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온
결혼 3년. 신지훈과의 밤은 단 한 번도 5분을 넘긴 적이 없었다.
벗지 않는 흰 셔츠, 배란일에만 치르는 의무적인 잠자리. 끝나면 어김없이 시계를 확인하며 던지는 한마디.
“이번엔 잘됐으면 좋겠는데.”
이설은 그렇게 또 남편의 차가운 등만 바라봤다.
그런데 어느 날, 그녀는 제 침실에서 전혀 다른 남편을 보았다.
자신에게는 입맞춤조차 아끼던 남자가 이복동생을 뜨겁게 끌어안고 있었다.
동생이 걸친 검은 레이스는 바로 어제, 결혼기념일 선물이라며 이설에게 보낸 것이었다.
“형부가 원래 그런 게 아니라, 언니한테만 그랬던 거야.”
그날 이설은 결혼반지를 버렸다. 남편도, 함께 꿈꿨던 미래도 더는 필요 없었다.
하지만 정작 이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신지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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