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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바람난 날, 내 슬럼프가 끝났다

아내가 바람난 날, 내 슬럼프가 끝났다

"제발 나를 놔줘…… 나를 놓아달란 말이야…… 더 이상 내 인생을 흔들지 마……" "……" "나 정말 다 잃었어. 갤러리에서 불결한 년 취급을 받으며 직무 정지당했고, 직원들도 내 뒤에서 나를 손가락질하며 비웃어. 내 명예도, 내 커리어도 전부 다 날아갔어. 이제 나한테 남은 건…… 내 집과 도진 씨 하나뿐이야. 그 사람마저 나를 버리면 나 정말 이 세상에 존재할 수가 없어. 내 인생이 통째로 지워져 버리는 것 같단 말이야. 나 정말 죽어, 이안…… 그러니까 제발 나 를 불쌍히 여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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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한 나

사랑받지 못한 나

“넌 그저 사랑받을 수 없는 불쌍한 벌레야! 엄마한테 잘 보여서 사랑받으려고 하다니, 꿈꾸지 마! 언니가 태어나서 오빠가 죽은 거고 엄마, 아빠가 이혼한 거잖아!” 하정은 이를 악물고 나를 바라보았다. “허하진, 넌 그냥 집에 악운을 가져다주는 사람이야, 너 같은 건 존재하면 안 돼!” 그날 밤, 나는 고통과 막막함에 어찌할 바를 몰라 곤파스를 들고 팔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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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12년

굿바이 12년

배윤지가 아침을 먹고 있을 때 서태준은 화이트보드에 적힌 글자를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육이 뭐야?” 배윤지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 “6일 후면 출국하잖아.” 6일 후면 12년간의 감정을 끝낼 수 있다. 6일 후면 그녀는 그와 작별할 수 있다. 서태준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휴대폰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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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 김에 잘 살아보자

다시 태어난 김에 잘 살아보자

나는 얼굴이 조금 빨개졌고 그와 눈을 마주치며 미소 지었다. 지난날의 아픔과 억울함은 이미 모두 사라졌다. 이번 생의 나는 참으로 좋은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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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 “시간 낭비할 생각 없어. 내려오라고 해.” 은희는 더 버티지 못하고 울부짖었다. “죽었어! 보미 죽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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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진 아이와 뒤늦은 고백

지워진 아이와 뒤늦은 고백

사진 속에는 무더운 여름날 허겁지겁 밥을 먹는 모습, 한겨울에 얇은 반팔 차림으로 쫓겨나 떨고 있는 모습, 심지어 맨발로 춤을 추고 있는 동영상까지 존재했다. 나조차 까맣게 잊고 지냈던 가장 비참한 순간들을 윤지강은 전부 기록하고 있었다. “처음엔 그저 호기심이었어. 재미있어 보였거든.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꺾이지 않고 악착같이 버텨내는 네가 너무 아름답고 매혹적으로 보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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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였던 당신에게

개였던 당신에게

밑바닥에서부터 기어 올라온 자신 역시, 그 지독한 집착의 냄새를 뼛속 깊이 알고 있었으니까. 신호가 바뀌고 차가 미끄러지듯 다시 움직였다. 한남동의 화려하고도 퇴폐적인 불빛들이 빗물에 일렁이며 점차 가까워졌다. 재호는 창밖을 보며 핏기 없는 입술을 달싹였다. 소리는 내지 않았다. 그저 무음의 언어로, 제 가장 깊은 심연의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이름 하나를 진득하게 뱉어낼 뿐이었다. 채은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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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불행을 너에게

나의 불행을 너에게

"잘 지내요." 설아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 그 짧은 마지막 인사가 서진의 가슴을 찌릿하게 찔러오며 깊숙이 박혔다. 칼로 도려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에 서진은 숨을 흡 들이켜며 제 가슴팍을 웅켜쥐었다. '잘 지내라'는 설아의 그 평범한 한마디가, 이토록 잔인하고 아픈말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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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얼굴이 바뀌던 날

마음속 얼굴이 바뀌던 날

나에겐 비밀이 하나 있다. 나는 사람을 만질 때마다 그 사람의 마음속에 가장 깊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다. 7살 때, 한민준이 우리 옆집으로 이사 온 그날부터 마음속엔 오직 나뿐이었다. 18살, 한민준이 내 손을 잡던 순간에도 나였다. 22살, 한민준이 내게 청혼할 때도 나였다. 신혼 첫날밤, 한민준이 내게 입 맞추던 그 순간까지도 분명 나였다. 결혼 3주년 되던 날 아침, 나는 한민준의 넥타이를 매만져 주고 있었다. 손끝이 한민준의 목젖에 스치는 순간, 나는 습관처럼 살며시 눈을 감았다. 그런데 두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하나는 내 얼굴이었고, 다른 하나는 낯선 여자의 얼굴이었다. 그날 밤, 한민준의 휴대폰 화면이 켜졌다. [오늘 함께 있어 줘서 고마워요.] 21년, 그리고 수만 번의 손길. 단 한 번도 틀린 적 없었는데, 처음으로 어긋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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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마음, 남겨진 그리움

얼어붙은 마음, 남겨진 그리움

“어머님, 저희가 약속했던 기한은 10년이었어요. 이제 10년이 지났으니 은서를 데리고 떠나려고요. 어머님도 아시다시피 건호는 그동안 쭉 은서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다실 안에서 신유진은 씁쓸한 표정으로 얘기를 꺼냈다. 신유진은 송건호와 10년 동안 함께 살았으나 끝내 송건호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취한 송건호는 신유진과 하룻밤을 보냈고, 그렇게 둘 사이에는 아이가 생겼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송건호는 신유진에게 별장 한 채를 주었고 아이를 낳는 것에도 동의했다. 그러나 조건이 하나 있었다. 아이가 자신을 아빠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송건호는 대외적으로 계속 미혼인 상태를 유지했다. “내가 너랑 결혼할 일은 없어. 그러니까 헛된 희망은 버려. 양육비는 줄게. 하지만 내 아이로 인정할 생각은 없어. 걔는 내 아이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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