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는 두 번 죽지 않는다
천요국의 전설로 이름을 떨쳤던 혜정황태후, 서안하가 후작부 시절로 다시 돌아왔다.
전생의 서안하는 사람보는 눈이 없었다.
무능하고 이기적이며 냉혹하기까지 한 진왕에게 첫눈에 반한 그녀는 기어이 그를 황위에 올리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그러나 그 대가로 백성들은 도탄에 빠졌고, 그가 죽은 뒤에도 서안하는 끝내 남겨진 폐단과 혼란을 홀로 수습해야 했다.
이번 생에서 그녀의 바람은 단 하나뿐이었다. 어머니와 다시 되찾은 오라버니를 지키며, 그저 조용하고 평온한 삶을 살아가는 것.
하지만 황후의 운명을 타고난 그녀는 끝내 평범한 삶을 허락받지 못했다.
우연히 거둬들인 데릴사위가 알고 보니 서량국에서 십 년 전 죽었다 알려진 어린 황제였던 것이다.
서안하는 기구한 운명을 한탄하며 마음을 독하게 먹고 그에게 화리서를 내밀었다. 이제는 그를 놓아주려 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화리서를 갈기갈기 찢어버리며 싸늘하게 말했다.
“짐을 뭐로 여긴 것이냐. 네 마음대로 내치고 버릴 수 있는 존재로 여겼느냐?”
버릴 수도 없다면 어쩌겠는가. 결국 서안하는 다시 그의 곁에 서서 황위를 되찾는 길에 함께 나설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이번 생의 부군은 전생의 그 인간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스스로를 엄격히 단속했고, 다른 여인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서안하는 후궁까지 들이라며 나섰지만, 그는 되레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유능한 부군은 조정을 빈틈없이 다스렸고, 서안하는 그런 삶에 꽤 만족했다.
그렇게 그녀는 다시 한번, 조용하고도 평온한 행복 속에서 살아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