣어야지.’
-대영어패럴 보안팀 데스크(계약직) 1년
다니는 이력서 쓰면서 자신의 경력을 정리했다.
디자이너 경력직 [접수완료]
다니의 집은 11평 오피스텔이지만 다행히 작은 방이 있었다.
더블 매트리스 하나가 들어가 있는 사이즈이지만 동하가 아직은 엄마랑 자도 좁지는 않았다.
옆에서 잠이든 동하의 숨소리를 들으면서 조용히 노트북을 덮었다.
잠든 아들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엄마도 같이 잠이 들었다.
…
지하철 창밖으로 한강이 반짝였다.
잠시 넋을 잃고 아름다운 한강을 보다 핸드폰을 들었다.
검은 톤 통 넓은 바지와 살짝 몸에 붙는 낡은 티셔츠를 입은 모습은 아직도 20대 초반처럼 보였다.
[오 케이 마트] 앱을 열었다.
[오늘의 세일]
[장난감]
카테고리를 따라 검색을 이어갔다. 동하가 사달라는 블럭이 20프로 세일을 할 것이라는 맘카페의 소문이 있었다.
‘해적과 보물섬’ 할인가 80,000원
헉 할인가도 8만원.
장바구니 쿠폰 5퍼센트 할인하면 76,000원이면 좋은 가격이다. 4,000원 할인이 뭐라고 앞자리가 바뀌니 마음이 좀 풀렸다.
회사 앞에 출근 시간 20분 전에 도착했다. 정문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려 타고 올라가는 데 10분 정도 걸린다.
탈의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올렸다. 데스크 앞까지 빠르게 걸었다.
59분, 데스크 앞에 도착했다. 싱글맘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아이보리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다니는 박 주임에게 아침 인사를 하며 미소를 지었다. 박 주임은 늘 먼저 출근했다.
“안녕하십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다니를 보고는 박 주임은 일정 확인 후 지시했다.
“오늘 VIP 고객 룸은 11시 두 팀이고 2시도 두 팀입니다. 그리고 11시와 2시 한 팀은 대표님 손님입니다. 대표님 손님들은 프라이빗 룸으로 준비하세요.”
일정표를 같이 확인한 후 다니가 박 주임에게 물었다.
“주임님, 11시 손님 안내까지 마치고 저 먼저 점심 먹으러 가도 될까요?”
교대로 식사하는 데스크는 11시와 12시 점심시간을 교대로 나갔다.
11시 예약 손님 안내를 마치고 소리 나지 않게 문을 닫았다.
다니는 지하 마트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빠르게 걸었다.
대영 빌딩의 지하 1층 마트로 들어섰다. 회사 유니폼을 가디건으로 가린 채 빠른 걸음으로 장난감 판매대로 갔다.
기쁘게도 마지막 하나를 손에 쥐었다.
‘아이 갓 츄’
엘사처럼 우아하게 블럭 상자를 안고 발레 턴을 돌았다.
기쁨에 못 이겨 자기도 모르게 발레 피루엣을 했다. 자신이 피루엣 턴을 한 것을 알고는 깜짝 놀라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니는 겨울왕국을 지겹게 보았고 중학교 때까지 발레 교습소를 다녔다.
사람이 없는 줄 알았는데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블럭 박스를 안았다.
젊은 남자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좋은 피루엣이네요.”
창피함은 기쁨을 이기지 못했을까. 다니는 고개는 숙인 채 눈만 곁눈질로 올린 채 대답했다.
“네, 기쁨의 피루엣이에요.”
총총 걸어가는 가벼운 걸음은 금방이라도 다른 동작을 보여줄 것 같았다.
다니는 계산대에서 카드를 내밀었다.
“데스크 아가씨네, 오늘 식품 세일 아직 안 하는데?”
친해진 캐셔 이모와는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다.
“오늘은 장난감 사려구요.”
“조카 주려고?”
“아들요.”
“무슨 아가씨가 이리 알뜰하나 했는데 아기 엄마였구나.”
예쁜 얼굴에 만족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장난감 코너에서 부터 따라 온 남자는 다니를 유심히 보았다.
표정은 화사한데 쓸쓸한 눈빛이 묘하게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뒤에서 줄을 섰던 남자가 의외라는 듯 작게 읊조렸다.
“유부녀였어.”
키가 큰 남자는 물끄러미 계산대를 빠져 나가는 여자를 보았다. 허리를 세우고 걷는 여자를 보다 담배를 사서 주머니에 넣었다.
‘아쉽네.’
