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5년의 결혼이 재가 되었다

5년의 결혼이 재가 되었다

Von:  팝핑캔디Abgeschlossen
Sprache: Korean
goodnovel4goodnovel
27Kapitel
932Aufrufe
Lesen
Zur Bibliothek hinzufügen

Teilen:  

Melden
Übersicht
Katalog
CODE SCANNEN, UM IN DER APP ZU LESEN

Zusammenfassung

가슴 아픈 사랑

편애/이기적인

불륜녀/불륜남

사위

후회

후회남

불륜

결혼 5년째, 반년 동안 출장을 떠났던 남편 강호준이 첫사랑 고다은을 집으로 데려왔다. 고다은은 임신 3개월이 넘은 상태였다. 강호준은 고다은의 형편이 어렵다며, 당분간 우리 집에서 지내게 하겠다고 했다. 내가 거절하자 강호준은 고마운 줄도 모른다며 나를 나무랐다. 말투에는 혐오감마저 묻어 있었다. 정작 이 별장이 내가 결혼할 때 가져온 집이라는 사실은 잊은 모양이었다. 자기 집안 식구들은 전부 내 돈으로 먹고 살고 있으면서. 이번 기회에 그 집안에 대주던 생활비와 각종 지원을 모조리 끊기로 했다. 나는 웃으며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장 이혼 합의서 준비해요. 데릴사위 주제에 어디서 감히 상간녀를 집에 들여?”

Mehr anzeigen

Kapitel 1

제1화

강호준이 오늘 귀국한다는 소식에, 아침부터 지난 반년 동안 여기저기 다니며 모아 둔 작은 선물들을 꺼내 놓았다.

가사도우미 아주머니에게는 강호준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한 상 차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문이 열리더니 강호준이 첫사랑 고다은을 품에 안고 나타났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내게 고다은이 웃으며 다가왔다. 아랫배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인사를 건넸다.

“서연 언니, 오랜만이에요.”

살짝 불룩한 배를 보자 화가 치밀었다.

내 표정이 달라진 걸 알아차렸는지 고다은이 얼른 곁으로 와 내 손목을 잡았다. 그러고는 한껏 가녀린 목소리로 말했다.

“서연 언니, 흥분하지 마세요. 전부 제 잘못이에요. 원망하시려면 저만 원망하세요. 괜히 호준 오빠한테까지 화풀이하지 마시고요.”

그 짧은 말 한마디에 내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나는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고다은은 벌써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털어놓은 셈이었다.

강호준은 옆에서 줄곧 내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화를 내면 당장 고다은을 감쌀 기세였다.

나는 두 주먹을 꽉 쥐고서 강호준을 노려봤다.

“설명 안 해?”

강호준은 한숨을 쉬더니 고다은을 이끌며 나직이 말했다.

“일단 방부터 둘러보자.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

그 다정한 목소리에 나는 멍해졌다. 결혼한 지 5년이 되도록 내게는 단 한 번도 보여 준 적이 없는 말투였다.

강호준은 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고다은을 부축해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기사가 커다란 캐리어 세 개를 들여놓았다. 아예 집안 살림을 다 싸 들고 온 모양이었다.

고다은은 나보다도 혈색이 좋아 보였지만, 강호준은 금방이라도 깨질 유리 인형처럼 애지중지했다.

나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고다은이 짐을 풀고 난 뒤에 강호준이 내게 설명하러 오기를 기다렸다.

위층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참다못해 올라가려던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

곧이어 이정숙과 강동식이 잔뜩 굳은 얼굴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두 사람은 내가 보이지도 않는지 곧장 2층으로 올라갔다.

나도 뒤따라 올라갔다. 강호준은 부모님을 붙잡고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하고 있었다.

“일부러 숨기려던 건 아니에요. 다은이가 임신 초기에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불안정해서 혹시 잘못될까 봐 그랬어요.”

“이해해 주세요. 저희는 서로 사랑해요. 다은이 배 속에 있는 애는 엄마 아빠 친손주잖아요. 그러니까 다은이를 탓하지 마세요.”

