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와이프가 땡김

전 와이프가 땡김

By:  우정연Completed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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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강제 이혼도 모자라 온갖 모함에 고통받던 조연아는 결국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비참한 생을 맞이했다.그리고 1년 후, 스타엔터의 대표로 화려하게 돌아온 조연아,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들에게 복수를 다짐한다.새로운 대표로 부임한 조연아, 연하남 세 명과 지독하게 얽히기 시작한다?그리고 그날 밤, 1000억짜리 계약을 포기한 전 남편의 숨 막히는 키스가 이어지고..."나 다시 좀 받아줘!"하지만 엘리트 변호사 고주혁과 수많은 팬을 거느린 배우의 대시까지.전 와이프의 다시 얻는 길은 멀고도 험해 보인다."결혼하고 싶은 남자 1위로 선정되셨는데, 민 대표님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연말 인터뷰, 기자의 질문에 민지훈은 이렇게 대답한다."저, 재결합하겠습니다."쿠궁!민지훈의 재결합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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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제1화

“작은 사모님께서 방에서 뛰어내리셨어요!”

저택 직원들의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다.

한편, 차가운 바닥에 쓰러진 조연아는 오장육부가 찢겨나가는 듯한 고통에 미간을 찌푸렸다.

극심한 고통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순간, 희미한 시야로 승자의 자태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는 시어머니 송진희의 모습이 들어온다.

“지훈아... 나 좀 살려줘...”

어쩌면 생의 마지막 순간일지도 모르는 지금까지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민지훈 이름뿐이라니.

‘기가 막히네...’

사람은 죽기 직전 주마등을 본다고 했던가.

돌이켜보면 그녀의 인생은 꽤나 비참했다.

민지훈, 조연아. 두 사람이 사랑 없는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사이라는 건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조연아의 어머니가 세상을 뜬 뒤로 “작은 사모님”으로서의 지위가 점차 위태로워지기 시작했고 결국 이렇게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되다니.

사람들이 다들 쇼윈도 부부라고 수군거려도 조연아 본인은 당당했다.

누가 뭐래도 그녀가 사랑한 건 민지훈의 와이프 자리가 아니라 민지훈이라는 남자 그 자체였으므로.

10년,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 동안 한 남자만을 바라보았던 해바라기 같은 사랑.

‘이 길고 긴 짝사랑도 이제 드디어 끝이네...’

뜨거운 피가 조연아의 옷을 붉게 적시고 그녀의 의식은 검은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

얼마나 지났을까?

온몸이 부서지는 듯한 극심한 고통과 함께 조연아는 다시 눈을 뜬다.

‘여긴 어디지? 천국인가? 아니... 설마 내가 살아있는 건가?’

천천히 눈을 뜬 그녀가 미처 상황 파악을 끝내기도 전에 언제 들어도 매력적인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깼어?”

익숙한 목소리에 조연아의 가는 손가락이 살짝 움찔거렸다.

저택에서 추락하기 전 마지막 기억이 떠오르며 하얀 시트를 잡은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애초에 민지훈이 그녀를 사랑하지 않다는 걸 알고 시작한 결혼 생활이었기에 남편으로 다정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아도 충분히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민지훈이 사인한 이혼협의서를 확인하고 시어머니라는 사람이 그녀를 창문으로 밀어버리는 순간, 그녀 혼자만 애써왔던 사랑은 의미를 잃어버렸다.

그녀의 모든 걸 앗아가버린 짝사랑, 이제 민지훈의 얼굴을 바라보아도 느껴지는 건 달콤한 설렘이 아닌 현실의 씁쓸함뿐이다.

“여보... 아니, 이제 전남편이지.”

전남편이라는 단어에 자극을 받은 건지 민지훈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하지만 그것도 한순간, 곧 조연아를 향한 비웃음이 그 자리를 메웠다.

“자살소동? 꽤 신박한 방법이네.”

“내가 원해서 떨어진 게 아니라면? 누군가 날 민 거라면. 믿을 거야?”

“하, 내가 네 말을 믿을 것 같아?”

‘허, 그럼 그렇지.’

창백하다 못해 투명하기까지 한 조연아의 얼굴에 자조적인 미소가 피어올랐다.

‘내가 괜한 걸 물었네. 아직도 뭘 기대하고 있는 거야... 조연아, 사실 너도 알고 있잖아. 지금 네 눈앞에 있는 저 남자는 절대 널 사랑하지 않을 거란걸.’

짝사랑으로 허비한 세월이 아까워서일까? 그래도 부부로 인연을 맺은 남자가 그녀의 말 한 마디 믿어주지 않는 게 서러워서일까? 뜨거운 눈물이 조연아의 볼을 적셨다.

뚜벅뚜벅.

힘겹게 고개를 돌린 그녀를 향해 다가온 민지훈이 진단서를 툭 던졌다.

“그렇게 애를 쓰더니. 결국 실패네. 아쉽겠어.”

무슨 소리인가 싶어 겨우 팔을 움직여 종이를 집어 든 조연아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임신 2주차”, “유산”.

긴 문장들 사이에서 두 단어가 가시처럼 조연아의 가슴에 콕 박혔다.

‘임신? 내가 임신을 했었다고?’

생리가 오지 않아 조금 이상하다 싶었지만 그저 스트레스로 인한 생리불순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정말로 임신이었다니...

손꼽아 기다리고 기다렸던 아이가 단 2주일만에 떠나다니...

진단서를 꼭 쥔 조연아의 어깨가 조금씩 들썩이기 시작하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의 눈은 마치 발 연기 모노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 차갑기만 했다.

“조연아, 슬픈 척 연기하지 마. 그 아기 네가 네 손으로 죽인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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