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병원에서 수술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나는 남편 하이신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아이는 지웠어.] 답장은 곧바로 돌아왔다. [확인] 나는 그 짧은 두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크게 웃어버릴 뻔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그랬다. 위험한 현장 점검을 나가기 전에 하이신에게 미리 알렸을 때도, 돌아온 답은 늘 [확인]이었다. 혹시 하루 동안 연락이 끊기면 꼭 나를 찾아 달라고 부탁했을 때도, 하이신은 똑같이 [확인]이라고만 했다. 공사장 붕괴 사고에 휘말려 흙더미 아래 묻힌 채 사흘 내내 연락이 끊겼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죽음이 코앞까지 다가온 공포 속에서, 나는 하이신에게 구조 요청 메시지를 309통이나 보냈다. 하이신은 309번의 [확인]을 돌려보냈다. 그제야 나는 알았다. 내가 그동안 받았던 답장들은, 처음부터 전부 자동 응답이었다. 하이신은 내 메시지를 읽지도 않았다. 그러니 보름 전, 내가 지사 파견을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도. 오늘 아이를 지우겠다고 말한 것도. 하이신이 알 리 없었다. 이 남자의 따뜻함과 다정함은 언제나 자신의 SNS 피드를 가득 채운 여자, 고선영에게만 향했다. [우리 천 일째 되는 날. 선영이 생일이기도 한 날.] 사진 속에는 하이신과 고선영의 대화창이 올라와 있었다. 빽빽하게 쌓인 대화 메시지였다. 나는 그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 댓글도 남겼다. [좋은 날이네.] 그날은 내가 공사장 붕괴 사고에서 간신히 살아 돌아온 날이었다. 또한 내가 하이신을 완전히 떠나기로 마음먹은 날이기도 했다.
Ver más하이신은 B시로 돌아간 뒤 한 달 동안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날마다 아내와 함께 살던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 커튼을 모두 닫은 채 술병 더미 속에서 잠들고, 깨면 마시고, 취하면 다시 잠들었다.하이신은 그런 결말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술기운으로 자신을 마비시키는 수밖에 없었다.적어도 꿈속에서라면, 아내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그리고 아직 아내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착각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하지만 나중에 하이신은 그것마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두려움에 휩싸였다. 아마 아내가 자신을 너무 미워해서, 꿈속으로도 들어와 주지 않는 것 같았다.심지어 가짜 희망 하나조차 베풀어 주지 않았다.하이신은 완전히 무너졌다. 스스로 자신을 과거에 가둔 채, 날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앨범을 끌어안고 사진을 한 장 한 장 넘겼다.자해하듯 지난날을 끝없이 되새겼다.그때가 아름다울수록... 지금의 고통은 더 깊어졌다.방 안에는 독한 술 냄새가 가득했다. 하이신은 몽롱한 정신으로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갔다. 