결혼하고 지난 5년 동안, 내가 이정숙과 의견이 맞지 않을 때마다 강호준은 늘 같은 소리를 했다.

엄마도 나이가 있으니 네가 좀 참으라고.

나를 위해 나서서 한마디라도 해 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원래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 고다은을 감싸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그동안 나 혼자 우스운 꼴이 되어 있었다는 걸.

고다은도 이정숙의 손을 잡고 거들었다.

“저도 일부러 오빠 가정을 깨려던 건 아니에요. 오빠랑 저는 진심으로 사랑해요. 아버님, 어머님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정숙의 미간이 조금씩 펴졌다. 그러더니 문밖에 서 있는 나를 곁눈질했다.

무슨 생각으로 망설이는지 알 것 같았다.

지난 5년간 나는 매달 꼬박꼬박 시댁 가족들의 생활비를 보내 줬다. 고다은의 경제력이 내게 한참 못 미친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었다.

마음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었다.

강호준은 내 남편이었다. 이런 일을 저질렀으면 적어도 미리 내게 말이라도 했어야 했다.

그런데 오히려 사람들 앞에서 내게 망신을 주고 있었다.

‘정말 내게는 성질도, 자존심도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모두 말이 없자 고다은의 눈시울이 금세 붉어졌다. 이내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배 속 아이는 아무 잘못도 없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낳을 거예요.”

“저한테는 무슨 욕을 하셔도 다 받아들일게요. 하지만 제 아이만큼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굵은 눈물이 고다은의 뺨을 타고 흘렀다.

누가 봐도 가엾게 여길 만한 모습이었다.

강호준은 안쓰러워서 어쩔 줄 몰라 하며 고다은의 눈물을 닦아줬다. 목소리에는 원망이 묻어났다.

“엄마, 빨리 대답 좀 해 줘요. 임신했을 때는 마음 편히 있어야 한다는 거 알잖아요.”

이정숙과 강동식은 우리가 결혼하자마자 아이를 낳으라고 성화였다.

하지만 5년 내내 임신 소식이 없자, 뒤에서 나에 대해 온갖 욕을 다 해 댔다.

나도 다 알고 있었다.

대를 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잠자코 있던 강동식이 입을 열었다.

“어쨌든 다은이 배 속에 있는 애는 우리 집안 핏줄이다. 앞으로 몇 달은 다들 성질 좀 죽이고 지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두의 시선이 내게 꽂혔다.

저렇게 모여 있으니 영락없는 한 가족이었다. 나만 남인 것 같았다.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연이어 나왔다.

“내 의견은 아무도 안 물어봐?”

내가 노골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보이자, 강호준이 화를 내며 고다은 앞을 막아섰다.

“심서연, 못 들었어? 네 앞에서 다 얘기했잖아. 뭘 더 알고 싶은데?”

또 다시 헛웃음이 나왔다.

남편이 반년 만에 출장에서 돌아오더니 아주 대단한 선물을 내게 안겨줬다.

내게 직접 설명이라도 해 주기는커녕 오히려 이래라저래라 명령하고 있었다.

내가 말이 없자 고다은이 다시 울기 시작했다. 강호준의 손목을 붙잡고 울먹였다.

“오빠, 서연 언니가 저렇게 화를 내는데 차라리 내가 나갈까 봐.”

그러자 이정숙이 당장 반대하고 나섰다.

“우리 손주를 품고 있는데 널 어떻게 내보내니?”

강호준은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너도 뭐라고 말 좀 해. 다은이가 얼마나 겁을 먹었는지 안 보여?”

“다은이 뱃속에 있는 아이는 내 아이야. 정 불만이 있으면 나한테 따로 풀어. 다은이한테는 절대 손대지 마.”

그러자 고다은이 강호준의 손목을 잡고 다급하게 말했다.

“안 돼, 오빠. 오빠까지 싫은 소리 듣게 하고 싶지 않아. 그럼 나도 마음이 아프잖아.”

