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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문 연 사람과 문 안 연 사람의 차이

작가: 데이지
last update 게시일: 2026-07-15 13:59:21

그날 밤, 지연은 잠들지 못했다.

불을 끄고 누워 있었지만 눈은 감기지 않았고, 천장 위로 낮에 들었던 말들이 느리게 떠올랐다.

'남편분이 많이 힘들어 보이셨어요.'

그 문장은 동정처럼 포장돼 있었지만, 사실은 방향을 정해두고 던지는 말이었다.

누가 불쌍한지, 누가 설명해야 하는지,

이미 답이 정해진 질문.

지연은 몸을 돌려 옆으로 누웠다.

피곤함보다 경계가 먼저였다.

자정이 조금 넘었을 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메시지였다.

-지금 잠깐 얘기할 수 있어?

-이번이 마지막이야.

‘마지막’이라는 말은 언제나 상대의 마지막이 아니다.

자기가 마지막이라고 정하고 싶은 순간에만 꺼내는 단어다.

지연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

대신 이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 연락 왔어. 마지막이라고.

잠시 뒤, 전화가 걸려왔다.

“받지 마.”

이수의 목소리는 짧고 단정했다.

“지금은 전환 단계야.”

“전환?”

“말로 안 되니까 행동으로 바꾸려는 순간.”

지연은 그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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