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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일, 부군이 바뀌었다

혼례일, 부군이 바뀌었다

By:  처음처럼Completed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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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식 날, 약혼자와 서모의 딸에게 배신당한 장군가의 딸 소민정은 모두를 놀라게 하는 선택을 했다. 그 자리에서 바로 혼인 상대를 도성에서 소문난 한량 염준호로 바꾼 것이다. 체면을 세우기 위한 임시방편이었고, 일 년 뒤 헤어지기로 약속한 계약 결혼이었다. 그러나 서로를 이용하는 이 거래 속에서, 그녀는 한량 같은 부군이 깊숙이 감춘 야망과 책략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가문의 암투에서 조정으로, 전장에서 권모술수에 이르기까지, 서로를 견제하던 두 사람은 함께 고비를 넘기며 어느새 진심을 주고받는다. 결국 그들은 원한을 풀고 원수를 쓰러뜨렸을 뿐만 아니라, 손잡고 천하를 평정하며, 기이한 혼인 바꿔치기라는 시작에서 진심으로 함께하는 길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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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제1화

"아가씨! 도련님이... 도련님이 작은 아가씨를 데리고 뒷문으로 도망갔습니다!"

‘쾅.’

내 손에 쥔 동그란 부채가 가마 발판에 떨어졌다. '백년해로'라고 금실로 수놓은 네 글자가 짓밟혀 흐트러졌다.

"다시 말해 보아라."

"도...도남준 도련님이 평생 소연희가 아니면 장가들지 않겠다고 서신을 남겼습니다."

집사가 벌벌 떨며 말했다.

"지금 온 도성 사람들이 거리 입구에 몰려들어 말하기를, 우리 장군 댁이..."

"뭐라고 했느냐?"

"아가씨가 올해 최고의 웃음거리가 되셨답니다!"

나는 단숨에 가리개를 벗어 던졌다.

하객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칼날처럼 들렸다. 아버지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고, 도남준 부모님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나는 서신을 들여다보았다.

"민정, 나는 연희가 아니면 장가들지 않겠소. 미안하오."

"참 잘됐네."

나는 웃으며 서신을 접어 소매에 넣고, 돌아서서 인파 속에서 호박씨를 까며 구경하던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염준호."

그가 호박씨 껍질을 뱉으며 말했다.

"어이, 전 처형님. 무슨 일이우?"

"당신 약혼녀도 도망갔소."

"음, 꽤 빨리 달렸네."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왜? 보복할 셈이요? 나랑 혼인해서 저들을 골탕 먹일 셈인가?"

"아니오."

나는 그의 앞으로 걸어가, 장난기 어린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지금 당장 나랑 결혼할 수 있겠소?"

"내가 안 하면?"

"그럼 내일 온 도성에 소문이 날 것이오. 염가 도련님이 약혼녀도 지키지 못해 다른 사내랑 도망갔다고."

그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지금 날 협박하는 것이오?"

"사실을 말한 것뿐이오."

그가 나를 한참 바라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좋소. 신부가 제 발로 찾아왔는데 안 하면 바보지."

그는 돌아서서 염가 집사에게 말했다.

"내 방에 있는 혼례복을 가져와. 얼른."

"도련님, 그런데... 아직 어르신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허락 안 하면 아버지께서 직접 손자를 낳으실건가."

염준호는 성가신 듯 손을 흔들며 말했다.

"얼른, 길시가 지나간다."

아버지가 분노하며 말씀하셨다.

"민정아, 함부로 굴지 마라!"

"함부로 굴지 않았습니다."

나는 무릎을 꿇었다.

"아버지, 도남준과 소연희 모두 저를 배신했습니다. 오늘 제가 시집가지 않으면, 진북장군부의 체면이 서겠습니까?"

"하지만 염준호가 어떤 사람인지, 너는 잘 알고 있지 않느냐?"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내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온 대청에 다 들렸다.

"도성 제일의 한량, 기방에서 밤을 새우고, 투전이나 내기나 하는, 못 하는 짓이 없는 사람이지요."

염준호가 옆에서 픽 웃으며 말했다.

"그게 지금 칭송이요?"

나는 일어서서 그를 마주 보며 말했다.

"하지만 오늘, 그는 우리 장군부의 체면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나는 잠시 멈칫하다가 말을 이었다.

"일 년 후, 화리(和離)할 것입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일 년?"