그 짧은 말에 강호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정숙과 강동식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다은이 꽤 마음에 든 눈치였다.

더는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나는 돌아서서 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

Erweitern
Nächstes Kapitel
Herunterladen

Aktuellstes Kapitel

Weitere Kapitel

An die Leser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Keine Kommentare
27 Kapitel
제1화
강호준이 오늘 귀국한다는 소식에, 아침부터 지난 반년 동안 여기저기 다니며 모아 둔 작은 선물들을 꺼내 놓았다.가사도우미 아주머니에게는 강호준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한 상 차려 달라고 부탁했다.그런데 문이 열리더니 강호준이 첫사랑 고다은을 품에 안고 나타났다.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내게 고다은이 웃으며 다가왔다. 아랫배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인사를 건넸다.“서연 언니, 오랜만이에요.”살짝 불룩한 배를 보자 화가 치밀었다.내 표정이 달라진 걸 알아차렸는지 고다은이 얼른 곁으로 와 내 손목을 잡았다. 그러고는 한껏 가녀린 목소리로 말했다.“서연 언니, 흥분하지 마세요. 전부 제 잘못이에요. 원망하시려면 저만 원망하세요. 괜히 호준 오빠한테까지 화풀이하지 마시고요.”그 짧은 말 한마디에 내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나는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고다은은 벌써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털어놓은 셈이었다.강호준은 옆에서 줄곧 내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화를 내면 당장 고다은을 감쌀 기세였다.나는 두 주먹을 꽉 쥐고서 강호준을 노려봤다.“설명 안 해?”강호준은 한숨을 쉬더니 고다은을 이끌며 나직이 말했다.“일단 방부터 둘러보자.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그 다정한 목소리에 나는 멍해졌다. 결혼한 지 5년이 되도록 내게는 단 한 번도 보여 준 적이 없는 말투였다.강호준은 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고다은을 부축해서 위층으로 올라갔다.기사가 커다란 캐리어 세 개를 들여놓았다. 아예 집안 살림을 다 싸 들고 온 모양이었다.고다은은 나보다도 혈색이 좋아 보였지만, 강호준은 금방이라도 깨질 유리 인형처럼 애지중지했다.나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고다은이 짐을 풀고 난 뒤에 강호준이 내게 설명하러 오기를 기다렸다.위층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참다못해 올라가려던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곧이어 이정숙과 강동식이 잔뜩 굳은 얼굴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두 사람은 내가 보이지도 않는지 곧장 2층으로 올라갔다.나
Mehr lesen
제2화
나는 안방 문을 잠근 채 점심 내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거실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가 유난히 귀에 거슬렸다.오후가 되자 가사도우미 아주머니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고다은이 안방을 쓰고 싶어 했지만 이정숙이 말렸다고 했다.“사모님 뒤에는 심씨 집안이 있으니까, 앞으로도 집안 일은 사모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요. 그러니 너무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또...”아주머니는 내가 어릴 때부터 곁을 지켜 준 분이었다. 내 성격을 잘 알기에 말을 멈추고 내 표정을 살폈다.