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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좋은 날인데]

last update Veröffentlichungsdatum: 17.04.2026 15:04:08

순간 그들은 짧은 웃음을 거두었다.

한규련은 차가운 눈빛으로 김강무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는 장난기가 사라진 자리에 서늘한 경영인의 계산이 들어차 있었다.

“강무야. 계영이 그 자식이 없는데, 저 괴물들을 그냥 만나도 될까?”

김강무 역시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잡고 슈트 상의를 매만지며 한규련을 응시했다.

“어쩔 수 없지. 이미 발을 들였으니까.”

여전히 서서 마카롱을 집어 먹으며 입안 가득 단맛을 채워가던 주효진이 의아한 듯 두 남자를 번갈아 보았다. 일순간, 규련과 강무의 눈이 약속이라도 한 듯 마주쳤다. 김강무는 밖으로 나가려던 주효진을 부드럽게 가로막으며 미소 지었다.

“잠깐, 효진아. 나가지 말고 일단 여기 있어 봐.”

강무의 의도를 단번에 파악한 한규련이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 구역 미친년의 활약을 기대해 봐도 되겠지?”

규련은 효진의 어깨를 다독이며 빙그레 미소 지었다. 주효진은 그들의 속내를 이해하지 못한 채 멀뚱멀뚱 눈을 굴리다, 다시 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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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닥치고 내게로 와(Submit to Me)!   #100. 지옥을 엿본 것처럼-寤寐不忘(오매불망)

    “나는 달라. 널 지킬 힘이 있어.”“그 힘을 제게 쓰지 마세요. 더 값진 곳에 쓰셔야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꼭 사과드려야 하는 게 있었는데······.”현신은 결연한 의지를 담아 계영을 향해 박력 있게 고개를 뚝 꺾어 인사를 올렸다.“실망을······ 드려 정말 고개를 들 면목이 없습니다. 더 속이고 있는 것도 있지만, 말할 수 없는 게 아직 있네요. 이제······ 진짜 두 번 다시 계영 님 눈앞에 나타나지 않겠습니다. 꿈에서라도······ 안 잡을게요.”현신은 쓰라린 손등으로 다시 눈물을 대충 닦아내며, 그것이 마지막 유언이라도 되는 것처럼 가계영을 향해 모질게 읊조렸다.계영은 심장이 갈기갈기 찢겨 나가 머리가 미칠 지경이었다.“괜찮아. 난 다 괜찮아.”“계영 님, 그런데 홍콩은 너무 위험해서 걱정되네요. 제가 거짓말은 밥 먹듯 너무 많이 했지만······, 계영 님을 지켜드리고 싶은 것은 진심이에요. 목숨을 걸고 제가 안전하게 호텔로 모셔 드릴게요.”계영은 다 포기했다. 사실 엘에프는 자신의 호텔을 다 버릴 각오인지 엄청난 인력을 지금 현신 하나를 찾기 위해 풀어놓은 상태였다.관광객보다 엘에프의 부하들 숫자가 너무 많은 상태였다.큰 한숨을 내뱉고 차분하게 마음을 다스린 후 말했다.“그래. 이 거짓말쟁이.&

  • 닥치고 내게로 와(Submit to Me)!   #99. 蛾眉(아미)-천상 고운 이 여자

    그토록 보고 싶어 뼈마디가 아릴 정도로 그리워했던 가계영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낯선 이국땅의 익숙지 않은 거리.시야를 가득 채우는 검은 머리카락, 흔들림 없는 깊은 검은 눈동자, 온몸의 감각을 일깨우는 시원한 머스크 향과 단단한 품.매일 밤 꿈속에서도 닳도록 되뇌던 이름, 오늘 하루 종일 입안에서 애달프게 속삭였던 이름이······. 하루도 빠짐없이 마음에 문신처럼 새겼던 그 가계영이 지금 기적처럼 제 앞에 서 있었다.“계영 님?”“너, 이 꼴이 뭐야?”귓가를 때리는 낮고 묵직한 목소리도 여전했다. 그리고 저를 보며 서슴없이 화를 내는 성정까지 여전하다니.“아······ 계영 님. 아, 저, 저기······. 꿈이어도 되게 생생하네요. 와······.”“······꿈 아니야. ······신.”차라리 깨지 않을 생생한 꿈이라면 좋으련만, 제 눈앞에서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화가 난 계영의 포성에 현신의 유약한 몸이 본능적으로 굳어 버렸다.“······아, 화나셨죠? 죄송합니다.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하셨는데&mid