"일 년. 이 일 년 동안 우리는 서로 사사로이 간섭하지 말고. 일 년 후, 각자 갈 길을 갑시다."

"재미있네."

그는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합시다."

나는 그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따뜻했고, 손바닥에는 굳은살이 있었다.

하객들은 서로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너무 빠른 반전에 어리둥절해 있었다.

도남준의 아버지 도 승상은 부들부들 떨며 일어섰다.

"민정아, 너..."

"아버님."

나는 도남준 아버지의 말을 끊었다.

"이제부터 저와 도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도남준이 소연희를 선택했으니, 그들을 축복해 주세요. 백년해로, 영원히 함께하길 바랍니다."

나는 유난히 힘주어 말했다.

염준호는 가져온 혼례복을 바로 갈아입었다.

체구가 도남준과 비슷했다.

우리는 천지신명 앞에 서서 혼례를 올렸다.

서로 절을 할 때, 그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소민정, 정말 담이 크군요."

"피차 일반이오."

"염가에 들어오면, 쉽게 나가진 못할 거요."

"오래 있을 생각 없소."

그가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혼례식이 끝나고, 우리는 신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새 침대에 앉아 밖에서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잔치 소리를 듣고 있었다. 붉은 초가 반쯤 타들어 갔을 때, 염준호가 비틀거리며 들어왔다. 그는 내 가리개를 걷어 올리고, 나를 굽어보았다.

"부인."

"염준호."

"응?"

"세 가지를 정하지."

나는 미리 준비해 둔 종이를 꺼냈다.

"이 일 년 동안, 우리는 방을 따로 쓰고, 서로의 사사로운 일에 간섭하지 않으며, 겉으로는 다정한 부부인 척해야 하오. 일 년 후, 합이서 화리서(和離書) 에 서명하면 되오."

그는 종이를 건너 받아, 보지도 않고 찢어버렸다.

"당신..."

"소민정."

그는 몸을 숙여 양손으로 내 몸 양옆을 짚고, 나를 침대와 자신 사이에 가두었다.

"당신 나 염준호를 뭐로 보는 것이오? 부르면 오고, 쫓으면 가는 장난감?"

"뭐 하자는 것이오?"

"뭐 하자는 것이겠소?"

그가 위험하게 웃으며 말했다.

"신혼 밤이니, 당연히 동방화촉이지."

나는 옷깃을 향해 다가오는 그의 손을 잡아챘다.

"염준호, 네가 감히."

"내가 못 하는 짓이 뭐가 있겠소?"

그의 다른 한쪽 손이 내 얼굴을 어루만졌다.

"도성 제일의 한량이라는 별명은 헛된 게 아니오."

우리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팽팽히 맞섰다.

한참 후, 그가 갑자기 손을 놓더니, 침대 바깥쪽에 누워 버렸다.

"오늘 밤은 여기서 자겠소, 하지만 건드리진 않겠소."

"안 되오."

"같이 자든가, 진짜 동방화촉을 하든가, 그대가 선택하오."

나는 이를 악물고, 침대 안쪽으로 조금 옮겨 옷을 입은 채로 누웠다.

어둠 속에서, 그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렸다.

"소민정, 당신이 나한테 시집온 건, 정말 체면을 지키기 위한 것뿐이요?"

"그렇지 않으면?"

"장군가의 딸이라면, 천하를 품는 법이라고 들었는데."

나는 눈을 감았다.

"잘못 들었소. 나는 그저 약혼자에게 버림받아, 어쩔 수 없이 다른 이에게 시집간 불쌍한 여자일 뿐이오."

그는 가볍게 웃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붉은 초가 다 타고, 동이 트기 시작했다.

나는 몰랐다. 이 거래와 같은 혼인이 내 인생을 바꿀 줄은.