블럭을 캐비넷에 넣고 다니는 입꼬리를 올렸다.
2시 예약 두 팀이 동시에 오지 않기를 바라며 다니는 룸을 점검했다.
VIP 고객 룸의 고객은 응대가 쉽지는 않았다.
일반 룸으로 예약한 손님이 먼저 들어왔다. 대표님 손님은 프라이빗룸이고 본부장님 손님들이라고 했다.
다니는 어렴풋이 회사에 무엇인가 일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안녕하십니까.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슈트를 입은 남자 손님들이 여러명 들어왔다. 키가 크고 좋은 옷을 멋있게 입을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차와 음료 그리고 커피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떤 것을 준비해 드릴까요?”
“뭐 마실래?”
“아이스 아메리카노”
“콜라.”
다니는 주문을 대신 받아주는 고객은 처음이어서 놀란 눈으로 그를 확인했다.
“콜라 두잔, 아아 한잔이요.”
“아, 네.”
“발레하셨어요? 피루엣.” 남자는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네?”
다니는 마트에서 본 사람이란 것을 알고는 얼굴을 붉혔다.
“아뇨, 취미요.”
“꽤 잘하시던데요?”
“오래 배웠어요.”
“저도 여기서 일할 수도 있는데요. 성함이 신다니엘 씨.”
가슴의 이름표를 쳐다보니 조금 창피한 느낌에 다시 얼굴이 붉어졌다.
"곧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다니는 음료를 준비하러 돌아서 준비실로 들어갔다.
시야에서 여자가 없어진 것을 확인한 후 남자 중 한 명이 물었다.
“너 답지 않게 왜 장난쳐?”
“모르겠어. 귀엽네.”
‘나이 어린 거 같은데 ... 아이 있다는 거 장난 아니었을까.'
…
‘대영어패럴의 디자이너 자리는 꼭 붙어야 하는데.’
경력직 디자이너 발표가 있었다. 박 주임과 홍경진, 두 사람이 다니의 좌우에 있었다.
“다니 씨, 성실하고 일 잘해서 서운하지만 잘 되면 좋겠다.”
세 사람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다니를 대신해 홍진경이 발표 표시를 눌렀다.
[경력직 인턴: 신다니엘]
“언니, 됐어요.”
홍경진의 손바닥이 다니의 등을 쳐서 아팠지만 그래도 웃음이 나왔다.
“어찌 되었든 축하해.”
박 주임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다니의 어깨를 잡고 안아 주었다.
“왜 그래요?”
다니는 박 주임을 보며 물었다.
“자기같이 재미있고 일 잘하는 직원이 올까?”
“에효, 그리고 우리 다니 씨 이제 사람 사귀어. 다니 씨 한테 주라는 명함 몇십 장은 버렸어.”
“아니에요, 저 29살이잖아요. 딱 서른 살까지만 아이 아빠 기다리려구요. 딱 서른 살.”
“왜 서른 살이예요?” 홍경진이 물었다.
“음, 여사친 남사친들이 서로 그러잖아요.
서른 살까지 애인 없으면 그때 나한테 오라고. 전 사랑했고 아이 아빠니까요. 서른 살까지 기다려 보려고요.”
집에 돌아온 다니는 냉장고 문을 열고 물부터 마시고 마음을 진정했다.조심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날들이 몇 번 떠올랐다.다니는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렸다. 시계를 보며 테스트기의 결과를 기다렸다.정해진 시간이 지나자, 다니는 떨리는 손으로 임신테스트기를 들었다. 선명한 두 줄이 보이자 다니는 기뻐서 눈물이 고였다. 슬프기만 하던 둘의 사랑에 찾아온 아기에 다니는 행복했다.“나의 가족, 나의 핏줄, 나의 첫사랑의 아이.”“민호야, 우리 이제 다시 연락도 하고 아이도 잘 키우자. 우리 다시 만나도 되겠지.”“우리의 아이가 있으니 우리 못 헤어져.”“아가야, 내게 와 줘서 고마워.”