  • 닥치고 내게로 와(Submit to Me)!   #98. 울어 버렸어-蛾眉(아미)

    “흐흐흑, 그만요! 제발!”그 황금색 눈은 물기가 그렁그렁 가득 차 넘치고 있었다. 순간, 엘에프의 움직임이 찰나의 순간 굳어버렸다.“왜 울지?”낮게 가라앉은 질문이 무색하게, 현신은 휙 하고 그를 밀쳐내고는 엘에프에게서 멀어졌다.오만한 포식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이었다.현신은 객실 문을 거칠게 열어젖혔다. 하지만 문밖에는 복도를 삼엄하게 지키고 서 있던 엘에프의 가드들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어디 가십니까!”“흐흑! 흐흑!”가드들의 거구에 막혀 제자리에서 발을 구르는 현신의 거친 숨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엘에프는 문가에 서서 팔짱을 낀 채, 깊은 한숨만 흘렸다.그리고 지독한 갈증을 느끼듯 잠시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었다.“가게 놔둬.”엘에프의 묵직한 명령이 복도를 울리자마자 가드들은 현신을 막았던 팔을 거두었다. 앞길이 열리자마자, 울고 있는 현신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복도를 박차고 달려 나갔다.엘에프는 그런 그녀가 결국 막다른 길에서 비상구 계단 철문을 밀치고 달려가는 것을 지켜보았다.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도 엘에프는 서늘한 집착이 서린 눈빛으로 한참을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지금 가계영의 특수 수색팀에는 반가운 비상이 걸렸다.E 호텔 내부 CCTV와 외부 감시카메라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던 분석실의 대형 모니터 위로, 그토록 찾아 헤매던 현신의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드디어!”마 실장이 다급하게 태블릿 PC을 흔들며 화상회의를 하고 있는 세미나실로 향했다.&ldquo

  • 닥치고 내게로 와(Submit to Me)!   #97. -악마 같이 굴지 좀 말지(惡魔之戲)

    “키스, 제가 할게요.”현신은 오기를 부리듯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이 지독한 재앙 앞에서 제풀에 겁을 집어먹은 탓에, 옷깃을 쥔 손끝에는 가냘픈 떨림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거구의 맹수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가련한 초식동물의 형국이었다.느닷없는 도발이 마음에 들었는지, 엘에프의 입꼬리가 비스듬히 호선을 그렸다. 그는 순순히 고개를 숙여 거리를 좁혀 주었다.신이 공들여 빚어낸 듯 오만하고 아름다운 이목구비가 코앞까지 밀고 들어왔다. 숨결이 섞이는 거리 속에서, 그의 짙은 보랏빛 눈동자가 덫처럼 현신을 옭아넸다.“에스, 지금 보니 영락없는 여자네.”현신은 당장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엘에프의 깊은 눈동자에 비친 자신은 차마 눈 뜨고 봐줄 수 없을 만큼 겁에 질려 엉망으로 흔들리고 있었다.그러나 이 잔혹한 포식자는 현신의 절망을 유예해 줄 생각이 없었다. 엘에프의 커다란 손이 현신의 가냘픈 목덜미를 슬쩍 감싸 쥐자, 소름이 오소소 돋아났다.“그 표정, 너무 예뻐서 더는 못 참겠는데.”“아······ 안 되겠습니다. 잠시만요!”결국 한 발짝 물러선 현신이 엘에프의 옷깃을 다급히 내팽개치듯 놓아 버렸다. 그러고는 와인이 놓인 객실 바(Bar)로 도망치듯 걸어가, 손에 잡히는 와인 하나를 꺼내 성급하게 오프너로 연 뒤, 붉은 액체를 잔 가득 출렁거리며 채워 넣었다.‘아, 이거 내가 계영 님께 드리려던 술인데······.’애달픈 오기로 와인을 단숨에 들이켠 현신이 고개를 휙 돌렸다. 엘에프는 수트 주머니에 한 손을 찔러 넣은 채

