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붉은 장미는 언제나 한 송이였다. 그리고 그 옆엔 늘, 차가운 시체가 있었다.” 연쇄살인범. 그녀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학대당했고, 그 기억 끝에서 그녀는 죽이는 법을 배웠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증거 하나 남기지 않고, 완벽하게 사라지는 여자. 단지, 붉은 조화 한 송이만 남긴 채. 하지만. 다섯 번째 살인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실수를 한다. 경찰의 추격, 조여오는 덫. 도망치던 골목에서 마주한 낯선 남자. 그 순간, 그녀는 그에게 키스를 했다. 살아남기 위해, 아무런 의미도 없는, 단 한 번의 거짓된 입맞춤이었다. “우리, 결혼합시다. 1년만. 진짜 말고, 그냥... 아내 대행.”
عرض المزيد“얼굴이 많이 변했네.”서늘한 어둠이 눌러 앉은 창고 안, 조진혁은 벽에 등을 기대고 있었다.눈빛은 식었고, 손끝은 담배 하나 없이 허공을 말아 쥐고 있었다.그의 눈에 비친 백시아는, 더는 예전의 여자가 아니었다.혹은… 그는 단 한 번도 그녀를 제대로 본 적 없었는지도 몰랐다.시아는 조용히 문을 닫고 안으로 걸어들어왔다.그녀의 발끝은 조용했지만, 마음은 거세게 울고 있었다.“이제야… 내 앞에 제대로 서네.”진혁은 한참을 응시하더니,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작은 USB였다.“여기, 네가 남긴 조각들이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그 남자, 이도윤에 대한 것도.”시아의 손이 멈칫했다.그 이름이 스쳐간 순간, 숨이 걸렸다.“도윤이는 상관없어.”“정말?”조진혁은 조용히 웃었다.그 웃음은 냉소와 안타까움 사이 어딘가에 있었다.“널 처음 쫓기 시작했을 때, 그 남자… 단순한 방패막일 줄 알았어. 근데 말이야. 그 남자, 지금 널 진심으로 사랑해.”시아는 잠시 시선을 내렸다.그 말이… 숨이 막히게 무거웠다.하지만 더 무거운 건 그 사랑이 자신에게 너무 과분하다는 자각이었다.“도윤이한테… 아무 짓도 하지 마. 부탁이야.”“그 부탁을 들을 이유가 있을까?”진혁은 고개를 기울였다.말투는 무심했지만, 눈빛만큼은 흔들리고 있었다.“내가 널 놓아주는 순간, 수사도, 내 커리어도, 그리고… 내 자신도 무너져.”시아는 조용히 다가가 그의 앞에 섰다.두 사람 사이의 거리, 예전엔 익숙했던 그 거리에서 이제는 낯설 만큼 다른 감정이 어지러이 맴돌았다.“그럼… 날 데려가.”시아는 입을 열며, 두 눈을 똑바로 들이밀었다.“내가 끝내야 해. 내가 만든 죄, 내가 끌고 간 길, 내가… 끝내야 후회가 덜할 것 같아.”진혁은 그 눈빛을 피하지 못했다.한참을 그렇게 마주보던 그는, 이윽고 몸을 돌렸다.“…네가 정한 마지막이라면, 그 끝은 내가 보증하지.”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 순간, 조용히 한 줄 눈물이 턱선을
적재장에 조용히 퍼지는 총성의 여운.핏방울이 빗물에 섞여 천천히 콘크리트를 타고 흐른다.조진혁은 권총을 쥔 채 무표정하게 쓰러진 남자를 바라봤다.그의 어깨엔 총알이 깊게 박혀 있었고, 의식은 흐릿해져 있었다.“움직이지 마. 구조 요청할 거니까.”그가 낮게 말하자 남자는 이를 악물며 중얼거렸다.“…너… 그녀가 누군지… 몰라…”진혁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렸다.그가 찾던 실루엣이, 적재장 뒷문 쪽으로 사라지고 있었다.검은 셔츠 자락, 빗속에 흔들리는 젖은 머리카락,그리고 그 뒤를 따라붙는 이도윤의 그림자.숨을 고르며, 조진혁은 총을 내렸다.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방금 자신이 쏜 총탄이 살인을 막은 건지, 아니면 도망을 도운 건지,그는 아직도 확신이 들지 않았다.“……백시아.”그녀의 이름을 처음으로 입 밖에 냈다.그 이름이, 그의 입술을 타고 무겁게 떨어졌다.이름 하나에 담긴 수많은 단서들.연쇄 살인, 붉은 장미, 사라진 기록들,그리고 지금 이 눈앞의 여자가 그 모든 퍼즐을 완성시키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조진혁이 마지막으로 본 그녀의 눈은 분명 죄책감이 아니라… 슬픔이었다.한참을 달린 후, 버려진 컨테이너 속에서 둘은 숨을 돌렸다.도윤은 무릎을 꿇고 앉아 바닥에 손을 짚은 채 거친 숨을 토해냈다.시아는 한 손으로 그의 등을 다독이며, 조용히 말했다.“고마워요. 안 다쳐서.”“…저 사람… 조진혁 형사예요.”도윤이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우리 첫 만남 때도… 병원 근처에 나타났던 사람. 그때부터 날 지켜보고 있었어요.”시아는 눈을 감았다.그리고 깊게, 아주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언젠가는… 이럴 줄 알았어요. 그 사람, 끝까지 나를 따라올 거라고.”도윤은 시아를 바라봤다.비에 젖은 눈동자 속, 흔들리는 눈빛.그는 처음으로 그녀의 손을 조용히 감싸쥐며 말했다.“그 사람도 알아요. 당신이 누군지.”시아의 눈썹이 꿈틀였다.하지만 도윤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그리고도, 그 사
