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그 시각, 하동테크 사내는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했다.회사 이사로 영업부를 총괄하면서 홍보팀까지 맡고 있는 경서는 코앞으로 다가온 창립 기념행사 준비로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니고 있었다.이번 주말은 하동테크 창립 20주년 기념일이었다. 경서는 하동테크의 모든 협력사에 초청장을 보낸 상태였다.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부서마다 오가면서도 업무 지시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명확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반듯한 정장을 차려입은 민찬이 이쪽으로 걸어왔다.은서는 곧장 다가가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조 비서님, 저 찾으러 오셨어요?”
“죽었다고?”진춘심은 놀라 멈칫했다. 하지만 곧 더 중요한 걸 떠올렸다.“그럼 한인우 엄마는? 그 여자도 정리됐어?”“네가 다시 그 집으로 들어가면 봉정이가 먼저 나서서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진춘심은 봉정이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더더욱 둘이 다시 만나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아무튼 너 인우랑 다시 합치기만 해 봐.”“그럼 나 엄마라고 부르지도 마!”진춘심은 화가 난 채 말을 던졌다.나래가 탄 카트를 밀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가 버렸다.혜니만 자리에 남았다. 고개를 숙이자 눈가가
경서는 식당 밖 복도에 서 있었다.윤모가 뒤따라 나왔다.오늘 윤모는 몸에 잘 맞는 검은 정장을 입었고 넥타이는 매지 않았다.셔츠 단추를 위에서 두 개 풀어 둔 모습은 귀티가 나면서도 거친 분위기가 섞여 있었다.경서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대체 뭐 하자는 거야?”윤모는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경서를 바라봤다.“너 상민이랑 잤다며?”조금 뜸을 들인 뒤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그런데 또 소개팅까지 해?”“생각보다 많이 필요한가 봐.”“상민이도 너 이러는 거 알아?”경서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 팔짱을 끼고 턱을
식당 안의 분위기는 이상할 정도로 뜨거워져 있었다.경서는 맞은편의 두 남자를 바라봤다.두 사람은 조급한 얼굴로 서로 질세라 자기 장점을 꺼내 놓고 있었다.조금만 더 가면 소매를 걷고 직접 붙을 기세였다.형이 먼저 말했다.“하경서 씨, 저를 선택하셔도 됩니다. 제 명의로 집이 두 채 있고 대출도 없습니다. 둘 다 학군도 좋고요.”동생도 바로 받아쳤다.“저는 B시에도 부동산이 있습니다. 와이너리 사업에도 투자할 생각이고요. 저랑 만나시면 나중에는 같이 사업을 운영하실 수도 있습니다.”옆에 앉은 혜니의 어깨가 계속 떨렸다.
점심때.진춘심은 집에서 따로 요리하지 않았다.혜니와 경서를 데리고 근처에서 매운 음식으로 유명한 식당으로 갔다.창가 쪽에 있는 넓은 테이블까지 미리 잡아 두었다.밖이 훤히 보이는 자리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웃에 사는 장 여사가 남자 두 명과 함께 들어왔다.두 남자는 모두 반듯한 정장을 입고 있었다.키도 크고 인상도 깔끔했다.혜니와 경서는 서로를 한번 바라봤다.둘 다 잠깐 굳었다.‘이 분위기...’‘설마 소개팅?’‘한 명씩 정확하게 짝까지 맞춰 온 거야?’진춘심은 반갑게 자리에서 일어났다.“어머, 언니. 얼
늘 장난기와 여유가 떠돌던 윤모의 눈이 완전히 어두워졌다.경서는 윤모를 밀어냈다.“다 먹었으면 얼른 가.”윤모는 그릇을 들어 남은 해장국을 한 번에 마셨다.그런데 경서가 어이없게 바라보는 앞에서 갑자기 셔츠를 벗기 시작했다.흰 셔츠 단추를 빠르게 풀어 소파 위에 던졌다.단단하게 갈라진 가슴과 복근이 그대로 드러났다.꾸준히 운동해온 몸에는 힘이 꽉 차 있었다.“뭐 해!”경서가 경계하며 물었다.“씻을 거야.”짧게 답한 윤모는 경서의 방으로 곧장 들어갔다.욕실 문까지 열고 들어가 버렸다.불투명 유리 너머로 덩치 큰
묵직하게 내려앉은 손끝은 아무렇게나 닿은 듯했지만, 닿는 곳마다 혜니의 감각을 흐트러뜨렸다.‘4년만이야...’4년 만의 키스는 거칠고 익숙했다. 김 기사는 재빨리 차 안의 파티션을 올렸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신이 귀머거리이자 장님이었으면 했다.혜니는 가슴이 크게 흔들렸다.이를 악물 듯 세게 깨물자, 비릿한 맛이 입안 가득 번졌다.그제야 인우가 혜니를 놓아주었다.“한인우, 너 진짜 뻔뻔해.”인우는 뜻을 이룬 사람처럼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렸다.“너도 꽤 싫지만은 않았던 것 같은데?”혜니는 말문이 막혔다.‘이 개
이 목걸이는 오후에 혜니가 직접 받아 온 바로 그 목걸이였다.무려 112억 원대.혜니가 감히 목에 걸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혹시라도 망가지기라도 하면, 혜니는 평생 인우의 노예처럼 살아도 다 갚지 못할 것이다.그 순간, 혜니의 머릿속에 초등학교 때 읽었던 유명한 단편 하나가 스쳤다.제목이 하필이면 ‘목걸이’였다.“대표님, 이건 너무 귀한 거예요. 저는 못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망가지면 정말 감당 못 합니다.”혜니는 명절에 어른이 억지로 쥐여 주는 세뱃돈을 끝까지 사양하는 사람처럼 두 손으로 밀어냈다.“고의로 망가뜨
혜니는 기분이 확 상해 곧바로 말했다.“대표님, 비서가 세 명이나 있잖아요. 박 비서에게 동행하라고 하셔도...”‘아무리 그래도 나만 붙잡고 끝까지 갈아 넣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인우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한마디를 던졌다.“윤 비서가 대표야, 내가 대표야?”“그야 당연히 대표님이십니다.”혜니는 이를 악물고 두 글자를 짜냈다.‘악덕 자본가.’“47분 남았어.”인우가 손목시계를 확인하더니 덧붙였다.혜니는 토끼보다 빠르게 뛰쳐나갔다.‘젠장...’집까지 가는 데 30분.화장하고 옷 갈아입는 데 17분.목을
게다가 혜니를 따로 태그까지 해 두었다.주소 하나.연락처 하나.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쓸데없는 말은 단 한 글자도 없었다.혜니는 체념한 듯 가방을 움켜쥐고, 곧장 택시를 잡아 그 주소로 향했다.차 안에서도 머릿속은 계속 윙윙거렸다.반년 전 재계약한 근로계약서에 경업금지 약정이 끼어 있었을 줄은 몰랐다.일방적으로 퇴사하면 회사에 43억 원대의 위약금을 물어내야 했다.혜니의 평생을 갈아 넣어도 갚을 수 있을지 모를 돈이었다.혜니는 지금 미칠 듯이 울적했다.어렵게 도착한 곳은 수리 옥션이었다.이름만 들어도 숨이 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