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당신은 이 방에.오늘 처음 들어온 게 아니야.서율은 카드를 한참 내려다봤다.그리고 상자 안에 놓인 물건을 집었다.검은색 머리끈.특별한 장식도 없는 평범한 것이었다.그런데 알아보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이거 내 거잖아.”예전에 자주 손목에 끼고 다니던 머리끈이었다.머리가 거슬릴 때마다 아무렇게나 묶었다가.다시 풀어서 손목에 걸어두곤 했던 것.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았다.어디서 잃어버렸는지도 몰랐다.그래서 새것을 샀다.그런데 그게.태혁의 비밀장소 안에 있었다.서율은 바로 전화를 걸었다.한 번 만에 연결됐다.“응.”“주인님.”“찾았어?”“이 머리끈 뭐야.”잠깐.태혁이 조용해졌다.“내 거 맞지?”“응.”“왜 여기 있어?”“당신이 두고 갔으니까.”“내가?”“응.”서율은 방을 둘러봤다.“나 진짜 여기 왔었어?”“왔어.”“언제.”“우리 지금처럼 되기 전.”“기억 안 나.”“그럴 거야.”“왜?”태혁이 잠시 뜸을 들였다.“술 마셨으니까.”“내가?”“응.”“주인님 앞에서?”“정확히는 다른 데서 마시고 나왔지.”서율은 미간을 찌푸렸다.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줄 알았다.그런데.비.젖은 길.차 안.그리고 누군가의 손.아주 짧은 장면들이 끊겨서 떠올랐다.“잠깐.”서율이 눈을 감았다.“그날 비 왔어?”“많이.”“나 집에 안 간다고 했고?”이번에는 태혁의 대답이 조금 늦었다.“그것도 기억나?”“아니.”서율이 이마를 짚었다.“뭔가 조금.”“집 주소 물어봤는데 안 알려줬어.”“왜?”“나 못 믿겠다고.”서율이 헛웃음을 흘렸다.“주인님을?”“응.”“근데 여기에는 따라왔다고?”“내 손은 잡고 있었으니까.”서율의 움직임이 멈췄다.“내가 먼저 잡았어?”“응.”“안 놨어?”“응.”“와.”서율은 손으로 얼굴을 한번 쓸었다.“진짜 기억 하나도 안 나.”“알아.”“그래서 여기 데려온 거야?”“가까웠어. 술 좀 깨면 보내려고.”서율은 손에 든 머리끈을 만지작
“찾아봐.”전화가 끊겼다.서율은 한동안 휴대폰만 내려다봤다.“진짜 안 알려주네.”방 안을 다시 훑었다.불을 켜기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기록들.불을 켠 뒤에야 발견한 사진.그리고 검은 노트.그런데 아직 하나가 더 있다.무엇보다 이상한 건.태혁이 자신이 불을 켰다는 걸 바로 알았다는 점이었다.서율은 천천히 스위치 쪽으로 갔다.“설마.”스위치 주변을 살폈다.아무것도 없다.센서?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천장을 올려다봤다.카메라도 보이지 않았다.“주인님이 이런 데 카메라 둘 사람은 아닌데.”혼잣말을 하다가 멈췄다.그렇다면.방법은 하나였다.불이 켜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무언가가 다른 곳에 있다.서율은 스위치를 다시 껐다.딸깍.어둠.야광으로 남겨진 기록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그리고.그제야 보였다.“어?”아까는 벽의 문장만 보느라 놓쳤다.천장 가까이.아주 가느다란 선 하나가 빛나고 있었다.서율은 그 선을 따라갔다.벽.모서리.책장 뒤.그리고 바닥 가까이 내려왔다.끝에는 작은 원 하나.그 안에 숫자가 적혀 있었다.3“3?”서율이 쪼그려 앉았다.손가락으로 눌러봤다.아무 일도 없었다.돌려봤다.움직이지 않는다.“뭐야.”다시 불을 켰다.숫자가 사라졌다.정확히는.밝은 곳에서는 보이지 않았다.다시 껐다.3“이것도 어두울 때만 보이는 거네.”서율은 갑자기 웃었다.“진짜 이런 걸 혼자 만들어 놓고 살았어?”말은 그렇게 했지만.이상하게 마음 한쪽이 아렸다.이 공간을 만들던 태혁은.누군가와 함께 찾으려고 이런 장치를 만들어 놓은 게 아니었을 것이다.혼자.자기만 알아볼 수 있도록.자기만의 방식으로.서율은 숫자 3 옆을 살폈다.조금 떨어진 곳에 아주 희미한 화살표가 있었다.→그 방향에는 책상이 있었다.“알겠다.”서율이 책상으로 갔다.서랍이 세 개.첫 번째.종이 몇 장.두 번째.오래된 이어폰과 작은 충전기.그리고 세 번째.서율이 손잡이를 잡았다.