더욱 몰랐다. 내 곁에 있는, 이 한량 같은 이가, 후에 나를 위해 원수를 쓰러뜨리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 무상의 권력을 쥐여줄 사람이 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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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아가씨! 도련님이... 도련님이 작은 아가씨를 데리고 뒷문으로 도망갔습니다!"‘쾅.’내 손에 쥔 동그란 부채가 가마 발판에 떨어졌다. '백년해로'라고 금실로 수놓은 네 글자가 짓밟혀 흐트러졌다."다시 말해 보아라.""도...도남준 도련님이 평생 소연희가 아니면 장가들지 않겠다고 서신을 남겼습니다." 집사가 벌벌 떨며 말했다. "지금 온 도성 사람들이 거리 입구에 몰려들어 말하기를, 우리 장군 댁이...""뭐라고 했느냐?""아가씨가 올해 최고의 웃음거리가 되셨답니다!"나는 단숨에 가리개를 벗어 던졌다.하객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칼날처럼 들렸다. 아버지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고, 도남준 부모님은 바닥에 주저앉았다.나는 서신을 들여다보았다."민정, 나는 연희가 아니면 장가들지 않겠소. 미안하오.""참 잘됐네."나는 웃으며 서신을 접어 소매에 넣고, 돌아서서 인파 속에서 호박씨를 까며 구경하던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염준호."그가 호박씨 껍질을 뱉으며 말했다. "어이, 전 처형님. 무슨 일이우?""당신 약혼녀도 도망갔소.""음, 꽤 빨리 달렸네."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왜? 보복할 셈이요? 나랑 혼인해서 저들을 골탕 먹일 셈인가?""아니오."나는 그의 앞으로 걸어가, 장난기 어린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지금 당장 나랑 결혼할 수 있겠소?""내가 안 하면?""그럼 내일 온 도성에 소문이 날 것이오. 염가 도련님이 약혼녀도 지키지 못해 다른 사내랑 도망갔다고."그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지금 날 협박하는 것이오?""사실을 말한 것뿐이오."그가 나를 한참 바라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좋소. 신부가 제 발로 찾아왔는데 안 하면 바보지."그는 돌아서서 염가 집사에게 말했다. "내 방에 있는 혼례복을 가져와. 얼른.""도련님, 그런데... 아직 어르신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허락 안 하면 아버지께서 직접 손자를 낳으실건가." 염준호는 성가신 듯 손을 흔들며 말했다. "얼른, 길시가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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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삼 일 후, 친정으로 돌아오는 날이었다.염준호는 느릿느릿 해가 높이 뜬 후에야 일어났다. 온몸에서는 술 냄새가 진동했다. 내가 해장죽을 준비하게 했더니, 그는 보지도 않고 말했다."꾸민 것이오. 안 취했소.""알고 있소.""그러면 왜 준비했소?""남들이 보라고 하는 것이오."그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참 세심하시군요."마차가 장군부로 향했다. 그가 갑자기 말했다."그 서모의 딸, 어제 돌아왔네."나는 눈을 번쩍 떴다. "그래요?""도남준이 그녀를 데리고 소가로 돌아갔소." 그의 입가에 장난기가 번졌다. "사죄하러 간다는게 실은 억지로 밀어붙이려는 것이겠지. 아버님이 이 혼사를 받아들이게 하려고."손가락이 오므라들었다."아버님이 어떻게 할 것 같소?""받아들이지 않을 거요.""그렇게 확신하오?""우리 아버지는 체면을 중시하시니까."염준호가 웃었다."그런데, 서모의 딸이 아이를 가졌다면?"나는 멈칫했다. 맞다, 소연희가 아이를 가진 것은 벌써 두 달 정도 되었을 것이다."도남준도 제법 교묘하군. 일단 저지르고 보는 수야. 아버님께서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거지."내가 차갑게 웃었다. "그가 어떻게 하든, 나와 무슨 상관이오.""입만 살아 있구려."마차가 멈췄다. 장군부 문 앞에는 도남준과 소연희가 과연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아버지는 섬돌 위에 서서 얼굴이 시퍼렇게 질려 있었다.염준호가 먼저 마차에서 내려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거절하지 않고 그의 손을 잡고 우아하게 내렸다.도남준이 고개를 들어 우리를 보더니 얼굴색이 더 어둡게 변했다.나는 염준호의 팔에 손을 얹고 그들 앞으로 걸어갔다."언니." 소연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와 남준 오라버니는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제발 허락해 주세요."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앙상한 몸을 떨고 있었다. 