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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ผู้เขียน: 소연
다음 날, 리은은 딸을 유치원에 데려다 준 뒤 곧바로 택시를 타고 가정법원으로 향했다.

유한과 결혼한 뒤로 일한 적은 없지만, 평소에 자신의 돈을 쓸 일은 거의 없었다.

때문에 결혼 전에 따로 모아둔 돈으로 딸과 한동안 버티는 건 문제가 없었다.

게다가 얼른 일자리를 찾아서 자기와 딸이 생활할 생각이었다.

8시가 조금 넘어 가정법원에 도착한 리은은, 정문 한쪽에 서서 안으로 드나드는 사람들을 지켜봤다.

덤덤하게 결혼생활의 마감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들어가는 와중에 싸우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사람들을 보자, 리은의 머릿속에 문득 유한과 혼인신고를 하던 날이 떠올랐다.

기대에 찬 눈으로 혼인관계증명서를 보면서 유한에게 막 말을 걸려던 찰나, 남자의 차가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을 보는 남자의 날카로운 눈에는 혐오감이 가득했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이 자리를 꿰찼으니 소원 이뤘네. 주씨 가문 안주인 자리 잘 지켜.”

‘주씨 가문 안주인’이라는 단어에는 악감정이 담겨 있었다.

리은은 그날 남자가 자신을 바라보던 악의에 찬 눈빛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날 알았다. 남자의 눈에 자신은 그저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악독하고 이기적인 여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자꾸만 왜 이렇게까지 됐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들도 분명 사랑했던 적이 있었는데.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유한도 한때는 리은을 대할 때 허인영을 대하는 것처럼 다정했었다.

남자는 리은의 눈가에 입을 맞췄고, 뺨과 귓가에 키스했고, 입술을 탐하면서 사랑을 속삭였었다.

그랬던 남자가 왜 갑자기 이렇게 변한 건지 리은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왜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면서, 왜 갑자기 허씨 가문과 정략결혼을 하기로 하고 심지어 그에 대한 설명도 없었는지.

이전에 답을 얻지 못했을 때는 리은은 모두 자기 탓이라고만 생각했다.

다만 너무 큰 신분 차이 때문에, 리은은 헤어지고 나서도 유한에게 집착할 생각은 없었다.

그날 밤은 넘 혼란스러워 지금까지도 그날 아침 깨어났을 때의 장면을 자세히 기억할 수 없었다.

“진리은. 이렇게 천박한 여자였어? 그렇게 신분 상승을 하고 싶었어?”

“역시 가난한 집안 딸이라 그런지, 약을 쓰는 더러운 수법까지 동원하다니. 천박하기는!”

“유한과 인영이 결혼하기로 한 거 몰라? 진리은, 신분 상승하려고 참 못하는 짓이 없구나. 역겨워!”

사람들의 욕설과 조롱이 고막을 뚫고 들어오던 게 마치 어제 일 같았다.

리은은 두 손으로 귀를 막고서 고개를 저었다. 아직도 생생한 그 말들을 털어내고 싶었다.

창백한 얼굴로 비틀거리는 모습은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멀지 않은 곳에 멈춰 선 차 안에서.

운전석에 앉은 장선호가 백미러에 비친 남자를 흘긋거렸다.

사실 두 사람은 8시 전에 도착했다. 다만 지금껏 쭉 차 안에서 내리지 않았을 뿐이었다.

사모님이 도착했지만 뒷좌석에 앉은 사장님이 여전히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선호가 입을 열었다.

“대표님, 사모님 몸이 안 좋으신 것 같은데요.”

한참 떨어진 거리였지만 선호는 리은의 상태가 안 좋다는 걸 알아챘다.

유한은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가정법원 밖에 서 있는 여자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

“멀쩡해 보이는데, 뭐.”

비록 쌀쌀맞은 말투였지만, 남자의 손은 이미 문손잡이로 향했다.

그때 리은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유한의 시선은 여전히 창밖을 향해 있었지만, 전화를 받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리은이 불편함을 참고 전화했지만,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이건 자주 있는 일이었다.

결국 리은은 유한의 비서인 선호에게 전화했다.

선호는 핸드폰 액정에 뜬 발신자를 보자마자 백미러에 비친 남자를 흘긋거렸다.

“흠흠, 대표님. 사모님 전화입니다.”

“받아.”

“네...”

선호는 스피커폰 모드로 전화를 받았다.

