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혼례식 날, 약혼자와 서모의 딸에게 배신당한 장군가의 딸 소민정은 모두를 놀라게 하는 선택을 했다. 그 자리에서 바로 혼인 상대를 도성에서 소문난 한량 염준호로 바꾼 것이다. 체면을 세우기 위한 임시방편이었고, 일 년 뒤 헤어지기로 약속한 계약 결혼이었다. 그러나 서로를 이용하는 이 거래 속에서, 그녀는 한량 같은 부군이 깊숙이 감춘 야망과 책략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가문의 암투에서 조정으로, 전장에서 권모술수에 이르기까지, 서로를 견제하던 두 사람은 함께 고비를 넘기며 어느새 진심을 주고받는다. 결국 그들은 원한을 풀고 원수를 쓰러뜨렸을 뿐만 아니라, 손잡고 천하를 평정하며, 기이한 혼인 바꿔치기라는 시작에서 진심으로 함께하는 길로 나아간다.
View More북방에 머문 지 오 년째 되던 해, 염준호가 병들었다.의원이 이르길, 젊은 시절 너무 혹사한 탓에 몸이 다 상했다고 했다.나는 밤낮으로 그의 곁을 지키며 약을 달여 주고, 몸을 닦아 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중을 들었다."부인, 그만하오." 그가 내 손을 잡았다. "내 몸은 내가 잘 알고 있소.""헛소리 하지 마오."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대는 반드시 나을 것이오.""이젠 나을 가망이 없소." 그가 씁쓸하게 웃었다. "부인, 내가 먼저 갈 것 같소.""염준호, 감히!""감히 그러지는 못하지." 그가 쓸쓸하게 웃었다. "그러나 저승사자는 막을 수 없소."나는 울었다. 아이처럼 소리 내어 울었다."부인, 울지 마오." 그가 힘겹게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이번 생은 충분히 살았소. 그대도 있고, 아이들도 있고, 천하도 있었소. 나는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가졌소. 죽어도 여한이 없소.""그러나 나는 여한이 있소." 나는 목이 메어 겨우 입을 열었다. "나는 그대와 아직 충분히 살지 못했소.""바보 같은 부인." 그가 나를 안아줬다. "이번 생에 부족하다면, 다음 생에 또 살세.""다음 생에도 나를 선택하겠소?""그럼, 당연하지." 그가 망설임 없이 답했다. "다음 생에도, 그 다음 생에도, 나는 그대를 선택하겠소.""그럼 약속하오.""약속하오."그가 눈을 감았다. 손이 축 늘어졌다."준호!" 내가 외쳤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내 말을 듣지 못했다.그는 떠났다. 나이 마흔다섯이었다.나는 그의 시신을 안고, 하루 종일 울었다.염정과 염진, 염안이 모두 달려왔다. 한데 엎드려 울었다."어머니, 몸을 추스르셔야 합니다.""어머니, 아버지도 이러시는 걸 원치 않으실 겁니다."그러나 내가 어찌 몸을 추스릴 수 있겠는가? 그가 떠나자, 내 마음도 그를 따라 떠나버렸다.나는 그의 장례를 치르고, 북방의 언덕에 묻었다. 그곳에서는 넓은 초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준호, 보이오? 이것이 그대가
염정이 결혼한 이듬해, 황제가 우리를 위해 저택을 짓겠다고 제안했다."소 태부, 염 태사, 그대들은 강산을 위해 너무나 많은 것을 바쳤소. 짐이 갚을 길이 없어, 오직 그대들의 노후를 돌보아 드릴 수밖에 없소.""폐하께서 말씀이 지나치십니다.""짐은 진심이오." 그가 고집했다. "짐이 도성에서 가장 좋은 땅에 그대들을 위한 저택을 지었소. 지금 바로 들어가실 수 있소.""폐하께 감사드립니다."새 저택은 매우 넓고 아름다웠다.그러나 우리가 그곳에서 이사한 첫날 밤을 보내자마자, 바로 결정을 내렸다."부인, 우리 떠납시다.""어디로요?""아무도 없는 곳으로." 그가 나를 꼭 안았다. "우리 둘만 조용히 떠납시다.""그러나 염정과 염진은...""아이들은 이미 다 컸고, 저마다 삶이 있소."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가 여기에 남으면, 그들에게 폐만 될 것이오."나는 깨달았다.공이 높으면 임금이 두려워하는 법이다. 지금은 황제가 우리를 믿지만, 훗날은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니 우리가 먼저 물러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좋소. 그럼 우리 떠나오."우리는 서신을 남기고, 밤을 틈타 도성을 떠났다.어디로? 북방으로.거기에는 우리의 추억이 있고, 우리의 뿌리가 있었다.우리는 작은 집을 사고, 닭을 몇 마리 키우고, 밭을 몇 뙈기 일구었다.염준호는 매일 요리를 했고, 나는 매일 무예를 연습했다.그가 나를 보며 웃었다. "시골에 내려와 살면서, 무슨 무예를 연습한단 말이오?""버릇이 되었소." 내가 검을 거두었다. "게다가, 혹시라도 악당이 나타나면, 그대를 지켜야 하지 않겠소?""좋소. 그대가 나를 지키오."우리는 그렇게 평범한 나날을 보냈다.때때로 염정이 공주와 함께 우리를 방문했고, 염진도 사위와 외손자를 데리고 찾아왔다.염안은 황제가 곁에 두고, 다음 섭정왕으로 키우겠다고 하셨다."부인, 우리 이번 생은 충분히 가치 있지 않았소?" 염준호가 흔들의자에 누워 내게 물었다."가치 있었소.""그