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아주머니가 이어 말했다.“임신하면서 드는 비용은 전부 사모님한테 내라고 하면 된다고 하셨어요. 어차피 사모님은 아이도 못 낳으니까, 이렇게라도 옆에서 지켜보면서 경험하게 해 주자고요.”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나는 옷소매를 만지작거리며 물었다.“다른 말은요?”아주머니가 덧붙였다.“사모님은 자식이 없으니 나중에는 사모님 재산도 전부 그 아이 차지가 될 거라고...”참다못해 헛웃음이 터져나왔다.부모나 자식이나, 정말 계산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하는 집안이었다.머리끝까지 화가 났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아주머니가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고 묻기에, 그저 웃으며 평소대로 하시라고 했다.잠시 후 아주머니가 점심을 가져다줬다.식사를 마친 뒤 침실 창가에 앉아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강호준이 고다은을 데리고 나가고 있었다.문득 5년 전 일이 떠올랐다.그날도 오후였다. 나는 부모님을 찾아가서 강호준이 아니면 결혼하지 않겠다며 울고불고 떼를 썼다.당시 부모님은 이미 마음에 둔 사윗감이 있었다.도현그룹의 외아들 양재민이었다.도현그룹은 강주시에서 손꼽히는 기업이었다.양재민과 나는 어릴 때부터 이웃으로 지냈다. 부모님은 늘 양재민을 좋아하셨고, 자주 집에 불러 밥을 먹이셨다.하지만 나는 양재민을 이성으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강호준을 만난 뒤로는 온통 강호준 생각뿐이었으니, 양씨 집안과 정략결혼을 하고 싶을 리가 없었다
Mehr lesen
제3화
그렇게 내 의견은 묻지도 않은 채 고다은을 내 집에 눌러앉혔다.저녁이 되자 고다은이 직접 내 방문을 두드리며 밥을 먹으라고 불렀다. 내가 세 번이나 거절했더니, 문밖에서 가냘픈 목소리로 훌쩍이기 시작했다.울음소리는 점점 커졌고, 결국 강호준이 찾아왔다.고다은은 그 틈을 타 말했다.“서연 언니가 나한테 많이 화나셨나 봐. 밥 먹으러 오시라고 했더니 욕까지 하시더라.”나는 불쾌한 표정으로 문을 열었다.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고다은을 빤히 바라봤다.얼른 다가온 강호준이 고다은의 팔을 붙잡고 달랬다.“울지 마. 내가 알아서 할게.”고다은은 주머니에서 비녀를 꺼내서 내밀었다.“서연 언니, 제가 직접 만든 거예요. 받아 주세요. 앞으로 우리 사이좋게 지내면 안 될까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가 잘라 말했다.“꿈도 꾸지 마. 누구 보여 주려고 그렇게 가식적으로 구는 거야?”고다은은 서러운 듯 강호준의 품으로 파고들었다.그러자 화를 내며 달려든 강호준이 내 뺨을 세게 때렸다.“심서연, 내가 분명히 말했잖아. 다은이는 임신 중이고, 마음 편하게 지내야 한다고.”“넌 꼭 다은이가 화병 나서 죽기라도 해야 속이 시원하겠어?”강호준은 무슨 흉악한 죄인이라도 보듯 나를 노려봤다.그 따귀 한 대에 우리 사이에 남아 있던 마지막 정도 모조리 사라졌다.눈앞의 두 사람을 노려보던 나는 성큼 다가가서 강호준의 뺨을 두 대 연달아 후려쳤다.거의 온 힘을 다한 탓에 강호준의 양쪽 뺨이 순식간에 붉게 부어올랐다. 강호준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심서연, 미쳤어? 감히 날 때려?”나는 손바닥이 벌겋게 달아오른 오른손을 내려다보며 헛웃음을 흘렸다.“먼저 손을 댄 건 너잖아. 이제 와서 왜 그렇게 눈에 핏대를 세워? 나 심씨 집안 딸이야. 네가 함부로 짓밟아도 되는 사람인 줄 알아?”소리를 들은 이정숙이 황급히 다가와 나를 달랬다.“서연아, 호준이도 순간 욱해서 그랬겠지. 너까지 똑같이 굴지는 마.”내 표정이 조금도 풀리지 않자
Mehr lesen
제4화
