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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전쟁터의 손

last update Veröffentlichungsdatum: 15.08.2026 09:36:06

르시앙의 미소는 얇았다.

웃고 있지만 환영은 없었다. 황실 수석 요리사의 오만함, 그리고 상대를 이미 평가해버린 사람의 지루함이 섞여 있었다.

엘리제는 그 얼굴을 보며 숨을 가다듬었다.

'윤민재랑 똑같이 생겼네.'

전생의 기억이 짧게 스쳤다. 스테인리스 조리대, 꺼지지 않던 화구, 자신보다 한 발 늦게 별을 좇던 남자.

하지만 지금 눈앞의 남자는 윤민재가 아니었다. 르시앙. 황실 주방의 수석. 이 세계의 남자.

엘리제는 그 사실을 일부러 머릿속에 새겼다. 전생의 그림자에 발목 잡힐 때가 아니었다. 여기서 밀리면 독초 영애라는 이름이 다시 그녀의 목을 죌 것이다.

르시앙이 말했다.

"전쟁터라 했나. 좋은 말이군. 그런데 전쟁터에는 칼을 쥔 자와 칼에 베이는 자가 있지."

엘리제는 가볍게 웃었다.

"그건 칼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죠."

"영애가 칼을 안다고?"

"모르면 여기까지 살아오지 못했겠죠."

복도에 있던 요리사들이 술렁였다.

귀족 영애가 황실 수석 요리사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볼거리였다.

마리는 엘리제 옆에서 기록판을 꼭 쥐고 있었다. 손가락 끝이 하얗게 질렸지만, 그녀는 도망치지 않았다.

엘리제는 그걸 보며 마음을 조금 가라앉혔다.

혼자가 아니다.

적어도 이제 기록해줄 사람이 있다.

그때 황궁 하인이 다가왔다.

"참가자 전원, 예비 검수실로 이동해 주십시오. 첫 번째 예비 심사가 곧 시작됩니다."

르시앙은 엘리제를 지나치며 낮게 말했다.

"독초 영애. 미식회에서 가장 먼저 죽는 건, 입만 산 요리사다."

엘리제는 그의 등을 보며 답했다.

"주방에서 가장 먼저 망하는 건, 손보다 입이 빠른 요리사고요."

르시앙의 걸음이 아주 잠깐 멈췄다.

그러나 그는 돌아보지 않았다.

***

예비 검수실은 작은 전쟁터였다.

중앙에는 긴 조리대가 다섯 개 놓여 있었다. 각 조리대 위에는 같은 재료가 놓였다. 질긴 북부산 사슴고기, 시든 뿌리채소, 마른 허브, 이름 모를 향신료 세 종류, 그리고 작은 병 하나.

병 안에는 투명한 액체가 담겨 있었다.

엘리제는 그 병을 보자마자 눈을 가늘게 떴다.

향은 약했지만 끝이 차가웠다.

'또 있네.'

월영초 계열은 아니었다. 하지만 비슷한 방향이었다. 혀를 마비시키는 정도는 약하지만, 냄새의 끝을 둔하게 만드는 액체. 이런 걸 재료에 섞으면 잡내가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사실은 코를 속이는 것이다.

마리가 아주 작게 말했다.

"셰프님. 저 병, 냄새가 이상합니다."

"응. 기록해. 투명 액체. 끝향 차가움. 허브와 섞이면 구분 어려움."

마리가 빠르게 적었다.

심사관이 앞으로 나섰다.

"예비 심사의 주제는 '거친 재료의 품격'입니다. 주어진 재료로 황실 손님에게 낼 수 있는 한 접시를 만드십시오. 제한 시간은 한 시간입니다."

한 시간.

엘리제는 조리대 위를 살폈다.

재료 상태는 일부러 나빴다. 고기는 오래 숙성된 것이 아니라 방치되어 질겼고, 뿌리채소는 수분이 빠져 있었다. 향신료는 강하지만 거칠다. 투명 액체는 잡내를 감추기 위한 유혹일 것이다.

'황실다운 테스트네.'

나쁜 재료를 좋은 척 포장할 것인가.

아니면 나쁜 부분을 인정하고 살릴 것인가.

엘리제의 답은 늘 후자였다.

그녀는 칼을 들었다.

칼날이 고기 결을 가르자, 주변 요리사 몇 명이 흘끔거렸다. 귀족 영애가 칼을 잡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신기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곧 달라졌다.