열리지 않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서율은 손부터 확인했다.비어 있었다.“……어?”몸을 일으키자 협탁 위에서 작은 금속이 반짝였다.세 번째 열쇠.그 옆에는 짧은 메모가 놓여 있었다.손에 쥐고 자면 자국 남아.서율이 피식 웃었다.“언제 빼갔대.”태혁은 이미 침실에 없었다.거실로 나가자 주방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주인님.”“일어났어?”“내 열쇠 왜 뺏어 갔어.”“안 뺏었어. 옆에 놨잖아.”“내 손에 있었는데.”“너무 세게 쥐고 자길래.”태혁이 커피를 건넸다.“아침부터 그것부터 찾아?”“응.”“오늘 진짜 갈 거야?”“응.”“혼자?”“응.”서율이 컵을 받아 들었다.“왜. 걱정돼?”“아니.”“또 거짓말.”태혁이 잠깐 그녀를 바라봤다.“조금.”서율의 눈썹이 올라갔다.“왜?”“당신이 뭘 먼저 볼지 모르니까.”“주인님이 보여줘도 된다고 했잖아.”“그랬지.”“그럼 됐네.”“응.”말은 그렇게 하면서도.태혁은 평소보다 커피를 오래 마셨다.서율은 그걸 모르는 척했다.“불은?”“뭐.”“어제 불부터 켜지 말라고 했잖아.”“응.”“왜?”“가서 보면 알아.”“또 그 말.”“이번엔 진짜야.”서율이 커피를 내려놓았다.“힌트 하나.”“어제 줬잖아.”“그건 힌트가 아니라 사람 잠 못 자게 하는 말이지.”태혁이 웃었다.“그럼 하나 더.”서율이 기다렸다.“문 열고.”“응.”“처음 보이는 걸 바로 믿지 마.”서율의 표정이 묘해졌다.“뭐야.”“끝.”“더 수상해졌잖아.”“그러라고 한 말인데.”“성격 진짜 나빠.”태혁은 부정하지 않았다.오후.서율은 결국 혼자 그 건물 앞에 섰다.어제와 똑같은 골목.어제와 똑같은 작은 문.그런데 태혁 없이 오니 전혀 다른 장소처럼 느껴졌다.열쇠고리를 꺼냈다.자신의 열쇠들 사이에 새로 달린 작은 금속 열쇠.철컥.첫 번째 문이 열렸다.“진짜 되네.”혼잣말이 괜히 크게 들렸다.계단을 내려갔다.열두 칸.어제는 태혁의 손을 잡고 내려왔는데.오늘은 혼
“내가 아직 못 찾은 문이 있다는 거야?”태혁은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 하나로.서율은 답을 알아버렸다.“진짜 있네.”“가자.”“어디 있는데?”“은서율.”“벽 뒤?”“…….”“아니면 저 커튼 말고 또 뭐 있어?”태혁이 결국 웃었다.“집에 안 갈 거야?”“궁금하잖아.”“오늘은 여기까지.”“딱 위치만.”“싫어.”“주인님.”“안 통해.”서율은 입술을 삐죽였다.그러면서도 더 찾지는 않았다.오늘 본 것만 해도 충분했다.사진.자신이 잊었던 숫자.오래전에 쓰다 만 문장.그리고 가방 안에 들어 있는 검은 봉투.오히려 지금 가장 신경 쓰이는 건 그거였다.둘은 계단을 올라갔다.첫 번째 문.철컥.태혁이 잠갔다.좁은 통로를 지나.바깥 문까지 잠갔다.서율은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주인님.”“응.”“여기 자주 왔어?”태혁의 손이 열쇠에서 멈췄다.“예전에는.”“얼마나 자주.”“생각 많을 때.”“혼자?”“응.”“결혼하고는?”“거의 안 왔어.”서율이 고개를 갸웃했다.“왜.”태혁이 열쇠를 빼며 말했다.“집에 당신 있는데 굳이.”짧은 대답.서율은 괜히 다른 곳을 봤다.“그런 말 갑자기 하지 마.”“왜.”“좋으니까.”태혁이 피식 웃었다.서율이 먼저 골목을 빠져나갔다.그런데 몇 걸음 가지 못하고 다시 뒤를 돌아봤다.평범한 건물.평범한 벽.그리고 간판조차 없는 작은 문.이제는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 같았다.“다음에는 언제 와?”“벌써?”“응.”“봉투부터 읽어.”서율이 가방을 내려다봤다.“그거 읽으면 데려와 줄 거야?”“생각해 보고.”“치.”태혁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가자.”집에 도착하자마자.서율은 거실 소파에 앉았다.태혁은 물부터 가지러 주방으로 향했다.“어디 가.”“물.”“여기 있어.”태혁이 멈췄다.“왜.”서율이 가방을 열었다.검은 봉투를 꺼냈다.“읽을 거야.”태혁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서율이 바로 알아챘다.“긴장돼?”“아니.”“거