정말 애처로워 보였다."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나는 다시 되뇌었다. "언제부터였지?""저희는...""내가 처음으로 그를 군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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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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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이튿날, 아버지께서 사람을 보내 도남준이 입부 증서에 서명하였고, 며칠 후 입부 의식이 거행될 것이라고 소식을 전해 주셨다. 염준호가 서신을 보며 웃었다. "이 수는 정말 통쾌하군. 이제 도남준은 도성에서 다시는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것이오.""아직 부족하오. 그를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괴롭게 만들 것이오."염준호가 나를 바라보았다."부인은 무슨 계책이 있소?""계책은 없소." 내가 허리춤에서 단검을 뽑아 들었다. "단지 이 검 한 자루가 있을 뿐이오."단검을 뽑아들자 차가운 빛이 번쩍였다. 이 검은 외할아버지께서 주신 것으로, 휘날리는 머리카락도 벨 수 있고, 피도 묻지 않을 만큼 날카로운 명검이었다.염준호가 감탄하며 말했다. "역시 좋은 검이오.""좋은 검이지." 나는 칼을 칼집에 넣으며 말했다. "도련님, 그 살아있는 증인을 만나게 해 주오.""지금이오?""맞소, 지금."염준호는 나를 데리고 성 밖에 있는 한 농장으로 갔다. 농장은 외진 곳에 있었고, 경비가 삼엄했다. 지하실로 들어가자, 그자가 보였다. 그는 얼굴에 칼 흉터가 가득한 사내였고,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저자 이름은 장삼이오. 도적 패의 작은 두목이오." 염준호가 말했다. "군향이 약탈되던 날, 저 자는 죽은 척하고 겨우 목숨을 건졌소."내가 그에게 다가갔다. "장삼, 내가 누군지 아느냐?"그가 고개를 들어 흐릿한 눈빛으로 나를 살폈다. "진북 장군부의 큰 아가씨.""그렇다면, 내 외할아버지도 누군지 아느냐?""귀검이라 불리는 백운이오.""잘 알고 있네." 나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내 외할아버지 수법을 들어 본 적도 있겠지?"그의 눈동자가 수축했다.나의 외할아버지 백운은 당대 제일의 암살자였다. 그 독한 수법은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나는 어릴 적부터 군영에서 자랐지만, 외할아버지의 검술 십중팔구는 익혔다."말하겠소, 모두 말하겠소!" 장삼이 무너져 내렸다. "도 승상께서 친히 명하셨소. 군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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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열흘 후, 어사대에 첫 번째 증표가 도착했다——이 대인의 뇌물 장부였다.폐하께서 크게 노하시어 이 대인을 하옥시키고 조사하도록 명하셨다. 이 대인이 사흘을 버티다가, 결국 도 승상의 지시를 받았다고 자백했다.도 승상은 궁으로 달려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무고라고 주장했다. 폐하께서는 일단 그를 믿었지만, 마음속에는 의심의 씨앗이 자리 잡았다.또 오 일 후, 어사대에 두 번째 증표가 도착했다——도 승상의 문하생인 공부 상서 왕 대인이 제방을 쌓을 때 오십만 냥을 횡령한 기록이었다.왕 대인은 도 승상의 심복이었다. 이 한 방은 도 승상에게 뜻밖의 타격이었다."부인의 계책이 좋았네." 염준호는 내게 술을 따라 주며 말했다. "개들이 서로 물어뜯는 구경이 과연 통쾌하군.""아직 부족하오." 내가 술잔을 들었다. "이들은 겨우 하수에 불과하오. 도 승상의 근간을 건드리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오.""그러면 어떻게 하시겠소?""근간을 건드리려면, 그가 뿌리를 내린 곳을 쳐야 하오.""그의 뿌리는... ""북방 군권이오."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가 군향을 노린 것은, 북방을 노린 것이오. 북방 대장군 자리를 그의 아들에게 주려는 것이지."도 승상의 적자 도남현은 현재 병부에 재직 중인데, 무능하기로 소문난 인물이었다."그럼 부인의 계책은... ""아버님께서 군권을 빼앗기셨지만, 북방 군사 대부분은 아버님의 옛 부하들이오." 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나 대신 서신을 전해 주길 바라오.""누구에게 전해주면 되오?""북방 부장(副將), 조산하에게 말이오."염준호가 잠시 멈칫했다. "그런데 변방 장수와 사사로이 왕래하는 것은, 사형에 해당하는 중죄라는 것을 아시오?""당연히 알고 있소. 그러니 이 일은 오직 그대와 나만이 알아야 하오."그가 나를 응시하며 복잡한 눈빛을 보냈다. "소민정, 당신은 지금 불장난하는 것이오.""허나 위험 속에 보화가 있는 법이오." 나는 태연히 말했다. "당신, 감히 감당할 수 있겠소?""