회의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나는 더 설명하지 않고, 회의가 끝난 뒤 비서에게 방금 내린 결정을 전 직원에게 공지하라고 지시했다.강호준 가족들이 그렇게 손주를 챙기고 싶다면, 이제 자기들 돈으로 알아서 해야겠지.하지만 내가 미처 알지 못한 사실이 있었다. 강호준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치밀했다.사무실로 돌아와 비서가 정리해 준 재무제표를 살펴보던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강호준은 진작부터 이런 상황에 대비해 두고 있었다. 외부에 따로 회사를 차리고 세원그룹의 핵심 사업을 모조리 그쪽으로 넘겨 놓은 것이다.현재 세원그룹이 하는 사업은 예전과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거래 상대는 사실상 강호준의 개인 회사 한 곳뿐이었다.강호준이 외부에서 협력을 따 오면, 자신의 회사를 통해 세원그룹과 협력 계약을 맺는 구조였다.겉보기에는 아무 문제도 없어 보였지만, 세원그룹의 속은 이미 강호준이 텅 비워 놓은 상태였다.결국 세원그룹의 돈줄을 강호준이 완전히 틀어쥐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끊어 버릴 수 있었다.거기까지 확인하자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전부 강호준을 지나치게 믿은 내 탓이었다. 그 믿음 때문에 지금 이런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강호준이 이렇게까지 비정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어쩐지 내 앞에서도 거리낄 게 없어 보이더라니. 상간녀를 내 집에 버젓이 데려와 제자리를 차지하게 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어.’지금 강호준과 관련된 사업을 전부 강제로 중단한다면, 강호준은 외부 거래처와 맺은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어쩌면 평생 재계에 다시 발을 붙이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하지만 강호준에게 타격을 주려다 오히려 내가 더 큰 손해를 보는 꼴이었다.세원그룹은 강호준에게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할 뿐만 아니라, 공장에 원자재가 쌓이면서 발생하는 손실까지 떠안아야 했다.어느 쪽이든 강호준은 손해 볼 게 없었다. 위약금만 받아도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으니까.‘그 돈으로 첫사랑과 남은 평생을 마음껏 즐기겠지.’그런 결과는
Mehr lesen
제5화
“으아앙...”그동안 쌓인 서러움이 한꺼번에 밀려오면서 나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서연아, 울어. 다 울고 나면 괜찮아질 거야.”엄마가 다가와서 나를 부드럽게 안아 주셨다.어릴 때부터 나는 집안에서 공주처럼 자랐다. 감히 나를 괴롭히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엄마 앞에서 우는 일도 드물었다.아빠는 여전히 웃고 계셨지만, 눈빛에는 다소 엄한 기색이 어려 있었다.두 분은 이미 회사에서 벌어진 일을 알고 계신 듯했다. 그런데도 내 앞에서는 애써 웃고 계셨다.“이제 그만 울어. 시간도 늦었는데 배고프지? 얼른 밥 먹자. 네가 좋아하는 것만 준비했어.”엄마가 나를 식당으로 데리고 가셨다. 식탁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들만 차려져 있었다.음식 하나하나에 이 집에서 보낸 소중한 추억이 담겨 있었다.“넌 어릴 때부터 좋은 일만 얘기하고 힘든 일은 숨기더라. 이렇게 큰일이 생겼는데, 아빠가 전화를 안 했으면 우리한테 말도 안 하려고 했니?”아빠도 거실에서 다가오셨다.나무라는 기색은 조금도 없었다. 눈빛에는 여전히 나를 향한 애정이 가득했다.나는 흐느끼느라 말도 잇지 못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입을 열었다.“내가 강호준이랑 결혼하겠다고 우겼잖아. 엄마 아빠가 날 생각해서 해 준 말도 다 무시했잖아.” “두 분이 그 결혼을 내내 못마땅해하셨던 거 알아. 그래서 더는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았어!”엄마가 약간 화가 난 목소리로 말씀하셨다.“엄마 아빠는 언제나 네 뒤에 있어. 우리가 널 탓할까 봐 걱정할 필요 없어.”“그래. 우리가 세원그룹을 여기까지 키운 건 우리 실력으로 해낸 일이야. 강호준 하나쯤 무서워할 필요 없어. 정 안 되면 아빠가 너랑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돼!”아빠가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셨다. 그 순간 마음속에 든든한 힘이 솟아올랐다.비가 내린 뒤 땅을 뚫고 솟아나는 죽순처럼 절대 쉽게 꺾이지 않을 힘이었다.“그러니까. 세상에 남자가 강호준 하나뿐이니? 넌 아직 젊어. 지금이라도 바로잡으면 늦지 않아. 널 그렇게 대하는