엘리제의 칼은 망설이지 않았다. 질긴 근막을 얇게 분리하고, 지방을 남길 부분과 버릴 부분을 정확히 나눴다. 고기를 두드리지 않았다. 대신 결 반대 방향으로 깊지 않은 칼집을 넣었다. 뿌리채소는 얇게 썰어 수분을 되살릴 준비를 했다.

'이 고기는 억지로 부드럽게 만들면 망한다.'

질긴 고기는 질긴 이유가 있다.

그 질감을 지우는 게 아니라 씹을 수 있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엘리제는 물을 끓이며 마른 허브를 아주 조금 넣었다. 투명 액체는 쓰지 않았다. 대신 허브 물에 뿌리채소 껍질을 넣어 약한 단맛을 끌어냈다.

르시앙은 멀리서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의 조리대는 아름다웠다. 움직임은 우아했고, 손끝은 빠르고 정확했다. 그는 투명 액체를 몇 방울 떨어뜨렸다. 향이 즉시 정리되었다. 주변 요리사들이 감탄했다.

"역시 수석님은 다르군."

"잡내가 순식간에 사라졌어."

엘리제는 그 말을 들으며 코웃음을 삼켰다.

'사라진 게 아니라 못 맡게 된 거야.'

그때 검수실 문이 열렸다.

칼릭스였다.

검은 예복 차림의 공작이 들어서자 공기가 달라졌다. 요리사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그는 심사위원석이 아니라 벽가에 섰다. 그러나 시선은 곧바로 엘리제를 찾았다.

엘리제는 칼을 든 채 그를 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칼릭스는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오라는 말은 없었다.

하지만 그 눈이 말했다.

'보고 있다.'

엘리제는 어쩐지 손끝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짜증나게 든든하네.

***

제한 시간이 끝났다.

요리사들은 각자의 접시를 제출했다.

르시앙의 접시는 아름다웠다. 얇게 저민 사슴고기 위에 짙은 소스가 윤기를 냈고, 뿌리채소는 꽃잎처럼 펼쳐져 있었다. 향은 부드럽고 고급스러웠다. 단점이 보이지 않았다.

엘리제의 접시는 정반대였다.

두껍게 자른 고기 세 조각, 구운 뿌리채소, 맑은 허브 육수. 장식은 거의 없었다. 대신 고기 표면은 선명하게 구워졌고, 칼집 사이로 육즙이 아주 얇게 배어 나왔다.

심사관 하나가 눈썹을 올렸다.

"라벤느 영애. 이게 황실 손님에게 낼 접시인가?"

"네."

"장식이 부족하군."

"대신 속이지 않았습니다."

"속이다니?"

엘리제는 투명 액체 병을 가리켰다.

"저 액체는 잡내를 없애는 게 아닙니다. 냄새를 느끼는 쪽을 둔하게 만들죠. 저는 쓰지 않았습니다."

검수실이 조용해졌다.

르시앙의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심사관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황실 제공 재료를 의심하는 건가?"

"의심이 아니라 검수입니다."

엘리제는 자신의 접시를 앞으로 밀었다.

"맛보시면 압니다. 제 접시는 고기의 거친 결이 남아 있습니다. 대신 씹을수록 고기 맛이 납니다."

르시앙이 천천히 말했다.

"거친 맛을 품격이라 주장하는군."

엘리제는 그를 보았다.

"품격은 거친 걸 숨기는 게 아니라, 먹을 수 있게 만드는 거죠."

그 순간, 심사석 뒤쪽의 칼릭스가 낮게 말했다.

"맛보겠다."

모두가 굳었다.

심사관이 당황했다.

"공작 전하, 예비 심사는 공식 심사관이……"

"내 공작가 대표의 접시다."

칼릭스는 엘리제의 접시 앞에 섰다.

엘리제는 포크를 들려다 멈칫했다.

처형장 위에서의 기억이 스쳤다.

네가 먹여라.

그 말이 아직도 이상하게 손목에 남아 있었다.

칼릭스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오늘은 네가 먼저 먹지 않아도 된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다.

"내가 먼저 믿겠다."

엘리제의 손이 잠깐 멈췄다.

믿겠다.

그 말이 접시 위로 떨어졌다.

그녀는 괜히 시선을 피했다.

"그럼 천천히 씹으세요. 빨리 삼키면 맛없습니다."

칼릭스는 고기를 입에 넣었다.

