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入지안이 여유롭게 펜을 내려놓으며 턱을 괴었다. 그녀의 허락이 떨어지자 가드들과 윤 비서가 물러났고, 집무실 문이 닫혔다. 방 안에는 오직 지안과, 숨을 헐떡이는 민우 둘만이 남았다. 민우는 지안의 눈부신 자태를 가까이서 보자 순간 말문이 막혔다. 도도하게 빛나는 피부, 값비싼 정장, 무엇보다 자신을 벌레 보듯 내려다보는 저 오만한 눈빛. 옛날의 순종적이었던 서지안은 단 1퍼센트도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민우는 그것마저 자신을 향한 '독기 품은 사랑'이라고 굳게 착각하고 있었다. "지안아……." 민우가 비틀거리며 책상 앞
"아! 아파! 태경 씨, 아앙! 너무 커, 너무 깊어…… 흣!" "아프라고 넣은 거야. 다른 새끼들 앞에서 그렇게 예쁘게 웃어준 벌이니까." 태경이 지안을 안은 채 통유리창에 그녀의 등을 거칠게 밀어붙였다. 그리고 짐승처럼 흉포한 허릿짓을 시작했다. 쾅! 쾅! 쾅! 단단한 골반이 지안의 부드러운 엉덩이를 무자비하게 내리쳤다. 철썩! 철썩! 철썩! 살과 살이 부딪히는 찰진 타격음이 펜트하우스를 쩌렁쩌렁 울렸다. 공중에 들린 채로 속절없이 박히는 지안의 몸이 유리에 부딪히며 흔들렸다. "아앗! 하앙! 아! 아! 차태경! 아
48화 민우의 후회(2) 밤 10시. 한남동 펜트하우스. 은은한 재즈 선율이 흐르는 거실은 바깥의 차가운 밤공기와는 대비되게 뜨겁고 나른한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하아, 아앗……." 어두운 조명 아래, 거대한 통유리창에 두 손을 짚은 채 서 있는 지안의 입에서 달콤하고도 짙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녀의 뒤에는 차태경이 빈틈없이 밀착해 있었다. 태경의 단단한 가슴이 지안의 부드러운 등에 닿을 때마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짐승 같은 열기가 지안의 온몸을 속절없이 녹여 내렸다. "오늘 카메라 앞에서는 아주 매섭게
47화 민우의 후회(1) "아, 씨발 진짜! 언제까지 이 구석탱이에서 썩고 있어야 하냐고!" 서울 변두리의 허름한 모텔방. 찌든 담배 냄새와 곰팡내로 가득한 방 안에서, 강민우가 신경질적으로 소주병을 벽에 집어 던졌다. 쨍그랑-! 유리 조각이 사방으로 튀며 탁한 소주가 장판을 적셨다. "꺄악! 미쳤어?! 왜 나한테 지랄인데!"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명품 쇼핑몰을 뒤적거리던 서유라가 기겁하며 소리를 질렀다. 헝클어진 머리에 번진 화장. 며칠째 제대로 씻지도 못한 그녀의 몰골은 예전의 화려했던 티 안 나는 여우의 모습은
지안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돌렸지만, 태경은 지안의 턱을 붙잡고 다시 입을 맞추며 그녀의 실크 블라우스 단추를 거칠게 뜯어냈다. 투둑-! 단추가 사방으로 튕겨 나갔고, 지안의 하얀 가슴골과 검은색 레이스 속옷이 훤히 드러났다. "회사면 어때. 이 방에 들어올 수 있는 새끼는 이제 아무도 없잖아. 네가 왕인데." 태경이 지안의 목덜미부터 쇄골을 타고 내려오며 집요하게 자국을 남기기 시작했다. 붉은 키스 마크가 하얀 피부 위로 선명하게 피어올랐다. "아앗……! 거기, 흣……!" 태경의 거친 손이 스커트 안으로 쑥 밀려
46화 가문의 실세(2) 오후 3시. 서그룹 본사 최상층, 새롭게 배정받은 부사장 집무실. 본부장 시절 쓰던 사무실과는 차원이 다른 넓이였다. 바닥에는 최고급 대리석이 깔려 있었고,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통유리창 너머로는 서울 도심의 전경이 발아래로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였다. 지안은 푹신한 가죽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고 책상 위에 놓인 명패를 가만히 어루만졌다. [서그룹 총괄 부사장 서 지 안] '드디어.' 지안의 입가에 서늘하고도 짜릿한 미소가 번졌다. 전생에서 이 자리는 강민우의 차지였다. 강민우는 이 의자에 앉아
블루문 프로젝트의 실무진을 완전히 자신의 사람으로 갈아치우고, 영종도 건설 현장까지 직접 구두를 신고 뛰어다닌 하루였다. 현장 소장들의 기선 제압을 위해 일부러 굽이 높은 킬힐을 신고 흙바닥을 걸었더니, 발에서 불이 나는 것 같았다."사모님. 다녀오셨습니까."최 집사가 다가와 지안의 코트를 받아 들었다."회장님은요?""별채 피트니스 룸에 계십니다. 식사는 하셨는지요.""생각 없어요. 먼저 올라가서 쉴게요. 고용인들도 이만 퇴근하세요."지안이 손을 휘저으며 1층 거실의 소파로 향했다. 더 이상 계단을 올라갈 힘조차 없었
오전 8시. 한남동 저택의 다이닝룸.넓은 대리석 식탁 위에는 갓 내린 커피의 짙은 향이 감돌고 있었다. 지안은 커피잔을 한 손에 든 채, 반대편 손으로는 테이블 위에 놓인 A4 용지를 태경 쪽으로 밀어주었다.방금 샤워를 마치고 나온 듯, 물기가 채 마르지 않은 흑발을 쓸어 넘기며 식탁에 앉던 태경의 시선이 종이에 머물렀다."이게 뭡니까."태경이 나른한 눈으로 종이와 지안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동거 수칙이요."지안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건조하게 대답했다."동거 수칙?"태경의 입술 끝이 비스듬히 올라갔다. 그가 긴
"누구야? 내 경호원들은 어디 가고 저런 기집애가 함부로 들어와!"리처드 웡이 중국어로 신경질을 내며 뒤를 돌아보았다."처음 뵙겠습니다, 미스터 웡. 서그룹 전략기획 본부장 서지안입니다."지안이 유창한 영어로 인사를 건네며 여유롭게 다가갔다."서그룹? 아, 대산건설 애송이 약혼녀? 아니지, 어제 뉴스 보니까 파혼하고 딴 놈이랑 붙어먹었다던데. 네가 여기 왜 온 거야? 난 대산건설이랑 일 얘기 다 끝났어. 돌아가!"웡이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대산건설 강민우 본부장. 지금 검찰 조사받느라 웡 선생님 일정 챙길 정신도
태경은 지안의 어깨에 고개를 묻고 거친 숨을 골랐고, 지안은 태경의 땀에 젖은 등 근육을 천천히 쓸어내리며 미소 지었다.'에이펙스가 뒷배로 나선다. 이걸로 강민우, 넌 끝이야.'침대 위에서의 쾌락보다, 복수를 향한 도파민이 지안의 온몸을 더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오전 9시. 여의도 서그룹 본사 로비.지안이 검은색 벤틀리에서 내리자, 로비에 있던 직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 쏠렸다. 평소에도 접근하기 힘든 오라를 풍기던 서지안 본부장이었지만, 오늘의 그녀는 어딘가 달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세팅된 샤넬 슈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