다니는 자신의 작은 공간에 세 명이 함께할 생각에 눈물이 났다. 민호와 가족이 된다는 것, 두 사람이 아이의 엄마와 아빠가 된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보라는 몸에 붙는 원피스와 보정 속옷을 입고 기절할 것 같았다. 높은 검은 힐을 신고 거울을 보니 살면서 가장 예뻐 보이는 것 같았다.아무리 문자를 해도 ‘예, 아니요’로 대답하는 깡패 아저씨를 직접 만나러 나섰다.나이도 알려 주지 않고 알고 있는 거라곤 휴대폰인지 대포폰인지 알 길 없는 번호뿐이었다.‘신다니가 없는 세상에서는 자신이 최고가 아닐까. 저런 멋있는 남자가 나에게 관심이 있어.’ 보라는 일두의 빤히 보는 눈빛이 관심이라고 생각했다. 민호를 닮은 깡패 아저씨를 만나러 무작정 상가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사과나무 캐피탈과 제일건설의 현판이 보였다. 오늘 다시 보니 촌스러운 회사 이름이 정감이 가는 것 같았다.평상시에는 벨을 누르면 열리는 회사 입구 데스크 공간이 열리지 않았다. 입구에 불은 켜져 있었다.[김일두 사장님, 만나러 왔는데 아무도 없어요.]보라는 회사 앞에 서서 김일두에게 문자를 보냈다.“거, 앞으로는 바쁜데 찾아오지 마십시오.”불 켜진 데스크를 보고 서 있는 보라의 뒤에서 김일두의 목소리가 들렸다.“하, 물어볼 게 있어서 왔거든요.”“다들 휴가 보냈는데 쉬
“다니야, 너는 내려오지 마. 회사에서 차 보내 줬어. 지금 매니저 형이 와 있어. 내 번호 팬들에게 다 알려져서 엄마하고 약속한 대로 해지했어. 너에게는 미안해. 다니야, 나 좀 억울해. 내가 잘못한 게 뭐야. 우리가 왜.”민호가 다니의 품에서 흐느끼기 시작했다. 더 나올 눈물이 아직도 있을 줄은 몰랐다. 눈이 짓무르게 울던 덩치 큰 소년이 다시 울기 시작했다.“민호야, 내가 기다릴게. 울지 마. 만일 네가 못 돌아와도 난 널 사랑할게.”“나는 네게 돌아올게. 사랑해, 다니야.”민호는 다니의 입술에 이별의 키스를 하고, 밝은색 머리칼을 만졌다.다니와 눈을 마주친 민호는 슬픈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다 현관문을 열었다.‘탕, 드르륵.’문이 닫히고 잠기는 소리를 들으며 다니는 한동안 제자리에서 문만 바라보았다.다니는 정신을 차리고 창가로 달려갔다. 민호가 모자를 벗고 인사를 했다.검은 모자를 눌러 쓴 민호는 검은 밴에 올라탔다.다니는 민호가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받아들이려 했다. 슬프지만 새엄마와 보라가 한 짓을 민호네 집에서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기 자신을 원망하며 빈 가슴에 피멍이 든 것 같았다.다니는 내려가지 않기로 한 민호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급하게 슬리퍼를 신고 엘리베이터를 눌렀다. 짧은 순간에도 눈물이 계속 흘렀다. 마음이 급해도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지 않았다.겨우 탄 엘리베이터는 20층에서 내려가는 동안 중간중간 멈춰 섰다. 다니의 눈물범벅이 된 시야가 점점 흐려졌다. 회사 차는 이미 출발했고 멀어지고 있었다.선팅이 되어 민호가 보이지 않았다. 그저 멀어져 가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다니는 민호가 없는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함께 걷던 길을 걸었다.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그와 같이 앉던 벤치에 앉았다.‘민호야. 나 너 못 보내.돌아오지 않아도 이해한다는 말은 거짓말이야. 이 년 뒤에라도 와.새엄마와 보라 잘못인데 왜 내가 이런 벌을 받아야 해. 우리가 뭐 그렇게 잘못한 거야.