감당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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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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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칠 일 후, 우리는 강남에 도착했다.강남은 번화하고 상인들이 구름처럼 모여 있었다. 염준호는 이곳에 작은 저택 하나를 가지고 있었다. 크지는 않았지만, 매우 정갈했다."부인은 여기가 어떠하신지?""제법 괜찮소.""그럼 우선 머물면서 천천히 살펴봅시다."그가 말하는 살펴본다는 것은, 나를 데리고 이곳저곳 구경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대호에서 배를 띄우고, 고찰을 찾았으며, 맛있는 음식을 즐겼다. 참으로 유쾌한 나날이었다."염준호, 우리는 도대체 무언가를 살피러 온 것이오, 아니면 놀러 온 것이오?""둘 다오." 그는 내게 새우를 까 주었다. "이렇게 노는 척해야 오히려 그들이 경계를 더 쉽게 풀기 마련이오."사실이었다. 우리가 유람하는 모습을 보일수록, 그들은 더 방심했다.삼 일 후, 강남의 염세 관리가 연회를 열어 우리를 초청했다.연회에서 관원들은 염준호에게 극진히 공손했고, 나에게도 온갖 아첨을 아끼지 않았다. 술이 몇 순배 돌자, 염세 관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도련님께서 이번에 강남에 오신 것은 어떤 일로 오셨는지? 폐하께서 어떤 뜻을 내리셨는지..."염준호는 반쯤 취한 듯 혀가 꼬인 말투로 대답했다."폐하께서 무슨 뜻이 있겠소? 그저... 그저 놀러 온 것이오.""놀러요?""맞소, 우리 부인이 갑자기 대호가 보고 싶다고 해서 내가 얼른 함께 온 것이오." 염준호가 내 어깨를 감싸 안았다 "우리 부인은 장군가의 호랑이 딸이라, 잘못 건드리면 안되는 분이오."모두가 따라 웃었다, 한결 안도한 표정이었다.보아하니, 그들은 정말 우리가 놀러 온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었다.연회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참 잘 꾸미셨소.""그냥 내 모습이었소." 그가 웃었다. "이 몇 년 동안 내가 한량이라는 소문이 어떻게 퍼졌겠소?""그러나 염세에 관한 일은...""서두르지 마오." 그가 신비롭게 웃었다. "벌써 물고기가 미끼를 물었소."과연, 이튿날 누군가가 후한 예물을 보내왔다. 금은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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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그럴 리가 없소." 나는 서신을 꽉 쥐었다. "아버지는 평소에 건강하셨는데, 어찌 갑자기 위독해지셨단 말이오?""도 승상이 움직였소." 염준호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는 대놓고 나서지 못하니, 이런 비열한 수를 쓴 것이오.""당장 도성으로 돌아가겠소.""나도 함께 가겠소.""됐소. 당신은 이곳에 남아 계속 살펴보시오.""소민정." 그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지금 당신 혼자 돌아가는 것은, 그들이 판 함정에 스스로 걸려드는 것이오.""그래도 가야 하오!""진정하시오." 그가 내 어깨를 눌렀다. "우리가 이렇게 허둥지둥 뛰어가면, 오히려 아버님의 목숨을 앞당기는 꼴이 될 것이오."나는 억지로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의 말이 맞았다. 도 승상이 바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이었다."그럼 어떻게 할 셈이오?""그의 계략을 거꾸로 쓰면 되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돌아가되, 떠들썩하게 돌아가야 하오. 우리가 염세를 조사하고, 풍성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간다고 온 천하에 알려야 하오.""허나 아직 증표를 다 모은게 아니오.""이걸로 충분하오." 그가 진짜 장부를 흔들어 보였다. "이것만 있으면, 강남 관가를 통째로 뒤집어엎을 수 있소."삼 일 후, 우리는 도성으로 떠났다.염준호는 일부러 열댓 대의 마차를 준비하게 했다. 호화롭게 꾸며진 마차들에는 '선물'이 가득 실렸다. 관리들이 줄지어 배웅하며, 그야말로 호사스러운 귀환이었다.입성 당일, 폐하께서 친히 궁문 앞에서 맞이하셨다."염준호, 강남행이 소득이 있었느냐?"염준호가 말에서 내려 무릎을 꿇었다."폐하께 아뢰옵니다. 수확이 적지 않았나이다."그가 진짜 장부를 올리자, 폐하께서 펼쳐 보시고 얼굴빛이 점점 어두워지셨다."좋아, 참 잘됐구나!" 폐하께서는 분노에 차 오히려 웃음을 터뜨리셨다. "나의 강산이, 한 무리의 좀벌레들을 살찌우는 데 쓰였구나!"당일, 폐하께서는 곧바로 조서를 내리셨다. 강남 염세 관청을 적발하고, 관련 관리 백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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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도가가 몰락한 후, 북방 군권이 공석이 되었다.