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불
“제가 확실한 장치를 하나 마련해 뒀거든요.”
내 남편이 우스갯소리로 입에 올리는 ‘장치’는,
빛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떠나보낸 우리의 아이였다.
진실을 알게 된 날, 나는 비 내리는 거리로 뛰쳐나왔고 사고를 당했다.
“지 딸 하나 제대로 못 챙기면서 무슨 회사를 키우겠냐고 난리 칠 게 뻔하잖아.”
역시 내가 살아 있는지보다 돈줄이 끊길까 봐 전전긍긍하는 남자였다.
그런데 남편에게 버림받은 그날, 내 인생에 위험한 남자가 끼어들었다.
“이런 건 녹음을 해야지.”
“그러니까 내가 도와준다고, 업보 청산.”
지긋지긋했던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이제야 내 인생을 살아 보려는데.
“내 인생을 모조리 망쳐도 좋으니까, 제발 사라지지만 마.”
그런데 이제 와서 나를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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