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연애의 독소조항
도현이 그토록 집착했던 ‘법적 관계’는 화려한 인장도 긴 계약서도 없이, 두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의사를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담당 공무원이 증인 서명과 주소, 빠진 기재사항이 없는지 차례로 확인했다. 처리 완료 안내는 문자로 갈 거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서율이 몇 가지 절차를 묻는 동안 도현은 옆에서 조용히 기다렸다. 예전의 도현이었다면 ‘같은 주소’라는 문구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했겠지만, 지금은 서율이 질문을 마칠 때까지 끼어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