냉장고 문을 열자, 안에는 아내가 예전에 만들어 둔 만두가 아직 남아 있었다.누가 봐도 상한 지 오래되어 이미 곰팡이까지 피었다.그런데도 하이신은 차마 버리지 못했다. 아내가 너무 보고 싶을 때만 하나를 꺼내 아주 천천히 음미했다.그러고는 변기를 붙들고 속엣것을 다 게워 냈다.위액에 피가 섞여 나왔다.갈수록 토사물이 점점 더 붉어졌다.끝내는 순전한 핏덩이가 되었다.하이신은 더 이상 일어날 힘이 없었다. 팔다리를 힘없이 벌린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이렇게 죽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더는 임가을을 그리워하지 않을 테니까. 어느 날 또 제정신을 놓고, 다시 아내를 찾아가고 싶어지지 않을 테니까.“가을아...”“보고 싶어. 보고 싶어...”“정말 너무 보고 싶어...”하이신은 그 몇 마디만 끝없이 읊조렸다.목이 아프고, 목소리가 갈라지고, 끝내 한마디도 나오지 않을 때까지.피 웅덩이에 쓰러진 하이신을 발견한 건 집
하이신은 나를 달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늘 자존심 높던 하이신이 이 정도까지 할 줄은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그는 복도에서 지내기 시작했다.가끔 집으로 돌아오는 나를 우연이라도 마주치기 위해서였다.호텔에 방을 잡아 씻으러 갈 때도 하이신은 뛰어갔다. 혹시 내가 오는 시간을 놓칠까 봐 그 길에서 여러 번 넘어졌고, 무릎의 상처는 아물 날이 없었다.“그럴 필요 없어.”나는 또다시 하이신이 내민 아침 식사를 피했다.하이신은 말할 힘도 없어 보일 만큼 지쳐 있었다. 몸은 눈에 띄게 말랐고, 옷은 마른 몸에 헐렁하게 걸려 있었다.밖으로 드러난 손목은 뼈와 가죽만 남아 혈관이 선명했다.“가을아, 받아 줘...”“음식 버리면 아깝잖아. 그냥 먹어 주면 안 돼?”“내 마음 좀 편하게 해 줘. 부탁이야, 가을아. 나 정말... 정말 이상해질 것 같아...”나는 아침 식사를 하이신의 발치에 내던졌다.두유가 하이신의 바짓단을 적셨고, 찐빵은 바닥에 흩어져 먼지를 뒤집어썼다.“음식 버리면 아깝다며. 주워 먹어.”하이신이 나를 올려다보았다.“내가 먹으면, 나랑 몇 마디라도 더 해 줄 거야?”나는 대답하지 않았다.하이신은 갑자기 바닥에 쪼그려 앉더니, 더러워진 찐빵을 주워 곧장 입에 밀어 넣었다.입안이 꽉 찼다.뺨이 불룩하게 부풀었다. 삼키는 것도 몹시 힘겨워 보였다. 목울대가 몇 번이나 움직인 뒤에야 겨우 반쯤 넘어갔다.그는 힘겹게 씹으면서도 한 손으로는 내 옷자락을 조심스럽게 붙잡았다. 내가 떠날까 봐 두려운 듯했다.그 모습을 보니, 솔직히 하이신이 불쌍했다.“내가...”하이신은 마침내 전부 삼킨 뒤 말을 이었다.“만약... 가을아, 만약 네 마음을 붙잡을 수 있다면, 어떤 대가든 달게 치를게...”“네가 원하는 건 뭐든 줄게...”나는 웃었다.“이혼해.”“더는 질척거리며 나한테 매달리지 마. 떠나. 앞으로 우리는 서로 보지 말고 살아.”“그럴 수 있어?”하이신은 꼭 제 발로 모욕당하러 오는 사람 같았다.
나는 며칠 동안 하이신을 보지 못했다.살던 곳에서 멀리 떨어진 타지의 병원에서 돌봐 줄 사람도 없이 지내려면 꽤 힘들었을 것이다.차라리 그쯤에서 물러나길 바랐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이신은 다시 내 눈앞에 어른거렸다. 사옥 아래에서, 길거리에서, 끝내는 우리 집 앞까지 찾아왔다.하이신은 신선한 생선 한 마리를 품에 안고 있었다. 내게 밥을 해 주고 싶다고 했다.나는 막 회식을 마치고 돌아온 참이었다. 술기운이 남아 있어서 하이신을 제대로 막지 못했고, 그는 그 틈을 타 집 안으로 들어왔다.머리도 어지러워서 나는 굳이 따지지 않기로 했다.대신 당연하다는 듯 하이신에게 시켰다.“해장국 끓여 와.”“발 씻을 물 받아와서 내 발 씻어 줘.”