현민호는 리나가 울기 시작하자 마음이 많이 아팠다.팬들과의 이별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준, 어리지만 따뜻한 아이였다.동양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리나를 울릴 수도 없었다.다행히 지분이 많지는 않아 실력 행사는 없을 것이지만, 오래 유지해 온 협력 관계와 할아버지 친구의 손녀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리나야, 결혼은 울어서 받는 사탕 같은 것이 아니야. 인생을 거는 거라고. 너를 사랑해 주고 너를 위해 죽을 수도 있는 그런 사람 만나.”민리나가 고개를 들었다.“오빠가 그렇게 하면 안 돼?”“그건 운명이야. 그런 운명이 네 앞에 나타나면 내가 고마울 거야. 에단 오빠가 아무도 해주지 않은 이야기를 해주었다고.”민리나가 고개를 끄덕였다.“옷차림 이야기는 미안하지만 알아야겠지. 다들 너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않을 테니까. 오빠도 이런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 친하니까 말한 거니까. 다들 너에게 예쁘다, 예쁘다만 하면 네가 발전이 없는 거야.”“오빠는 당분간 결혼 안 할 거야. 몇 년은 못해. 그리고 엠디 일은 오빠가 작은 부분들은 관리하지 않아.김 과장 소개해 줄 거니까. 일을 배워. 일 잘하는 사람이니까. 내가 우리 리나하고는 오빠처럼 잘 지내고 싶어. 그렇게 하자. 호감과 사랑은 달라.”리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민호는 후폭풍이 두렵지만 확실히 말은 해두었다. “오빠는 여자하고 오빠 동생, 누나 동생 이런 거 안 해. 딱 한 명 너하고만 오빠 하는 거야.”민리나가 눈을 꿈벅이며 민호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민호의 검고 깊은 눈은 사랑 대신 친절하고 따뜻한 무엇인가가 있었다.“열심히 배워서 리나 너도 회사 일 해 봐. 오빠들한테 다 주지 말고.”“내가?”“돈을 쓰는 것은 리나가 잘 알지?”“어.”“이제 돈을 버는 것을 하는 거야. 내가 누구야. 현민호지? 우리 리나는 볼 뽀뽀도 했으니 성덕 중에 성덕이지. 팬클럽 주인으로서 명령이야.이제 어른이 되어 봐. 오빠가 응원하고 지지해 줄게.”현민호는 리나의 머리를
현 본부장은 긴 회의 후에 등을 뒤로 젖히면서 어깨를 움직였다. 시간이 꽤 흘렀어도 가끔 흉통이 갑자기 올라왔다.김 과장이 뒤따라 나가며 현 본부장의 어깨를 주물렀다.“본부장님 운동하시다 안 하시면 어깨 금방 굳고 두통까지 생깁니다. 바쁘시더라도 하던 운동 하세요.”“우와, 시원하네요.”현민호가 미소를 지으며 김 과장을 돌아보았다.“고맙습니다. 이제 그만하셔도 돼요.”김 과장이 잠시 현민호와 시선이 닿은 후 말을 이었다.“본부장님, 진짜 잘생겼네요. 아, 죄송합니다. 하하.”현민호가 자연스럽게 웃었다.“김정호 과장님이야말로 미남이세요. 남자답고 선 굵고.”김 과장은 다니를 유부녀라고 잘못된 정보를 준 사람이었다. 마음고생이 많았지만, 그런 허들이 없었다면 지금 다니와 도망이라도 갔을 것 같았다. 그렇게 했다면, 다시 잡혀 와서 또 과거와 같은 일이 일어났을 것이다.…현 본부장이 회의실에서 걸어 나와 긴 복도를 걸어가자 직원들이 그를 바라보았다.처음에는 어색하게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현 본부장이 최근에는 고개를 돌려 눈을 마주치거나 인사를 했다.회의실에서 나오니 사무실 안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김 주임과 다니와 노 대리, 하 대리… 이름은 몰라도 얼굴은 아는 직원들이었다. 술도 사준 적 있으니 여긴 손을 조금 들고 웃어 주었다.“어머, 어머. 우리 본부장님 요즘 기분 좋으신가.”김 주임과 직원들이 웃고 재미있어했다. 다니만은 동그란 눈이 더 커졌다.‘귀여운 신다니. 티를 내요. 티를 내.’복도로 나서자, 총괄부 직원들이 인사를 하자 현민호는 눈을 맞추며 고개를 까닥여 인사를 했다.역시 같은 반응이었다.다니와 하는 행동이 어색할까 봐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했는데, 직원들이 좋아해 주어 기분도 괜찮았다.본부장실 문을 열 때까지는.본부장실에 들어서자 임 주임이 다가왔다.“어머님과 민리나, 동양 사모님, 최 본부장, 기 실장 다 안에 계세요.”현민호는 들고 있던 패드를 내려 놓고 문 쪽으로 돌아섰다.튀어