조용히 씹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의 눈동자가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

"거칠다."

엘리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런데…… 끝이 따뜻하다."

그 말에 검수실이 조용해졌다.

칼릭스는 다시 한 조각을 씹었다.

"이건 내가 아는 사슴고기가 아니다."

르시앙의 미소가 사라졌다.

엘리제는 낮게 말했다.

"못 먹을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만든 겁니다. 없는 맛을 덮은 게 아니라요."

심사관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예비 심사의 결과는 곧 발표되었다.

르시앙은 당연히 통과.

엘리제 역시 통과.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순위가 아니었다.

황실이 준비한 첫 번째 재료의 속임수를, 독초 영애가 모두 앞에서 들춰냈다는 사실이었다.

르시앙이 엘리제 곁을 지나며 낮게 말했다.

"재미있군. 너는 정말 주방을 전쟁터로 만드는군."

엘리제는 답했다.

"원래 전쟁터였는데, 다들 식탁보를 덮어둔 것뿐이죠."

르시앙은 잠시 그녀를 보았다.

그 시선이 그녀의 손으로 내려갔다.

"칼질은 좋더군."

그 순간, 벽가에 있던 칼릭스의 눈빛이 아주 차갑게 변했다.

르시앙은 그것을 보고 웃었다.

엘리제는 등 뒤의 공기가 변한 것을 느끼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설마.'

칼릭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침묵이 지나치게 길었다.

엘리제는 그 침묵이 검수실의 향보다 더 신경 쓰였다. 르시앙이 자신의 칼질을 칭찬했을 뿐인데, 칼릭스의 눈빛은 마치 누가 그의 접시를 허락 없이 가져간 것처럼 차가워져 있었다.

'정말 질투야?'

엘리제는 그 생각을 하자마자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저 남자가 사랑은커녕 단맛도 이제 배우는 중인데 무슨 질투야.'

하지만 칼릭스는 여전히 르시앙을 보고 있었다.

르시앙도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두 남자 사이에 묘한 긴장이 걸렸다. 칼과 칼이 닿은 것도 아닌데, 공기가 얇게 갈라지는 느낌이었다.

마리가 아주 작게 속삭였다.

"셰프님…… 이건 기록합니까?"

"하지 마."

엘리제는 즉시 답했다.

"절대 하지 마."

마리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본 얼굴이었다.

엘리제는 한숨을 삼켰다.

황실 미식회 첫날부터 재료보다 남자들의 눈빛 검수가 더 피곤할 줄은 몰랐다.

칼릭스는 검수실 밖으로 나서기 전, 엘리제의 조리대를 한 번 더 보았다.

그곳에는 쓰지 않은 투명 액체 병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모두가 쓰라고 내민 재료를 쓰지 않은 여자. 심사관이 좋아할 길을 알면서도 일부러 다른 길을 낸 여자.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왜 저 여자는 늘 쉬운 길을 두고 위험한 맛을 고르는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위험한 선택이 불쾌하지 않았다.

오히려 혀끝에 남은 거친 고기 맛처럼 오래 남았다.

칼릭스는 그 감각의 이름을 몰랐다.

그래서 그저 조용히 외웠다.

엘리제 폰 라벤느.

자꾸 맛이 남는 이름이었다.