“맞혀봐.”서율은 숫자판 위에 손가락을 올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자기가 알려준 숫자.그것도 오래전에.“힌트 하나만 더.”“싫어.”“주인님.”“직접 생각해.”“생일?”태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내 생일은 너무 뻔한데.”“그럼 다른 거 해봐.”서율은 숫자판을 내려다봤다.네 자리.기념일도 떠올렸다.처음 만난 날.처음 데이트한 날.결혼과 관련된 날짜들.하지만 태혁은 분명 말했다.자신이 태혁에게 처음 알려준 숫자.서율이 문득 고개를 들었다.“잠깐.”“응.”“이 방 비밀번호를 처음부터 이걸로 해놓은 거야?”“아니.”“그럼?”“바꿨어.”“언제.”태혁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서율이 그의 팔을 잡았다.“그게 더 중요하잖아.”“문부터 열어.”“아, 진짜.”서율은 다시 숫자판으로 시선을 돌렸다.한참을 생각하다 숫자 네 개를 눌렀다.삑.빨간 불.“아니네.”“응.”“표정 왜 그렇게 좋아.”“재밌어서.”“나는 답답하거든.”“한 번 더.”서율은 입술을 삐죽였다.다른 숫자.삑.또 빨간 불.“틀렸어.”“알아.”“한 번 더 틀리면?”“아무 일도 없어.”“다행이네.”“대신 오늘은 안 열어.”서율이 바로 돌아봤다.“뭐?”“세 번만.”“그걸 왜 이제 말해!”“아직 한 번 남았잖아.”서율은 숫자판에서 손을 떼버렸다.“안 해.”“왜.”“생각할 거야.”“해.”“싫어. 이번엔 진짜 맞힐 거야.”태혁은 벽에 기대어 섰다.재촉하지 않았다.그 모습이 더 얄미웠다.서율은 기억을 더듬었다.처음 만났을 무렵.자신이 숫자를 말했던 순간.전화번호?아니다.그건 네 자리가 아니다.비밀번호?태혁에게 알려준 적이—서율의 생각이 멈췄다.“……설마.”태혁이 눈썹을 살짝 올렸다.서율이 그를 봤다.“그거?”“뭔데.”“내가 예전에.”말하려다 멈췄다.태혁은 기다렸다.서율이 숫자 네 개를 천천히 눌렀다.마지막 숫자.삑.이번에는.초록불이 켜졌다.철컥.서율이 그대로 굳었다.
“도착해서도 기억해.”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서율은 태혁의 손에 들린 열쇠를 다시 봤다.평범한 열쇠 같았다.그런데 이상했다.요즘 사용하는 카드키도 아니고.비밀번호를 누르는 방식도 아니었다.금속 표면에는 오래 사용한 흔적까지 남아 있었다.“주인님.”“응.”“그 열쇠 오래됐지?”태혁이 손을 내려다봤다.“응.”“얼마나?”“좀 됐어.”“좀?”“몇 년.”서율의 눈이 가늘어졌다.몇 년.그 말이 묘하게 걸렸다.“나 만나기 전?”이번에는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딩.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다.태혁이 먼저 걸어 나갔다.“가자.”“대답 안 했는데.”“들어가서.”“그 말이 더 수상해.”태혁은 웃기만 했다.정말 가까웠다.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와 큰길을 건너지도 않았다.둘이 가끔 산책하던 길.익숙한 카페.편의점.작은 공원.그 사이를 지나는데 서율은 점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잠깐.”태혁이 걸음을 멈췄다.“왜.”“우리 여기 많이 다녔잖아.”“응.”“근데 그런 데가 있다고?”“있어.”“내가 한 번도 못 봤는데?”“봤을 수도 있어.”“뭐?”태혁은 다시 걸었다.서율이 바로 따라붙었다.“봤을 수도 있다는 게 무슨 말이야.”“말 그대로.”“나 여기 있는 건물 거의 다 알아.”“건물은 알겠지.”이번에는 정말 걸음이 멈췄다.“건물은?”태혁은 대답하지 않았다.서율이 그의 팔을 잡았다.“차태혁.”“왜.”“점점 수상해.”“별거 아니야.”“주인님이 별거 아니라고 하면 더 수상해.”“그건 편견인데.”“경험이야.”태혁이 결국 웃었다.“거의 다 왔어.”“어디.”태혁이 턱으로 앞을 가리켰다.서율이 그쪽을 봤다.그리고 눈을 깜빡였다.“……여기?”익숙한 건물이었다.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예상하지 못했다.1층에는 작은 베이커리.옆에는 와인숍.위층에는 사무실 몇 개.둘이 산책하면서 수없이 지나쳤던 곳이었다.“여기에 뭐가 있어?”태혁은 건물 정문으로 가지 않았다.옆 골목으로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