임 주임은 사무실 전화가 울리자 발신자를 확인하고 바로 받았다.“네, 사모님. 임은영입니다.”-임 주임, 현 본부장은 지금 전화 못 받나? 왜 전화가 안 돼?“현 본부장님은 지금 회의 중이십니다.”-한 시간 뒤에 민리나와 어머니 온다고 전하고, 미리 마중 나가라고 해.“네. 그런데 회의 중이시라서요. 본부장님이 못 나가시면 제가 대신 내려가 두 분을 사무실로 모실까요?”-그럼, 강현이에게 연락해야겠다. “네, 제가 회의 끝나면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아니, 임 주임. 회의하는데 들어가서 쪽지로 전달해. 11시까지 나오라고.“네, 알겠습니다.”임은영은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반창이라 안이 환하게 보이는 회의실 안을 들여다 보며 문을 두드렸다.잠시 회의를 멈추고 시선들이 임 주임을 향했다.임은영은 죄송한듯 살짝 고개인사를 하고 현민호에게 쪽지를 건넸다.[본부장님, 어머님께서 11시까지 1층으로 내려 오시랍니다.]현 본부장은 별 반응 없이 쪽지를 뒤집어 한쪽으로 미뤄 두었다.회의에 있던 기정준 실장이 임 주임을 따라 나왔다. 창밖으로 두 사람을 힐끗 본 현 본부장은 하던 일을 이어갔다.“임 주임, 무슨 일입니까?”“사모님이 회의 중이라도 11시까지 내려오라고 전하라 하셔서요.”“다른 내용은 없구요?”“네, 그래도 짐작하자면 민리나가 오는 것 아닐까요.”“하, 기가 막히네. 현성 같으면 말도 안되지 이런 어디서 신입사원이 11시에 엄마하고 오나.”“본부장님 안 나오시면 어쩌죠. 불호령 내릴 텐데.”“내가 대신 가지요.”기정준은 자신이 회장님 측근이니 어떤 말이라도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 테니, 아무리 최민주라도 조심할 것이라고 여겼다.민리나를 위해 최강현, 기정준이 내려왔다. 세단이 멈추고 최민주가 내렸다.차에서 내린 최민주는 현민호가 없자 화를 내려다, 기 실장을 보고 차분하게 말했다.“현 본부장은?”“지금 회의 중입니다. 다음 해 실적을 만들어낼 상당히 중요한 회의입니다. 아마
민리나는 동양 백화점 1층의 명품관들을 둘러보았다. 요즘 출근룩은 무엇일까.“엄마, 역시 여기 옷은 아니야.”민리나는 엄마의 팔짱을 다시 꼈다. 출근할 때 입을 옷들을 둘러보러 나왔지만 마땅하지 않았다.“데일리 룩? 이런 거 입나? 엄마 이거 봐 줘.”민리나는 핸드폰을 엄마의 눈 앞으로 가져갔다.“그런데 우리 리나는 좀 더 예쁜 거 좋아하는데. 이 옷들은 안 예쁘다.”핸드폰을 유심히 보며 걷는 리나는 얼굴은 밝게 웃었다.“리나야, 회사야 회사. 무엇보다 일을 열심히 배워. 에단이 귀찮게 하지 말고. 홍 마담이 현에단 거의 일에 미쳤다더라.”“엄마, 에단 오빠를 위해 엔터 회사 하나 차리면 안 될까? 오빠는 연기 잘할 텐데…우리 팬클럽 아직 유지되고 있어. 그리고 나 그런 일은 더 잘할 거 같아.”“혼담 좀 오간다고 결혼하는 거 아니야. 무슨 회사를 차려. 그리고 에단이가 회사 일을 열심히 한다잖아.”“우리 약혼은 하기로 한 거 아니었어?”“할아버지가 에단이 사위삼고 싶다고 하시고 네가 그 대상은 맞아. 둘이 사귀면 반대는 안 할 정도였지. 큰오빠는 에단이 별로 안 좋아해.”“왜?”“얼굴값 한다고.”“엄마, 그게 말이 돼? 고구마 큰 오빠 바람피다 걸린거는? 에단 오빠는 내가 찔러도 반응도 없구만. 나만 그런가 에단 오빠한테 플러팅해서 먹힌 애가 없어.”“스읍, 오빠한테 못 할 소리가 없네.”2층 매장도 돌아보았지만, 출근복은 처음이라 좀 어려웠다.‘별로 일할 맘이 없었는데… 오빠 만나려면 방법이 없어. 출근복도 없네.’고심 끝에 민리나는 심플한 디자인의 로고가 없는 명품 가방을 골랐다. 검은색 소가죽인데 가볍고 컸다. 안쪽도 괜찮았다.“엄마, 심플한 거 치고는 너무 비싼데.”“그러네, 그래도 사. 가방은 있어야지. 로고 없는 게 좋지. 직원들 앞에서는 좋은 거 티 안 나야 해.”“어, 에단 오빠도 자기 회사 물건 써.”“우리 딸은 알뜰해서 물건도 잘 골라.”엄마는 딸의 엉덩이를 토닥였고, 딸은 엄마를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