Mehr lesen
제6화
“네가 무슨 자격으로...”문을 열자마자 내뱉은 말을 끝맺지 못하고 삼켜야 했다.문 앞에 서 있는 건 강호준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양재민이었다.“왜? 내가 뭘 잘못했는데?”내 무례한 말에도 양재민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미안. 난 또...”오랜만에 만난 양재민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했다.뭔가 말하려다가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입을 다물었다.어쨌든 강호준과 내 문제는 우리 집안일이었다.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고 싶지는 않았다.“누구인 줄 알았는데? 백마 탄 왕자? 아니면 개구리 왕자?”양재민이 고개를 갸웃하며 짓궂게 웃었다.“재민이 왔구나. 이 시간에 아직 저녁도 안 먹었지? 마침 잘 왔다. 같이 먹자.”아빠도 식당에서 나오셨다. 양재민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웃으면서 저녁을 먹고 가라고 하셨다.“감사합니다, 아저씨!”양재민은 내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았다. 곧바로 나를 지나쳐서 마치 제집 드나들듯 곧장 식당으로 들어갔다.“재민아, 한동안 안 왔더라. 보고 싶었어.”엄마도 식당에서 나오셨다. 얼굴에는 반가운 기색이 역력했다.엄마 말씀을 들어 보니 양재민은 평소에도 자주 집에 왔던 모양이었다. 최근에만 좀 뜸했을 뿐.나는 그런 줄도 전혀 몰랐다.“아주머니가 해 주시는 밥이 먹고 싶었거든요. 오늘은 냄새 맡고 찾아왔죠.”양재민은 제집처럼 익숙하게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었다. 그런 뒤 나를 위해 음식이 한 상 가득 차려진 식탁 앞에 털썩 앉았다.“아주머니, 오늘은 전부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네요!”“좋아하면 많이 먹어. 눈치 보지 말고!”엄마가 양재민 앞에 밥그릇과 수저를 놓아주셨다. 두 사람 사이에는 조금도 어색한 기색이 없었다.나는 그 모습을 보며 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어쩔 줄 몰라하며 꼼짝도 하지 못했다.“서연아, 안 와? 이러다 밥 다 식겠어!”양재민이 젓가락을 든 채 멍하니 서 있는 나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둘이 천천히 먹어. 우
Mehr lesen
제7화
지금의 내게는 예전의 당당한 모습은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양재민 앞에서 오히려 긴장할 정도였다.“어릴 때부터 그렇게 제멋대로 굴더니, 결혼하고 몇 년 사이에 무슨 일을 겪었길래 엄마한테 찾아와서 울고 있는 거야?”양재민은 말이 없는 나를 보며 웃었다. 고기 하나를 집어 입에 넣고는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억울한 일 당하면 그 자리에서 갚아 줘야지. 예전엔 안 그랬잖아! 나 괴롭히던 기세로 그 자식한테도 맞서 봐!”그제야 알았다. 양재민은 세원그룹에서 벌어진 일을 벌써 알고 있었다. 내 결혼 생활에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도 들은 모양이었다.태연한 척하고 있었지만, 눈빛에는 나를 안타까워하는 기색이 어려 있었다.마음이 복잡했다. 지금 이렇게 초라해진 모습을 양재민에게만큼은 보이고 싶지 않았다.“내 일이야. 너랑은 상관없어. 밥 다 먹었으면 일찍 집에 가.”서러움을 꾹 누르고 차갑게 말한 뒤 몸을 돌렸다.하지만 한 발짝 떼기도 전에 양재민이 벌떡 일어나서 내 쪽으로 다가왔다.“나 아직 말 안 끝났는데 어디 가!”탁!크고 따뜻한 손이 내 팔을 꽉 붙잡았다. 익숙한 다정함에 마음이 다시 흔들렸다.예전에도 양재민은 나를 화나게 하고 나면 이렇게 달래 주곤 했다.여전했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왈칵-참지 못한 눈물이 다시 쏟아졌다.“너... 왜 울어...”내 눈물을 보자 양재민이 얼른 손을 놓았다. 당황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울지 마. 방금은 내가 말을 잘못했어. 미안해.”하지만 이미 눈물은 내 뜻대로 멈추지 않았다. 뜨거운 눈물이 연신 뺨을 타고 흘렀다.양재민이 허둥지둥 내 눈가를 닦아주면서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차라리 나 한 대 때릴래? 나 네가 우는 거 제일 무서워하는 거 알잖아.”어릴 때도 내가 화를 내면 양재민은 늘 이렇게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달래 줬다.이제는 큰 회사를 이끄는 대표가 됐는데도 나를 달래는 모습만큼은 어릴 때 그대로였다.생각해 보면 어릴 적 우리는 꽤 사이가 좋았다.양재민은