반 년 후, 나는 다시 아이를 가졌다.이번에는 아들이었다.아이가 태어났을 때, 염준호가 그를 안고, 어리석게 웃었다."부인, 우리 또 아들을 얻었소.""염안(閆安)이라 부르는 게 어떠하오?""염안, 평안의 안?"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염안이라 부르겠소. 이 아이가 평생 평안하길 바라오."염정은 열 살이 되었고, 이미 내 군무 일부를 처리할 수 있었다.염진은 여덟 살이었고, 거문고와 바둑, 글씨와 그림에 두루 능했다.염안은 두 살이었고, 가장 장난꾸러기였다.다섯 식구가 화목하게 지냈다.황제는 이미 홀로 나라를 다스릴 만큼 자랐다. 그는 병권을 돌려받겠다고 제안했다."소 장군, 그동안 수고가 많으셨소." 그가 진심으로 말했다. "이제 짐이 성인이 되었으니, 스스로 강산을 지켜야 하오."내가 병권 인수를 건네주었다. 그가 받더니, 정중히 말했다."짐이 그대를 태부로 봉하여, 황자들의 무예를 가르치게 하겠소.""신이 영을 받들겠습니다."염준호도 섭정권을 내놓았다. 황제가 그를 태사로 봉하여, 조정을 보좌하게 했다.우리는 제사가 되어, 높은 자리에 올랐다."부인, 우리 이제야 좀 쉴 수 있게 되었소.""쉰다고?" 내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세 아이가 있는데, 쉴 수 있겠소?"그가 씁쓸하게 웃었다. "참으로 쉴 수 없겠구려."염정이 공주에게 마음을 주었다. 그 공주는 황제가 가장 아끼는 따님이었다."어머니, 저는 그녀를 좋아합니다.""좋아하면 장가들어라.""그러나 그녀는 공주인데요...""공주가 어떠냐?" 내가 그를 격려했다. "네가 진심이라면, 어머니가 청혼해 주마."내가 황제를 찾아가자, 그는 흔쾌히 승낙했다."소애경의 아들이라면, 짐이 믿겠소."혼례는 이듬해 봄으로 정해졌다.염진도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겼다. 강남 염상의 아들로, 단정하고 예의 바른 청년이었다."어머니,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좋다면 시집가거라.""그러나 아버지께서 상인 집안은...""상인이 어떠냐?" 염
새 황제가 즉위했다. 나이는 겨우 다섯 살이었다.염준호는 섭정왕이 되었고, 나는 보좌대장군이 되어 함께 정사를 보좌했다.조정의 큰일은 우리 두 사람이 결정했다.조신들이 불만을 품었다. 여자가 조정을 농단한다고 둥, 외척이 전권을 쥐었다는 둥. 나는 모두 무시했다.나는 오직 내가 옳다고 역기는 일만 했다.북방은 안정되었고, 남방은 귀순했으며, 서방 이민족은 물러갔고, 동방은 조회해 왔다. 사해가 평화롭고, 나라가 태평하며 백성이 편안했다.백성들은 누가 권력을 쥐는지 개의치 않았다. 그들은 오직 삶이 나은지 나쁜지만 따졌다.삶이 나아지면 그들은 지지했고, 삶이 팍팍해지면 그들은 등을 돌렸다.이 이치를 나는 알고, 염준호도 알고, 황제도 알았다.그러므로 그는 마음 놓고 나라를 우리에게 맡길 수 있었다.그가 알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한 것은 결코 왕좌가 아니라, 천하 태평이라는 것을.염정은 다섯 살이 되었고, 염진은 세 살이 되었다.두 아이 모두 착하고 말을 잘 들었다.염정이 물었다."어머니, 어머니는 왜 장군이시고, 아버지는 북방왕이세요?""어머니는 싸움을 잘하고, 아버지는 나라를 잘 다스리기 때문이란다.""그럼 나는요?""네가 자라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나는 어머니처럼 천하를 지키고 싶어요."나는 웃었다. 매우 흐뭇하게.염진도 말을 하게 되었다. 그녀가 내 다리를 붙잡으며 말했다."어머니, 예뻐요.""진이가 더 예쁘단다."염준호가 한쪽에서 바라보며 다정한 눈빛을 보냈다."부인, 우리가 이번 생에 이미 충분히 행복하지 않소?""아직 부족하오.""무엇이 부족하오?""한 가지가 남았소.""그게 무엇이오?"나는 잠시 말이 없다가, 이내 조용히 입을 열었다."천하의 마음을 얻는 것이오."그가 웃었다."어렵지 않소, 우리가 계속 힘쓰면 되는 일이지.""그러하오."우리는 실제로 노력하고 있었다. 조세를 가볍게 하고 부역을 줄이며, 농업과 상업을 장려하고, 수리를 흥하게 하며, 서당을 세웠다.백성들은 편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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