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시간은 빠르게 흘렀다.3개월 동안 성하린은 완전히 문산 그룹에 자리 잡았다. 그런데 어느 날, 문강찬이 갑자기 사라졌다.연락도 되지 않았고 비서들도 아무것도 몰랐다.성하린은 당장이라도 다 때려치우고 싶었다.그러다 결국 문중엽에게서 진실을 들었다.문강찬이 아프다고 했다.“강찬이가 너한테 말하지 말라고 하더구나. 이번에 수술 들어간다. 그래서 평소 그 애가 유독 네 곁에 붙어 있었던 거야. 지금도 너한테 진실을 얘기하려 하지 않아. 네가 불쌍해서 자기 곁에 남는 게 싫었던 거지.”문강찬의 자존심이었다.성하린은 그제야 이해했다. 왜 그동안 문강찬이 따라다니면서 모든 걸 하나하나 가르치려 했는지.하지만 감동하지는 않았다.문강찬은 언제나 혼자 모든 걸 결정했다. 늘 제멋대로였다.얼마 후 팔리읍 화재 사건이 세상에 터지며 캐서린은 순식간에 몰락했다. 거기에 가짜 레시피 사건까지 밝혀지며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졌다.결국 그녀는 자신이 저지른 일의 대가를 치르게 됐다.소식을 들은 성하린은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그게 문강찬 방식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그는 떠나기 전 그녀 주변의 문제들까지 전부 정리해두고 갔다.성하린은 마음이 복잡했다. 결국 그녀는 문산 그룹에 남기로 했다.성하린은 지우를 데리고 임청아를 자주 만나러 갔다.성동민은 최고의 의료진을 붙여 임청아를 진료하게 했고, 수술을 통해 기억을 되찾게 할 방법까지 알아봤다. 하지만 임청아는 오래 고민한 끝에 거절했다.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그 기억들은 나한텐 너무 아픈 기억이야. 그런데 지금의 나는 행복하게 잘살고 있잖아? 그럼 굳이 왜 다시 그 고통을 떠올려야 해?”성하린과는 여전히 친구였다. 그녀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성동민이 몇 번이고 설득했지만 임청아는 끝내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앞에서 그 말을 직접 했다. 성동민은 얼굴을 들 수 없을 만큼 괴로워했다.결국 마지막에는 눈시울을 붉힌 채 그녀의 행복을 축복해 주었다. 그리고 임청아 명의로 거액의 재산을 넘겨줬다.
성하린은 말없이 그를 바라봤다.문강찬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왜?”성하린은 이해할 수 없었다. 문서현도 무너졌고 모든 음모도 끝났다. 그런데도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물어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끝내 답은 듣지 못했다.그때 오창윤이 문을 두드렸다.“도윤 도련님 오셨어요.”문도윤이 급히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시선은 곧장 성하린에게 향했다.“하린아, 나...”말끝을 흐리던 그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하린아, 내 체면을 봐줘서라도 우리 엄마 한 번만 용서해주면 안 될까? 엄마가 돈 욕심은 있었어도 그렇게까지 악한 사람은 아니야. 원하는 보상은 내가 다 할게.”하지만 성하린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저었다.“안 돼. 너의 어머니가 한 짓이 너무 많아.”온은설 독살 사건만으로도 성하린은 용서할 수 없었다.거기에 그 화재 사건까지...문도윤은 입술을 깨문 채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나도 엄마가 잘못한 건 알아. 그래도 내 어머니잖아. 난...”“그래서 더 바로잡도록 도와드려야지.”문강찬이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성하린이 난처해지는 걸 원치 않았다.물론 성하린이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란 것도 알고 있었다.문도윤은 이를 악물었다.“그래도 형한테는 고모잖아.”문강찬은 아무 표정 없이 대답했다.“사람을 죽였어.”공기가 얼어붙었다.결국 문도윤은 더 말하지 못하고 돌아섰다.성하린은 피곤한 듯 미간을 눌렀다. 솔직히 문강찬과의 거래만 아니었다면 진작 다 내려놓고 떠났을 것이다.그때 또다시 오창윤의 전화가 들어왔다.“문아름 씨 오셨습니다.”‘문아름?’성하린은 그녀를 들여보내라고 했다.문아름은 짙은 화장으로도 감춰지지 않을 만큼 지쳐 있었다.성하린은 그녀 역시 문서현의 선처를 부탁하러 온 줄 알았다.하지만 문아름이 먼저 입을 열었다.“온기찬이 나랑 결혼한 이유... 우리 엄마가 진윤슬 죽인 범인이라서였어요?”이미 그녀도 어느 정도 진실을 알게 되었다.그래서 결국 직접 찾아온 것이었다.성하
