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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해 볼까 해 - 구원

ผู้เขียน: 운몽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9-19 22:53:14

"진짜 괜찮겠어?"

지금 시간은 세상이 가장 조용할 새벽 2시 30분.

머리부터 발 끝까지 새까만 옷으로 갈아입은 도윤은 검은 모자와 마스크까지 준비를 마쳤다.

거울 앞에 서 마지막 점검까지 마친 도윤의 몸이 잘게 떨렸다.

"괜찮아."

애써 침착한 도윤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느껴지는 차가움에 다시금 정신을 차렸다.

칼이었다.

"할 수 있겠어? 우리 아기 도윤이 형이 같이 가서 봐줄까?"

도윤의 긴장을 풀어주고자 던진 범의 말이었다.

"필요없어."

철민의 주소를 몇 번이고 되새기며 외운 도윤이었다.

"형, 만약에 내가 실패하면..."

"형은 도윤이 믿어."

미처 도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범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혹시나 했던 일말의 희망이 끊어졌다.

"...다녀올게."

도어락을 열고 집을 나선 도윤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범의 눈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가 일렁였다.

도윤은 아직 새까만 밤하늘을 올려다 보며 이제는 제법 가물가물해진 미연의 얼굴을 떠올렸다.

"죄송해요, 할머니. 저한텐 늘 선택지가 없어요."

순간 하늘이 흐려지는 느낌에 도윤은 잽싸게 고개를 털어내며 연신 자신의 뺨을 쳐댔다.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기 싫었기에 남은 사람만이라도 지켜야했다.

철민의 주소는 범의 집에서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몇 번이고 맘을 다시 잡느라 제법 가까운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도윤이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늦게 도착하고 말았다.

어느덧 새벽 3시 15분에 다다라있었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철민의 집은 환하게 밝혀져 있었고 심지어 문 조차 제대로 잠겨있지 않았다.

민지에게서 받아낸 거액의 합의금은 어쨌는지, 낡고 허름한 집이 도윤의 눈에 들어왔다.

자신을 버렸으면 제대로 된 삶이라도 살길 바랬지만, 철민은 그의 기대를 깨고 여전히 허름한 집에서 볼품 없이 살아가고 있었다.

빛이 새어나오고 있는 현관문 틈새와, 그 찰나의 빛이 비추고 있는 빈 술병들이 참 아이러니 했다.

겨우겨우 문틈으로 빠져나와 비추고 있는 게 깨지고 빈 술병들이라니.

"...위험하게."

미친듯이 뛰는 심장을 가까스로 붙잡은 도윤은 연신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문을 당겼다.

호흡이 미친듯이 가빠졌고, 온 세상사람들이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가 문을 열고 마주한 건,

"...아빠."

술을 진탕 마셨는지, 벌겋게 익은 채 대충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철민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도윤은 처음으로 철민을 불러보았다.

하지만 철민에겐 닿지 않았으리라.

도윤은 그렇게 자신의 목적을 잊어버린 채 현관문 앞에 우두커니 서서 철민의 모습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빠...흐윽..."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철민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원망은 온데간데 없고 비통함이 밀려들었다.

도윤의 흐느낌이 커지자 이상함을 눈치 챈 철민이 뒤척이며 깨버렸고, 이미 도망가기엔 늦었다.

그렇게 도윤은 철민의 앞에 다시금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뭐야! 너 누구야!"

잠에서 깨자마자 보이는 낯선 존재에 놀란 철민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움직이는 순간 위험할 것 같았는지, 철민은 그대로 얼어버린 채였다.

"제가 누군지 모르시겠어요?"

그를 벌에 주고자 찾아온 도윤이 건넨 첫 번째 물음이었다.

"내가 어떻게 알아! 누구냐고!"

어릴 적 봤던 철민의 모습은 변함없었다.

일렁이던 마음도 잠시, 침착한 도윤은 두 번째 질문을 철민에게 던졌다.

"이게 당신이 자식까지 내쳐가며 바라던 행복입니까?"

두 번째 질문에 철민은 대답 대신 도윤에게 질문을 던졌다.

"뭐야, 너 걔냐? 용케 어디서 죽진 않고 여태 살아있나보다? 야, 내가 너 그렇게 되고 가장 후회한 게 뭔 줄 알아? 나랑 그 미친여자랑 니 출생신고를 까먹어서 내가 너를 못 찾았어. 어디서 뭐하다 온 거냐? 직업은 있냐? 돈은? 내가 그래도 니 애빈데, 책임져야 하지 않겠냐? 니 아빠 불쌍해서 찾아온거야? "

엄청나게 많은 질문이 도윤에게 쏟아졌다.

"다 됐고, 돈은? 어? 돈은 있냐고. 애비가 묻잖아!"

아버지는 아버지인 것인가. 도윤의 정체를 눈치챈 철민은 신나게 떠들며 도윤에게 손찌검을 하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내 이름은?"

그리고 그에게 던져진 마지막 질문이었다.

"뭐?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돈 가져와 술이나 사 먹게!"

도윤에게 달려드는 철민을 도윤은 눈 깜짝하지 않고 가볍게 제압했다.

그리고 마스크를 내려 자신의 얼굴을 온전히 보여주었다.

"내 이름. 뭐냐고. 대답해."

철민은 자신을 누르는 강한 힘에 순간적으로 압도되었다.

"이, 이름, 그, 지금 내가 너무 당황해서"

그래도 오랜만에 아버지를 만나 약간은 들떠 있던 도윤이었건만, 그의 기대가 보란듯이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도윤에게는 일말의 망설임조차 사라지고 말았다.

"이름은 기억했어야지."

어느덧 분노로 가득 찬 도윤은 철민의 목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었다.

 "그, 땐 내가 그냥 생, 각나는대로 지어...서...살, 려줘"

호흡이 힘들어진 탓인지 그의 말소리는 꽤 뭉게져 알아듣기 힘들었다.

그의 목을 놓아준 도윤은 여전히 철민의 움직임을 구속했다.

질식사는 타살이기에, 그의 사인이 질식사로 판명되면 곤란했다.

"저한텐 늘 없었던 선택지를 드릴게요. 마지막 배려에요. 아버지니까."

목을 짓누르던 압박이 사라져 호흡을 정리하느라 정신없던 철민이 방심한 틈을 타, 도윤은 주방으로 가 예리한 칼 한 자루를 가지고 철민 앞에 내려두었다.

"스스로를 구원하시겠어요, 아님 지옥에 떨어지시겠어요?"

아리송한 마지막 물음이었다.

"뭐?"

"당신은 절 사랑한 적도, 기억한 적도, 그리워 한 적도 없어요. 덕분에 저는 지옥에 떨어지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신은 내일 떠오르는 해를 더 이상 보실 수 없을 거예요."

담담하게 대답을 마친 도윤과, 둘 사이에는 숨 막히는 정적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운몽

스스로를 구원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지옥에 떨어지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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