“사모님, 무슨 일이세요?”

[장 비서님, 방해해서 미안해요. 혹시 그이 옆에 있어요?”

리은이 말한 ‘그이’가 누구를 가리키는 건지는 명확했다.

선호는 다시 한번 백미러를 힐끗 쳐다봤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대충 알 것 같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대표님이 자기더러 8시에 맞춰 차를 가정법원 앞에 세우게 해서, 사모님과 이혼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20분 일찍 도착한 사모님을 차 안에서 20분간 지켜보면서, 끝까지 차에서 내리지 않는 사장님을 보자, 선호는 곧바로 눈치를 챘다.

대표님이 1시간 전에 도착한 건, 사모님이 정말 가정법원에 올지 확인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답은 분명했다. 사모님은 진심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기한테 전화가 올 리 없었다.

리은은 5년 전부터 선호와 연락처를 교환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리은이 선호에게 전화한 횟수는 한 손가락 안에 들었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리은은 절대 선호에게 연락하지 않는다.

가장 최근에는 루이가 폐렴으로 입원했을 때, 유한과 연락이 닿지 않아 선호에게 연락했었다. 다만 그것도 벌써 2년 전 일이다.

“사모님, 저 지금 대표님과 공항에 와 있어요.”

[공항요?]

리은의 말투는 조금 막막하고 초조해 보였다.

“네, 사모님. 오늘 대표님과 출장을 가야 하거든요. 혹시 무슨 일이세요?”

입술을 깨물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리은은 무기력하게 쪼그려 앉으면서 말했다.

[장 비서님, 혹시 제가 어제 보낸 문자를 봤는지 물어봐 줄 수 있어요? 참, 그리고 언제 돌아와요?]

리은의 말투에 약간 애원이 담겨 있었다.

선호는 입꼬리를 떨면서 또다시 백미러를 힐끗 쳐다봤다. 역시나, 뒤에 앉아 있던 남자의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죄송해요, 사모님.”

리은은 한참 침묵하다가 말했다.

[장 비서님, 그럼 혹시 돌아오면 저한테 바로 알려줄 수 있나요? 같이 해야만 하는 중요한 일이 있거든요.]

‘중요한 일? 이혼?’

“네, 사모님.”

[고마워요. 그럼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게요. 부탁해요.]

전화를 끊은 리은은 곧바로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쪼그려 앉은 자세로 고개를 숙이고는 자기 몸을 끌어안았다.

그렇게 얼마나 쪼그려 앉았는지 모른다. 너무 오래 있던 탓에, 가정법원의 직원마저 무슨 큰일이 벌어진 줄 알고 다가와서 관심을 드러냈다.

“저기요, 괜찮으세요? 구급차 불러드릴까요?”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든 리은이 직원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미안해요.”

“부축해 드리까요?”

“고마워요...”

직원의 부축으로 일어선 리은은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전한 뒤 계단을 내려갔다.

리은은 길가에 멍하니 서 있었다. 산들바람이 불어와 단정하던 그녀의 머리카락을 헝클어 놓았지만, 붉은 눈시울과 촉촉한 물기는 말리지 못했다.

그렇게 얼마나 서 있었을까? 택시가 앞에 멈춰 서자, 리은은 그제야 차에 탔다.

선호는 시야에서 사라지는 택시를 보며 곧바로 물었다.

“대표님, 그럼 우리는...”

택시가 사라진 방향을 보는 유한의 눈빛은 어둡고 차가웠다.

“장 비서가 볼 때는 어때 보여? 저 모습이 정말 나랑 이혼하려는 것처럼 보여? 아니면 그냥 심술부리는 것처럼 보여?”

선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차마 사모님이 진심으로 이혼하려는 것 같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지난 5년 동안 사모님이 화를 내는 걸 본 적이 없었으니까.

선호의 눈에 리은은 무성한 소문처럼 이기적이고 악독한 여자는 아니었다.

오히려 성격 좋은 사람이었다.

“진성빈 쪽 상황은 어때?”

“아직 회복 중입니다.”

말을 마친 선호는 유한의 눈에 드리운 냉기와 분노가 방금보다 더 심해진 것을 느꼈다.

“명이 왜 그렇게 질긴 건지. 세 번이나 수술대에 누웠는데, 어떻게 아직도 살아있어?”

선호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 뒤에서 유한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병원비 끊어. 어디까지 날뛰나 두고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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