성하린은 오후 내내 성씨 가문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연은주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진짜 더는 못 버티겠어요!”전화기 너머로 연은주의 우렁찬 목소리가 터졌다.성하린은 미간을 눌렀다.“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최근 성하린은 문산 그룹 일에 매달리느라 자신의 회사는 거의 돌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곧바로 운전기사에게 회사로 가달라고 했다.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성하린은 사무실로 들어갔다.연은주가 곧장 문을 닫고 속삭였다.“저 사람, 대표님이 지난번 새로 뽑은 직원인데 납품업체 리베이트 받아먹고 있어요.”연은주는 잔뜩 화가 나 있었다.그녀는 작업실 시절부터 성하린과 함께한 원년 멤버라 회사를 자기 일처럼 아끼고 있었다. 그래서 직원들이 몰래 뒷돈 챙긴다는 걸 알았을 때는 멱살 잡고 싸울 뻔했다.다행히 다른 직원 둘이 말리며 성하린에게 먼저 보고하라고 해서야 겨우 참고 넘어왔다.그녀는 성하린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성하린의 명령을 기다렸다.성하린은 책상 위 자료를 한 장 한 장 넘겼다. 두 시간 가까이 자료를 정리한 끝에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은주야, 경찰 불러.”연은주는 눈을 크게 뜨고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뭔가 잡힌 거예요?”성하린은 시선을 내리깔았다.“아니. 조향 레시피가 사라졌어.”새 향수 레시피는 기존 이십사절기 시리즈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것은 성하린이 단독으로 완성한 신제품으로, 향수대회 출품작으로 준비하던 핵심 레시피였다.문산 그룹 일 때문에 아직 본격 개발 단계는 아니었지만 그 가치만큼은 엄청났다.그런데 그 레시피가 사라진 것이다.연은주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경찰이 도착해 조사를 시작했고, 그 사이 성하린은 전 직원회의를 소집했다.회의 핵심은 단 하나, 신제품 레시피가 사라진 일이었다.순간 직원들 사이가 술렁였다. 하지만 구석에 앉은 두 사람만큼은 지나치게 조용했다.연은주는 그 모습을 보며 이를 갈았다.“저 인간들 맞는다니까요.”성하린은 관자놀이를 누르며 깊게 한숨 쉬었다.“원
“앞으로 청아는 집에서 지내게 할 거예요.”성동민이 단호하게 말했다.“가족들과 계속 지내다 보면 언젠가는 기억도 돌아오겠죠.”하지만 연한결은 곧장 반대했다.“청아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제 곁을 떠난 적이 없어요. 갑자기 떼어놓는 건 그 아이한테 너무 잔인한 일이에요.”성동민이 비웃으며 말했다.“우리 집에서 몇 년을 살았는데 인제 와서 무슨 잔인한 일이라는 거죠?”연한결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럼 저도 하나 물을게요. 제가 처음 청아를 만났을 때 왜 청아는 그렇게까지 망가져 있었죠?”순간 성동민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연한결은 시선을 최명숙에게 돌렸다.“할머니께서 걱정하시는 마음은 이해해요. 하지만 지금 청아 상태를 보셨잖아요. 당장 여기서 생활하는 건 무리예요. 대신 제가 매일 청아를 데리고 올게요. 천천히 가족들과 익숙해질 시간을 주고 싶어요.”분명 좋은 방법이었다.무엇보다 연한결은 철저하게 임청아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었다.성동민이 다시 입을 열려던 순간, 성하린이 안으로 들어왔다.“그 방법 괜찮은 것 같아요. 청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우리와 천천히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잖아요.”성하린은 그 방법에 찬성했다.최명숙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렇게 하자.”