조정 안팎의 여러 세력이 이 자리를 차지하려고 눈에 불을 켰다. 아버지께서는 독은 풀리셨지만, 이미 '별세'했다는 소식이 퍼져 다시 복직하실 수 없었다."부인은 북방 군권을 원하시오?""원하오.""무슨 까닭이오?" 염준호가 물었다. "부인은 여자로서, 군권으로 무엇을 하시려는 것이오?"나는 북쪽을 바라보았다. "외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소. 천하의 혼란은 병권이 다른 데서 비롯된다고. 여자라고 해서 무엇이 다르겠소? 여자라고 병사를 거느릴 수 없다는 법이 어디 있소?""할 수 있소." 그가 웃었다. "그러나 아깝소.""무엇이 아깝단 말이오?""당신이 전장에 나가는 것이 아깝소." 그가 내 손을 잡았다. "칼날은 무정하오. 당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는 어찌하겠소?""염준호." 나는 진지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왜 그대와 혼인했는지 아시오?""왜요?""그대가 말했소. 우리는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고. 같은 부류라면 나를 이해할 줄 알았소."그가 침묵했다."북방 군권은 반드시 내가 차지하겠소." 나는 단호히 말했다.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막을 수 없을 줄 알았소. 그러나 조건이 하나 있소.""말하시오.""내가 함께 하겠소." 그가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당신은 병사를 거느리고, 나는 재물을 챙기겠소. 당신이 전장을 누비면, 내가 후방을 지키겠소. 우리 부부가 마음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을 것이오."나는 웃었다."좋소."북방 군권을 차지하려면, 세 관문을 넘어야 했다.첫째는 폐하, 둘째는 병부, 셋째는 북방 장수들이었다.폐하의 관문이 가장 어려웠다. 폐하께서는 본래 여자가 정사에 간섭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셨고, 하물며 병사를 거느리는 것이었다.그러나 염준호에게는 방법이 있었다."폐하께서 요즘 동궁의 일로 골치를 앓고 계시오." 그가 말했다. "태자는 세력이 약하고, 삼 황자는 오히려 세력이 강하니, 폐하께서는 균형을 잡을 또 다른 세력이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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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북방은 땅이 척박하고 모래바람이 하늘을 가득 메웠다.내가 도착했을 무렵, 조산하가 군사를 이끌고 마중을 나왔다."소 부장님을 뵙겠습니다!" 그는 건장한 사내였다. 수염이 자욱했지만, 눈빛은 맑았다."조 장군, 예의를 차릴 필요 없소." 내가 말에서 내려 그를 일으켰다. "앞으로 장군의 도움이 많이 필요할 것이오.""무슨 말씀이십니까? 말장이 어찌 감히..." 그가 목소리를 낮추었다. "아가씨께서 드디어 오셨군요. 병사들이 모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따라 성안으로 들어갔다.장막 안에서, 나는 장수들을 소집했다. 장수들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가지각색이었다. 호기심, 경멸, 탐색이 섞여 있었다."나는 여러분이 나를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소. ."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한 여자가 대체 무엇으로 부장이 되었느냐고 불만이 있을 것이오."아무도 답하지 않았다."바로 이걸로 말이오." 나는 도 승상의 죄증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내가 억울하게 죽은 병사들의 원한을 풀어줄 수 있소."군향이 약탈당하여 얼어 죽고 굶어 죽은 북방 병사들이 부지기수였다. 이 원한은 그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었다."소 장군." 누군가 입을 열었다. "정말 저희를 위해 원한을 풀어주실 수 있겠습니까?""당연하오." 나는 단호히 말했다. "단, 당신들이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게 조건이오.""우리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오늘부터 군무를 정비하고, 간첩을 색출하겠소." 나는 조산하를 바라보았다. "조 장군, 군중에 도가 사람이 있소?""있습니다." 그가 솔직히 말했다. "군량관 도사해는 도 승상의 먼 친척 조카입니다.""잡아들여라."도사해는 묶여 끌려올 때까지도 소리치고 있었다. "나는 도가 사람이오! 감히 나를 건드리겠소?""도가?" 나는 비웃었다. "도 승상은 이미 하옥되었고, 도가는 이미 망했소."그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끌어내라. 목을 베라."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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