Mehr lesen
제8화
그날 양재민은 우리 집에 남아서 저녁을 먹었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강호준과 결혼한 뒤 어떻게 지냈는지부터 강호준이 첫사랑을 집에 데려온 일까지.언제부터 회사 경영을 강호준에게 완전히 맡겼는지, 그 결과 세원그룹이 어떻게 강호준에게 속속들이 장악됐는지도 다 털어놓았다.불과 몇 시간 만에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전부 다 나눈 것 같았다.양재민은 내 이야기를 끝까지 잘 들어줬다. 웃으면서 나를 바라봤고, 아무리 오래 이야기해도 귀찮아하는 기색 하나 없었다.밤 12시가 가까워질 무렵, 하루 내내 잠잠하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강호준이었다. 마침내 참지 못하고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나는 핸드폰을 들고 맞은편에 앉은 양재민을 바라봤다.다정하게 내 이야기를 들어주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었다. 차갑게 굳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양재민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 눈빛에서 싸늘한 기운이 느껴졌다.[심서연, 보양식 사 오랬더니 대체 어디 간 거야? 집에 임신한 사람이 널 기다리고 있는 거 몰라?]강호준이 전화기 너머로 버럭 화를 냈다. 내 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말투였다.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내가 집안일을 해 주는 사람보다도 못한 존재가 된 것 같았다.“먹고 싶으면 직접 사. 난 네 하인이 아니야, 강호준. 넌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명령할 자격 없어.”나는 차갑게 말했다.[심서연, 이젠 나한테 대놓고 대들겠다는 거야? 집에 돌아올 생각은 있어?]내가 그렇게 나올 줄은 몰랐는지, 강호준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다시 따져 물었다.“강호준, 그런 말 하기 전에 잘 생각해 봐. 지금 네가 사는 집이 누구 집인지. 네가 먹고 마시고 쓰는 게 다 누구 돈인지.”나는 코웃음을 치며 나직이 물었다.[그래, 좋아. 심서연, 아주 잘났어. 이래서야 어떻게 같이 살겠냐? 어디 끝까지 집에 안 들어와 봐. 언젠가 반드시 후회하게 될 테니까!]뚜-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강호준이 전화를 끊었다. 나는 핸드폰을 쥔 채 막막해졌다.알고 있었다. 이 통
Mehr lesen
제9화
나는 구겨진 옷매무새와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민망해서 어쩌면 좋을지도 몰랐다.“뭘 새삼 부끄러워해? 너 자는 모습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양재민이 짓궂게 웃자 또다시 옛날 생각이 났다.어릴 때는 두 집안이 자주 함께 여행을 갔다. 양재민과 나는 같은 침대에서 자는 일도 많았다.그때도 지금과 같았다. 눈을 뜰 때마다 양재민이 작은 눈으로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이 변태야, 무슨 소리야!”나는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손에 잡힌 베개를 양재민의 얼굴에 던졌다.“알았어, 이제 안 놀릴게. 준비는 거의 다 해 놨어. 난 회사에 좀 다녀올 테니까, 내 연락 받고 나서 집에 가.”양재민이 일어나 옷매무새를 정리하더니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뭘 준비했는데?”나는 궁금해서 물었다.“기다려 보면 좋은 소식이 있을 거야. 곧 알게 될 테니까.”양재민은 내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러고는 다정한 미소를 남긴 채 돌아서서 집을 나섰다.