결국 성동민은 더 말하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그는 옆 작은 방으로 들어가 임청아를 바라봤다.임청아는 진건우와 성지우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며 혼자 까르르 웃고 있었다.가끔 어린아이처럼 손뼉까지 치는 모습이 너무나 천진난만했다.성동민은 저도 모르게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가장 먼저 그를 발견한 건 진건우였다.“외삼촌!”성지우도 곧장 달려와 안아달라고 두 팔을 벌렸다.“외삼촌!”임청아는 잠시 고민하더니 따라 말했다.“외삼촌.”성동민은 그만 웃음이 터졌다.성동민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임청아 볼을 만지려 했지만 다시 묵묵히 손을 거두었다. 지금은 그녀를 자극하면 안 된다.몇 번이고 심호흡한 끝에 겨우 충동을 눌렀다.성동민은 지우를 임청아의 품에 안
성씨 가문 본가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최명숙은 조용히 성동민을 달랬다.“연한결은 괜찮은 아이야. 청아도 그 아이 곁에 있으면 잘 지낼 거다.”그녀는 임청아가 연한결에게 얼마나 의지하는지 똑똑히 봤다. 그건 단순한 호감이 아니라 본능에 가까운 신뢰였다.하지만 성동민은 입술을 깨물다가 말했다.“우리도 청아 잘 돌볼 수 있어요. 굳이 남한테 맡길 필요 없잖아요. 애초에 청아가 기억을 잃고 저렇게 된 것도 연한결 때문인데. 청아가 정말 그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었을지는 아무도 몰라요.”그는 여전히 연한결을 믿지 못했다.만약 연한결이 처음부터 임청아에게 가족을 찾아주려 했다면 성동민도 이 정도로 반감은 갖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임청아를 자기 곁에 붙잡아 두었다.최명숙은 손자의 집착을 느끼며 작게 한숨 쉬었다. 사심이든 죄책감이든 결국 임청아가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사실만은 맞았다.“내일 저녁 같이 식사하자고 했으니 그때 차분히 이야기 나누도록 해.”성동민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성씨 가문에서는 임청아를 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덕분에 다음 날 저녁상은 유난히 성대하게 준비됐다.성하린도 일찍 도착해 있다가 차 소리가 들리자마자 곧장 현관으로 나갔다.임청아는 연한결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서 내렸지만 여전히 겁먹은 듯 그의 품에 바짝 붙어 있었다.연한결이 작은 목소리로 달래자 그제야 임청아는 얌전히 걸음을 옮겼다.“이분은 할머니야.”연한결이 차근차근 사람을 소개해 줬다.그리고 성동민 앞에서 잠시 멈췄다.“그리고 이 사람은 오빠.”임청아는 아직도 성동민의 거친 태도를 기억하고 그를 보자마자 두 걸음 뒤로 물러나더니 입술까지 깨물며 끝내 인사하지 않았다.성동민은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지만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청아야, 집에 온 거 환영해.”아무리 마음이 복잡해도 지금은 임청아를 놀라게 할 수 없었다.관계가 더 나빠져서는 안 됐다.“청아야.”성하린이 다가왔다. 눈가가 붉게 젖어 있었다.“나 하린이야. 우리 제일 친
그 말만으로도 진심이 얼마나 깊은지 충분히 느껴졌다.하지만 성동민은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지금은 가능하겠지. 구해준 사람이라는 죄책감도 있고, 감사함도 있으니까. 하지만 10년 후에는? 20년, 30년 뒤에는? 아내 지능이 어린애 수준인 걸 평생 감당할 수 있어?”“상회든 재벌 모임이든 데리고 다닐 때마다 뒤에서 비웃음 듣게 될 텐데. 그때도 지금처럼 ‘완벽한 아내’라고 말할 수 있어?”그건 임청아를 깎아내리려는 말이 아니라 현실적인 이야기였다.멀쩡한 사람끼리도 시간이 지나면 감정은 변한다. 하물며 임청아는 지금 정상적인 상태조차 아니었다.최명숙은 성동민 팔을 가볍게 두드리며 조급해하지 말라고 했다.“한결아, 네 마음은 충분히 알겠어. 청아도 너를 따르는 것 같고. 둘 사이를 막을 생각은 없어. 하지만 연씨 가문도 평범한 집안은 아니잖아. 청아가 지금 상태로 시집가면 아무래도 서러운 일이 생길 수밖에 없어.”연한결은 잠시 침묵했다. 