  • 닥치고 내게로 와(Submit to Me)!   #96. 악마의 유희(惡魔之戲)-제발

    현신은 나이트를 쥐고 있던 엘에프의 손가락이 멈춘 것도, 그가 자신을 향해 지독하리만치 그윽한 시선을 던지고 있는 것도 모른 채 체스판에 시선을 처박았다.“나의 에스. 영광이야.”머릿속으로 수십 가지 경우의 수를 굴리느라 엘에프의 표정을 살필 여유 따윈 없었다. 어떻게든 잠자리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일념에 현신의 손끝이 하얗게 경직되었다. 엘에프는 그 초조함을 기꺼이 즐기며, 가볍게 폰을 움직였다.“힘으로 널 가지려 했다면 못 할 것도 없지만, 이 순간이 꽤 즐겁군.”남은 10개월의 운명이 이 한 판에 걸려 있었다. 현신은 타오르는 집념으로 체스판을 매섭게 응시했다.“선배, 저 집중 좀 할게요. 폰이 아니라 나이트를······ 아, 키스해야 하는데······.”“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와 키스하려 들다니. 기특해서 어쩌나.”엘에프는 판 위가 아닌 현신의 붉어진 얼굴을 감상하며 나른한 미소를 흘렸다.“그동안 소년 행세하는 게 꽤 재미있었나 봐?”“······힘들었어요. 거짓말하는 건 괴로운 일이니까요.”“그 검은 머리 사내는 네가 여자인 걸 아나?”순간 현신의 손길이 멎었다. 가계영의 이름이 나오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아직은······ 모를 겁니다. 자꾸 말 시키지 마세요, 헷갈리니까.”엘에프가 흥미롭다는 듯

  • 닥치고 내게로 와(Submit to Me)!   #95. 무력감 따위 집어치워-파국(破局)

    자꾸만 머릿속을 잔인하게 헤집고 들어오는 가계영의 얼굴을 지워내며, 현신은 스스로를 매섭게 꾸짖었다.그를 떠올릴 때마다 미쳐가는 것은 제 마음 하나로 족했다.여기서 약해지면 안 된다. 현신은 무너지려는 이성을 간신히 붙잡으며, 자신이 이곳 홍콩에 어떤 각오로 발을 디뎠는지를 다시 한번 상기했다.목숨을 구걸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 사냥개의 목줄을 스스로 쥔 채, 죽을 각오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제 발로 걸어 들어온 지옥이었다.‘이 입술이 뭐가 대수라고.’이 보잘것없는 몸뚱이가 뭐가 그리 아깝겠는가. 차라리 엘에프에게 지독하게 얽힌 마음의 빚이라도 깨끗하게 갚아버리는 게 정답일 터였다.그녀의 인생은 어차피 아주 오래전부터 돌이킬 수 없이 엉망진창이었다.남들처럼 평범하게 그려보는 미래, 시온과 무휼이 누리는 단란한 가정, 그리고 차가운 살얼음판이 아닌 따뜻하고 신뢰가 넘치는 가족의 품. 그 모든 소박한 행복은 애초에 제 몫이 아니었다. 절대로 가질 수도 없고, 손을 뻗어도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은 망상일 뿐이었다.현신은 차오르는 눈물을 삼키며 황금빛 눈동자에 서늘하게 힘을 주었다.“그래. 이제야 기특하게 결심이 선 모양이군.”지독한 포식자였다. 엘에프의 예리한 시선은 현신의 미세한 눈빛 변화조차 단숨에 꿰뚫어 보았다.현신은 차라리 제게 남은 죗값이 있다면 기꺼이 이 자리에서 치러내리라 생각했다.‘이왕 아낌없이 부서질 목숨이라면, 계영 님의 등 뒤를 지키며 바치고 싶어!’살아남고 싶다는 소망, 1년은 꼭 버틴다는 처절한 집념.차가운 절벽 끝에서도 현신은 희미하고 먼지 같은 희망을 품어보았다. 가계영이라는 존재는 비참한 지옥 속에서도 기어이 피어나는 유일한 미련이었다.하지만 엘에프는 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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