양재민이 떠나자 조금 전까지 온기가 감돌던 집 안이 다시 조용해졌다.그가 남긴 따뜻한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강호준에게서 또 전화가 왔다.[심서연, 마지막으로 기회 한 번 더 줄게. 지금 당장 집으로 와. 안 그러면 평생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강호준,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게 너랑 결혼한 거야.”나는 핸드폰에 대고 차갑게 말했다.[좋아. 나중에 후회하지 마!]말이 끝나자마자 전화 너머에서 뭔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강호준 씨, 진정하세요! 그건 사모님이 직접 만드신 청화백자예요!]아주머니의 외침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와장창!아주머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다시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아니, 그건 사모님이 직접 그리신 유화잖아요! 액자째 바닥에 던지시면 어떡해요!]쿵![그건 사모님이 평소 그림 그릴 때 쓰시는 물감이에요! 색도 전부 직접 조색하신 건데 그렇게 섞으시면 안 돼요!]빠직![강호준 씨, 그건 사모님이 외국에 있는 사
Mehr lesen
제10화
차를 몰고 저택에 돌아왔을 때는 벌써 점심때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차 안에서 핸드폰을 확인했지만 양재민에게서는 아직 연락이 없었다.지금은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었다. 이 고비는 나 혼자서 넘어야 했다.차에서 내리기 전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가지 일을 지시한 뒤에야 저택 문을 열었다.집에 들어서자 거실에 앉아 있는 강호준이 보였다. 잔뜩 굳은 얼굴로 나를 노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주머니는 내가 돌아온 걸 보자 얼른 방으로 나를 데려가셨다.“아가씨, 이제야 오셨군요. 어젯밤 아가씨가 안 계시는 동안 그 여자가 보양식이 먹고 싶다고 어찌나 난리를 치던지, 다들 한밤중이 돼서야 겨우 잠들었어요.”“그러니까 한밤중에 강호준이 전화한 것도 그 여자가 억지를 부려서였어요?”나는 어이가 없어서 소파에 앉은 강호준을 바라봤다.결혼하고 이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했지만, 강호준이 나를 위해 그 정도로 애쓴 적은 없었다. 단 한 번도.“맞아요. 그 여자도 저희 같은 일하는 사람들이 자길 못마땅해한다는 걸 눈치챘나 봐요.” “오늘 아침부터 어찌나 비아냥거리던지, 꼭 저희가 자기한테 빚이라도 진 것처럼 굴더라고요!”아주머니가 팔짱을 낀 채 소파에 앉은 강호준을 못마땅하게 쳐다봤다.“제가 아가씨를 친정에서부터 모셨던 사람이 아니었으면, 오늘 당장 그만두고 나갔을 거예요.”오늘 강호준과 통화를 마친 뒤, 나는 아주머니에게 따로 전화를 걸었었다.방금 벌어진 일이 너무 심해서 아주머니도 감당하기 힘드실까 봐 걱정이 됐다. 마음 편히 가지시고 내가 돌아올 때까지만 꼭 버텨 달라고 했다.상대를 무너뜨리려면 먼저 실컷 날뛰게 내버려 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방 안은 엉망이었다. 내가 아끼던 것들이 산산조각 난 채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나는 말없이 허리를 숙였다. 아주머니와 함께 어질러진 바닥을 깨끗이 치웠다.거의 반년 동안 심혈을 쏟아 완성한 유화에는 더러운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더는 양재민의 연락을 기다릴 수 없었다.바로 지금, 강
Mehr lesen
Entdecke und lies gute Romane kostenlos
Kostenloser Zugriff auf zahlreiche Romane in der GoodNovel-App. Lade deine Lieblingsbücher herunter und lies jederzeit und überall.
Bücher in der App kostenlos lesen
CODE SCANNEN, UM IN DER APP ZU LESEN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