그 역시 그런 현실을 모르지 않았지만 최대한 막아주고 있을 뿐이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청아가 상처받게 하지 않을 거예요.”연한결이 맹세했다.최명숙은 고개를 저었다.“내 말은 그게 아니야. 청아를 성씨 가문에서 정식으로 시집보내 주겠다는 뜻이야.”순간 성동민과 연한결 모두 놀랐다.성동민은 반사적으로 반대하려 했지만 할 말을 찾지 못했다.반면 연한결은 진심으로 감사했다.“역시 할머니께서 청아를 아끼시는군요.”“기억상실 문제도 그래. 다람시에 실력 좋은 의사들이 많아. 여기 온 김에 제대로 치료부터 받아보자.”최명숙은 현실적으로 말했다.“기억을 되찾으면 그때 청아가 직접 선택하게 하면 되고. 끝내 회복되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으니 후회는 없을 거야.”정말 빈틈없는 판단이었다.연한결 역시 흔들렸다.누구보다 임청아가 회복되길 바라고 있었다.“감사합니다. 할머니.”최명숙은 성동민에게 치료 관련 준비를 맡겼다.잠시 후 잠에서 깬 임청아는 연한결이 한동안 설득한 끝에 겨
그 장면은 떠올리기만 해도 속이 시원했다.성하린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애초에 마음이 고약했잖아.”자업자득이었다.임청아는 그 웨딩드레스를 떠올리며 진심으로 아쉬워했다.“그거 크리스틴 작품이잖아. 완벽한 디자인이었는데.”크리스틴은 임청아의 우상이었다.그녀가 디자인을 공부한 것도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그 거장의 제자가 되고 싶어서였다.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대학 졸업 후 바로 일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우상과의 거리는 이미 넘을 수 없는 간극이 되어 있었다.성하린은 거실에 있는 웨딩드레스를 떠올렸다.가정부에게
성하린은 자신과 문강찬의 관계가 마치 진흙탕 같다고 느꼈다.힘겹게 조금 기어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자유를 얻었다고 여긴 순간 다시 끌려 내려갔다.그렇게 계속해서 그녀의 몸과 마음을 갉아먹었다.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혹시 자신이 진윤슬의 신분을 대신해, 누려서는 안 될 인생을 살았기 때문에 이 모든 걸 다시 돌려줘야 하는 건 아닐까 하고.“하린아.”문강찬은 한숨을 쉬었다.“봐, 우리가 세린이 문제만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하면 사실 잘 지낼 수 있잖아. 그렇지? 진윤슬이 부모에게 버려진 건 세린이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할
차에 올라타자 문강찬은 피곤한 듯 미간을 주물렀다.성하린은 옆에 조용히 앉아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그건 모두 문씨 집안의 일이니 그녀와는 상관없었다.“윤슬아... 윤슬아...”문강찬이 갑자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목소리에는 어딘가 애틋하고 부드러운 기색이 섞여 있었다. “할머니가 늘 널 윤슬이라고 부르셨잖아. 사실을 알고 일부러 그랬던 거야?”그는 지난 일을 들먹이며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려 했다.성하린은 그저 담담하게 그렇다고 한마디 했을 뿐, 그와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문강찬은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
문강찬은 자신이 성하린을 좋아하니 돌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진세린은 여동생이니 그녀 역시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성동민, 난 그냥 세린이 대신 네 입장을 듣고 싶을 뿐이야.”성동민은 눈을 내리깐 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문강찬은 마음이 가라앉았다.“성동민, 대체 무슨 생각이야?”성동민은 미소를 거두며 눈꼬리를 살짝 올렸다.말을 하지 않으니 문강찬도 그의 속내를 읽을 수 없었다.결국 문강찬이 말했다.“어차피 두 집안이 혼인으로 엮여야 한다면 너랑 세린이도 나쁘지 않아.”협력 관계는 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