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교수의 비밀 아내
나와 지원후의 결혼은 애초부터 비밀이었다.
결혼한 3년 동안 나는 그의 아내로서 얼굴도 들고 다닐 수 없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지원후는 연협병원 최고의 의사로 쉽게 넘볼 수 없는 존재다.
그러나 나는 그의 곁을 따라다니는 미천한 마취과 실습생에 불과했다.
수많은 날 밤, 나는 썰렁한 별장 안에서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내가 노력만 하면 그가 나를 좋게 봐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내 뺨을 때린 것과 다름없었다.
“그 여자 안 만나면 안 돼요?”
나는 그의 옷자락을 잡고 애원했다. 그러나 그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픽 비웃었다.
“계약자 주제에 내 아내라도 된 줄 알아?”
...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고, 나는 지원후의 연애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봐야 했다.
어느 날 나는 말없이 이혼협의서만 남기고 돌아섰다.
그날 연경시는 거위털 같은 눈으로 뒤덮였다. 세상 대단한 지 교수는 눈밭에 무릎을 꿇고 나에게 애원했다.
“여보, 이혼 안 하면 안 돼?”
그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은 싸늘하게만 보였다. 나는 덤덤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본인이 연극 주인공이라도 되는 줄 알아요? 미안하지만 나는 같이 연기할 마음이 없네요. 계약은 끝났어요. 내가 좋으면 가서 줄부터 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