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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Author: 꽃미소
윤세현은 자신이 뭘 그렇게까지 초조해하는지 스스로도 의아했다. 이경이 나가기 전에 분명히 약속했는데도 윤세현은 마음 한구석이 계속 불편했다.

그녀는 적진에 들어가 대놓고 싸우진 않겠다고 분명히 말했고 다만 적군 진영에 뭔가를 두고 오는 일이라고 했다. 아침 내내 힘들게 준비했던 약을 쓸 계획인 모양이었다.

그 약의 정체나 효과가 뭔지 윤세현은 알 길이 없었지만 이경의 얼굴에는 해괴할 만큼 확신이 서려 있었다. 게다가 자기도 모르게 그녀에게 약속까지 해버려서 이제 와선 도로 물릴 수도 없었다.

그런데도 막상 일이 이렇게 되니 윤세현은 괜히 후회가 밀려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처음부터 이경을 적진에 보낸다는 게 말이 안 됐다. 이미 엎질러진 물처럼 상황이 돌아가고 있는데 마음은 계속 조여들었다.

“저하, 혹시... 미리 출병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문정수는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구공주를 특별히 아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지켜야 할 대상이 적진에 들어갔으니 불안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더군다나 청지까지 따라나섰으니 걱정은 배가 되었다. 청지는 명령을 받고 어쩔 수 없이 나갔지만 그래도 목숨을 걸고 들어가는 일이니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

문정수는 혹시라도 윤세현이 화낼까 눈치를 보면서도 한 번 더 말을 걸었다.

“저하...”

“아직 출병할 때 아니다.”

윤세현은 짧게 대답했다. 적어도 겉으로는 평정심을 찾은 듯 보였지만 눈길은 계속 적진 쪽을 향했다.

“그 여자가 신호를 줄 때까지 기다리겠다.”

자기도 이해할 수 없는 신뢰감이 어느새 자리 잡고 있었다. 아마도, 전날 밤 성벽 위에서 그녀가 보여준 모습 때문인지 생각보다 훨씬 믿음이 갔다.

사실 정면 승부는 처음부터 그의 계획이었다. 단지, 이경이 예정보다 그 시기를 앞당겨버린 것뿐이었다.

문정수 역시 멀리 반짝이는 적군의 불빛을 보며 잔뜩 긴장한 채 주먹을 꽉 쥐었다.

과연 지금 구공주와 청지는 적진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을까. 별일 없이 잘 버텨내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

그 시각, 이경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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