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의 혼인은 내 뜻대로
부모님은 장녀와 장남, 차녀와 차남을 맺어 주면 더없이 잘 어울리는 혼사가 될 거라 하셨다.
전생의 나는 그저 하늘이 맺어 준 인연이라 여기며, 별생각 없이 동생과 함께 조씨 집안으로 시집갔다.
혼인하고 나서야 알았다. 조휘겸이 내 머리쓰개를 걷어 올리던 순간, 눈에 스친 실망은 착각이 아니었다.
그렇게 삼십 년.
그는 매일 일부러 길을 돌아 동생의 문 앞을 지났다. 챙겨 준다는 핑계로 농을 걸고 장난을 쳤다.
그 애의 뜰에 선 대추나무 가지가 담장 밖으로 뻗어 있었다.
나는 문 안쪽에 서서 창호지 너머로 달빛에 길게 늘어진 그의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내가 죽던 밤, 그는 바깥방에 서서 시종에게 말했다.
"옆뜰의 둘째 마님께 오늘 밤은 가지 않는다고 전해라."
내 죽음조차 동생보다 뒷전이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혼담이 오가던 그날로 돌아와 있었다.
부모님이 웃으며 물으셨다.
"조씨 집안의 장남은 어떠니?"
나는 맞은편의 익숙한 얼굴을 바라보다 찻잔을 들었다.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