도윤의 SUV는 밤을 가르듯 도로 위를 내달렸다.앞유리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가 쉴 새 없이 퍼부었다.와이퍼가 바삐 움직였지만 시야는 흐릿했고, 마음은 더 흐려졌다.운전대를 쥔 도윤의 손끝은 젖은 것처럼 차갑고 단단했다.백시아는 조수석에서 말없이 그를 지켜보다가, 이제는 뭔가를 말해야 할 때라는 듯 입을 열었다.“한참 전이야. 처음 날 노리기 시작한 건.”도윤은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조용히 물었다.“그 남자… 조직이랑 연관 있어요?”시아는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예전… 잠깐 발을 담갔던 조직. 거기서 중요한 인물을… 없앴어.그 뒤로 날 추적하던 놈들이 있었고, 대부분은 정리했는데… 한 놈이 끝까지 살아남았던 거야.”그녀의 눈빛이 거칠어졌다.“그게… 방금 그 남자야.”도윤은 이를 악물며 운전대를 더 세게 쥐었다.“왜 말 안 했어요. 이런 위험이 있다는 거…”“말했으면 같이 가겠다고 했을 거잖아.”시아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당신은 자꾸 나를 감싸려 해. 하지만 그게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걸 몰라.”그 말에 도윤은 브레이크를 밟았다.차가 어두운 국도 옆, 작은 휴게소 앞에 멈춰 섰다.“내가 얼마나 당신을 생각하는지, 당신은 정말 모르겠어요?”도윤은 그녀를 바라보며 목소리를 낮췄다.“내가 선택했어요. 당신의 그림자까지 안고 가겠다고.”시아는 그의 눈을 마주보지 못했다.손끝이 떨리고, 마음이 요동쳤다.“…왜 하필 나야. 이렇게 엉망인 사람인데.”“엉망인 건 나도 마찬가지예요. 당신을 보고 나서야… 내가 살아 있다는 걸 느꼈어요.”말끝에 고요가 내려앉았다.빗소리만이 두 사람 사이를 채웠고, 백시아는 문득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오랜만에, 아주 오래된 시간 뒤에 터져 나오는 것 같은 미소였다.그 순간.“쾅!”차량 뒷유리가 산산조각이 났다. 총성이었다.도윤은 재빨리 시아를 눌러 엎드리게 하고,몸을 숙인 채 문을 열고 밖으로 빠져나갔다.“시아 씨! 이리로!”그녀도 이미 권총을 손에 쥐고
창밖으로 밤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도윤의 집 작은 거실에 앉아,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테이블 위, 뜨거운 차가 김을 피우고 있었지만, 누구도 손을 대지 않았다.시아는 무릎을 끌어안은 채 구석에 앉아 있었다.커튼 사이로 스며든 어둠이 그녀의 얼굴에 겹겹이 그림자를 씌웠고, 도윤은 조용히 그 맞은편에 앉아 눈을 떼지 못했다.“…그날도, 비가 왔어.”시아가 조용히 말했다.“처음 사람을 죽인 날. 그리고, 당신을 만난 날도.오늘까지… 비가 오는 날은 늘 나한테 뭔가를 가져가.”그녀는 천천히 눈을 들었다.도윤은 그 시선을 마주했다.“내가 제일 무서운 게 뭔 줄 알아요?”“…아니요.”“당신이 나를 포기하는 거야.”그 말에, 도윤의 손이 천천히 움찔했다.“난 내가 한 일들을… 절대 잊을 수 없어.사람들이 내 이름을 들으면, 경멸하거나 혐오할 거야. 그런데도…”시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어갔다.“당신만큼은… 나를 사람으로 대해줬잖아.처음부터 끝까지, 날 여자라고 불러준 유일한 사람이었어.”도윤의 눈이 붉어졌다.“그래서 무서워. 그게 언젠가 깨질까 봐.내가 만든 이 가짜 세계에서, 당신도 결국 날 떠날까 봐.”그는 조용히 다가가 그녀의 옆에 앉았다.“사람은 누구나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어요. 나도 그랬고. 하지만…”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밖에서는 천둥이 멀리서 울리고 있었다.“백시아 씨. 당신은 지금까지 혼자 견뎌온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나랑 같이 견뎌봐요.”시아는 그 말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같이?”“같이 무서워하고, 같이 아파하고, 같이… 끝을 봐요. 혼자 두지 않을게요.”시아는 가만히 도윤을 바라보다, 조용히 그의 손등 위에 손을 얹었다.“…정말, 후회 안 할 거예요?”“이미 하고 있어요. 당신을 이렇게 늦게 알아봤다는 걸.”그 순간, 시아의 눈에서 천천히 눈물이 떨어졌다.말 없이 흘러내리는 그것은, 그동안 쌓였던 죄책감과, 두려움과,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의 잔해들이었다.그리고 그 눈물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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