첫 번째 예비 심사는 끝났다. 하지만 엘리제는 알았다. 진짜 싸움은 이제 시작이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가장 위험한 냄새는 투명 액체 병보다 칼릭스의 침묵에서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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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궁 귀빈실의 높은 창문 틈새로 아침 햇살이 가늘고 길게 조각되어 쏟아졌다.수도 위를 수놓은 창백한 새벽안개가 황금빛 태양에 녹아내리는 시간이었지만, 두꺼운 암막 벨벳 커튼이 드리워진 침실 내부만큼은 여전히 어둡고 진득한 밤의 열기가 고스란히 정체되어 있었다. 사방으로 흩어진 순백의 실크 드레스 자락, 바닥에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공작의 제복 훈장들, 그리고 벽난로 안에서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장작의 매캐한 잔향이 방 안의 밀도를 숨이 막힐 정도로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으음…….”엘리제는 얕은 신음을 삼키며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전신을 지독하게 난도질하는 듯한 뻐근한 통증이 척추 마디마디를 타고 밀려왔다. 단 한 치의 자비도 없이 그녀를 몰아붙였던 지난밤의 흔적이었다. 온전한 감각을 되찾은 괴물이 십수 년의 굶주림을 보상받겠다는 듯 탐욕스럽게 탐닉해 온 결과물은 엘리제의 하얀 피부 위로 고스란히 각인되어 있었다.그녀가 몸을 미세하게 뒤틀자마자, 허리를 빈틈없이 옭아매고 있던 거대하고 단단한 팔뚝에 더욱 강한 힘이 들어갔다.“더 누워 있어라.”낮고 잠긴, 짐승의 르누아르 같은 목소리가 엘리제의 귓가를 긁어내렸다.칼릭스는 언제나처럼 소리도 없이 눈을 뜬 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헝클어진 칠흑 같은 머리카락이 그의 이마 위로 흘러내려 야성적인 분위기를 더했고, 실크 이불 밖으로 드러난 그의 넓고 탄탄한 어깨와 흉판에는 엘리제가 쾌감에 겨워 가늘게 긁어내린 손톱자락 자국이 붉게 선을 그리고 있었다.거울처럼 투명해진 그의 보랏빛 눈동자는 오직 엘리제 한 사람만을 담은 채 기묘한 포만감과, 여전히 가시지 않은 지독한 독점욕으로 일렁였다.“칼릭스, 날이 벌써 다 밝았어요. 황실 시종들이나 하녀들이 방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텐데…… 이 팔 좀 놓아주세요.”엘리제가 그의 가슴팍을 밀어내려 손을 올렸으나, 칼릭스는 오히려 그녀의 손가락을 하나씩 붙잡아 자신의 입술 앞으로 가져갔다.검은 장갑을 벗어 던진 그의 맨손 지문이 엘리제의 가느다란 손

  • 단두대 위의 미슐랭   [외전-3] 밤의 장막과 귀빈실의 지배자

    황궁의 온실 유리창 너머로 쏟아지는 창백한 달빛은 두 사람의 엉킨 그림자를 은밀하게 비추고 있었다.온실 안을 가득 채운 진득한 장미 향은 엘리제의 가쁜 숨결과 뒤섞여 기묘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차가운 대리석 돌벽에 등이 밀착된 엘리제는 전면에서 저돌적으로 밀려드는 칼릭스의 거대한 신체를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었다.칼릭스는 그녀의 두 손목을 조리대 벽 위로 거칠게 잡아 내리누른 채, 마치 사냥감을 온전히 가두어둔 맹수처럼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칼릭스…… 하아, 사람들이 언제 이곳으로 들어올지 몰라요. 제발 이 손 좀……”엘리제가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그를 다그치려 했으나, 칼릭스의 투명한 눈동자에 서린 열망은 이미 이성의 끈을 아슬아슬하게 잡아당기고 있었다.그는 대답 대신 고개를 더 깊숙이 숙여, 엘리제의 새하얀 목덜미와 핏빛 루비 초커가 닿아 있는 그 예민한 경계선을 사정없이 입술로 핥아 내렸다. 쪽, 소리와 함께 질척한 점막의 마찰음이 온실의 정적을 집요하게 깨부수었다.“흐읏……! 아, 칼릭스……!”엘리제의 입술 사이로 참지 못한 신음이 튀어 나왔다. 거칠게 살을 파고드는 남자의 맨손 악력과, 전신을 불덩이처럼 달구는 배덕감이 그녀의 척추 뼈마디를 타고 뇌수까지 일직선으로 치솟아 올랐다.모든 미각과 감각을 회복한 칼릭스에게 엘리제라는 존재는 이제 단순히 맛을 느끼게 해주는 도구가 아니었다. 세상의 모든 원색을 뛰어넘어, 자신의 피와 살을 통째로 지배하는 지독한 마약이자 유일한 구원이었다.칼릭스는 엄지손가락으로 엘리제의 붉게 퉁퉁 부어오른 입술 점막을 강하게 비벼대며, 가쁜 숨을 그녀의 목구멍 안으로 밀어 넣었다.“말했을 텐데, 엘리제. 세상이 선명해질수록 내 식욕은 너 하나만을 향해 폭주한다고. 저 연회장에 서 있는 천박한 놈들이 네 어깨와 등을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 동안, 나는 제국 전체를 불태워버리고 싶었다.”그의 목소리는 짐승의 낮은 으르렁거림처럼 뇌리를 긁어내렸다. 칼릭스는 결코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듯, 엘리제의 허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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