하이신은 오히려 신이 나서, 내 발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수건으로 물기를 꼼꼼하게 닦아주었다.사실 하이신은 원래 자상한 사람이었다.신혼 땐 퇴근할 때마다 김이 오르는 따끈한 밥과 국이 차려져 있었다.내가 피곤하면 손목 위에 따뜻한 수건을 올려 주었고, 눈이 아프면 온열 안대를 챙겨 주었다.다만 그 자상함의 대상이 나중에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을 뿐.만약에, 정말 만약에 하이신이 한눈팔지 않았다면, 어쩌면 정말 평생을 함께했을지도 모른다.사랑했으니까.아무것도 재지 않고, 그렇게 순수하게 사랑했으니까.“그럼 이제 생선탕 끓일게.”하이신이 말했다.나는 소파에 쓰러지듯 누웠고 그대로 잠들었다.잠에서 깼을 때, 하이신은 아직도 주방에 서 있었다. 눈은 붉게 충혈된 채 냄비 속 생선탕을 지키고 있었다.나는 하품을 하며 졸린 눈으로 식탁 앞에 앉았다.하이신은 예전처럼 내게 그릇을 꺼내 주고, 숟가락을 가져다주고, 그릇에 국을 떠 주었다. 조심스럽게 내 머리를 묶어 주고, 이마 앞으로 흘러내린 잔머리를 핀으로 고정해 주었다.“됐어. 이제 가.”나는 담담하게 말했다.하이신의 눈에 상처받은 기색이 스쳐 갔다.“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있으면 안 될까?”“네가 탕 다 먹는 것만 보고 갈게.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침이었다.나는 늘 그렇듯 회사에 출근했다. 사옥 아래에 막 도착했을 때, 하이신이 보였다.하이신은 길가 플라타너스 아래 쪼그려 앉아 있었다.검은 코트 하나를 걸쳤고,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다. 턱에는 수염이 삐죽 자라 있었고, 눈은 감겨 있었으며, 눈 밑에는 짙은 다크서클이 내려앉아 있었다.나는 하이신의 옆을 지나쳤다.마른 잎 하나가 내 발밑에서 바스락거리자, 하이신이 화들짝 잠에서 깼다.졸음이 아직 눈에 남아 있었지만, 나를 보자마자 하이신은 비틀거리며 일어나려 했다.그러다 몇 번이나 넘어졌다. 옷은 나뭇가지에 걸려 찢어졌다.“가을아...”“잠깐만, 잠깐만 기다려 줘...”하이신은 뒤늦게 정신을 차린 듯 빠르게 따라왔다. 목소리는 심하게 쉬어 있었다.나는 하이신에게 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그냥 들어가려던 때, 하이신이 갑자기 나를 끌어안았다.익숙한 우디 향기가 코끝을 감쌌다. 예전에는 나를 안심시켜 주던 냄새였다. 지금은 구역질만 났다.나는 힘껏 벗어나려 했다.하지만 하이신은 죽기 살기로 나를 붙잡았다. 팔은 쇠고리처럼 단단했고, 사람을 자기 뼛속까지 밀어 넣으려는 것처럼 꽉 끌어안았다.“보고 싶었어... 너무 보고 싶었어...”“2년 동안 너를 찾았어... 정말 미칠 것 같았어... 가을아, 나 용서해 줘...”“내가 잘못했어. 정말 잘못했어... 맹세할게. 다시는 너한테 그렇게 안 해. 한 번만 기회를 주면 안 될까?”“나 정말 너 없이는 못 살아...”나는 하이신의 손가락을 하나씩 떼어 냈다. 얼음칼 같은 눈빛으로 그 얼굴을 사납게 훑었다.하이신의 몸이 굳었다.이 남자가 멈춘 틈을 타 나는 힘껏 밀어내고, 한마디만 남겼다.“꺼져.”그러고는 사옥 안으로 들어갔다.그날 하루 종일 하이신은 밖을 지켰다.지사 동료들은 하이신을 본 적이 없었다. 다들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창가에 붙어 눈밭에 선 사람을 살폈다.“저 사람 누구야? 왜 계속 저기 서 있어?”“밖에 영하 몇십 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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